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마음
이두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기묘한 소재. 솜에 땀을 쥐고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긴박한 전개. 카니발리즘적 묘사와 상황으로 독자를 점점 코너로 몰아넣는다. 이성이 본능앞에 무력해질 때 인간 내면의 괴물성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올 여름 단 하나의 스릴러는 타오르는 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넌 무엇을 기대했나?

“스토너”
1965년 초판을 채 팔지도 못하고 출간 1년 만에 절판된 비운의 책. 그로부터 50년만에 극적으로 세상과 다시 만난 책이다.
20세기에는 잊혀졌지만 21세기에 기억되는 소설.
김연수, 신형철, 이동진, 김중혁 등 많은 문학 애호가들이 “인생 소설”이라고 극찬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책.

이번에 만난 스토너는 1965년 출간되었던 초판본 표지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묵직함과 스토너의 쓸쓸한 인생이 느껴지는 표지였다. 마른 나뭇가지와 같았던 그의 인생..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부로 살아가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인 스토너는 컬럼비아 대학, 농과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거부할 수 없이 자신의 삶을 뒤흔드는 문학으로 전과를 하고 교수로서의 삶을 꿈꾼다. 또 한번 그의 삶을 뒤흔드는 여인, 이디스와의 결혼.
하지만 그의 삶은 평탄하지 않다. 이디스와의 불행한 결혼 생활, 인정받지 못 하는 교수로서의 삶, 소중한 아이와 멀어지는 시간, 그리고 만나게 된 사랑하는 여인 캐서린과의 이별..
그를 괴롭히는 로맥스, 그를 엿 먹이고 싶어하는 제자 찰스 워커, 오랜시간 우정을 나눈 고든.
그들과의 관계에서 스토너는 자신을 방어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하는 모습은 없다.
그저 관망하며 묵묵히 인내함으로 그 자리에 있다. 비겁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그의 모습이 참 답답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가 어떤 이의 인생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오랜 시간이 흘러 삶을 마무리하는 스토너는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죽음이라는 문 앞에 서서 몇 번이나 되뇌인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화려한 삶, 성공한 삶, 실패했다고 느끼는 삶이든 마지막 순간에 누구나 하게 될 질문이다.
어떤 삶을 살았든 분명 이 질문 앞에 후회라는 감정을 느낄테지..
좀 더 열심히 살걸, 좀 더 사랑할 걸, 좀 더 너그러울 걸 하는 후회 말이다.
세월의 풍파를 다 겪고 마지막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에서 어쩌면 삶은 공평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요즘 접하는 한국 소설처럼 독한 상황이 없다.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멋진 반전이 있는 소설에 익숙한 우리에게 다소 당혹감을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 끌렸다. 무엇이 날 이끄는지 모르게 페이지를 넘기며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할 뿐이다. 먹먹함도 안타까움도 한숨도 스토너의 삶과 함께 그렇게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저수지에 고여 있는 물 같은 그의 삶이 주는 이상한 울림이 있었다.

책을 덮고 나니 나의 삶을 뒤돌아 보게 되었다.
너무 평범한 삶, 눈여겨 볼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은 나의 삶. 하지만 묵묵하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도 의미있는 풍부한 삶이라는 것을 알려준 책이다.
잔잔하지만 묵직하고 감동과 울림을 주는 책.
읽어보시라. 그냥 권하고 싶다.

📖p.140
겉으로는 방의 이미지였지만 사실은 그 자신의 이미지였다. 따라서 그가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인 셈이었다. 그가 책꽂이를 만들기 위해 낡은 판자들을 사포로 문지르자 표면의 거친 느낌이 사라졌다. 낡은 회색 표면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면서 나무 본래의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더니, 마침내 풍요롭고 순수한 질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 것도 그 자신이었다.

📖p.272
이제 중년이 된 그는 사랑이란 은총도 환상도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무언가 되어가는 행위, 순간순간 하루하루 의지와 지성과 마음으로 창조되고 수정되는 상태였다.

p.385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그는 생각했다. 또 뭐가 있지?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상! 가짜뉴스와의 전쟁 - 나의 첫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I need 시리즈 23
상드라 라부카리 지음, 자크 아잠 그림, 권지현 옮김 / 다림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가짜 뉴스에 속아 넘어가는 것은 이제 그만!

