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길을 떠나 날다 - 열세 명 어린 배낭여행자들의 라오스 여행기
김향미 지음 / 예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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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 어린 학생들의 라오스 배낭여행기..여행 학교

 

여행 학교라.. 이 얼마나 멋진 이름인가..

여행을 통해서 30가지도 더 되는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여행학교..

그 이름만으로 내가 더 뿌듯해진다.

 

2011년 1월에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열한명의 청소년과 두명의 대학생과 함께 한달 가까이 라오스 여행을 다녀온 김향미, 양학용 부부의 살아있는 100% 레알 여행기이다.

여행지에서의 숙소구하기, 차편 알아보기, 여행할곳 정하기..그 모든 것을 아이들이 직접 정하고 몸소 부딪히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여행기는 첫장부터 흥미가 진진하다.

 

매일 집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입시에 휘둘리던 아이들이

처음으로 집을 떠나 그 또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40여도가 웃도는 더운 나라인 라오스를 여행하며 겪게되는 에피소드들이 빼곡히 책을 가득채우고 있어, 그 또래 아이들을 둔 나로써는 마치 내 아이들을 여행 보낸 듯해서 즐겁고 신나고 조금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책을 읽으며 그들과 함께

황토길 오지를 걷고, 배를 타고, 툭툭이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였다.

 

처음 여행을 떠날때의 미숙하고 어리숙하던 아이들은 한달동안 라오스를 여행하며 참 많은 경험들을 하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져 다치기도 하고, 코끼리 트래킹을 하느라 돈을 다 써버려 점심을 굶기도 하고, 도마뱀과 거미가 우글거리는 싸구려 숙소에서 잠도 자고,라오스 오지마을에서 홈스테이도 하고, 돼지털이 숭숭박힌 현지 음식도 맛나게 쩝쩝 거리며 먹기도 하며 조금씩 성숙해지고 조금씩 세상을 알게되고 조금씩 마음이 커지고 그리고 조금씩

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마움도 느끼게 된다.

결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할 값진 경험을 한 것이다.

 

백마디 잔소리보다 한번의 여행을 보냄으로써 아이들은 스스로 커간다.

 

1달동안 여행을 다녀온 아이들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많은 변화를 맞는다.

다시 여행을 가기 위해 돈을 모으기도 하고, 목표없이 학교를 오가던 아이들이 자신의 장래를 생각하고 목표를 정하는가 하면, 엄두도 못내던 미국유학을 떠나 혼자서 잘 적응해가기도 한다.

어려운 일에 맞부딪히면 "내가 라오스에도 갔다왔는데 이까짓꺼야.."하면서 초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었고, 부모들과 눈을 맞추며 조잘조잘 얘기도 곧잘 한다.

여행이 가져다 준 크나큰 선물이다.

 

내가 이 책에 홀딱 빠져서 읽게 된 것은 여행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내 생각이 100%일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나는 2년전부터 방학때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하고 있다.

배낭여행으로 일본을 다녀왔고, 태국을 다녀왔다.

낯선 나라에서 겪게되는 이런 저런 일들을 서로 의지하며 풀어나갔고, 의논하여 결정하고, 먹거리를 정하고, 여행지를 결정했다.

짧은 일정이였지만 아이들이 점점 대범해지는 것을 나는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혹시나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까 염려하여 한국에서 사간 고추장과 컵라면은 애물단지가 되다시피했다. 내 걱정과 달리 아이들이 현지 음식을 너무 잘 먹었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엄마는 호텔에서 쉬고계세요. 우린 좀 더 구경하고 마트에 들려서 간식사갈께요" 할때는 당황스럽기 조차했다.

한국에 되돌아와서 아이들은 영어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느니, 일본어를 공부해야 겠다느니..하면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들이 알아서 공부를 하고 얼마전 본 중간고사에서는 영어를 저번학기보다 20점이나 더 받았다며 다음 여행에서는 영어로 더 잘 할 수있다며 은근슬쩍  여행을 가자는 달달한 압력을 가하기도 한다.

 

일본사람들은 친절하고 예의도 바르고 거리가 깨끗하다느니, 태국 사람들은 참 착하고 순박하고 물가도 싸고 음식도 맛있다느니 하면서 나름대로 그 나라 국민성을 분석하기도 하여 한참을 웃은 적도 있다.

 

아이들에게 여행이란 어른들의 여행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는 듯하다.

또래의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나는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자식은 품에 품고 있어야하는 존재가 아니라 때가 되면 날개를 달아 떠나보내야 하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그 아이들에게 가장 적절할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 여행을 보내는 용기를 부모들은 가져야한다.

그 용기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을거라 나는 생각한다.

 

참 신나고 재미있고 뿌듯한 여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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