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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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_rK4aLiD2fM

다산북스 유튜브 채널에서 발견한, 프레드릭 배크만의 인터뷰 영상에 이러한 질문과 답변이 있었다.

Q. 좋은 소설은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

A. 뭔가를 느끼게 해준다. 뭔가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 느끼는 대상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인간 감정, 기쁨 슬픔 행복 등등. 독자가 뭔가를 느낄 수 있어야만 한다. 뭔가 달라야 한다.

<불안한 사람들>을 통해, 저자는 독자들이 무엇을 느꼈으면 했을까?


마음 약한 강도 꿈나무와 더럽게 말 안 듣는 인질들의 대환장 소동극!

세상의 바보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가장 눈부신 이야기


큰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는 작은 도시의 제야 전날.

권총을 든 강도가 은행에 침입해 단돈 6천5백 크로나를 요구한다.

[5월 29일 아침에 환율을 검색해본 결과, 6천5백 크로나는 87만 2,170원 정도]

그곳은 현금 없이 운영되는 은행이었고, 경찰이 출동하자 당황한 강도는 얼떨결에 옆 아파트 오픈하우스로 들어가는데...

겁 많은 은행 강도와 한마디도 지지 않는 인질들의 하루는 어떻게 끝날까?


263 "최악의 인질이야. 당신들은 역대 최악의 인질이야"

173 "어쩌면 강도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여러분은 피해자가 아니에요!"

=>위의 두 문장 모두 은행 강도의 발언이다. 이 세상에 어떤 강도가 인질에게 저런 말을 할까?

마음이 여린, 착하면서도 약간 어리숙한 강도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그리고 최악의 인질이라니? 어떤 인질이길래 이런 표현을 쓰는지, 저자가 캐릭터들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추천사들 중,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 문장들이 있다.

매력 뿜뿜인 인물이 등장하고 유머와 감동이 한데 어우러지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작품이 딱이다.

배크만식 티키타카 대화와 인간 본성에 대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통찰이 빛나는 작품

<불안한 사람들>은 불안만큼이나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른도 때로는 옷장에서 혼자 실컷 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인용한 추천사처럼,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선 우리의 주인공인 은행 강도. 강도는 처음이라 강도답지 않고 인질들에게 간섭을 당하기까지 한다.

의뢰를 받아 하루 동안 그 사람을 위한 연극을 해주는 '레나르트'

하우스트릭스 부동산의 중개업자

심리 상담사로, 자살한 사람의 유가족들을 위해 매년 봉사활동을 하는 '나디아'

경찰관 부자(父子)인 '짐'과 '야크'

오픈하우스 손님으로는

은행 고위 간부인 '사라'

은퇴 후 아내와 함께 낡은 아파트를 사서 수리한 뒤 값을 높여 파는 '로게르'

로게르의 아내로, 은퇴한 전직 애널리스트 '안나레나'

가족을 위해 완벽한 집을 골라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로'

로의 배우자로, 출산을 앞두고 있는 만삭의 여인 '율리아'

딸 대신 아파트를 보러 온 아흔 살 노인 '에스텔'

길 가다 옷깃이 스쳐도 전생의 인연이라 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서로 연관이 있다. 하나 예를 들자면 '나디아'는 '사라'와 연관 있는 인물이지만, 경찰관 '야크'와도 관련이 있는 여인이다.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전부 마음에 들기에, 기억에 남거나 좋았던 장면을 '하나' 고르는 것은 정말 힘들었지만

마음속 깊이 남게 된 장면은 이 부분이었다.

이 아파트의 좋은 점들을 알려주며, 아내를 위해 이 집을 사라고 로에게 조언을 하는 로게르의 장면(245쪽)이 나온다.

걸레받이를 고칠 줄 모른다는 로에게 "잘할 수 있을 거예요"라며 격려해 주기도 한다.

그들은 오픈 하우스에 오기 전까지는 서로 몰랐던 사이임에도, 서로 속마음과 고민을 털어놓고 자기 일처럼 위로를 해준다.

