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0 : 구상섬전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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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의 시작.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시리즈로 잘 읽어나갈게요. 만듦새도 통일성이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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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영감노트 - 읽고 쓰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고전 수업
기무라 류노스케 지음, 김소영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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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 기무라 류노스케는 도쿄대학 영미문학 전공으로 셰익스피어를 연구한 연출가이다. 셰익스피어 전문 창작 집단을 설립하여 그의 작품을 연출했던 경험으로 이 책을 집필하였다.




셰익스피어 하면 그의 ‘말’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직접 극을 연출했던 사람으로서 이를 매우 실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셰익스피어의 약강 5보격 (iambic pentameter) 운율과 동음이의어(homonym)와 말장난(punning), 비슷한 발음의 단어들을 쓰면서 나타나는 리듬감 등을 자국의 언어로도 의미가 있게 번역하고, 발화하고,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엄청난 고뇌의 연속일 것 같다.

저자는 책을 프롤로그와 마치 연극과 같은 5막,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하였다. 작가의 생애와 역사적 배경, 1막에서는 셰익스피어의 말, 2막은 그의 이야기, 3막은 낭독하는 셰익스피어, 4막은 극 연출, 5막은 시대를 초월한 공감, 번외편으로 번역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현대의 독자들은 재미 삼아 부록에 실린 ‘성격유형별 추천 작품’을 따라 읽어 나가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셰익스피어의 언어유희를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1막 <말의 시간>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는데,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문장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과외 수업 <번역의 시간>에서는 원문, 직역, 번역을 비교하면서 일본에서의 극 번역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볼 수 있었다.

책을 읽은 후 <<셰익스피어 인 러브>> 연극을 재관람했는데, 책 속의 문장들을 연극속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고, 연극을 연출자의 시점으로도 한 번 바라보게 되었다. 작년에 관람했던 <햄릿>과 <맥베스>의 장면들도 이 책을 통해 되새겨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를 혹은 그의 작품과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연극과 함께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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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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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유시민⎥웅진지식하우스

이 글은 어쩔 수 없이 ‘책을 이야기하는 책’을 이야기하는 글이다. 이 책은 유시민이 청춘 시절에 읽었던 책들을 30년이 지난 후 다시 읽고 쓴 글들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이런 책들을 읽고 생각했다는 사실도 물론 놀라웠지만, 나는 30년이 지나 다시 읽고 새롭게 느꼈을 그의 내면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런데도 이토록 다르게 읽히다니 (p.139)”

우리도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읽을 때, 처음 보는 듯한 문장들을 마주할 때가 많지 않은가. 전에 밑줄 긋고 별 표시를 했던 부분은 대체 왜 그렇게 좋았었는지 모르겠고, 인생 경험과 세상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나서야 그게 이런 뜻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문장들도 있다. 유시민 작가는 초판 서문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것은 문명의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위대한 책을 남긴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 책들에 기대어 나름의 행로를 걸었던 나 자신과 그 과정에서 내가 본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내 삶에 길고 뚜렷한 흔적을 남겼던 이 책들은 30년 세월이 지난 지금 그때 내가 들었던 것과는 무척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떤 독자도 같은 책을 두 번 읽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p.9)

이 말에 나는 백 번 동의한다. 같은 책이지만 독자의 시선이 달라지면 그것은 완벽히 다른 책으로 읽힌다. 나는 고전의 경우 10년마다 한 번씩 다시 읽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이런 이유에서 10년 혹은 수십 년 동안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종종 내가 바뀌고, 때로는 세상이 바뀌기도 한다. 10년마다 작가들과 토론 하는 기분으로 책을 다시 읽는다. 그러면 그 책은 저자가 말했듯 “읽는 사람의 소망과 수준에 맞게 말을 걸어”(p.349)줄 것이다. 나에겐 어떤 책이 그러했는지 가만히 목록을 작성해 본다.

책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을 때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을 읽어보고 싶어지는 지점이 있다. 소개하는 책 자체가 월등히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저자의 설명이 너무도 맛깔나고 책의 논점을 정확히 짚어주는 경우여서 그렇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책을 사게 만드는 책이라면 내 기준에는 인상 깊은 책이 된다. 『청춘의 독서』에는 내가 읽어본 책들도 있고, 읽어보지 못한 책들도 다수 등장한다. 유시민 작가의 글을 읽고 나서 새로 구매하게 된 책들이 있다. 또 책탑이 쌓인다.

