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진심
이민주 요리, 이지현 글 / 작가와비평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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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공동저자인 이민주님과 이지현님은 아이를 키우는 주부이다.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는 걸보고 행복해하는 대한민국의 보통의 주부들이자 보통이상의 능력을 가진 엄마들이다.

요리를 소개하고 있는 이민주님은 한식, 일식, 중식, 양식조리사기능사,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10여개의 요리 자격증을 취득한 베테랑 요리사이다.

이지현님은 시집과 에세이집을 낸 작가로써 음식과 삶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요리전문가의 요리와 작가의 글이 어우러져 세상에 하나뿐인 책이 탄생되었다.

나에게 음식은 늘 추억과 함께 한다.

어렸을 적 엄마가 해주었던 추어탕, 해물파전, 동태탕은 병약했던 나에겐

그 어떤 보약보다 더 효험있는 음식이었다.

이 책에는 간단한 요리법과 함께 그 요리에 얽힌 추억담이 함께 한다.

두 저자의 조화로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글을 읽으며 한껏 추억에 잠겼다가

오늘은 소개해준 이 요리를 해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나게 한다.





1부는 깊은 그리움의 맛

2부에서는 지극한 위로의 맛

3부에서는 건강한 희망의 맛

4부에서는 사랑의 화안한 맛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46가지의 요리와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특히 글을 쓴 이지현님은 남쪽 바닷가 마을에서 거주했던 추억을 한가득

풀어냈는데

나의 고향이기도 한 마산부근에서 지냈던듯하여 그 반가움이 배가 되었다.

여름날에는 물에 만 찬밥에 콩잎된장 장아찌만 있어도 밥을 먹었다. 지금 콩잎된장 장아찌는 귀한 음식이 되어

깻잎된장 장아찌만으로도 도시의 밥상은 호강을 한다.

내가 자란 경상도에는 콩잎장아찌를 즐겨먹었다.

나는 특히나 깻잎보다 콩잎을 좋아해서 처음 서울로 공부를 하러 왔을때

엄마가 보내주신 콩잎 장아찌를 도시락 반찬으로 학교에 가져간 적이 있었다.

서울 친구들은 콩잎 장아찌를 첨 보았는지 신기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너의 시골에서는 나뭇잎도 먹는구나"

그때의 충격이란..ㅎㅎ

책을 읽다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피식 웃게 된다.

진동의 장어구이는 전혀 느끼하지 않아 별미다.

장어는 독 때문에 바짝 구워먹는 것이 맞았다.

장어의 제철은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로 봄이 되면 바다에서

해안으로 헤엄쳐 온 뒤 민물을 만나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어렸을때 아버지는 취미인 낚시를 하러 자주 다니셨다.

특히 밤낚시를 하시고 그 다음날 추레한 모습으로 돌아오신 아버지의

아이스박스 안에는 뱀처럼 생긴 장어가 수십마리씩 들어있곤 했다.

밤을 새고 낚시를 하신 아버지는 그날 하루종일 주무셨고, 엄마는 수돗가에서 장어 내장을 따고 손질하시면서 궁시렁거리시곤 했다.

허구헌날 장어를 잡아오시니 우리집 냉동실에는 그 흔한 아이스크림 하나 들어갈 틈없이 수십마리의 장어들이 얼키고 설킨채 냉동되어 있어서 어린 나는

절대 냉동실을 열지 않았다.

그때 먹었던 장어탕과 장어구이 덕분에 이 나이 먹도록 큰 병없이

건강하게 지내는가 보다.

한권의 책이 어릴때의 추억과 그리움과 즐거움을 소환하여 읽는 내내 아련하였다.

딸 아이가 해외에서 유학을 하였을때 방학이라 오랫만에 집에 온 아이에게

뭐 먹고 싶은거 있냐고 물었다.

아이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집 근처 전골전문점에서 파는 만두 전골이랑, oo해장국 집에서 파는 선지해장국이랑 oo쌈밥집에서 파는 쌈밥이랑..."

엄마가 해준 음식은 하나도 생각이 안나는 모양새에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이 더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었을때 우리 엄마가 해주는

소고기 미역국이 맛있다거나 된장찌개가 맛있다거나 하는 소리를 들을려면

나는 좀 더 분발해야겠다.

그리고 그 음식을 먹으며 엄마를 기억해주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과 제휴업체와의 협약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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