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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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는 이유, 문학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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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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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소설은 처음인데, 무척이나 재미있는데 무척이나 복잡하다. 흥미진진 긴박감이 넘치고 사람들은 이리저리 야합하며, 주인공 미쉬는 치밀하게 지시를 내리고 과감하게 행동한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명확하고, 각자의 배경과 역사의 굴곡이 굽이친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메모장을 꺼냈다. 밑줄로는, 턱없이 부족한 스토리. 어렵게 짜마춰나가면 딱 맞아떨어지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면의 세계, 정치판이란 이렇게나 탐욕스럽고, 대중들은 참 보고싶은 것만 본다. 봐야 할 것을 보는 미쉬만이 음흉하고 두려운 존재가 될 수 밖에.

* 민음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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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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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6

아까 정원에서 너는 볼 수 없었지만, 내가 네게 들려주었던 어린아이들이며, 오두막집, 나무와 꽃 이야기처럼 말이야. 넌 내가 들려준 이야기를 믿었지. 그러니 나는 이제 아까 본 풍경을 설명했던 것처럼 그곳에 대해서도 말해줄 수 있단다. 우리 둘 다 똑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거든.

📑p. 50

마담은 때로 뚱하고 사악한 표정을 보였다. 그러다가 어떤 때에는 불현듯 내 등을 어루만지며 그로테스크한 자비의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는 식이었다. “피곤하니, 얘야?” 또는 “사랑스런 모드야, 추워?”

✍️

<엉클 사일러스> 읽기 시작,

재미가 보장된 800페이지 분량의 두툼한 책은 나를 설레게 한다.

사랑스러운 영국 소녀 모드가 있다.

17세이지만 훨씬 어려 보이는 모드, 아홉살에 어머니를 잃고,

말수 적은 아버지와, 정직한 하녀 러스크 부인외 여러 하인들과 부유하고 안전하게, 조용히 살고 있는 모드.

하지만 수상한 사람들과, 프랑스에서 온 기괴한 가정교사,

그리고 처음엔 오크나무 방 그림 속 인물로 등장하는 문제의 엉클, 사일러스


그런데, 이들이 접근해오는 방식이 바로 가스라이팅!

일찍 어머니를 잃은 어린 소녀라고 해도,

사실은 무엇이 옳은 지, 옳지 않은 지에 대한 감각은 원래는 정확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 스스로 혼자서는 그 방향을 지키지 못할 뿐….

이렇게 많은 이들의 혼란스러운 가스라이팅과,

이미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아버지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모드는 겁이 많지만, 나는 모드 보다는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화가 나는 듯 하고, 모드의 혼란에 분노가 조금씩 스미는 중…

역시나, 재미 보장,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와 필력,

장엄한 구조가 돋보이는 책이다.




꼭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해서 지원 받았으며 진심을 담아 정성껏 서평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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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정원에서 너는 볼 수 없었지만, 내가 네게 들려주었던 어린아이들이며, 오두막집, 나무와 꽃 이야기처럼 말이야. 넌 내가 들려준 이야기를 믿었지. 그러니 나는 이제 아까 본 풍경을 설명했던 것처럼 그곳에 대해서도 말해줄 수 있단다. 우리 둘 다 똑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거든.
- P36

마담은 때로 뚱하고 사악한 표정을 보였다. 그러다가 어떤 때에는 불현듯 내 등을 어루만지며 그로테스크한 자비의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는 식이었다. "피곤하니, 얘야?" 또는 "사랑스런 모드야, 추워?"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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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현대지성 클래식 43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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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좀 고루하다. 150년전 인쇄업자로 성공한, 명망있는 미국인이자 당연히 기독교인으로 예상되는 저자 벤저민 프랭클린이 고루하지 않다면, 누가 고루할 수 있을까? 분명 일정부분 고루함을 덕목으로 성공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고루하다는 단어는 좀 심하게 뜻이 안 좋다. **고루하다: 낡은 관념이나 습관에 젖어 고집이 세고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지 않음. 융통성이 없고 견문이 좁음. (표준 국어대사전 참조)"** 그렇지는 아닌데...?? 전혀 아닌데?

벤저민 프랭클린은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서는 자신의 원리원칙을 만들려고 했을지언정, 낡은 관념에 크게 묶여 있지 않았다. 17살에 보스턴을 떠나 뉴욕, 필라델피아, 영국을 홀로 돌아다니는 모험적인 인생을 살았고, 끊임없이 독서하고, 글쓰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토론하기를 즐겼다. 소설처럼 멋진, 흥미진진한 행로이다. 타종교를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가졌고, 종교적 관습에도 전혀 얽매이지 않았다. (5주 연속 예배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주일에 교회 예배도 가지 않았다.) 새로운 분야에도 거침없이 도전했다. 완전 혁신적이다. 시대를 고려하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1부는 65세에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어린시절, 인쇄소 견습공 시절, 필라델피아와 영국에서 경력을 쌓고 마침내 인쇄소를 운영하기 까지의 과정 및 다른 일을 하려고 했던 모든 과정들이 시간 순서대로 쓰여 있다. 2부는 77세에 쓴 짧은 분량이며, 3부는 81세에 어느 정도의 성공을 이룬 후 공익사업 등의 사회적 이력과 연관하여 썼다. (개인적으로는 1부가 무척 좋았다.)

