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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힘 - 조직심리학이 밝혀낸 현명한 선택과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도구
박귀현 지음 / 심심 / 2023년 11월
평점 :
조직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다른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집단도 마찬가지다. 어떤 팀은 당신의 잠재력을 인정해 주고 더 키워 주는가 하면 또 어떤 팀은 당신의 존재 가치를 떨어트리거나 사사로운 분란을 계속 일으켜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자신과 잘 맞는 집단 안에서 능력을 맘껏 펼쳐 성과를 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집단 심리가 든든한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처음 '이 책을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내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팀장이 된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신입이 들어오고 후배가 생기기 시작했다. 후배를 잘 이끌고, 그들의 참신한 의견을 받아들여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리더가 되고 싶다.
'인간관계부터 팀워크, 조직 운영, 사회정책까지 분별력을 되찾고 일과 삶의 주도권을 가지는 법!'
책을 읽어나갈수록, 회사 내에서의 리더십뿐만 아니라, 학교, 지역, 회사, 더 나아가서 국가와 온라인까지 집단의 범위가 굉장히 넓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집단 심리'라는 말을 들으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점점 개인화가 심해지는 시대에, 집단 심리를 아는 것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개인 심리와 집단 심리를 구분하고, 집단이 개인에게, 개인이 집단에게 미치는 영향을 아는 것만으로도 좀 더 분별력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 집단의 힘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팀/조직 구성원들이 토론을 할 때 의견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의사결정 과정이 산으로 가는 걸 막을 수 있다. 집단심리학은 우리가 대세에 쉽게 휩쓸려가지 않고 분별력을 가지도록 불을 깜박여 주는 신호등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킨 최초의 도구 '집단' 심리의 세계를 탐험해볼 수 있다.
<목차>
1부 세상을 움직이는 힘
1장 인류 최초의 도구, 팀
2장 세상을 지배하는 다수
3장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수
4장 소외감이라는 생존 본능
2부 개인의 성장과 집단의 성공을 결정짓는 조건
5장 어떤 집단이 더 똑똑할까
6장 팀워크 심리
7장 게으른 뇌
8장 집단 차별을 인지하는 것이 주는 효과
9장 우정이 싹트는 환경
10장 공공의 최선
<1부>
나: 어렸을 때 학교에서 토론을 했던 기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나는 남북 통일에 대한 찬반 토론이 기억에 남는다. 투표함에서 '찬성'과 '반대'가 적힌 종이를 뽑아, 결과에 따라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정리하여 토론을 했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우리는 타인과 함께 토론&토의를 거친다. 똑똑한 1-2명(소수의 사람)이 해결 방식을 결정하면 안 되는 것일까? 토론과 집단이라는 주제에 들어가기에 앞서, 팀에 대해 알아보자.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킨 최초의 도구는 팀이라고 말한다. 팀은 인간의 잠재 능력을 최상으로 끌어내는 "인간이 인간을 사용하는 도구"라고 말이다.
인간은 팀워크를 통해 거대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새로운 문물을 만들어 사용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인간 개개인이 DNA라는 유전자의 조합이자 발현이라고 한다면, 집단은 이러한 개인들을 조합하여 인간이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도구이자 사회적 생명체다.
1부에 크게 두 키워드가 소개되고 있다. 하나는 '내집단 선호' 또 다른 하나는 '집단 허울'이다.
* 내집단 선호
생판 모르고 앞으로 만날 기회가 없으며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남의 일도 같은 집단이 되면 나의 팀, 내 일이 된다.
예를 들어 외국 스포츠 선수가 넘어지는 모습을 본다면? '그러게, 조심 좀 하지' 하며, 안타깝기야 하겠지만 크게 마음이 아프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가 부상당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에는? 외국 선수였을 때보다 더욱 안타깝고, 때로는 상대 국가 선수에게 분노를 느낄 수도 있다. 우리가 한국 선수를 개인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고 우리에게 상금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이는 인간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인 '내집단 선호'를 보여 준다. 개인적인 이득에 상관없이 같은 집단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한국 선수들과 기쁨과 슬픔을 같이한다.
