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
데이비드 크리스천 & 밥 베인 지음, 조지형 옮김 / 해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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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인 "한 권으로 읽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어울리는 책이다. 이 한 권에 우주와 지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물론, 방대한 내용을 한 권에 집어넣은 결과 많은 것이 생략되고 누락되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의 일부만 넣었다.

 

 빅히스토리는 하나의 융합학문이다. 거대사에 대한 연구와 담론이 주를 이룬다. 굳이 역사 또는 역사학이라고 하면 되는 데 '빅 히스토리'라고 한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기존 역사학이 인간의 역사(주로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한 시대)를 중심으로 탐구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존재가 어디서 왔을까.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이러한 물음을, 인간을 둘러싼 환경 -넓게 보면 이 우주- 속에서 되물을 필요가 있다. 사실상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숨쉬고, 살고, 생각하는 '날 것'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이어져 있으며 한 덩어리라 할만하다. 우주 단위로 보면 그렇다. 하지만, 이를 인간은 인공적으로 필요한만큼만 쪼개어 놓고 연구를 감행했다. 적어도 서양에서 발달된 분과학문은 그러했다. 그러나, 이것은 진리와 연구의 한계를 인위적으로 명백히 그어놓는, 너무나도 불완전하고 사려깊지 못한 태도다. 

 이제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학문'이란 도구를 통합적으로 사용하여 체계짓고 접근하며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 역사를 중심으로 이것이 감행된 것이 바로 '빅 히스토리'라 할 수 있겠다.

 

 옮긴이에 따르면 "이 책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가 지원하는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의 기본 텍스트를 번역하여 엮은 것이다. 10부로 구성된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는 내용의 규모에 따라 2~3개의 장이 있고, 각 장에는 한 개의 기본 텍스트와 이 기본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영상 강의가 있다. 영상 강의는 학생들이 필요할 때 언제나 쉽게 보고 반복적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5~6분의 길이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이 책의 성격과 구성 등을 잘 설명해준다.

 

 우선 이 책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하는 한편, 서술에 있어 필요하고도 중요한 이론(빅뱅 이론,  몇가지를 토대로 설명을 이어나간다.

 사건은 무엇이냐? 빅 히스토리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을 갖는 1장을 제외하면, 2장~10장까지는 '여덟 가지 임계국면'으로 빅 히스토리를 살펴보는데, 이 임계국면들이 이 책 또는 빅 히스토리 강의에서 주목하는 커다란 사건이라 할 수 있다(그렇다고 임계국면과 사건이 정확히 대칭되는 개념은 아니다).

 


  "복잡성의 증가는 빅 히스토리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다 … 새로운 형태의 존재는 출현 조건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면 기존의 존재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여 나타났다. 우리는 이것을 '복잡성 증가의 임계국면'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많은 임계국면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강의에서는 여덟 가지로 간추려 설명한다."

  

  그 8가지란 ① 빅뱅, ② 별의 출현, ③ 원소의 출현, ④  태양계와 지구의 생성, ⑤ 지구 상의 생명의 시작, ⑥ 집단 학습(인류의 역사), ⑦ 농경의 시작, ⑧ 근대 산업 혁명(과 그 이후)이다.

 

 또, 영상 강의와 기본 텍스트를 기반으로 했기에 이 책에서 텍스트의 분량은 많지 않다. 그 대신 시원시원한 편집과 충분한 여백, 넘쳐나는 갖가지 그래픽 자료가 독자의 시선을 대신 채운다.

 이러한 특성은 이 책이 입문서 내지는 개론서 역할에 충실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방대한 분량의 세밀한 연구와 학습거리는 배제하거나 줄임으로써, 큰 그림을 그리며 얼개를 만들어나가거나 기존 자신의 지식을 정리할 수 있게 한다. 한편, 이해의 바탕이 될 생각거리를 던져주준다. 지구과학 + 화학 + 생물학 + 지리학 + 일반 사회학 + 역사학을 쉬운 내용으로 적절히 섞어두었기에 중등학교 수준에서 읽기에 최적합한 책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중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중세시대 인류의 모습 등 일부 시대에 대한 기술은 거의 빠져 있는 것은 이책이 중점을 두는 것이나 분량 등을 고려해봤을 때 어쩔 수 없었으리라. 근데, 오히려 그랬기에 긴장감을 유지하며 있었던 것을 아닐까 한다.

 강의식 구어를 그대로 옮겨오는 한편, 사진 자료를 풍부히 실어두어 책에서도 강의시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 지구, 나아가 우주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개괄하며 조명하는 것이 마치 잘 만들어진 한편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감상하는 것 같았다고 할까.

 

 물론 구체적인 내용을 읽어보면 상당수가 일반인들도 비교적 그런대로 알고 있거나 책이나 잡지, 그 외 각종 미디어, 인터넷 등지에서 접해본 것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특정 주제나 시기가 아니라 전체 역사를 훑어보는 데 이만한 책도 없지 않을까. 

 무엇보다 빅 히스토리를 알게 된 것, 그래서 지식의 가지를 뻗어나가기 전에 뿌리부터 심어둘 수 있게 해준 것이 큰 소득이었던 듯 하다.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북 리뷰 메이트>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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