미학 오디세이 1
진중권 지음 / 현실과과학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크기나 두께에 비해 무게가 상당한 이 책을 나는 꼭 복조리가방에 끼워 다니면서 지하철에서 읽었다.

왜?

ㅎㅎㅎ

유식해보이려는 하나의 트릭.

...

사회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는 진중권인만큼 개정판의 서문은 조중동 3대 신문에 대한 실랄한 비판과 함께 자신의 소산물인 전 미학 오디세이에도 가학적인 평을 함께 한다.

...

에셔의 그림과 함께 시작되는 그와의 미학여정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일반 미술사를 아우르는 그야말로 '미학'에 대한 간명한 생각을 얻기 위해 이 책에 손을 댔던 나의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내가 미학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갖기 위해선 철학과 종교에 대한 심도깊은 선지식을 갖추기를 요구하고 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간간히 등장해 미학의 두 가지 대립적인 관점에 대해 서로의 주장을 펼치고 거의 플라톤의 일방적인 승리를 내비추며 대화는 끝이 나곤 한다. 진중권은 플라톤적인 미학을 기초로 하는 것일까?

어찌 되었든 이들의 대립은 애초에 미술이 시작되었던 원시미술부터 이집트, 그리스, 로마,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낭만주의까지 이어져 모든 미술사에 적용된다.

대신 마지막에 언급된 헤겔의 관점에서 플라톤적이면서도 미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틀을 얻게 되는데 이로써 헤겔을 관념주의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으며, 헤겔의 뛰어난 성찰과 그의 오만한 결론에 깊은 인상을 얻었다.

종종 미술관에 다니면서 그림을 볼 때면 그 난해함으로 인해 머리가 아프곤 했는데 어쩌면 현대미술은 절대미를 회화에 구현하기보다는 학적인 사유를 표출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미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그 난해함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더욱이 시간이 흐를수록 사물에 의존한 정신의 표출이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헤겔의 입장에 따른다면 앞으로의 미술은 지금까지의 과도기적 혼잡보다 더욱 간결하면서도 심오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이제 오늘부터는 2권이다.

아직 생각의 정리를 안되었지만. 2권을 읽고 다시 전권을 돌이키면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미학의 끝,,, 아니 미학의 순환적 성격에 대해 나름대로의 인식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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