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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 푸른숲
이 책은 여덟 건의 완전 범죄를 꿈꾸는 연쇄 살인을 다루고 있지만 선혈이 낭자한 살인에 집중되기 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다루는 데에 더 의미가 있다.
어릴 때부터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던 맬컴 커쇼가 서점에서 일하면서 서점 홍보를 위해 작성한 블로그의 글이 발단이 된 일련의 사건들. 그 블로그 포스팅의 제목이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이었다. 서점원이 생각하는 완전 범죄를 다룬 소설 8권을 소개하는 이 포스팅이 누군가의 범죄에 이용되고 맬컴은 과연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걸까? 과연 완전 범죄란 가능할까?
맬컴의 시점에서 쓴 일기 같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는 과연 누가 범인일지 맬컴과 같이 추리하며 추척하게 된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나 범인의 입장이 아니라 사건에 연루 된 사람의 입장에서 실마리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맬컴과 비슷한 처지에 놓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맬컴의 시점을 따라가다보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의 인생을 엿보게 되는데, 수사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멈출 수 없는 일상이 보인다. 밥도 먹어야 하고, 서점도 운영해야 하고, 그 와중에 누군가와의 썸의 가능성도 항상 열어둔다. 추리 소설을 따라 읽어가며 수사하는 과정은 흡사 독서 모임 같기도 하다.
📖 “내가 그 소설을 리스트에 넣은 이유는 범인이 시신과 누명을 쓸 사람을 동시에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둘은 같은 사람이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범인뿐이죠.”
“어젯밤에 내가 밑줄 친 부분을 읽어도 될까요?” (p.51)
책에는 그 특유의 말장난 같은 언어유희가 많이 등장하는데, 원작에서는 어떻게 쓰여졌을지 너무 궁금해서 꼭 찾아볼 생각이다.
📖 우리가 입은 옷은 몸의 진실을 가리지만 또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준다. 옷은 직조이자 날조다. (p.99)
📖 나는 부엌을 둘러봤다가 타일이 깔린 아일랜드 식탁에 뚜껑이 열린 땅콩버터가 있고, 그 안에 나이프가 꽂혀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일레인 존슨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고독사가 고소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p.146)
📖 내가 돌아보자 브라이언이 생체공학적으로 보이는 장치 속에 편안히 자리 잡은 왼팔을 들어 올렸다.
“별거 아닐세.” 브라이언이 말했다. “일주일 전에 바로 이 스툴에서 내려오다가 떨어졌어..”
나는 레프트핸드 스타우트를 주문하고, 브라이언과 테스에게 내가 한 잔씩 사게 해달라고 설득했다. (p.177)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책 속에 등장하는 고서점이라는 배경과, 맬컴이 소개하는 책들과, 책을 사 모으는 사람들의 모습에 공감하며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책을 한 아름 추천받고 책을 덮게 된다. 이 지적인 스릴러 소설은 고전 스릴러 소설들에 대한 오마주이자 작가 본인의 전작인 <죽여 마땅한 사람들>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 “누군가 내 리스트를 읽고 그 방법을 따라 하기로 했다는 겁니까? 그것도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죽이면서요? 그게 당신 가설인가요?” (p.33)
작가는 중간 중간, 책 내용이나 주인공을 입을 통해 힌트를 툭 하고 던진다. 정말 아무렇게나 툭 하고 던지기 때문에 처음 읽었을 때는 모르다가 다 읽고 나서 한 번 다시 봤을 때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내용은 스포일러가 되니까 쓰지 않기로 한다.
주인공은 수사를 해 나가면서 과대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주변에 친했던 사람들도 믿을 수가 없게 되고 심지어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이 했던 일 때문이라는 것이 서글프다. 이 소설은 마구 잔인하지도, 마구 무섭지도 않았고 오히려 잔잔했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결말에 도달해보니 등장인물의 말처럼, 인생 모르는 거다. 때마침 나타난 우연들. 그것을 우연이라 부를 것인가, 필연이라 부를 것인가, 인연이라 부를 것인가, 아니면 운명이라 부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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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 푸른숲
이 책은 여덟 건의 완전 범죄를 꿈꾸는 연쇄 살인을 다루고 있지만 선혈이 낭자한 살인에 집중되기 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다루는 데에 더 의미가 있다.
