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드러나다
봅 쇼그렌 지음, 이숙희 옮김 / 죠이선교회 / 1995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강요'이고
책을 읽는 또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변화'다.

이 책은 캄보디아 단기 선교 필독서다.(강요당했다는 말)
정확히 1cm 두께의 책인데 안의 글씨는 8point쯤?
중고등학교 애들이 이 책을 읽기 두려워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책에 대한 감상을 시작하자.

'마침내 드러나다'라는 책 제목을 통해서 이 책의 내용을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실 나는 예상하는 것은 정말정말 너무 못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지만 예상하지 않고 읽었던 책이라 더욱 큰 비밀이 나에게 드러난 것만 같다.

이 책의 중점적인 뼈대는 최고선과 최저선으로
아브라함을 통해 이야기가 시작된다.

만복의 근원이요 믿음의 조상으로 불려지는 아브라함.
그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복을 타고난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후손 역시 그 복을 함께 누릴 것이라는 축복을 받는다.(계속 복복복)
이것이 바로 최고선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복이라는 단어와 함께 이스라엘 민족이 선민사상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왜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것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지 못하고 단지 그들이 받게 되는 복에만 집중하여 다른 민족과는 다른 차별성을 내세운다.

이것은 현재 기독교인이라고 자청하는 사람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며 나에게도 내제된 사상이었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33세에 갑작스런 회심을 하심으로 믿게 되어 기독교 가정이 되었다.

물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믿지 않으셨지만, 아버지의 파워는 자연스럽게 엄마를 교회로 이끌었고 어린 아이였던 우리들 모두 원래 그러했던 것처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믿음 생활을 시작하시면서 그 전까지 그토록 즐기시던 술과 담배도 끊으셨고 이로써 주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함께 신임을 받기 시작하셨다.

이후 건축을 하시는 아버지는 교회를 개축하고 몇 년 전에는 건축까지 하시면서 목사님과 사모님의 절대적인 기도를 받게 되신다.

이것과 더불어서 사교육은 피아노 2년 배운 것이 전부인 우리 형제들이 별탈 없이 성장하자 사람들은 우리 가족을 축복받은 가정으로 여겨주었다.

이런 축복의 클라이막스는 언니의 서울대 약대 입학이었는데 우리 마을은 물론 인근 사람들이 모두 언니의 입학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고, 자랑하시는 것을 좋아하시는 아버지는 겸손한 듯 '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로 기쁨을 표현하셨다.

나는 사람들의 관심과 아버지의 이런 과도한 만족감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은연중에 우리가 다른 사람과는 차별된 축복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올바른 믿음은 곧 삶 속의 평안과 축복이라는 전통적인 기복사상 속으로 빠져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러한 생각의 허점을 밝히고 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많은 축복을 주시는 '최고선'을 주셨지만
이을 통해서 이루시고자 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이 열방 중에 나타나는 '최서선'의 성취다.

다시 아브라함 이야기로 돌아가면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해 복의 통로로 삼으시면서 그의 민족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열방 중에 전파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이것은 곧 하나님이 아버지의 삶과 언니, 그리고 나와 동생들에게 축복을 주신 것이 우리 가족이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선하거나 착해서가 아니라 우리 가족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을 나타내고 싶어하셨다는 말과 같다.

이 책은 성경 속의 많은 예들을 통해 하나님이 어떻게 최고선과 최저선의 뜻을 보이고 계신지 말해주고 있다.

즉 그동안 감추어져 있고, 사람들이 알기를 꺼려하던 '최저선'의 의미가 마침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집중하고 있던 부분이 바로 최고선이었기 때문에 '최저선'과 관련된 부분이 마음에 부담으로 여겨졌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과 상치되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모른척 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변화'된 생각이다.

캄보디아 단기 선교를 통해 내가 기대했던 부분 역시
나의 신앙적 성장이었지 주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전세계적인 시야를 통해 그곳에 사람이 필요함을 보시고 나를, 그리고 우리 캄보디아 단기 선교팀을 구성하셨을 것이다.

순종하는 마음으로 변화된 마음으로...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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