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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의 이면을 파악하는 시선으로 어린이의 눈은 종종 그 진가를 발휘한다. 삶에 추악한 면을 지닌 것이 어른이므로 어른은 자기정당화를 위해 어른의 눈으로 그 모습을 떳떳히 말하기 두려워한다. 그래서 작가들은 어린아이의 눈을 빌어 사실을, 진실을 말하나보다.
은희경은 삶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춤으로써 삶을 조금더 포용하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거기에 해학적인 말투와 삶의 이모저모에 대한 구체적이면서도 신랄한 시선이 소설 곳곳에 드러난다. 작가와 함께 동조할 수밖에 없는 인물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책을 읽으며 어디에나 있을법한, 그래서 미워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는 인물군상들을 보며 씁쓸하게 웃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