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 요리 전문가부터 미식가까지 맛을 아는 사람들을 설레게 할 이야기
장준우 지음 / 북앤미디어디엔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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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생각해보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엔 늘 음식이 빠지지 않는다. 

밥을 먹든, 술을 마시든, 커피를 마시든, 그곳엔 우리의 입과 눈을 

즐겁해 줄 음식과 음료가 있어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더욱 풍요롭게 해주곤 한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 차한잔 하면서 문득문득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나는 무척 즐기는 편이고, 그런 자리에서는 아는척을 좀 해도 곱깝게 듣는 이들은 없다.

오히려 지금 입으로 들어가고 있는 음식의 유래라든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걸 좋아도하고, 이때만큼은 그들의 집중도도 최고치를 찍는다. 


장준우의 푸드오디세이 또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저자인 장준우님의 좀 약력이 특이하다. 

전직이 신문사 기자였던 그는 요리를 배우기 위해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를 졸업하고

시칠리아에서 음식을 배우고 셰프가 되었고 그리고 책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


정체성이 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는데 이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요리사의 일을 잘 해내기 위해 음식을 탐구하는 푸드 라이터의 일을 

해오고 있고, 푸드 라이터의 일을 더 잘해내기 위해 요리사의 일을 함께 

해오고 있다.

자신이 하는 요리에 대해 더 잘알기 위해서 식재료와 음식에 대해 탐구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기자출신 푸드 라이터.. 

서울신문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고 하니 왠지 믿음이 간다.


이 책의 목차를 쓰윽 훑어보니 나의 구미를 당길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꽃과 줄기, 잎, 버릴 게 없는 호박의 매력

새콤달콤한 토마토, 그동안 몰랐던 진짜 맛

봄을 유혹하는 아스파라거스의 매력

다양한 맛의 표정을 가지 후추의 세계

한때 금값보다 비쌌던 황금빛 샤프란등 식재료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인도에서 한국까지, 카레의 기구한 운명

추로스와 초콜릿, 그 치명적인 궁합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노동자들이 사랑하는 장어 젤리

피시앤드칩스, 왜 영국 음식의 대명사가 됐을까?

그들이 비둘기 스테이크를 먹는 이유..등 음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아낌없는 위안, 국밥의 미학

봄이 오면 생각나는 베트남 음식

우리를 닮은 너, 스페인 요리

생돼지고기를 빵과 함께? 독일식 별미 메트..등 낯선듯 익숙한 세계의 맛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어서 목차를 보고 읽고 싶은 페이지부터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 동안 저자인 장진우님이 찍은 

음식 사진과 관련된 사진을 많이 싣고 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했는데 덕분에 생경한 요리에 대해 설명할때도 

사진 한번 쳐다보면 입력완료!! 되어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내가 미처 몰랐던 음식에 대한 뒷이야기로 책을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시장에 가면 자주 보게 되는 주키니, 애호박 옆에 놓여있기 마련인데

가격이 애호박의 반가격일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은연중에 박힌 편견 때문인지 애호박에 비해 주키니는 맛이 좀 덜하고

저렴한 식재료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다.

주키니 호박은 19세기 이탈리아 북부에서 개량된 서양호박으로 한국 애호박과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애호박이 수분이 많고 조직이 치밀하지 않아 요리하면 금방 물러지는 것과 달리 

주키니는 익혀도 비교적 형태를 유지하는게 차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은 주키니를 자주 식탁에 올려야겠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 '황금보다 비싼 식재료' 이 말은 샤프란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우리에겐 섬유유연제 이름으로 더 친숙한 샤프란은 왜 금보다 더 비싼 대접을 받는걸까?

이유는 재배하는 조건이 까다롭고 어머어마한 노동력에 비해 수확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다.

1kg을 얻기위해서는 15만송이의 꽃을 따야하고 한사람이 400시간 이상 노동을 

해야하고, 수확가능한 시기는 딱 2주, 그렇게 어렵게 수확하였지만 정작 맛은 

우리 입맛에 안 맞을거라는게 저자의 이야기다.


푸아그라는 최고급 요리의 대명사이자 동물 학대의 전형이라는 극단의 이미지를

갖는데, 기원전 2,500년쯤 만들어진 이집트 벽화엔 거위에게 억지로 먹이를 

먹이는 모습이 있다. 

이를 근거로 이집트인들이 푸아그라를 발견, 또는 발명했다고 추정한다.

야생거위는 늦가을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먹이를 가능한 한 많이 섭취하는데

이 시기 거위간이 맛이좋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들은 사시사철 푸아그라를 먹기 위해 거위에게 억지로 먹이를 주게 되고,

강제급식이라 불리는 가바주(Gavage)가 탄생하게 된다.



국밥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식문화다. 

주재료인 고기를 기준으로 보면 설렁탕, 곰탕, 육개장등의 소고기국밥과,

순대국밥, 돼지국밥 같은 돼지고기국밥으로 나뉜다.

국밥의 미학은 식재료의 낭비없는 활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면받는 잡뼈, 

머리, 꼬리등으로 국물을 낸다.

선호부위를 제외한 부속고기로 맛을 내어 푸짐하게 내어놓은 

따뜻한 국밥 한그릇이 주는 든든함.


이 밖에도 흥미 진진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읽다보면 없던 식욕마저

살아나는 느낌이다.

읽어두고 알아두면 어딜 가든지 아는척 할 수있는 인문지식 서적이다.

음식에 관심이 있거나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흥미로워할 내용이 많으니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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