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 어떻게 세상은 움직이는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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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재미있다. 여러가지 영양소가 담긴 균형적인 식단의 식사를 한 뒤와 같다. 더구나 맛도 다양하다.

 물론 이 책은 서명에 나오듯, -독자와 함께-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어보는 책이다. '패턴'의 사전적인 정의는 "어떤 형태, 유형, 양식 등이 만들어내는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현상"이다. 자연계와 인간계, 인간이 고안해낸 사유의 체계 등에서 인간이 중요시 여기는 것이 바로 패턴이다. 고수는 이 패턴을 간파하고 이를 공식 또는 이미지나 음, 문장, 율동 따위로 표현한다.

 이렇게 개념화 또는 표현된 패턴들을 7가지 주제하에 분류하여 대표적인 것을 소개하고 있는 게 이 책이다.

 즉, 인간의 사유 또는 그것을 통해 도출된 것들을 소개하고, 이를 이야기해준다. 근데 저자가 소개하고 설명해주는 그것들에 공통된 것이 바로 '패턴'인 것이다.

 

 저자는 '패턴'에 중심을 두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읽고 느끼기에는 여러 분야의 개념과 상식들, 그리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어우러진 잔칫상같다. 마치, 각 분야의 대표들이 모인 만찬회장에서 그들이 나누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엿듣는 것이랄까.

 추측컨대, 저자는 많은 학문분야에 걸쳐 두루 관심이 있고 해박한 것 같다. 무엇보다 그는 다방면의 대표적인 서적들을 잘 읽고 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참고서적들도 꽤나 열심히 탐독했던 듯 하다. 이 한 권의 책을 내기위해 많은 책을 읽었으리라.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다독서가인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한 저작물을 내기 위해 저자가 읽은 참고문헌의 양을 강조한다. 아웃풋 대비 인풋이 높을 수록 질이 좋은 책이란다. 논문도 마찬가지다. 논문에서는 국내외로 최대한 많은 참고문헌을 두루 섭렵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질을 보장하는 듯한 느낌을 은연중에 준다. 이를 중점적인 기준으로 논문심사를 하는 교수도 있다고 하니 알 만하다.

 스노가 말한 '두 개의 문화'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것은 저자의 이력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문체도 매우 간결하고 쉬운 편이라 술술 읽었던 듯 하다. 

 난해하게 쓰는 것쯤은 조금만 책을 읽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대개 어설픈 초보들이나 어리석은 중수들이 이런 경향을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미천한 능력과 재주를 가리기 위해, 박식함을 내보이기 위한 그들 뇌의 선택이 애처롭다. 그들의 뇌는 제대로 '소화'하지 못함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다. 미처 소화해내지 못한 내용을 그런 식으로 토해내는 것이다. 전문용어야 어쩔 수 없이 쓴다지만, 나머지 용어들이야 굳이 현학적인 체 쓸 필요는 없다. 고수뿐만 아니라 심지어 실력있는 초보의 눈에도 그들의 실력과 밑천은 금세 드러난다. 읽고 해석하면 사실 별 내용도 아님을, 즉 속빈 강정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은 비교적 난해하게 글을 쓰는 유형의 사람들과 비슷한 또 다른 바보들일 것이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물고 물리며 서로의 무지와 비천한 실력을 감춘다.

 그에 비해 저자는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썼다. 읽을 땐 본인도 시간을 들였겠지만, 그 중의 핵심되는 내용 또는 중요한 내용은 잘 뽑아냈다. 물론 그렇지 않고 곁다리의 재미있는 이야기로 에둘러낸 것도 있다. 독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본다. 최대한 불필요한 내용을 배제하고 쓴 탁월한 글재주를 감상할 수 있었다.

 

 서평이니만큼 이쯤에서 책이야기를 해본다.

 모두 다 재미있고 관심가는 것들이었기에 다 언급하면 좋겠지만, 그건 독자의 몫이고 저자에겐 실례니 자제하겠다. 영화관람에서 스포일러처럼 예비 관람객과 제작자를 함께 짜증나게 만드는 것도 드물 것이다. 무작위로 일부만 발췌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p.50 이하의 외젠 프랑수아와 비도크라는 인물이 흥미롭다. 그는 널리 알려진 추리소설의 주인공 괴도 뤼팽의 실제 모델이었다고 한다.《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 등의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범죄로 달인의 경지에 오른 그가 등을 돌려 범죄자들을 잡아들이는 데 주력하면 뛰어난 사설탐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 또한 패턴의 한 형태로 볼 수 있겠다.