✔️가짜 뉴스란?
가짜(사실이나 진실이 아닌 거짓) + 뉴스 (소식 혹은 보도) = 가짜 뉴스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거짓 뉴스)라 하겠다.

기원전 6세기 -> 거짓말로 전쟁 이기기
16세기 -> 후보자 깎아내리기
18세기 -> 기자들의 허풍
20세기 -> 아이들의 손을 자르는 야만인
21세기 -> 트럼프 후보에 유리하게 작성된 뉴스

이렇듯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가짜 뉴스가 왜 만들어지고, 얼마나 위험한지부터 가짜 뉴스를 걸러 낼 수 있는 습관을 기르는 법까지, 질문하며 배우는 가짜 뉴스의 모든 것!

📕책은 총 4장으로 되어 있다.
1장 뉴스가 뭐예요?
2장 가짜 뉴스가 뭐예요?
3장 사실 확인하기
4장 정보 보호하기
부록 : 쏙쏙 용어 사전

📍뉴스는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 뉴스를 만드는 기자는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기사를 쓰는지 ➡️ 가짜 뉴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패러디, 음모론, 가짜 연대와 유언비어, 뉴스와 홍보 구분하는 방법) ➡️ 우리가 접한 뉴스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 ➡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그림으로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을 지은 저자, 상드라 라부카리는 프랑스에서 10년 넘게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일하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기자이자,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는 작가이다.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는 분야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쉽고 재미있게 써주었다.

아이들이 사회를 어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는 용어가 생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독서를 많이 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시사에 관련된 용어는 외국어나 다름이 없다. 어려울 수 있는 용어에 대한 설명을 부록으로 넣어주는 센스도 발휘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뉴스나 신문을 보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로 하여금 뉴스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나부터 키워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
조안나 지음 / 지금이책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슬픔은쓸수록작아진다 #조안나 #지금이책

🔖 쓰는 동안은 슬프지 않았다.

🖋중,고등학생 때는 열심히 일기를 썼다.
하루가 끝나면 친한 친구에게 내 하루를 보고하듯 그렇게 끝도 없이 써 내려갔다.
그 때 일기에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고, 내 삶에 대한 슬픔, 아픈 몸에 대한 괴로움 등을 토로하고 있었다.

🖋아이를 낳고 하루를 어떻게 버텨야 할지 알 수 없을 때는 메모 앱을 열어 순간순간의 감정을 기록했다. “죽을 것 같아”, “자고 싶다”, “너무 힘들어” 등 그때 나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아 안심이 되었고, 또 무슨 글이든 받아주는 빈 페이지가 내게는 하해와 같은 은혜처럼 다가왔다.

🖋지금은..순간순간의 감정을 써 내려간다.
섬광처럼 내 머리를 훅 치고 빠지는 생각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프게 붙들고 있던 어떤 일에 대한 해결책 아니면 본질적인 문제가 알아졌을 때, 치타가 먹이를 쫓듯 그렇게 스퍼트를 올려 글을 쓴다.
그러면 왠지 모를 안심 그리고 만족감, 해방감을 느낀다.

📕“쓰지 않으면 먼지처럼 사라질 내 생각과 시간이 아까워 오늘도 쓴다.” p.192
.
[슬픔은 쓸수록 적어진다]를 쓴 조안나 작가는
슬프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고 한다.
책을 읽고 그 책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글을 주로 쓰는 그녀.

📗“책을 읽으면 언제나 글쓰기가 이어지고, 글은 또 다른 책을 불러온다.(...) ‘이 책에서 저 글로 가는 길’을 쉽게 안내하는 글이 될 것이다” -프롤로그 p.6

그녀는 남편과 돌쟁이 정도의 딸과 함께 미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는 편집일을 했었고, 몇 편의 에세이를 썼다고 한다.
아이를 낳고 독서할 시간도 글을 쓸 시간도 아니, 씻을 시간도 잠을 잘 시간도 확보되지 않아 슬펐던 때, 살기 위해 글을 썼다는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너무 알아졌다.
그렇게라도 살아야 했던 그녀의 절박함이 느껴졌달까? 나 또한 그랬으니까..