그리고 '로게르'는 낡은 아파트를 사서 수리한 뒤 값을 높여 되파는 인물이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지만, 로게르도 이렇게 된 이유가 있고 그것을 저자가 잘 표현해 주었다. 로게르의 슬픔과 욕구를 알기에, 이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곳에서는 읽지 말라

책을 읽으며 웃을 수 있고, 눈물이 나면 실컷 울 수 있는 장소에서 읽기를 권한다.

또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불안한 사람들>을 읽다가, 내릴 곳을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 출판사에서 제공해 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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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네트워크 경제 입문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강성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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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경제 입문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저자 강성호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국제개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금융위원회 서기관으로 일하고 있다.


네트워크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권력 집단은 누구일까?

네트워크 경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우리는 네트워크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카카오톡, 네이버, 쿠팡과 같은 플랫폼. 하지만 플랫폼이 무엇인지, 그 속성은 어떠한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경제가 전통 경제와는 어떻게 다른지,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새로운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이들은 기존의 기득권자들과 대립할 수밖에 없는지, 정보와 데이터가 우리 경제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줍니다.


이 책의 목차로는

Part 1. 변화를 몰고 올 네트워크 경제

Part 2. 네트워크가 경제 권력을 재편하다

Part 3. 이제는 플랫폼 경제 시대다

Part 4. 모든 것을 연결하려는 플랫폼의 도전

Part 5. 네트워크가 만드는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

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트워크 경제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입문서이자 안내서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86~87쪽

설령, 당신이 네이버쇼핑이나 블로그에 단 한 번도 글을 써본 적이 없더라도, 당신은 이미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는 '데이터 노동자'다. (중략)플랫폼 기업은 사람들의 검색내역을 모아 대중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트렌드 분석이나 미래예측에 활용한다. (중략) 그러나 플랫폼 기업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행위는 아직 노동행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행위, 배달 어플에 별점을 매기는 행위 등은 보통 '노동'이나 '직업'이 아닌, '취미활동'으로 인식을 한다.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은 제외하고, 유튜브나 네이버만 보더라도 제대로 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가?


※이 도서는 그래플 서평단에서 제공해 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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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협상법 - 인생의 승부처에서 삶을 승리로 이끄는 협상비법
신용준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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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서점에서 근무했을 때의 일이다. 책을 추천해달라는 고객에게 원하는 장르를 여쭤보면 "아무거나요" 혹은 "재미있는 거요"(재미도 사람마다 다를 텐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성별과 연령대를 생각해 추천을 드려도, 구매를 안 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책 대신 <좋은 생각>이나 <샘터>와 같은 월간지 또는 신문을 사시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고수의 협상법>을 읽고 다시 한번 그때의 경험을 떠올려봤다. 책을 추천해달라는 매장 손님들의 숨겨진 욕구는 무엇이었을까? 책 내용뿐만 아니라 '두께'도 중요할 것이다. 너무 두꺼우면 여행이나 출장길에 짐이 된다. 재미있어야(자기 관심분야여야) 비행기를 기다릴 때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가격은 자신의 예산 안에 들어가야 한다.


지은이는 기업교육 전문 회사 에듀콤 교육연구소 대표이사이다. 과거 오리온 그룹에 입사해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였고, ING 그룹에서 방카슈랑스 부장 등 실전에서 세일즈, 마케팅, 교육 등 평생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경험해왔다고 한다.

수년간 쌓아온 저자의 경험과 공부를 얻을 수 있다니 너무나 기뻤다.

대부분의 협상 책은 너무나 큰 협상(외교 등)을 다루거나 너무나 학구적인데, 확실히 <고수의 협상법>은 일상적인 상황도 많이 다루는 책이었다. 그래서 협상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이해하기 쉬운 내용들이었다. 영업, 거래 관계, 직업적 성공, 승진, 인간관계 등 돈을 포함한 목표 달성을 위해 벌이는 모든 과정과 노하우를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협상'을 이렇게 정의 내리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주어진 상황들을 목표 달성에 유리하게 만들어 가는 일련의 과정


그는 협상의 4대 요소로 목표, 대안, 관계, 정보를 강조하고 있는데, 책의 목차에 그대로 들어가 있다.


