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 이야기 - 엄마 소복이의 그림일기
소복이 지음 / 사계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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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이야기>


결혼하자마자 이직하고 얼마 안되어 큰 아이가 생겼다. 아직 업무에 적응하지도 못했는데.. 덜컥 겁도 나고 걱정도 되었지만 일단 당장 일하는 게 우선이었던 시기라 처음 찍었던 초음파 사진은 가방안 이리저리 굴러 다녔다. 어느 날 새벽 출근길에 문득 배가 쏘옥 나온 걸 보고 작은 생명을 처음 인지했던 것 같다.

아무런 예고도 준비도 없이 만나게 된 나의 첫 생명체.
처음이라서
잘 몰라서
아이를 아프게 하는 순간들마다 죄책감이 들었고, 정신을 차리기도 힘든 나날이 이어지다가 결국 퇴사를 했다.

.
지금 생각해보면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축복받은 시간이었지만 아이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감사하면서도 두려웠던 것 같다.



“내가 낳은 사람을 살려 내야 한다.
키워 내야 한다.
그 사실이 너무 무서웠다.
오로지 나의 일이라는 게 참 외로웠다.
.
.
하지만 도망치고 싶지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하루하루 미래로 함께 한다.
그 사실이 뭉클하다.”


많은 준비를 한다한들 아이와의 시간은 언제나 변수 또 변수이다.
그저 그 시간을 아이와 ‘함께’ 한다.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쌓이고 쌓여 우리의 것이 된다.

“내가 이 세상에서, 아니 아득한 우주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제일 사랑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 깊이깊이 내려가다가 그 깊이가 너무 놀라워 슬퍼지는 마음이 되는 경험도 몰랐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에 시큰둥한 사람이 되었겠지.”

연애할때의 사랑과는 또 다른 사랑.
아이를 향한 마음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불가이다.
너무 사랑해서 힘이 들고 아프기도 하는 순간들이 하나같이 나를 변화시켰다.


“아기의 사랑은 연결되고 넓어지고 깊어진다.”


어쩌면 우리가 만나게 되었을까.
신비로워서 영화일 것만 같은 이야기가 지금 나의 삶이라니.


아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알지 못했을 소중한 것들에 그저 감사하다.
나를 일으키고 변화시켜주는 아이들은 어쩌면 이 세상에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켜주는 존재들인 것 같다. 그저 감사한 일.


소복이 작가님과 연이이야기를 보며 나와 아이들이 함께 해온 시간들이 많이 떠올랐다. 어쩌면 사진첩을 열어보지 않으면 잊어버릴 수 있는 반짝였던 순간들이 꺼내어졌다.

나중에 더 많은 예쁜 시간들을 꺼내어보고 웃을 수 있게 지금 더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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