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 드레이크, 다시 시작하다
린다 홈스 지음, 이한이 옮김 / 리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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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동창중에 의사 남편을 둔 이쁘장한 친구가 있다.

우리들은 그녀를 "의사 남편을 둔 사모님"..이라며 부러움을 듬뿍 발라서 부르곤한다.

친구들끼리 모이는 자리에서 커피 값은 내가 낼께 하며 우아하게 카드를 꺼내는 

그 친구가 멋져보였다.


[에비 드레이크, 다시 시작하다]라는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때 나는 그 친구 생각이 났다.

혹시나 그럴리는 없지만 소설 속 에비와 같은 어려움은 없을까.. 라는 나의 우려와 염려가

쓰잘데기 없는 것이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에비는 학창시절 만났던 다정했던 남친과 결혼을 하였다.

남편은 의사였고 멋진 대저택에서 사는 그녀는 누가봐도 멋지고 완벽한 삶을 

사는듯했다.  

하지만 밖에서는 존경받는 의사선생님었던 그녀의 남편은 집에서는 전혀 달랐다.

결혼전 다정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져 버렸다.

자주 그녀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친다. 

화를 못이겨 유리잔을 내던져 그녀에게 상처를 입히는가 하면 

그녀를 거칠게 벽으로 밀쳐서 몸에 멍이 들게 하기도 한다.

폭력적이며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사실 그녀에게는 지옥이었고

정신적인 핍박으로 그녀는 점점 시들어간다.

결국 남편에게서 떠나고자 마음 먹은 에비는 트렁크에 짐을 싸서 차에 싣고 무작정 

차를 몰았다.


하지만 차가 미처 마을을 빠져나오기도 전에 걸려온 전화에는 남편이 갑작스럽게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그렇게 급작스럽게 남편을 보내고 젊은 나이에 미망인이 되어버린 에비.

미망인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자유로울수 없었던 에비는 남편의 남겨놓은 저택에서 

덩그러니 자신을 가둔채 생기없이 지내게 된다.


그녀의 베프인 앤디는 경제적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에비의 별채에 세를 놓으라고 

권유한다. 월 800달러 정도면 대 저택의 공과금은 충분히 낼 수 있을거라 생각하여 

그녀는 허락하게 되고 앤디는 자신의 친구인 

메이저리그의 스타 선수 '딘 테니'를 에비에게 소개시켜준다.


누구나 다 아는 잘 나가던 메이저리그의 투수였지만 어느날 갑자기 어깨가 망가져서 공을 던질 수 없게된

딘은 뉴욕을 떠나와 조용한 바닷가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고자 에비의 집에 한시적으로 세들게 

되고 몸과 마음에 각자 큰 상처들을 가지고 있었던 둘은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우정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우정은 어느새 사랑으로 바뀌게 되었고 그 둘의 선을 넘을락 말락하는

사랑을 지켜보며 독자들의 가슴도 에비의 심장박동만큼 두근두근 뛰게 된다.





예를 들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손흥민같은 선수가 

슬럼프에 빠져서 잠시 휴식을 위해 묵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아무 일이 안 일어나면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을까..(뜬금없이 소환된 손흥민 선수에게 미안하지만..)

둘의 사랑이 무르 익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이런게 로맨스 소설의 즐거움이구나 싶기도 했다.


어른들의 소설이라 만남도 있고, 이별도 있지만 그런 소설적인 재미보다

에비라는 주인공이 스스로를 얽매고 있던 굴레를 벗어던지고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이

나로써는 무척 통쾌하고 좋았다.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 에비 본인으로써 살아가기 위해 결혼선물로 받았던

그녀의 취향과는 전혀 달랐던 접시들을 다 깨버리고, 

죽은 남편의 체취가 덕지덕지붙어 있던 대저택을 팔고,

바닷가가 보이는 조그마한 집으로 이사를 하고, 

유기견 센터에서 조그마한 개를 입양하고..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곁을 채우고 새롭게 시작하는 그녀를 

나는 진심으로 응원하였다.


이쁘고 조신한 아내이길 바랬던 남편으로부터, 

8살때 자신의 행복을 찾아 집을 나가버린 주제에 착한 딸노릇을 강요하는 엄마로부터,

죽은 자신의 아들을 너무 일찍 잊어버린다고 불평하는 시부모로부터,

독립하녀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에비를 보며 

행복은 돈도 명예도 아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처입고 흔들리면서도 오늘 하루를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읽는 동안 아주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안녕, 에비 드레이크

그라고 안녕, 에비 애슈턴

에비 애슈턴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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