* 집단 허울
실재하지 않고 허울로 만들어졌으며 이름만 있는 '집단'이라 하더라도 인간은 이를 실체가 있는 집단으로 인식한다.
집단 허울은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허울뿐인 집단일지라도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에 호의를 보이는 반면,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외집단)은 차별한다.
심리학자들은 집단이 개인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 않은 상황에서도 집단에 애착을 갖는 것은 인간의 근본적인 심리라고 말한다. 앞서 말했듯이 내 집단을 나와 동일시하고 내 집단의 안녕을 내 안녕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미투, 돈쭐 등 다수의 영향력(순기능)
창의력에 영향을 주며, 세상을 보는 시각을 천천히 바꾸는 소수의 영향력
[소수 의견을 접하면서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구나'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유형의 관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학교, 회사 등에서 소외감을 주는 문제 '왕따(따돌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부>
팀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간 심리, 집단 심리, 그리고 팀워크 심리를 알 필요가 있다.
경영학자들은 좋은 리더십의 핵심은 리더가 어떤 사람인지보다는 그가 팀워크에 어느 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라고 말한다. 리더의 인간적 됨됨이와 리더십은 별개라는 것이다. 현명한 리더란 인간적으로 착하다거나 현명하다기보다 자신이 이끌고 있는 집단을 잘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나: '집단'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종종 '고정관념/선입견'이라는 표현도 연달아 떠오른다. 우리 인간은 왜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일까?
고정관념과 집단에 대한 선입견은 오랫동안 알게 모르게 습득하게 된 인지적 습관과 같다. 인간은 자신의 선입견을 따르고 다른 의견은 쉽게 무시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나: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갖고 있으면, 집단 간에 갈등이 생길 것이다. 혐오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일을 크게 키운다. 우리나라도 이제 단일민족이 아닌 다문화 국가이다. 오래전에 그 집단에 속한 몇몇 개인이 저지른 일을 집단 전체에 투영해서 집단 성원 모두가 그럴 것이라고 판단하는 부정확한 고정관념은 우리 사회를 좀먹는다.
집단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두 집단 성원 간에 우정이 싹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서로를 믿고 지원하며 좋아하는 친구 간의 우정 말이다.
나: 나도 중국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더럽고 시끄럽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로 보였다. 그런데 일본에서 몇 년동안 살 때 만난 중국인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깔끔하고 청결한 외모, 전혀 크지 않은(조곤조곤) 목소리, 때와 장소에 따라 태도를 다르게 하는 매너. 겉으로 보면 일본인과 다를 바 없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라는 것을. 무의식 중에 다른 집단(중국)에 대한 혐오와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 편견이 100%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정 국가 사람, 세대 갈등(틀딱, 잼민이 같은 혐오적 표현), 젠더 갈등 등 내 머릿속에도 뿌리깊게 박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인식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내 행동과 판단은 180도 달라질 것이다.
나: 코로나 전에는 회사에서 직원이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금은 그러한 과정 없이, 윗사람의 지시가 일방통행으로 내려오기만 하는 모습에 아쉽기만 하다. 서로 아이디어를 내면,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발전하기도 하고 폐기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더욱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것이 팀으로 일하는 것의 강점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 주변의 작은 집단인 회사에서 어떤 리더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팀원의 감정보다는 업무 수행 능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일을 잘 못 하는 후배는 피드백을 하며 가르치고, 일을 잘 하는 후배는 믿으며 의지했다. 물론 교육이 필요없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업무 방식이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였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더 좋은 방식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동료들이 나에게 상기시켜주곤 했다.
다수와 소수, 토론, 선입견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집단과 팀에 대해 알게 된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팀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를 알게 되었다.
저자 박귀현
조직심리학자. 호주국립대학교 경영학과 부교수. 산업 및 조직 심리학과 조직행동이 주 연구 분야다.
☆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아 읽고 쓴, 저의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심심은 (주)도서출판 푸른숲의 인문 심리 전문 출판 브랜드입니다.
알면 알수록 새로운 사람의 마음을 다룬 책을 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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