 

 p.119 이하는 직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천재들 -심지어 과학자들도- 사실은 이성적인 논리나 수학적 언어보다 직관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영감을 수식으로 정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인슈타인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는 수학에 취약해, 그의 유명한 이론을 논문으로 정리할 때 수학을 잘하던 아내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언어적 사고에는 취약한반면 이미지적, 공간적 사고에는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다고 한다.

 근데 이는 사실상 황농문 교수가 말하는 '몰입'과 맥락이 닿은 부분이 많아 보인다. 어떤 문제에 몰입하다보면 그에 대한 해답이 시나브로 익어가며 갑작스레 떠오르는 것! 그건 몰입의 효과가 아닐까.

 

 p.173 이하에서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바보같은 결정을 하게 되는 이유가 흥미롭다. 또, 해박한 지식보다 경험과 관망이 더 나을 때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는 천재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수 많은 흐름에서 한발짝 물러나 분석하며 단순화하여 패턴을 읽어내는 힘은 천재의 무기가 아닐런지.

 

 p.266 이하에서는 고대 '르네상스인'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단선적 논리가 흥미롭다. 그는 동양으로 따지면 노자나 장자가 이야기하는 바를 전혀 납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천재였기에 이해는 했겠지만, 그의 뇌 구조상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으리라. 그의 헤라클레이토스를 향한 비판은 매우 독하다. 그러나 현대서양철학의 관점에서만 봐도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 애처롭다. 서양의 지적 소산에 그가 끼친 영향력이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그가 말한 지식 가운데 실제와 효용성면에서 깨뜨려진 것이 많다. 그것은 당대에 그가 힘주어 말한 것들이다. 그리고 이제는 잘못된 지식의 사례로 각 학문의 사적(史的)연구와 소개에 쓰이고 있다. 재미있는 일이다.

 

 전반적으로 패턴보다 내용에 휩쓸리며 읽은 경향이 없지 않다. 그러기에 저자가 힘주어 말하는 바를 놓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재미있음 하나만으로 이 책을 집어들기에 충분할만큼 재미있었다. 그래서 저자의 다음 저작도 기다려지는 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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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
데이비드 크리스천 & 밥 베인 지음, 조지형 옮김 / 해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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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인 "한 권으로 읽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어울리는 책이다. 이 한 권에 우주와 지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물론, 방대한 내용을 한 권에 집어넣은 결과 많은 것이 생략되고 누락되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의 일부만 넣었다.

 

 빅히스토리는 하나의 융합학문이다. 거대사에 대한 연구와 담론이 주를 이룬다. 굳이 역사 또는 역사학이라고 하면 되는 데 '빅 히스토리'라고 한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기존 역사학이 인간의 역사(주로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한 시대)를 중심으로 탐구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존재가 어디서 왔을까.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이러한 물음을, 인간을 둘러싼 환경 -넓게 보면 이 우주- 속에서 되물을 필요가 있다. 사실상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숨쉬고, 살고, 생각하는 '날 것'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이어져 있으며 한 덩어리라 할만하다. 우주 단위로 보면 그렇다. 하지만, 이를 인간은 인공적으로 필요한만큼만 쪼개어 놓고 연구를 감행했다. 적어도 서양에서 발달된 분과학문은 그러했다. 그러나, 이것은 진리와 연구의 한계를 인위적으로 명백히 그어놓는, 너무나도 불완전하고 사려깊지 못한 태도다. 

 이제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학문'이란 도구를 통합적으로 사용하여 체계짓고 접근하며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 역사를 중심으로 이것이 감행된 것이 바로 '빅 히스토리'라 할 수 있겠다.

