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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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5
그 원인들은 내게 있어서 너무나도 분명하다(외로움, 고립감, 자발적인 이탈). 그렇다고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내가 불안해하지는 않는다.어쨌든 이 모든 것을 나 자신이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p. 23
일반적인 상식을 갖춘, 중년의 평범한 지식인들, (우리 둘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 여전히 살아있긴 하지만, 절반은 죽은 자들.

📑p. 26
살아 견딘다는 것, 그건 수많은 통증이 몸을 훑고 지나는 것으로, 무엇보다 기억의 통증들인(코냑 반 병 또한 마셨다) 것이다.

✍️
어떤 책은 껍질을 살살 벗겨, 호호 불어 냠냠 맛보는 기분으로 읽는다.
그리고 어떤 책은 생선살 바르듯 가시를 발라내 맛있는 부분을 취하며 얌채같이 읽는다.
와구와구 읽기도 하고, 정신없이 읽기도 한다.
탈탈 털어내어 술술 마시는 날도 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는 어쨌든, 기도문은 아니다.
표지의 귀여운 여자아이는 책속에서는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 존재하지 않는다.
검은 눈동자를 가진 딸, 코 주위에 주근깨가 있을지, 아니면 고집센 아들, 회청색 조약돌처럼 근사하고 힘찬 눈을 가졌을 지, 작가도 묻는다.(26p)
작가의 사색적인 서술이 모든 페이지에 꽉 차 있다.



❔이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때와 장소가 맞지 않는 날 몇 번이나 펼쳐셔 읽다가 페이지 속에 갇혔다가 도망쳤다.

요즘은 술을 마시지 않지만,
술이라면 독한 술을 좋아하곤 했다.
스트레이트는 너무 뜨거우니깐, 온더락(on the rock)으로
처음에는 얼음이 녹기 전에 차갑게 마시다가
얼음을 살살 녹여가며 조금은 아득해져 가는 정신을 느끼며.

🥃이 책은 온더락(on the rock)을 마시듯 읽으면 어두운 조명에 스르르 빠져든다.
군데군데 밑줄이 쳐지고, 뜨거움이 올라오고, 깊은 울림이 있다.
작가는 이 모든 감정에서 벗어나 길을 되돌리지 않고 집요하게 맞선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통증을 견디기 위해,
그리고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해…

* 민음사 제공 도서

더 좋은 서평을 위해 늘 열독♡ 서평이 힐링♡


그 원인들은 내게 있어서 너무나도 분명하다(외로움, 고립감, 자발적인 이탈). 그렇다고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내가 불안해하지는 않는다.어쨌든 이 모든 것을 나 자신이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 P15

일반적인 상식을 갖춘, 중년의 평범한 지식인들, (우리 둘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 여전히 살아있긴 하지만, 절반은 죽은 자들. - P23

살아 견딘다는 것, 그건 수많은 통증이 몸을 훑고 지나는 것으로, 무엇보다 기억의 통증들인(코냑 반 병 또한 마셨다) 것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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