책을 정독하면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정리해보았다.

​----

★1장

82쪽 나도 상대방을 너무 재촉하지도 않지만 만약 상대방이 재촉해도 평정심을 가지고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다. (중략)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면 잃는 것들이 무척 많다. (중략)이런 경우 상대방은 협상을 잘 이어나가려는 생각보다는 그와 같은 사람과 협상을 통하여 무언가를 하고 싶은 감정이 사그라지게 된다.

95 인생도 그런 것처럼 비즈니스도 내 뜻대로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 자체가 완벽하지 않듯이 비즈니스도 완전할 수 없다. 안 될 것을 대비하여 대안을 설정하고 출구 전략을 고민하자. [※2장의 내용입니다]

=>직장인이 되면서 '감정을 통제하는 것의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대학교까지는 (물론 친구들과 같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부도 시험도 주로 혼자와의 싸움이다. 하지만 직장은 나 혼자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되는 곳이 아니었다. 동료와 협업을 해야 하고, <고수의 협상법>에 나오는 상황들처럼 고객과 협상을 해야 한다. 내 뜻대로 완벽하게 진행되기 힘든 게 비즈니스이기에, 저자의 조언대로 대안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외에도 1장에는 ZOPA(협상이 가능한 영역)(48~51쪽), 협상스타일(강압, 양보, 문제해결, 회피, 타협), 감정통제능력 등의 협상술이 나온다. 52쪽부터 55쪽까지의 질문들에 대답을 하다보면, 자신이 협상 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타일을 알 수 있으니 추천한다. ---- 2장 125쪽 협상 전에 객관적 기준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임하는 것은 필수이다. 정보들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촉박하다는 핑계로 그냥 직감을 믿고 협상에 임했다가 결과를 그르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협상 상황에서 객관적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로 시세, 기존 거래 가격, 법규, 지침, 관행을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BATNA(협상으로 합의할 수 없을 때, 협상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 니블링(협상 마지막에 상대방에게 약간의 추가적인 양보를 얻어내는 기법) 등, 자신을 만만치 않은 사람으로 여기게 만드는 비법을 소개해 준다. ---- 3장 172쪽 협상은 감정으로 시작하여 감정으로 끝난다. '두려움'으로 시작하여 '분노'하는 과정을 거치는 협상은 결국 '신뢰'라는 결과로 끝맺음해야 한다. 협상은 이성적인 계산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인간관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관계'도 협상의 4대 요소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인맥'을 어떻게 정의내리고 있을까? 3장에서 저자가 정의하는 '인맥'은 다음과 같다.

