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현대지성 클래식 43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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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좀 고루하다. 150년전 인쇄업자로 성공한, 명망있는 미국인이자 당연히 기독교인으로 예상되는 저자 벤저민 프랭클린이 고루하지 않다면, 누가 고루할 수 있을까? 분명 일정부분 고루함을 덕목으로 성공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고루하다는 단어는 좀 심하게 뜻이 안 좋다. **고루하다: 낡은 관념이나 습관에 젖어 고집이 세고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지 않음. 융통성이 없고 견문이 좁음. (표준 국어대사전 참조)"** 그렇지는 아닌데...?? 전혀 아닌데?

벤저민 프랭클린은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서는 자신의 원리원칙을 만들려고 했을지언정, 낡은 관념에 크게 묶여 있지 않았다. 17살에 보스턴을 떠나 뉴욕, 필라델피아, 영국을 홀로 돌아다니는 모험적인 인생을 살았고, 끊임없이 독서하고, 글쓰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토론하기를 즐겼다. 소설처럼 멋진, 흥미진진한 행로이다. 타종교를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가졌고, 종교적 관습에도 전혀 얽매이지 않았다. (5주 연속 예배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주일에 교회 예배도 가지 않았다.) 새로운 분야에도 거침없이 도전했다. 완전 혁신적이다. 시대를 고려하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1부는 65세에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어린시절, 인쇄소 견습공 시절, 필라델피아와 영국에서 경력을 쌓고 마침내 인쇄소를 운영하기 까지의 과정 및 다른 일을 하려고 했던 모든 과정들이 시간 순서대로 쓰여 있다. 2부는 77세에 쓴 짧은 분량이며, 3부는 81세에 어느 정도의 성공을 이룬 후 공익사업 등의 사회적 이력과 연관하여 썼다. (개인적으로는 1부가 무척 좋았다.)

중간에 벤저민 프랭클린에게 자서전을 쓰기를 권하는 매우 간곡한 편지도 있었는데, 그의 신망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벤저민 프랭클린은 진실한 성품이고, 선하고, 어린 시절부터 정의와 자유와 화합을 사랑하고, 행동으로 자연스럽고 일관되게 그런 마음들을 실천했다(138p). 자서전을 읽으면, 이러한 그의 성품을 면면이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고루하다는 느낌이 종종 올라오는 것은, 상당부분 시대적 차이에서 비롯되었고, 나의 완고하고 편협한 (고루하다의 유의어: 완고하고 편협하다.) 사고를 확장하여, 시대상황을 고려하며 읽으면, 충분히 즐기고, 그의 혜안과 훌륭한 성품을 본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의 진실된 성품이 통용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아무래도 현재를 너무 비틀어 보고, 믿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 아닐까?

그의 성품은 따라 마땅한 단단한 토대가 될 수 있는 좋은 기반을 제공하는 성품이다.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으며, 그러한 토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듯, 때마다 달리 꺼내야 하는 처세술에 의존하는 게 불안하다면, 때때로 다른 가면을 쓰는게 지친다면,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으며 토대를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꼭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해서 지원 받았으며 진심을 담아 정성껏 서평을 작성합니다.
더 좋은 서평을 위해 늘 열독♡ 서평이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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