 

 옮긴이에 따르면 "이 책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가 지원하는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의 기본 텍스트를 번역하여 엮은 것이다. 10부로 구성된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는 내용의 규모에 따라 2~3개의 장이 있고, 각 장에는 한 개의 기본 텍스트와 이 기본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영상 강의가 있다. 영상 강의는 학생들이 필요할 때 언제나 쉽게 보고 반복적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5~6분의 길이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이 책의 성격과 구성 등을 잘 설명해준다.

 

 우선 이 책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하는 한편, 서술에 있어 필요하고도 중요한 이론(빅뱅 이론,  몇가지를 토대로 설명을 이어나간다.

 사건은 무엇이냐? 빅 히스토리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을 갖는 1장을 제외하면, 2장~10장까지는 '여덟 가지 임계국면'으로 빅 히스토리를 살펴보는데, 이 임계국면들이 이 책 또는 빅 히스토리 강의에서 주목하는 커다란 사건이라 할 수 있다(그렇다고 임계국면과 사건이 정확히 대칭되는 개념은 아니다).

 


  "복잡성의 증가는 빅 히스토리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다 … 새로운 형태의 존재는 출현 조건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면 기존의 존재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여 나타났다. 우리는 이것을 '복잡성 증가의 임계국면'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많은 임계국면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강의에서는 여덟 가지로 간추려 설명한다."

  

  그 8가지란 ① 빅뱅, ② 별의 출현, ③ 원소의 출현, ④  태양계와 지구의 생성, ⑤ 지구 상의 생명의 시작, ⑥ 집단 학습(인류의 역사), ⑦ 농경의 시작, ⑧ 근대 산업 혁명(과 그 이후)이다.

 

 또, 영상 강의와 기본 텍스트를 기반으로 했기에 이 책에서 텍스트의 분량은 많지 않다. 그 대신 시원시원한 편집과 충분한 여백, 넘쳐나는 갖가지 그래픽 자료가 독자의 시선을 대신 채운다.

 이러한 특성은 이 책이 입문서 내지는 개론서 역할에 충실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방대한 분량의 세밀한 연구와 학습거리는 배제하거나 줄임으로써, 큰 그림을 그리며 얼개를 만들어나가거나 기존 자신의 지식을 정리할 수 있게 한다. 한편, 이해의 바탕이 될 생각거리를 던져주준다. 지구과학 + 화학 + 생물학 + 지리학 + 일반 사회학 + 역사학을 쉬운 내용으로 적절히 섞어두었기에 중등학교 수준에서 읽기에 최적합한 책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중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중세시대 인류의 모습 등 일부 시대에 대한 기술은 거의 빠져 있는 것은 이책이 중점을 두는 것이나 분량 등을 고려해봤을 때 어쩔 수 없었으리라. 근데, 오히려 그랬기에 긴장감을 유지하며 있었던 것을 아닐까 한다.

 강의식 구어를 그대로 옮겨오는 한편, 사진 자료를 풍부히 실어두어 책에서도 강의시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 지구, 나아가 우주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개괄하며 조명하는 것이 마치 잘 만들어진 한편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감상하는 것 같았다고 할까.

 

 물론 구체적인 내용을 읽어보면 상당수가 일반인들도 비교적 그런대로 알고 있거나 책이나 잡지, 그 외 각종 미디어, 인터넷 등지에서 접해본 것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특정 주제나 시기가 아니라 전체 역사를 훑어보는 데 이만한 책도 없지 않을까. 

 무엇보다 빅 히스토리를 알게 된 것, 그래서 지식의 가지를 뻗어나가기 전에 뿌리부터 심어둘 수 있게 해준 것이 큰 소득이었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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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 행복한 공간을 위한 심리학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서영조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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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과 의사로, 신경건축학을 태동시킨 에스더 스턴버그의 책.

 

 책은 신경건축학의 탄생과정, 자극과 뇌의 반응, 스트레스 반응과 치유책(면역력 높이기), 건축과 인간의 심리 및 기억, 힐링 스페이스에서 일어나는 면역력 증가 현상이나 활동, 병원 환경 개선의 역사, 의료시설 설계와 건축에 있어 인간의 치유력을 끌어올리는 디자인(예 : 자연친화적 설계)의 중요성과 미래 등을 순차적으로 설명해나간다.

