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 이야기>결혼하자마자 이직하고 얼마 안되어 큰 아이가 생겼다. 아직 업무에 적응하지도 못했는데.. 덜컥 겁도 나고 걱정도 되었지만 일단 당장 일하는 게 우선이었던 시기라 처음 찍었던 초음파 사진은 가방안 이리저리 굴러 다녔다. 어느 날 새벽 출근길에 문득 배가 쏘옥 나온 걸 보고 작은 생명을 처음 인지했던 것 같다. 아무런 예고도 준비도 없이 만나게 된 나의 첫 생명체. 처음이라서 잘 몰라서아이를 아프게 하는 순간들마다 죄책감이 들었고, 정신을 차리기도 힘든 나날이 이어지다가 결국 퇴사를 했다..지금 생각해보면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축복받은 시간이었지만 아이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감사하면서도 두려웠던 것 같다.“내가 낳은 사람을 살려 내야 한다.키워 내야 한다.그 사실이 너무 무서웠다.오로지 나의 일이라는 게 참 외로웠다...하지만 도망치고 싶지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우리는 하루하루 미래로 함께 한다.그 사실이 뭉클하다.”많은 준비를 한다한들 아이와의 시간은 언제나 변수 또 변수이다.그저 그 시간을 아이와 ‘함께’ 한다.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쌓이고 쌓여 우리의 것이 된다.“내가 이 세상에서, 아니 아득한 우주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제일 사랑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 깊이깊이 내려가다가 그 깊이가 너무 놀라워 슬퍼지는 마음이 되는 경험도 몰랐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에 시큰둥한 사람이 되었겠지.”연애할때의 사랑과는 또 다른 사랑.아이를 향한 마음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불가이다.너무 사랑해서 힘이 들고 아프기도 하는 순간들이 하나같이 나를 변화시켰다.“아기의 사랑은 연결되고 넓어지고 깊어진다.”어쩌면 우리가 만나게 되었을까.신비로워서 영화일 것만 같은 이야기가 지금 나의 삶이라니.아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알지 못했을 소중한 것들에 그저 감사하다.나를 일으키고 변화시켜주는 아이들은 어쩌면 이 세상에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켜주는 존재들인 것 같다. 그저 감사한 일.소복이 작가님과 연이이야기를 보며 나와 아이들이 함께 해온 시간들이 많이 떠올랐다. 어쩌면 사진첩을 열어보지 않으면 잊어버릴 수 있는 반짝였던 순간들이 꺼내어졌다.나중에 더 많은 예쁜 시간들을 꺼내어보고 웃을 수 있게 지금 더 사랑해야지.
🐈🐈🐈<저주받은 고양이 펠리스>고양이들만의 세상 고양이 왕국이 있었어요. 서로 다른 많은 고양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데에는 인자한 여왕 고양이가 있었던 때문이죠. 그런데 지혜로운 여왕 고양이도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썽꾸러기 고양이 펠리스의 장난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여왕에게 조차 함부로 하는 펠리스에게 많은 고양이들은 화가 나 결국 펠리스는 인간이 되어 좋은 일을 일곱 가지를 하여야 다시 고양이 왕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어마어마한 벌을 받게 됩니다..인간이 되는 것이 형벌이라니…고양이들을 위한 진심어린 선행이라니…정말 갑자기 인간이 되어버린 펠리스는 당황스럽고 울고만 싶었지만 어느 인간이나 그런것처럼 일을 해야하고, ‘인간답게’ 행동해야만 했어요.그런데 인간답게 행동하는 건 차차 적응이 되었지만 도대체 어떻게 어떤 선행을 해야하는 건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죠.선행이라는 것은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 건데.. 말썽꾸러기 펠리스가 해낼 수 있을까요?.천천히 주변을 살피는 펠리스.지금껏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작은 것들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약한 자들을 보살피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해 봅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듯 여전히 펠리스는 완벽하지 않아요. 게다가 펠리스처럼 미션을 해내야 했지만 실패했던 칼릭스의 방해도 있었어요. 그런 그의 곁에는 든든한 조력자 루루가 함께 해줍니다.이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마지막 선행까지 잘 해결하며 펠리스는 다시 고양이 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요?만약 돌아갔다면 펠리스는 여전히 친구들을 위한 삶을 살아갈까요?.조금은 오래 지켜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장난은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천천히 친구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도움을 주려 노력한 펠리스는 아마도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건지 알게 되었을거예요.그리고 자신은 해내지 못했다는 상실감으로 훼방만 놓던 칼릭스도 이제 그 사실을 깨달았겠죠.만약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면 칼릭스에게도 한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면 좋겠어요. 뭐든 처음은 어려우니까요.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 본 세상 이야기는 늘 흥미로운 것 같아요. 아이들과 펠리스 이야기를 보며 우리에게도 고양이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청진기가 있으면 길고양이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어요. 그럼 아마도 고양이들은 펠리스가 인간으로 변했을 때 말한 것처럼 우리를 보며 ‘어리석은 너희들은 어쩜 그렇게 생겼니?’라고! 말할 것 같다고요.재밌는 상상하며 다정한 마음도 함께 느껴봤던 시간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인생파티 파티원 구함>파티 좋아하나요?떠들썩한 웃음소리와 신나는 음악.맛있는 음식과 반짝반짝 빛나는 파티 생각만해도 몸이 들썩입니다. 