180쪽 인맥은 내가 누군가를 얼마나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인정해 주는 것이냐이다. =>서로 신뢰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어야 협상이 유리하게 진행될 것이다. ---- 4장 198쪽 협상의 고수들은 상대가 가진 숨은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자극한다.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되는 거래 조건들과 직접 연관되는 요구나 욕구는 아니지만, 그 이면에서 당사자들을 움직이는 인간의 본능과 맞닿아 있는 숨은 욕구는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회사에서 흔히 말하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는 것이 이 부분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핵심 니즈(상대방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책에서 소개해주고 있다. 참고로 4장 목차에 있는 빠꼼이는 '일반적으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을, 크레믈린은 '속을 모르겠는 사람'을 뜻한다. 저자는 가장 힘든 협상 상대로 '속을 모르겠는 사람'을 꼽고 있다. ---- 5장 246쪽 말을 많이 하면, 그만큼 속내를 많이 드러내게 된다. 의도를 들키면 협상을 내 뜻대로 끌어가기가 힘들다. (중략) 어떤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리되지 않은 의견을 내놓았다가는 그대로 침몰할 수 있다. =>'협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며 서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려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즉 침묵과는 반대되는 것인데, 저자는 '협상에서 침묵은 유용한 기법'이라 설명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침묵 기법을 사용할 수 있는지, 상대가 침묵 기법을 사용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알기 쉽게 소개해 주고 있다. 그 외에 쿠션 화법, 더블 바인드 기법, 레드 헤링 기법 등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고객의 반론("비싸다"와 같은)에 사용할 수 있는 쿠션 화법을 직장에서 사용해보고 싶어졌다. ---- 일상생활에서 비즈니스까지 인생의 9할은 협상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 이기는 협상의 비법을 알고 싶은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도서다. *우수서평단선정 서평도서로, 리텍콘텐츠 출판사에서 제공해 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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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 세계 1위 미래학자가 내다본 로봇과 일자리 전쟁
제이슨 솅커 지음, 유수진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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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인종, 종교 혹은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어떻게 로봇이 우리 삶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될지를 명확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드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은 로봇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 곧 다가올 미래 사회에 로봇이 미칠 영향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것은 산업혁명 이후 가장 큰 혁명이 될 것이다

마이클 월턴(Michael Walton), 마이크로소프트 산업 솔루션 임원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치다가, 문득 과거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예전에는 차를 멈추고 직원분께 요금을 내야 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냥 지나가도 자동으로 결제가 됩니다. 그리고 키오스크를 설치한 매장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직원분께서 주문, 결제, 상품 준비를 전부 하셨지만, 키오스크가 생기면서 주문과 결제에 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6쪽 스미스는 영어권에서 가장 흔한 성이다. 기원전 1500년부터 기원후 1800년까지, 대장장이(blacksmith)는 중세와 근세에 이르기까지 가장 흔한 직업 가운데 하나였다. (중략) 그렇다면 그 많던 대장장이들은 오늘날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책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용어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로보칼립스 :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으로 야기되는 비극적인 미래

로보토피아 : 기계가 인류를 위해 모든 일을 처리하는 천국과 같은 미래

보편적 기본소득(UBI) :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정부가 모든 사람에게 주는 돈

(그러고 보니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론이 떠오르네요)


2021년 4월, 이 책의 한국어 판이 출간되는 시기에 로봇, 자동화, 직업의 미래,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온라인 검색량이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저자가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요? 저자는 가장 유력한 미래로 '로보칼립스와 로보토피아 사이 그 어딘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봇과 자동화는 우리 실생활에 이미 스며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요? 미래에 대한 준비는 이미 되어 있으신가요? 우리나라는 어떠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요?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로보칼립스 혹은 로보토피아

2장 당신의 일자리, 이대로 정말 괜찮은가

3장 로보칼립스, 일자리의 부정적 미래

4장 로보토피아, 일자리의 긍정적 미래

5장 자동화를 부추기는 사회보장제도

6장 보편적 기본소득의 맹점

7장 답은 교육에 있다

8장 로봇 시대에도 끄떡없는 일자리

54쪽 더 많은 교육과 기술이 필요한 직업과, 많은 사람을 대면해야 하는 직업의 전망은 밝다. 이런 직업군은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컴퓨터로 인한 실직 확률 표와 위의 문장을 같이 보자면, 치과의사나 치료사와 같은 '교육과 기술이 필요한' 직업의 경우 직업의 전망은 밝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깁니다. 회계사/감사는 왜 94%로 높은 실직 확률을 보이는 걸까요? 그에 대한 대답은 3장에 나옵니다.


