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쾌한 해설과 그림이 있는 천로역정
존 버니언 지음, 릴랜드 라이큰 글, 오현미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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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남기는 리뷰입니다.


월드베스트셀러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라고 알려진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 17세기에 쓰여진 책이 30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제가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천로역정을 읽었다 생각했는데 이번이 초독이었다는 것에 충격을 먹은 나! 😨 그간 애니메이션으로 봐서 그런지 몇독을 한 것만 같은 친숙함을 느꼈는데..😞


1660년 찰스 2세의 강력한 종교탄압 하에 허락 없이 설교했다는 이유로 12년을 감옥에서 보내는 중에 쓰여진 천로역정. 이 책의 시작은 이렇다.

❝세상 광야를 두루 다니던 중, 우연히 동굴이 있는 어떤 곳에 이르른 나는, 그곳에 몸을 눕히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잠을 자던 중 꿈을 꾸었다.❞
그렇다 이 책은 한 남자가 동굴 속에서 잠을 자던 중 꾼 꿈에 대한 이야기다.


크리스천이라 불리는 한 남자가 누더기 옷을 입고 있다. 한 손에는 책 한 권, 등에는 커다란 짐. 그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 책에서 읽은 멸망의 메시지. 그는 비탄에 잠겨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길을 나선다. ‘멸망의 도시’를 출발하여 ’천국의 문‘에 이르는 순례의 길을.


길을 떠나자마자 만나는 전도자는 그에게 빛을 따라 쭉 가라고 권면한다. 그 길을 같이 가자고 하는 옹고집과 팔랑귀. 크리스천은 순례길에서 선의, 단순이, 늘보,수다쟁이 등 다양한 이들을 만나게 되고, 낙심의 늪, 굴욕의 골짜기, 허영 시장 등 다양한 시험을 통과하게 된다. 이것은 신앙 생활하는 여정 가운데 맞딱트리게 되는 여러가지 문제를 비유적으로 풀어낸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과연 삶에서 마주하는 많은 문제는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만이 겪는 것일까? 크리스천의 순례의 길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유혹, 두려움, 고독, 구원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풀어낸 것이기도 하다. 각각의 인물과 장소는 인간 내면의 갈등과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적으로 비추고 있으며, 읽는 이로 하여금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를 되묻게 한다.


특히나 도서출판CUP는 현대어 번역, 풍부한 주석, 캐리 마스의 해설과 릴랜드 라이큰의 천로역정 가이드까지 실려있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신앙 서적뿐 아니라 고전으로서의 가치도 갖고 있는 이 책은 문학적 깊이와 감동까지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신앙을 갖고 있는 이들, 성경을 읽어보고 싶지만 어려울 것 같아 선뜻 읽지 못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아이들과 읽기에도 좋다. 명쾌한 해설과 그림으로 이해도를 높였으니 망설이고 있다면 CUP판으로 읽어보길 추천한다!!




#천로역정 #존버니언 #CUP출판사 #신앙고전
#영적순례 #현대어번역 #크리스천의여정
#기독교문학 #고전 #베스트셀러 #우화
#The_Pilgrims_Progress #릴랜드라이큰
#캐리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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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이리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5
헤르만 헤세 지음, 장혜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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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헤르만 헤세 특집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황야의 이리가 1960년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히피문화와 이 책이 잘 맞았다는 뜻이겠지. 그때는 아직 읽기 전이라 왜 그랬지? 하는 물음표만 있었는데 읽어보니 왜인지 이유를 알겠더라. 기존 가치관의 거부, 여성 해방, 성 해방, LSD를 통한 의식 확장까지. 이 책에 다 담겨 있더군.


책을 읽다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데미안 중장년 버전인가? 뭐가 이리 흡사해?”