 이를 통해, 독자는 공간이나 건축의 중요성,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인간에게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알 수 있다.

 

 책을 읽어나가며 공간이나 새로운 환경에 대한 인간의 미세하고 복합적인 반응은 놀랍고도 신비로운 측면도 있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에 대한 섬세한 자극, 반응 등의 정보를 그간 너무 소홀히 생각해오지 않았던가 돌이켜 생각해보는 가운데에서 말이다. 어쩌면 환경과 공간이 인간의 건강, 그리고 정신세계를 떠받치는 기둥 가운데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런지.

 

 더불어 저자가 신명난 듯 소개하는 신경건축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흥미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건축학과 신경과학의 교점인 신경건축학은 정신과 신체의 연관성을 규명되면서 그 탄생이 이뤄질 수 있었다. 즉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물리적 장소를 통해 면역력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는 반면,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게 해주는 장소는 병을 키울 수 있다는 가정아래 양측의 공동연구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신경건축학의, 또는 이에 참고가 되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이 책에서는 -교양도서 수준에서는 보기드물게- 집적적으로 다루고 있다.

 책의 표지에 나온 소개문구나 제1부 제1장의 소제목에서 신경건축학에 대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건축학과 심리학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책을 읽어나갈수록 건축 및 공간에 대한 뇌나 생리적 반응을 연구하거나 설명한다는 측면에서- 건축학(및 건축기술)과 신경과학의 만남이라 보는 게 좀 더 부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의 범주를 확장하거나 신경과학의 원류를 따져보지 않는다면 말이다.

 

 실상, 책은 우리가 다 아는 상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이를 철저히 학문적 근거와 최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탄탄한 토대 위에서 상세하게 분석하며 풍부한 설명을 이어나가고 있는 점이 다르다. - p.382~406에 실려있는 많은 참고문헌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책의 제목이나 소개글에서 미루어 추측하듯, 공간에서 몇년전부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힐링'할 수 있는 해법에 관한 책은 아니다. 어찌보면 학문적 연구 주제나 의식으로 접근한 책이라는 점에서, 신경건축학의 초학자용 입문서(가운데 하나)나 입문서의 참고서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 점을 잘 인식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으리라.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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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융합 콘서트 - 급변하는 세상을 꿰뚫어보는 힘
최재천 외 지음 / 엘도라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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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는 말이 있죠.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시대는 지능과 재능과 실력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서 풀어갈 수 있는 문제만 남아 있으며, 천재들마저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개념은 이미 20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 (p.220, 조벽)

 

 책의 내용은 21세기의 인재 키워드인 창의력과 융합학문에 맞춰져 있다.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근대, 그 이전의 지식 수준은 지금에 비하면 보잘 것 없어서 한 사람이 다양한 학문과 기술을 섭렵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산업혁명을 거쳐 지식의 대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한 20세기에 들어서자 사정이 달라진다. 한 사람이 하나의 전문분야를 파고드는 것만 해도 버거울 정도에 이르렀다. 각 분야는 점점 세분화되어서 가령, 생물학이나 물리학, 의학이라해도 좀 더 잘게 쪼개어진 전공으로 나뉘어졌다. 그리고 학제간 장벽은 점점 더 커져서 바로 이웃하고 있는 학문의 최첨단 연구성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상법시간에 상법 전공 교수님께서 민사소송법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인 '재판적'이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고민하던 것이 생각난다. 내가 이를 말씀드리자 그제서야 생각이 나셨다. 민소법을 거의 들여다 볼 시간이 없이, 새로 나온 상법 연구논문과 판례, 외국법제사례와 판례만 살펴보기에도 벅차기에 본인도 모르게 잊어버리셨던 듯 하다. 물론 연세가 꽤 있으셨던 것도 한 원인이리라.

 

 이같은 현상도 이제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대량의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기에 이른 정보화 시대인 21세기가 되자 다시 뒤바뀐다. 다시 르네상스인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해도 과거와 달라진 것이 있다. 그것은, 근대와 그 이전처럼, 한 사람이 여러 지식을 알고 문제를 해결하던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나누어야 문제가 해결되는 복합계의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고 사실, 그것이 가장 자연과 인간 사회에 주어진, 또는 헤쳐나가야 할 수 많은 일에 인간이 대응함에 있어 가장 적절한 방식이기도 하다고 본다.

