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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 전21권 세트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참 대하소설에 맛을 들이고 있을 때이다. 두달에 걸쳐 조정래의 아리랑과 태백산맥을 읽고서, 이제는 토지를 읽어야지 단단히 벼르었다. 책에 대한 맹목적인 독서열로 교양인의 필독서처럼 여기며 토지에 덤벼들었는데... 난 1권을 읽는데 꼬박 2주가 걸렸다.
이것은 이전 독서의 영향이 크다. 조정래의 걸죽한 전라도 사투리와 거친 남성적 어조에서 갑자기 박경리의 질박한 경상도 사투리에 조곤조곤한 여성적 어조를 대하니 마치 외국어를 대하듯 낯설어서 영 글자가 읽히질 않는다. 그렇게 간신히 1권을 읽고보니 다음부터는 그야말로 큰강이 굽이굽이 흘러가듯 책에 휩쓸려 한달을 보냈다.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과 그들이 엮이고 엮이면서 이루어내는 사건들.. 그 사건의 바탕에는 엄연한 역사적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소설을 소설로만 받아들이지 못하고 더 깊이 우리나라와 우리민족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박경리라는 작가의 역량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