어릴 때부터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던 맬컴 커쇼가 서점에서 일하면서 서점 홍보를 위해 작성한 블로그의 글이 발단이 된 일련의 사건들. 그 블로그 포스팅의 제목이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이었다. 서점원이 생각하는 완전 범죄를 다룬 소설 8권을 소개하는 이 포스팅이 누군가의 범죄에 이용되고 맬컴은 과연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걸까? 과연 완전 범죄란 가능할까?
맬컴의 시점에서 쓴 일기 같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는 과연 누가 범인일지 맬컴과 같이 추리하며 추척하게 된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나 범인의 입장이 아니라 사건에 연루 된 사람의 입장에서 실마리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맬컴과 비슷한 처지에 놓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맬컴의 시점을 따라가다보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의 인생을 엿보게 되는데, 수사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멈출 수 없는 일상이 보인다. 밥도 먹어야 하고, 서점도 운영해야 하고, 그 와중에 누군가와의 썸의 가능성도 항상 열어둔다. 추리 소설을 따라 읽어가며 수사하는 과정은 흡사 독서 모임 같기도 하다.
📖 “내가 그 소설을 리스트에 넣은 이유는 범인이 시신과 누명을 쓸 사람을 동시에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둘은 같은 사람이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범인뿐이죠.”
“어젯밤에 내가 밑줄 친 부분을 읽어도 될까요?” (p.51)
책에는 그 특유의 말장난 같은 언어유희가 많이 등장하는데, 원작에서는 어떻게 쓰여졌을지 너무 궁금해서 꼭 찾아볼 생각이다.
📖 우리가 입은 옷은 몸의 진실을 가리지만 또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준다. 옷은 직조이자 날조다. (p.99)
📖 나는 부엌을 둘러봤다가 타일이 깔린 아일랜드 식탁에 뚜껑이 열린 땅콩버터가 있고, 그 안에 나이프가 꽂혀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일레인 존슨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고독사가 고소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p.146)
📖 내가 돌아보자 브라이언이 생체공학적으로 보이는 장치 속에 편안히 자리 잡은 왼팔을 들어 올렸다.
“별거 아닐세.” 브라이언이 말했다. “일주일 전에 바로 이 스툴에서 내려오다가 떨어졌어..”
나는 레프트핸드 스타우트를 주문하고, 브라이언과 테스에게 내가 한 잔씩 사게 해달라고 설득했다. (p.177)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책 속에 등장하는 고서점이라는 배경과, 맬컴이 소개하는 책들과, 책을 사 모으는 사람들의 모습에 공감하며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책을 한 아름 추천받고 책을 덮게 된다. 이 지적인 스릴러 소설은 고전 스릴러 소설들에 대한 오마주이자 작가 본인의 전작인 <죽여 마땅한 사람들>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 “누군가 내 리스트를 읽고 그 방법을 따라 하기로 했다는 겁니까? 그것도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죽이면서요? 그게 당신 가설인가요?” (p.33)
작가는 중간 중간, 책 내용이나 주인공을 입을 통해 힌트를 툭 하고 던진다. 정말 아무렇게나 툭 하고 던지기 때문에 처음 읽었을 때는 모르다가 다 읽고 나서 한 번 다시 봤을 때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내용은 스포일러가 되니까 쓰지 않기로 한다.
주인공은 수사를 해 나가면서 과대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주변에 친했던 사람들도 믿을 수가 없게 되고 심지어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이 했던 일 때문이라는 것이 서글프다. 이 소설은 마구 잔인하지도, 마구 무섭지도 않았고 오히려 잔잔했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결말에 도달해보니 등장인물의 말처럼, 인생 모르는 거다. 때마침 나타난 우연들. 그것을 우연이라 부를 것인가, 필연이라 부를 것인가, 인연이라 부를 것인가, 아니면 운명이라 부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