📖 ‘만약 개인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어떤 사회적 악덕이 존재한다면, 그러한 사회악은 도대체 왜 생겨났는가? 사회악을 완화하거나 종식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죄와 벌』은 내가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떠난 독서와 사색, 행동과 성찰, 지금도 끝나지 않았으며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기나긴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p.22)

📖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리영희 선생은 말한다. 진실, 진리, 끝없는 성찰, 그리고 인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신념과 지조, 진리를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용기. 지식인은 이런 것들과 더불어 산다. 선생의 글을 다시 읽으니 선생이 내게 묻는다.
너는 지식인이냐, 너는 무엇으로 사느냐. 너는 권력과 자본의 유혹 앞에서 얼마나 떳떳한 사람이었느냐. (p.51)

📖 푸시킨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썼든, 누군가의 시가 다른 시대 다른 민족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p.99)

📖 처음 맹자를 읽었을 때도 이 말들은 거기 있었다. 나는 분명 그것을 읽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저 ’공자님 말씀, 맹자님 말씀‘이었을 뿐이다. (...)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자유론을 다르게 평가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인간과 사회와 역사에 대한 내 생각이 적지 않게 달라졌다. 한국 사회도 대통령이 만사를 결정하고 명령하는 수직적 ‘병영 사회’에서 만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수평적 ‘광장 사회’로 진화했다. 세계 질서와 인류 문명도 바뀌었다.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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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하나 잊지 말자는 것이다 - 만화로 읽는 나혜석
유승하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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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 소식에 바로 주문했는데, 존경하는 나혜석 선생님의 인생을 만화로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의 삶과 작품이 앞으로도 많이 조명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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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억압하는 세계 - 차별, 폭력, 불평등의 흔적들 오퍼스(OPUS) 총서 8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강경희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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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스바움의 저서 『여성을 억압하는 세계』는 인도 여성들의 사례를 통해 개인 각자의 자유와 역량이 어떻게 침해 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가 제안하는 ‘잠재역량 접근법’을 토대로 법과 공공 정책의 실천적 정치철학의 토대를 제공한다. 잠재역량 접근법은 인간 역량, 즉 사람이 실제로 될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여성의 억압이 단순한 문화적 선택이 아니라 정의의 결핍이라는 누스바움은 사적영역으로 여겨왔던 가족 내의 억압을 공적 영역으로 환기 시켜 사회제도나 공공정책이 개인의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해 나아갈 방향을 논한다. 누스바움은 인도의 정치적, 종교적, 문화적 고유성과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지적한다.

자신의 주장을 논증해 나감에 있어 누스바움의 전제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많은 논쟁들이 범하고 있는 이분법적인 오류들을 지적하고 비판적으로 통합하려는 점이었다. 이와 더불어 많은 페미니즘 논쟁이 서구권에 머무는 것에 비해 누스바움은 인도의 여러 계층과 빈민층을 아우르며 비교문화적 사례를 통해 여성 억압의 보편성과 다양성을 함께 다뤘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인도의 사례들을 읽으며, 오래지 않았지만 이미 당연한 듯 익숙해진 우리의 기본권들에 대해 숙고하게 된다. 자연의 섭리처럼 당연한 구성물이라 생각했던 가족이라는 단위에서 얼마나 많은 정의가 사랑과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묵살되고 있는지, 그리고 아직 그런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한다.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살 권리를 가진다. 문화가 그것을 침해한다면,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p. 83)

“억압은 단지 법적 금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여성 스스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질적 역량이 보장되어야 한다.”(p. 105)

“인도 그리고 나머지 세계의 많은 여성들처럼 바산티와 자얌마에게는 가장 중심적인 인간 기능을 위한 많은 부분에 대해 지원이 부족했고, 이 지원 부족은 어느 정도 그들이 여성이라는 데 원인이 있다. 그러나 바위와 나무와 말과는 달리 여성에게는 충분한 영양과 교육과 다른 지원이 주어진다면 이러한 인간 기능을 할 수 있는 잠재력(potential)이 있다. 그것이 그들의 불평등한 역량 실패가 정의의 문제인 이유다. 이 문제의 해결은 인류 모두에게 달려 있다. 나는 우리가 이 어려운 과제를 실행할 때 인간 역량이라는 보편 개념이 우리에게 훌륭한 안내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p.159)
“사적인 것이라 불리는 영역이 정치적 억압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p. 328)

“내 접근법은 우리에게 외부와 내부 그리고 행위와 부작위의구분이 실제로 일관성이 있는지를 질문하라고 촉구한다. (...) 그것이 어디에서 발생하든지 성폭행은 성폭행으로, 폭행은 폭행으로, 강압은 강압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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