📘“이 책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육아로 인해 혼자만의 시간을 잃어버린 한 여성의 투쟁기이자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아이의 대한 육아일기이자 읽지 못하면 슬프고 쓰지 못하면 아픈 작가일기이다.”
-에필로그, p.195-

그리고 제안한다. 당신도 써 보라고..
쓸 이야기가 없다면 그 없음을 써 보라고 한다.
오늘 하루 중 가장 극적인 것을 써도 되고, 나의 슬픔을 써도 된다고 한다. 그래도 없다면... 무작정 걸어보라고 한다. 그렇다면 쓸 것이 생각날 것이라고..

📙“글은 찬사를 받으려고 쓰는 것도 아니고 읽는 사람을 생각해서 쓰는 것도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이다. 자신과 펜 사이에서 호기심을 일으키는 것들을 글로 써내는 것이다.” p.19

◽️◽️◽️◽️◽️◽️◽️◽️◽️◽️◽️◽️◽️◽️

“하나의 생명을 키우기 위해
그녀는 그렇게 글을 썼나보다.

하나의 생명을 키우기 위해
나는 그렇게 커피를 들이켰나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너와 나의 이야기

금정동 아파트 화재사건.
11층 아파트에서 6살난 동생을 살리기 위해 창밖으로 동생을 던지고 죽은 언니.
그 덕분에 목숨을 건진 아이 “유원”
11층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온 몸으로 받느라 오른쪽 다리가 산산조각난 아저씨.
.
유원은 언니 대신 살아남았다는 것과, 다리가 끝내 회복되지 못한 아저씨에 대한 적당하고 마땅한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걸 은근히 강요하는 사회. 그런 어려움을 겪고 살아난 자는 일반인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선 안된다고 은근히 조종한다. 그 속에서 원이는 자신을 잃은채 살아간다.
.
📖p.135
언제부턴가 불안하면 몸을 더듬더듬 만졌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였을까. 처음에는 확인을 하는 과정이었다. 멍이 잘 드는 체질이라 멍이 들지는 않았는지, 흉터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또래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를 만지는 것이다. 나는 누구를 대신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유원”이라는 것, 죄책감으로 숨어버리고 싶은 “나”를 온전히 느끼는 순간이다.
.
그렇게 휘청이고 힘들 때마다 옆에 있어준 친구 수현. 원이는 수현이에게서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배우기 시작한다. 불안할 때 살피고 만졌던 몸대신 이제는 마음을 살펴보고 마음을 만지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늘 두려웠던 원이는 드디어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날아오른다.두렵기만 했던 세상 속으로....
.
📖p.221
높은 곳에 서려면 언제나 용기가 필요했다. 나는 옥상에서 아래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을 단순하게 불안함과 공포라고 여겼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식은땀이 나는 건 잠재의식 속에 사고에 대한 감각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곳에 서 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나는 이런 걸 무서워하지 않구나. 나는 오히려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이곳에서 느끼는 감정을 설렘과 기대감, 혹은 전율이라고 불러야 마땅했다.
.
몸과 마음의 자유함을 얻은 유원이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장면은 정말 눈부셨다. 두려움이란 옷을 벗어버리고 설렘, 기대감, 전율을 느끼며 진정한 “유원”의 모습으로 한 걸을 내딛는 그 발걸음이 너무 아름다웠다.
———
🌷예상하지 못한 삶의 균열속에서 우린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그것을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것이 나의 발목을 잡아 나의 성장을 방해하고 나를 딱 그곳에 붙박아 놓기도 한다.

벗어나려고 발버둥칠수록 오히려 그 속에 갇혀버리고 만다. 올무에 걸려버린 것처럼.
그럼에도 유원은 그런 아픔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려고 한다. 인정하고 새살이 돋아날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 할 수 있을 때, 오히려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도 한다.
미워하지 않을 용기, 상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는 마음.. 유원을 통해 배운다. 용서가 무엇인지 회복이 무엇인지..

‘아몬드’, ‘위저드 베이커리’, ‘완득이’를 잇는 올해의 소설이라는데 왜 그런지 알아졌다.
정말 가슴을 울리는 소설이었다.

#유원 #창비사전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