❝하리는 두 존재가 아니라 수백, 수천의 존재다. 그의 삶은 (모든 인간의 삶이 그러하듯) 단순히 본능과 이성, 성자와 탕자의 양극단을 오가지 않는다. 그의 삶은 수천 가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극단을 오간다.❞ p.76


주인공 하리 할러는 스스로를 ‘황야의 이리’ (문명과 동떨어진 야생의 고독한 존재)라 자칭하며 사회로부터 소외된 채 살아간다. 문명화되어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은 다 수행하지만 거기에서 느끼는 부대낌은 그를 끊임없이 아웃사이더로 만들 뿐이다. 결혼은 했지만 관계는 파탄이 나고, 애인은 있지만 늘 싸우기만 한다. 한 교수의 식사 초대에 응하지만, 교수 부인의 속물근성에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야 만다.
이 남자 참 까칠하구만~~~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느 날 우연히 얻은 ❛황야의 이리에 관한 논문❜ 을 읽고 인간이 선과 악, 이성과 감성, 육체와 정신 등 이분법으로 나누려는 시도가 무한한 인간의 가능성을 제한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인간은 둘이 아니라 수천 개의 얼굴을 가진 존재라는 것!!!!


그 이후 만나게 된 신비로운 여인 ❛헤르미네❜ 를 통해 새로운 질서로 들어가게 된다. 그녀에게 배운 춤은 고통으로 가득찬 (관절염이 지긋지긋합니다) 자신의 육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해 주고, 마리아와의 육체적 쾌락은 황야의 이리의 본능을 자연적 욕망으로 끌어안게 된다.



헤르미네라는 인물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년의 얼굴도 있고, 하리와 형제처럼 느껴지는 존재. 하리는 매우 이성적이고 고립된 인물인데, 헤르미네는 그에게 감각적 쾌락과 예술, 자유로운 삶을 가르쳐주는 존재로 등장한다.


헤르미네는 융의 이론에서 말하는 ‘아니마(즉남성 안에 내재된 여성성의 상징)‘ 로 읽힌다. 데미안에서의 에바 부인처럼. 결국 헤르미네는 외부 인물이면서 동시에 하리 내면의 또 다른 자아로, 자기 인식과 자아 통합의 매개자 역할을 하는 자가 아닐까?
그녀와 함께 가게 되는 가면무도회와 마술 극장.
드디어 하리의 두 세계는 통합이 될 것인가!!!


이 책은 역자의 해설에도 있듯이 데미안의 확장 버전이다. 조금더 노골적이고 철학적, 실존적 고민이 깊다. 니체, 융의 철학이 진하게 담겨있어 그들을 좋아하는 이들이 읽으면 반가울 테다. 데미안 확장버전이 궁금하신 분들도 본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 데미안

#황야의이리 #헤르만헤세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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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사이
케이티 기타무라 지음, 백지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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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역하지 못한 감정들❞


말은 옮길 수 있지만 감정은 번역되지 않는다. 눈빛, 꽉 다문 입술, 몸짓, 표정 등이 말보다 더 정확하게 감정을 전달하기도 한다. 『친밀한 사이』의 주인공인 "나"는 통역사지만 가장 중요한 감정 앞에서는 늘 입을 다물고 만다. 하지만 이내 들키버리고 만다. 친밀함, 혐오, 당혹감 같은 것들은 어쩌면 말보다 더 먼저 들켜버리는 감정은 아닐까.


헤이그 국제 재판소에서 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은 뉴욕에서 있어야 할 이유가 사라지자 (아버지의 죽음, 엄마의 이주) 충동적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스스로를 낯섦의 세계로 던져버린다. 낯섦이 익숙함으로 변하는 과정이 어디 쉬울까. 이정도면 됐다고 느끼는 순간, 이상하게 쉬이 방향을 잃어버린다.

❛거리의 친숙함이 혼란에 길을 내어주는 그런 순간들이면, 이곳에서 내가 방문객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곤 했다.❜p10


그런 낯섦 속에서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친구 야나, 연인 아드리안, 야나의 소개로 알게 된 엘레너와 안톤, 직장 동료 베티나, 심지어 자신이 통역을 맡고 있는 반인도적인 범죄를 저지른 아프리카 전직 대통령까지. 하지만 이 ❝친밀함❞이란 것은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가! 자신의 연인에게 플러팅을 하는 것같은 느낌이 드는 야나와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는 안톤에게 느끼는 불편함, 전직 대통령의 행위가 드러날수록 생기는 스트레스와 혐오의 감정까지.



주인공의 연인 아드리안이 아내와의 이혼을 해결해야 한다며 리스본으로 떠난다. 돌아오겠다고 한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둘 사이에 침묵의 시간이 늘어날수록 친밀함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린다. 시간과 침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침묵의 언어가 만들어낸 그 균열을 무엇으로 메울 수 있을까.
우린 그것들을 다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이 모든 일들은 익숙하다 느꼈던 헤이그의 거리에서 종종 길을 잃는 것 같은 당혹감을 느낄 테다. 마침내 찾았다고 느낀 “감정의 안식처”가 사라진 느낌.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집을 잃어버린 느낌이지 않을까.