파티는 초대받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를 초대하며 준비하는 그 과정이 더 설레고 신나는 것 같아요.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어떤 음악을 좋아할까?초대하는 게스트의 취향을 떠올리며 정성껏 준비해나가는 그 시간이야말로 가장 행복을 느끼는 시간인 것 같아요.여기 너무나 귀여운 친구가 파티를 열었어요. 얼마나 신나게 놀지 감도 안 옵니다ㅎㅎ완벽하게 준비된 파티에 초대된 친구들은 누구일까요?..아니… 어떻게 된 일인지 오늘따라 아무도 못 오나봅니다. 실망한 애벌레는 곧 기가막히게 멋있는 친구들을 데리고 오는데요!바로 이 친구들!친구들과 밤새도록 춤도 추고, 맛있는 피자도 먹어요. 아주아주 신나게요. 얼마나 신이 났는지 다같이 곯아떨어졌어요.비록 친구들은 꿈 속에서 모두 떠나지만 언젠간… 다시 놀러오겠죠?.저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주로 혼자 점심을 먹습니다. 그냥 대충 차려먹을 때도 있고, 지인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있고요.그런데 간혹 혼자여도 꽤 괜찮게 차려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요. 거창하지 않아도 예쁜 접시와 찻잔을 꺼내보는거죠. 누군가를 초대할 때처럼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음식을 차리고 나를 초대해보는 겁니다. 진짜로 나를 위한 시간이요. 뭐 치울때는 조금 귀찮아도 불편한 대화도 필요없고, 취향에 맞는 걸로 먹고,원하는 자리에 앉아도 되고요.그런데 이런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거 알고 있나요?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즐길 줄 알아야 다른 이들도 잘 보살필 수 있기 때문에요.꼭 누군가가 있지 않아도 훌륭한 파티를 즐길 수 있어요. 우리 애벌레 친구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처럼 결국은 나의 생각에 따라 상황은 충분히 멋지게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방학 중이라면 아이들과,휴가 중이라면 가족들과,개학 후라면 내 자신과신나게 파티를 즐겨보아요!기발한 생각의 전환으로 너무나도 멋진 하루를 보낸 애벌레 친구, 다음에는 어떤 파티를 준비할지 기대됩니다.
<떡볶이의 탄생>몇 해전 피아노를 연주하며 그림책 낭독을 하시는 작가님을 처음 뵈었어요.그 후 <김밥의 탄생>과 함께 그림책 공연을 하시는 모습이 행복해보여 도서관봉사할 때 아이들과 이 책을 읽었었는데요. 이번에는 김밥에 이어 떡볶이 이야기입니다.김밥의 탄생은 냉장고 안의 이야기예요.냉장고 속 친구들은 김이 이상하게 생겼다고 놀리기만 하는데 오히려 김은 친구들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이야기였어요.이 책이 출간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둘째 아이였어요. 떡볶이를 정말 좋아하거든요.떡볶이를 좋아하는 아이는 어려서부터 겁이 많았어요. 잘 못해낼 것 같은 일은 시작도 하지 않았었죠. 안정적인 순간을 좋아하고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황을 힘들어했어요. 떡볶이떡들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서로가 늘 붙어서 의지하였기에 떨어져서 뿔뿔이 흩어지는 걸 상상조차 하기 싫어했죠. 그러다 친구들이 안내한 따뜻한 수영장에 이르렀는데.. 그만 물 속으로 빠지고 말아요!!붙어있던 떡들이 물 속으로 떨어지는 순간 다행이도 양배추와 어묵 등의 친구들이 무섭지 않게 감싸주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서로 떨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걸. 옆에서 떡들을 안아주고 도와준 친구들과 함께 물 속에서 빙글빙글 돌아갈 때 그려져있는 오선지위의 음표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떡들을 응원하는 것 같았어요. 아마도 이들의 두려운 마음을 좀 덜어주었을 것 같아요.떡볶이를 좋아하는 둘째도 그랬어요. 많은 경험과 좋은 그림책들을 만났던 아이는 이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나아가는 아이로 자라고 있습니다.처음에는 모든 것이 두려울 수 있지만 한번의 좋은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혼자서는 두렵다면 주위를 둘러보아요. 누군가가 손을 내밀고 안아주고 밀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걸요.아이들과 함께 읽고 음원을 들으며 나만의 두려움을 나눠보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추가로 내가 만들어보고 싶은 떡볶이를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케이크를 조심히 다뤄 주세요>수능을 치르고 학생인지 사회인인지, 여전히 아이인지 성인인지 구분조차 못했던 시기. 꽤 길었던 시간이라고 기억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 인생의 찰나였던 그 겨울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엄하시기도 했지만 걱정도 많으셨던 부모님께 허락을 받아 처음으로 돈을 벌어보았던 곳은 동네치킨집이었다. 나보다 조금 어린 아이들을 키우시던 부부가 운영하셨던 곳.집에서는 큰 딸이지만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던 나는 첫 날 부터 테이블에 놓아지는 소스통을 채우다가 큰 소스통을 바닥에 붓기도 하고 주문실수를 하기도 했다.집에서도 부모들이 아이들 실수에 기다려주기는 쉽지않은데 그 사장님들은 나를 기다려주고 실수할 수 있다며 보듬어주셨다.지금 생각하면 혼이 나거나 일당에서 차감하실 수도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으셨다..그 기다림이 응원이었다 느낀 건 졸업을 하고도 아주 나중이었다..누구나 사회초년생이었다.누구나 새로운 곳에서 또 다른 사회초년생이 될 수 있다.새롭고 어색한 곳에서 버티어야만 하는 시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조금은 다정히 그들을 바라봐 줄 수 없을까?분명 그 다정한 마음은 돌고 돌아 다시 배가 되어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지 않을까.케이크에 촛불을 붙이고 기도를 하는 아이의 모습에 나도 함께 기도를 했다.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조금 망가져도 괜찮아. 그래도 케이크는 달콤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