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소설 토정비결 -상
이재운 지음 / 해냄 / 1991년 11월

역사적 인물을 다룬 소설을 읽다보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아, 정말 이랬겠구나'라고 순진하게 그대로 믿어버리는 구석이 있다. 이 책 역시 실존했던 토정 이지함 선생의 일생을 다룬 소설인데 동시대의 역사적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여 사건의 인과성에 믿음을 가게 한다.

한번도 토정비결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친척 집 서재에 꽂혀 있어 우연히 집어들고 읽었을 뿐인데 토정비결은 단지 미신적인 책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나의 뿌리박힌 생각이 단번에 사라졌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음양오행설의 이치 역시 사람들이 이루어낸 그럴법한 이론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지함이 토정비결을 쓴 이유 또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였다는 사실에 조금 감동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