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 당신의 부에 영향을 미치는 돈의 심리학
저우신위에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2쪽) 그 사람이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의 인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이알고싶다 로맨스스캠 본 적이 있다. '사랑'이라는 마음을 이용해 사기를 쳐서 돈을 뜯어가는 악인(惡人)들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편으로는 배고픈 형제에게 치킨을 주시고 여러가지로 챙겨주신 치킨집 사장님의 이야기도 떠오른다. 사람들이 돈쭐을 내주려 했던 따뜻한 이야기였다.
돈과 인간은 과연 어떤 관계일까? 돈은 어떻게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까? 돈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란 무엇일까?
1장 돈과 심리 - 돈에도 감정이 있다
2장 돈과 사회생활 - 돈을 알면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보인다
3장 돈과 소비행위 - 합리적 소비일까, 함정에 빠진 걸까
4장 돈과 가정생활 - 비극의 80퍼센트는 모두 돈과 관련 있다
5장 돈과 도덕적 평판 - 부자와 가난한 자의 도덕 수준
심리학의 관점에서 돈과 사람의 행동을 들여다보는 책이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각 장별로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장
26~30쪽 돈을 쓰는 방식, 우리와 돈의 관계를 종합해서 돈 문제와 관련된 5가지 유형이 정리되어 있다. 자신이 이 중 어디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생각해보며 읽을 수 있다.
안절부절형 : 계좌 잔액을 수시로 확인하고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또 인터넷에서 구매 시 여러 가격 비교사이트들을 드나들며 혹시 남들보다 돈을 더 주고 사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며 끊임없이 가격을 비교한다. 잔액에 집착하는 것은 숲을 간과하고 나무만 보게 하는 것이다. 한 발짝 물러나 큰 그림을 그려 보라. 장기적인 목표가 있는지, 너무 돈에만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닌지, 또 그것이 삶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햄스터형 : 모험을 싫어하고 돈과 그 외 자산을 잔뜩 모아 둔다. 돈도 어쩔 수 없이 쓰고, 투자도 어쩔 수 없이 한다.
행복형 : 끊임없이 소비하며 행복해한다. 이렇게 얻은 행복감은 거품과도 같아서 물건을 손에 넣고 나면 그 즉시 사라진다. 기분이 안 좋을 때면 물건을 왕창 사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치료하려고 한다. 이런 유형에 속한다면 채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충동 구매에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허세형 : 매번 모임을 할 때마다 그 자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큰소리로 한 턱을 쏘겠다고 외친다. 또한 자기가 통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돈을 사용해 한 계단 위에 서서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자신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된다면 돈을 쓰지 않고도 남에게 인정을 받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회피형 : 타조처럼 얼굴을 모래에 묻는 한이 있어도 절대 거래 내역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돈과 관련해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면 2주에 1시간 정도는 시간을 내 자신의 재무 상황을 살펴보자. 지출과 수입 등을 꼼꼼히 살펴 자신의 돈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
2장

(145쪽 사진)
그 외에도 <언제나 벌금은 옳다?>(150~154쪽)도 흥미로웠다. 벌금을 내는 것으로 죄책감에서 벗어나, 스스로 합리화하는 인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죄책감은 한번 잃고 나면 다시 되돌리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3장
<왜 화장품은 제값 주고 사면서도 아깝지 않을까>(199~203쪽)에는 '심리계좌(Mental Accounting)'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탈러(Thaler) 교수에 의해 1985년 처음 등장했다. 심리계좌라는 것은 쉽게 말해 돈을 분류하는 마음속 서랍이다. 오락에 사용되는 돈, 인간관계에 사용되는 돈 등 서로 다른 종류로 분류된 서랍이 바로 심리계좌다. 그리고 심리계좌 안의 돈은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4만 원짜리 초콜릿 선물 세트를 팔 때
"초콜릿 선물 세트 어떠세요, 고급지고 맛있어요!"(식품 계좌)라고 말하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세요"(감정 계좌)라고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이 부분을 읽고 순간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편의점 커피 하나와 책 한 권을 들고 길을 걷고 있었는데, 기부단체 직원분(?)이 스티커를 붙여 달라고 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니 붙이고 있는데, 그때 그분이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도록 나를 설득하려 했다. 내 기부금이 어디로 가는지 신뢰할 수 없어서 "신청하면 내역서를 받을 수 있나요?"라고 물으니, "그럼요, 기부하고 있다는 증명서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취업에도 도움이 되세요"라는 대답을 들었다. '타인을 돕기 위해 돈을 사용하는' 심리계좌가 '내 취업을 위한' 심리계좌로 바뀐 느낌이었달까. 바로 거절하고 씁쓸한 마음과 함께 귀가했던 기억이 있다.
4장
<시간을 황금 보듯 하는 것은 좋지 않다>(299~302쪽)라는 주제만 봐도 놀라웠다. 물론 이 책에서 시간의 소중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은 곧 돈이라는 생각은 흘러가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늘 이런 생각에 얽매여 있으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행복을 놓치고 만다.
300쪽 연구진은 사람들이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고 나면 가족이나 친구와 보내는 시간을 줄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 미국의 변호사들은 시급으로 비용을 계산한다. 보스턴대학교 카베니(Kaveny) 교수 연구진은 시급제로 인해 변호사들이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사교 활동에 보내는 시간을 줄인다는 것을 알아냈다.
5장
<돈이 악마도 쫓는다고?>(346~351쪽)에서는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의 이야기가 나온다.
독서를 예로 들자면,
내재적 동기 : 독서를 좋아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아이
외재적 동기 : 책 읽기에 대한 보상이 주어졌을 때 보상을 위해 책을 읽는 경우
금전적 보상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만들 순 있어도 책을 좋아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는 돈만 있으면 어떤 일도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돈은 우리로 하여금 거대한 힘을 발휘하게 한다. 그래서 어떤 일을 완수했을 때 그 보상으로 돈을 주면 그 일이 완료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그러나 돈으로 어떤 일을 좋아하게 만들 순 없다. 금전 등의 외부 요인은 오히려 그 사람의 내부 동력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무조건 보상이라는 수단을 활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내재적 동기가 약할 때 어느 정도의 보상은 효과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돈으로 촘촘히 연결된 사회 네트워크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래플 서평단에서 제공해 준 도서입니다.
https://blog.naver.com/sora_927
에 더 많은 서평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