82쪽 자산 관리는 오랫동안 컴퓨터와 통계 분석, 프로그래밍의 도움을 받았다. (중략)자산관리사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자산 운용의 붕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그 외에도 3장에는 로보칼립스 예언자들의 주장과 그에 관한 저자의 견해, 4장에는 아마존고와 스프링클스 사의 컵케이크가 나오는 ATM 이야기 등 흥미로운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126쪽 로보칼립스가 노동시장을 강타한다면, 그것은 자동화를 과도하게 장려한 잘못된 정부 계획과 개혁하지 못한 사회보장제도로 인한 채무 때문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중략) 키오스크화와 자동화가 잘못된 재정 정책으로 인해 극단으로 치닫는다면 로보토피아가 아닌 로보칼립스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5장은 불어나는 정부 부채와 떨어지는 출산율, 개혁이 필요한 사회보장제도와 로봇, 자동화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529937

이 책의 5장을 읽고 궁금해서 찾아본, 우리나라 부채에 관한 최근 기사입니다. 우리나라에 찾아올 미래는 로보칼립스일까요, 아니면 로보토피아일까요?


6장은 보편적 기본소득의 문제점 네 가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네 가지 문제로는 인플레이션의 심화, 세금 인상,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 발전 저해, 사회 분열이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지만, 저자는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164~165쪽 나는 근본적으로 인간에게는 일거리가 필요하며 여가만 즐기는 삶은 완전한 만족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중략) 제리 카플란은 로봇과 미래 일에 관한 그의 책 <인간은 필요 없다>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가 단지 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에 대해 사회의 유용한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기를 원한다. (중략) 다른 사람을 돕고,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삶의 목적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로보칼립스에 대항할 수 있는 '방어 수단'으로 교육의 필요성을 말해줍니다.

우리 사회와 직업의 미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권해드리는 책입니다.


※이 책은 그래플 서평단에서 제공해 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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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 당신의 부에 영향을 미치는 돈의 심리학
저우신위에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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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2쪽) 그 사람이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의 인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이알고싶다 로맨스스캠 본 적이 있다. '사랑'이라는 마음을 이용해 사기를 쳐서 돈을 뜯어가는 악인(惡人)들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편으로는 배고픈 형제에게 치킨을 주시고 여러가지로 챙겨주신 치킨집 사장님의 이야기도 떠오른다. 사람들이 돈쭐을 내주려 했던 따뜻한 이야기였다.

돈과 인간은 과연 어떤 관계일까? 돈은 어떻게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까? 돈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란 무엇일까?


1장 돈과 심리 - 돈에도 감정이 있다

2장 돈과 사회생활 - 돈을 알면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보인다

3장 돈과 소비행위 - 합리적 소비일까, 함정에 빠진 걸까

4장 돈과 가정생활 - 비극의 80퍼센트는 모두 돈과 관련 있다

5장 돈과 도덕적 평판 - 부자와 가난한 자의 도덕 수준

심리학의 관점에서 돈과 사람의 행동을 들여다보는 책이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각 장별로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장

26~30쪽 돈을 쓰는 방식, 우리와 돈의 관계를 종합해서 돈 문제와 관련된 5가지 유형이 정리되어 있다. 자신이 이 중 어디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생각해보며 읽을 수 있다.

안절부절형 : 계좌 잔액을 수시로 확인하고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또 인터넷에서 구매 시 여러 가격 비교사이트들을 드나들며 혹시 남들보다 돈을 더 주고 사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며 끊임없이 가격을 비교한다. 잔액에 집착하는 것은 숲을 간과하고 나무만 보게 하는 것이다. 한 발짝 물러나 큰 그림을 그려 보라. 장기적인 목표가 있는지, 너무 돈에만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닌지, 또 그것이 삶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햄스터형 : 모험을 싫어하고 돈과 그 외 자산을 잔뜩 모아 둔다. 돈도 어쩔 수 없이 쓰고, 투자도 어쩔 수 없이 한다.