 

 여기서 주의할 점. 융합이란 것이 여러 학제간의 사람들이 만나 머리를 맞대는 1+1+1...의 구분적 개념이 아니라, 서로가 그냥 하나의 덩어리가 되는 개념이다.

 "융합은 한 사람이 둘을 가지는 게 아니에요.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거에요. 기술 찔끔, 인문 찔끔, 이렇게 해서 무슨 융합이 되겠습니까. 교차로 입니다. 기술과 인문이 만나는 곳이죠." (p.216, 조벽)

 그렇기에 다양한 복수전공을 배운 각자가 서로 만나는 것, 또는 한 전공을 배운 사람이 몇몇 부전공을 배워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이 배운 것과 다른 분야를 알지 못하면 접점이 만들어지기 어려울 테니까.

 

 책은 이와 같이 융합에 대하여 12인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실 독자들이야, 통합이나 융합 등 어떠한 표현을 쓰던지 간에 다양한 분야에 걸친 연구와 공부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다들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 이 강연자들의 이야기에서 중심 소재나 키워드만 이야기해도 대충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어떤 생각이 도출될 지 쉽게 추측할 수 있으리라 본다(여기서는 생략).

 여기서는 가장 많이 언급된 소재가 故스티브 잡스라는 점만 언급해두기로 한다. 그 외에 영화 <아바타> 등이 있다.

 

 개인적으로 최재천 교수가 물리학자 최무영 교수를 언급하면서 과거 서울대에 문리대가 있던 시절을 함께 상기시키며,

 " 과학은 인문학과 같은 데 있어야 하고, 공학과는 오힐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이게 어쩌다 둘이 들러붙어서 이 고생인가."라는 말을 인용하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내 아이가 만날 미래》의 저자 정지훈 소장, 조벽 교수, 김중태 원장의 글에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그 외 8인의 저자들에게서는 내가 잘 알지못하는 분야에 대한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국의 등장에 따라, 과거 베스트 팔로우어의 역할을 잘 수행해 내기만 한 우리가 창의력과 융합력이 없이 과거의 패턴에만 머물러 하드 워킹에만 치중하게 된다면 만나게 될 위기론도 이 책에선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10여년에 걸쳐 소위 '사짜' 직업의 몰락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것도. 뿐만 아니라 지금 있는 일자리의 상당수도 많이 교체될 것이라는 예측도 접할 수 있다. - 과거 미국의 농업종사자 수와 지금을 대비하는 비교사례를 통해서.

 시대와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기에 어떤 측면에서는 고민에 앞서 빨리 앞서나가는 것이 필요하리라. 그만큼 변화는 빠르다. 

 지금 먹고 살기에 급급하다면 나중에는 더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이나 변화에 앞장서나간다면 예상치 못한 많은 -공적 뿐만 아니라 사적- 이익을 창출할 수도 있으리라.

 물론, 이는 전 인류적 위기 -자원고갈, 사막화와 환경 오염 같은 범인류적 환경문제, 온난화 등의 기상이변, 화산분출이나 운석충돌같은 대규모 자연재해 등과 이에 따른 2차 피해(식량생산 차질 등)- 등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즉,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 평탄하거나,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오르내릴 정도에 한해서 가정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은 강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라, 구어체와 더불어 다양한 시각적 자료들을 만나보며 쉽고 빠르게, 그리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이 던지는 화두와 관점, 그리고 힌트는 그렇게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었다.

 

 사람은 자신이 평소에 접하지 않은 지식, 분야 따위를 접하면서 앎과 인식의 범위를 확장할 수있는 데 -쉽게 비유해 그릇을 키워나갈 수 있는데- 이 책이 그랬다.

 나보다 앞서,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체득하고 그를 바탕으로 통찰하며 생각을 쌓아나간 이들이 짧은 강연시간에서나마 던져준 몇가지 열매를 맛보면서 시야가 탁 트이는 것 같았다. 마치, 집안에만 있다가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특히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 가장 적절한 키워드에 관해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아마 내 인생의 또 다른 자양분이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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