말하지 못한 감정
해석하지 못한 마음
명쾌하지 않은 상황들
이런 것들도 관계일 수 있을까?


❝집에 가고 싶다. 집처럼 느껴지는 곳에 있고 싶다. 그게 어디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p.253


#친밀한사이 #케이티기타무라 #문학동네
#해문클럽#책리뷰 #감정의통역
#침묵의언어 #문학은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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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3 - 가볍게 친해지는 서양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3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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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3 』 이 출간됐습니다!!! 박수👏🏻👏🏻
그림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그림을 사랑하고픈 이들을 위해,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는 “미술관 앞 남자” 미남 님의 방구석 미술관!!!!
벌써 3권이라니!!!
방구석 시리즈를 시작으로 미술관련 교양 서적이 쏟아져 나오지 않았나 싶고요. 쏟아져 나온 책들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 미술책”이죠!!
그래서 방구석 미술관 3탄이 조금더 기대가 됩니다.


『방구석 미술관 3』은 서양 현대미술에 대한 책입니다. 현대미술이라니? 그거 너무 난해하잖아!! 생각하셨죠? 저도 그랬습니다. 현대미술은 뭔가 좀 불편하고 어떻게 봐야하는지 모르겠고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조원재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조금은 친숙하게 느껴지죠.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가슴으로 느껴보시길!!
무겁지 않고 가볍게!!! 친해져보는 건 어떨까요?


여섯 명의 대표주자들이 있습니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하실지 모르지만 그들의 그림을 보면 아! 나 이거 알아! 하실 겁니다. 초현실, 추상 뭐 이런 거 우리 주변에 굉장히 많습니다. 의식을 못해서 그렇지!


1. 격자와 선의 철학, 피트 몬드리안
끊임없이 진화한 그야말로 진화론자?

2. 꿈을 꿰뚫는 시선, 살바도르 달리
‘욕망’ 하나로 달려온 초현실주의 예술가?

3. 존재의 가벼움과 무게, 알베르토 자코메티
이쑤시개만 한 조각을 남긴 현대 조각의 거장?

4. 붓을 던진 사나이, 잭슨 폴록
사실은 모두가 인정했던 전설의 망나니?

5. 침묵의 색채, 마크 로스코
알고 보니 영원한 아웃사이더?

6. 예술은 대중의 것이다, 앤디 워홀
사실은 복제 머신이자 질투의 화신?


여섯 명 중 저는 특히 ‹마크 로스코›의 삶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이 사람은 어떤 작품을 그렸지? 싶죠? 알랭 드 보통의 “불안” 40만부 리커버판 표지가 바로 마크 로스코의 작품입니다!!


색면회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마크 로스코는 러시아 비테프스크에서 태어났대요. 마르크 샤갈의 고향이기도 하죠. 비테프스크 게토지역에서 살던 유대인이었고요. 학살, 박해를 겪다 10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와요.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예일대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을 했다고 하죠. 그런데!!! 그곳에서도 로스코는 아웃사이더. 장학금도 학자금 대출로 전환, 기숙사에서도 쫓겨나고요 ㅠㅠ 거기서 어떻게 버텨요. 자퇴하고 나와 그림 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2차세계대전을 피해 미국으로 온 유럽 화가들과의 교류로 많은 영향을 받고 예술가로서의 삶도 꽃을 피우지만 성공하면 할수록 이게 과연 맞나 고민이 깊어져요. 몸과 마음에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하죠. 성공할수록 더 힘들어지는 마음. 참 아이러니합니다. 그리고 그의 끝은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고요.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사조, 시대 배경, 서양의 현대미술이 왜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 친절하고 재밌는 설명 덕분에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지던 20세기 현대미술이 조금은 친근해졌습니다. 여섯 명의 화가를 집중적으로 다룬 덕분에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이제 현대미술과도 친해지셔야죠!!! 추천해요!!!


#방구석미술관3 #조원재 #블랙피쉬
#방구석미술관 #방구석시리즈 #현대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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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 내가 좋아하는 것들 17
길정현 지음 / 스토리닷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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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님의 신간이라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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