중간에 벤저민 프랭클린에게 자서전을 쓰기를 권하는 매우 간곡한 편지도 있었는데, 그의 신망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벤저민 프랭클린은 진실한 성품이고, 선하고, 어린 시절부터 정의와 자유와 화합을 사랑하고, 행동으로 자연스럽고 일관되게 그런 마음들을 실천했다(138p). 자서전을 읽으면, 이러한 그의 성품을 면면이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고루하다는 느낌이 종종 올라오는 것은, 상당부분 시대적 차이에서 비롯되었고, 나의 완고하고 편협한 (고루하다의 유의어: 완고하고 편협하다.) 사고를 확장하여, 시대상황을 고려하며 읽으면, 충분히 즐기고, 그의 혜안과 훌륭한 성품을 본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의 진실된 성품이 통용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아무래도 현재를 너무 비틀어 보고, 믿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 아닐까?

그의 성품은 따라 마땅한 단단한 토대가 될 수 있는 좋은 기반을 제공하는 성품이다.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으며, 그러한 토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듯, 때마다 달리 꺼내야 하는 처세술에 의존하는 게 불안하다면, 때때로 다른 가면을 쓰는게 지친다면,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으며 토대를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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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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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5
그 원인들은 내게 있어서 너무나도 분명하다(외로움, 고립감, 자발적인 이탈). 그렇다고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내가 불안해하지는 않는다.어쨌든 이 모든 것을 나 자신이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p. 23
일반적인 상식을 갖춘, 중년의 평범한 지식인들, (우리 둘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 여전히 살아있긴 하지만, 절반은 죽은 자들.

📑p. 26
살아 견딘다는 것, 그건 수많은 통증이 몸을 훑고 지나는 것으로, 무엇보다 기억의 통증들인(코냑 반 병 또한 마셨다) 것이다.

✍️
어떤 책은 껍질을 살살 벗겨, 호호 불어 냠냠 맛보는 기분으로 읽는다.
그리고 어떤 책은 생선살 바르듯 가시를 발라내 맛있는 부분을 취하며 얌채같이 읽는다.
와구와구 읽기도 하고, 정신없이 읽기도 한다.
탈탈 털어내어 술술 마시는 날도 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는 어쨌든, 기도문은 아니다.
표지의 귀여운 여자아이는 책속에서는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 존재하지 않는다.
검은 눈동자를 가진 딸, 코 주위에 주근깨가 있을지, 아니면 고집센 아들, 회청색 조약돌처럼 근사하고 힘찬 눈을 가졌을 지, 작가도 묻는다.(26p)
작가의 사색적인 서술이 모든 페이지에 꽉 차 있다.



❔이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때와 장소가 맞지 않는 날 몇 번이나 펼쳐셔 읽다가 페이지 속에 갇혔다가 도망쳤다.

요즘은 술을 마시지 않지만,
술이라면 독한 술을 좋아하곤 했다.
스트레이트는 너무 뜨거우니깐, 온더락(on the rock)으로
처음에는 얼음이 녹기 전에 차갑게 마시다가
얼음을 살살 녹여가며 조금은 아득해져 가는 정신을 느끼며.

🥃이 책은 온더락(on the rock)을 마시듯 읽으면 어두운 조명에 스르르 빠져든다.
군데군데 밑줄이 쳐지고, 뜨거움이 올라오고, 깊은 울림이 있다.
작가는 이 모든 감정에서 벗어나 길을 되돌리지 않고 집요하게 맞선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통증을 견디기 위해,
그리고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해…

* 민음사 제공 도서

더 좋은 서평을 위해 늘 열독♡ 서평이 힐링♡


그 원인들은 내게 있어서 너무나도 분명하다(외로움, 고립감, 자발적인 이탈). 그렇다고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내가 불안해하지는 않는다.어쨌든 이 모든 것을 나 자신이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 P15

일반적인 상식을 갖춘, 중년의 평범한 지식인들, (우리 둘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 여전히 살아있긴 하지만, 절반은 죽은 자들. - P23

살아 견딘다는 것, 그건 수많은 통증이 몸을 훑고 지나는 것으로, 무엇보다 기억의 통증들인(코냑 반 병 또한 마셨다) 것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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