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소년 비룡소의 그림동화 28
야시마 타로 글.그림, 윤구병 옮김 / 비룡소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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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여름방학 내내 동네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동화책을 탐독하던 친구이다. 그 친구가 말하기를 아이들이 이 책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책 표지를 보니 약간 괴기스러운 그림 스타일에 꺼리는 마음이 생겼다. 더구나 까치도 아니고 까마귀라니......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나는 아이들이 왜 이 책을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솔직히 따돌림에 대한 내용은 마음을 어둡게 하고 또 아프게 한다. 나 역시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들에게 사소한 이유를 빌미로 따돌림을 받았기 때문에 아픈 상처처럼 덮어두었던 부분을 다시 건드린 느낌이다. 그래서 책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읽은 뒤로 다시 펼쳐보지 않았다가 이번 과제를 계기로 조심스레 다시 열어보았다. 조심스럽게 한 장 한 장, 그림을 살펴보면서 읽었다. 다시 한 번 땅꼬마의 외로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또 다시 슬퍼졌다.

그런데 이소베 선생님의 등장으로 나는 눈앞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 이전에 읽었을 때는 따돌리는 부분에 집중하다보니 뒷부분의 내용을 등한시하였기 때문에 이소베 선생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나 보다. '까마귀소년'에서 이소베 선생님은 땅꼬마에게 새로운 돌파구이며 구원자이다. 구석에 조그맣게 묻혀 있는 아이에게도, 마구잡이로 떠들며 말썽을 피우는 아이에게도 그 나름의 재능과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이소베 선생은 알고 있있다. 이러한 이소베 선생의 태도는 따돌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라는 확신을 갖게 하였다.

따돌림 문제는 해결불가이며 나와 같이 마음에 아픔을 가진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생긴다라는 생각은 사라지게 되었다. 땅꼬마가 까마귀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따사로운 눈빛을 보내주는 이소베 선생이 될 수 있도록 나는 땅꼬마이면서 동시에 이소베 선생이 될 것이다. 그 길에 '까마귀소년'은 끊임없는 감동으로 가야할 바를 안내할 지침이 되어 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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