행복형 : 끊임없이 소비하며 행복해한다. 이렇게 얻은 행복감은 거품과도 같아서 물건을 손에 넣고 나면 그 즉시 사라진다. 기분이 안 좋을 때면 물건을 왕창 사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치료하려고 한다. 이런 유형에 속한다면 채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충동 구매에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허세형 : 매번 모임을 할 때마다 그 자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큰소리로 한 턱을 쏘겠다고 외친다. 또한 자기가 통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돈을 사용해 한 계단 위에 서서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자신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된다면 돈을 쓰지 않고도 남에게 인정을 받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회피형 : 타조처럼 얼굴을 모래에 묻는 한이 있어도 절대 거래 내역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돈과 관련해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면 2주에 1시간 정도는 시간을 내 자신의 재무 상황을 살펴보자. 지출과 수입 등을 꼼꼼히 살펴 자신의 돈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


2장

(145쪽 사진)


그 외에도 <언제나 벌금은 옳다?>(150~154쪽)도 흥미로웠다. 벌금을 내는 것으로 죄책감에서 벗어나, 스스로 합리화하는 인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죄책감은 한번 잃고 나면 다시 되돌리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3장

<왜 화장품은 제값 주고 사면서도 아깝지 않을까>(199~203쪽)에는 '심리계좌(Mental Accounting)'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탈러(Thaler) 교수에 의해 1985년 처음 등장했다. 심리계좌라는 것은 쉽게 말해 돈을 분류하는 마음속 서랍이다. 오락에 사용되는 돈, 인간관계에 사용되는 돈 등 서로 다른 종류로 분류된 서랍이 바로 심리계좌다. 그리고 심리계좌 안의 돈은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4만 원짜리 초콜릿 선물 세트를 팔 때

"초콜릿 선물 세트 어떠세요, 고급지고 맛있어요!"(식품 계좌)라고 말하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세요"(감정 계좌)라고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이 부분을 읽고 순간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편의점 커피 하나와 책 한 권을 들고 길을 걷고 있었는데, 기부단체 직원분(?)이 스티커를 붙여 달라고 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니 붙이고 있는데, 그때 그분이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도록 나를 설득하려 했다. 내 기부금이 어디로 가는지 신뢰할 수 없어서 "신청하면 내역서를 받을 수 있나요?"라고 물으니, "그럼요, 기부하고 있다는 증명서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취업에도 도움이 되세요"라는 대답을 들었다. '타인을 돕기 위해 돈을 사용하는' 심리계좌가 '내 취업을 위한' 심리계좌로 바뀐 느낌이었달까. 바로 거절하고 씁쓸한 마음과 함께 귀가했던 기억이 있다.


4장

<시간을 황금 보듯 하는 것은 좋지 않다>(299~302쪽)라는 주제만 봐도 놀라웠다. 물론 이 책에서 시간의 소중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은 곧 돈이라는 생각은 흘러가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늘 이런 생각에 얽매여 있으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행복을 놓치고 만다.

300쪽 연구진은 사람들이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고 나면 가족이나 친구와 보내는 시간을 줄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 미국의 변호사들은 시급으로 비용을 계산한다. 보스턴대학교 카베니(Kaveny) 교수 연구진은 시급제로 인해 변호사들이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사교 활동에 보내는 시간을 줄인다는 것을 알아냈다.


5장

<돈이 악마도 쫓는다고?>(346~351쪽)에서는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의 이야기가 나온다.

독서를 예로 들자면,

내재적 동기 : 독서를 좋아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아이

외재적 동기 : 책 읽기에 대한 보상이 주어졌을 때 보상을 위해 책을 읽는 경우


금전적 보상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만들 순 있어도 책을 좋아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는 돈만 있으면 어떤 일도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돈은 우리로 하여금 거대한 힘을 발휘하게 한다. 그래서 어떤 일을 완수했을 때 그 보상으로 돈을 주면 그 일이 완료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그러나 돈으로 어떤 일을 좋아하게 만들 순 없다. 금전 등의 외부 요인은 오히려 그 사람의 내부 동력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무조건 보상이라는 수단을 활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내재적 동기가 약할 때 어느 정도의 보상은 효과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돈으로 촘촘히 연결된 사회 네트워크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래플 서평단에서 제공해 준 도서입니다.


https://blog.naver.com/sora_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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