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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ㅣ Memory of Sentences Series 1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평점 :
<자기만의 방>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처음 접하였어요. 2016년에 블로그 글을 포스팅하였네요. 이 글을 쓰기 전에, 8년 전에 쓴 글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sora_927/220841421273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읽었을 때 떠올랐던 여성 중 한 분이 허난설헌이었는데, <자기만의 방> 포스팅(2016년)에도 언급하고 있네요. (당시 사회 문화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꽃 피우지 못한 사람이 어찌 허난설헌 한 사람 뿐이겠냐만은)
꽤 오래전부터 젠더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혐과 여혐, 그리고 범위는 더욱 넓어져, 세대 갈등과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도 있습니다. 나는 여자/너는 남자 라는 자신의 입장만 생각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32쪽_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성별을 의식한다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의식적인 편향을 두고 쓰는 글은 소멸하기 마련입니다. 마음속의 남성과 여성의 협동이 일어나야만 예술 창작이 온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201쪽_버지니아의 작품을 읽는 독자들이 자아를 돌보고 자립과 자유를 가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그리하여 버지니아의 목소리가 우리 마음에 와닿는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삶의 힘이 되는 그의 문장들로 우리 삶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요.
버지니아는 결혼 전부터 신문에 평론과 에세이를 꾸준히 기고하던 작가였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훗날 페미니즘의 교과서로 불리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의 강연을 바탕으로 집필한 에세이 <자기만의 방>이 있습니다.
저자는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작가로서의 재능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난해하다고 인식되는 '의식의 흐름' 기법조차 버지니아 특유의 명쾌함과 예리함을 가릴 수는 없었으니까요.
이 책에는 우리가 사랑하는 유명 작가, 버지니아의 문장들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그의 글 속에는 여러 차례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그러한 문장들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만의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소설을 쓴 모더니즘 작가로, 그가 상상하고 생각하는 것을 그저 글로 옮겨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여 어렵게 다가오는 문장들이 있다면, 문장을 의식의 저편 너머로 그저 관조해 보세요. 그의 문장들을 통해 버지니아의 생애를 바라보고 그 흐름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의 삶을 통달하는 인문학적 해석을 달아두었으니, 이 책을 손에 넣은 독자들이 단순히 작품을 읽는 데 멈추지 않고 문장을 영원히 기억하고, 문학을 소유하는 감동을 느꼈으면 합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간략하게)
1882년 1월 25일 런던에서 출생
1878년 아버지의 재혼
1888년 의붓오빠의 성추행
1895년 어머니 사망
1897~1901년 런던 킹스 칼리지의 여성부에서 공부
1900년 전문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
1904년 아버지 사망 후 자살 시도, 미수에 그침. 가디언에 처음으로 글이 실림
1912년 레너드 울프와 결혼
1917년 남편과 호가스 출판사를 설립
1922년 애인 비타 색빌웨스트와 만남
1940년 10월 16일 버지니아가 살던 집을 나치가 폭격
1940년 신경쇠약증세 악화
1941년 3월 28일 자살로 사망
<목차>
PART 1.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다
PART 2. 어떻게 살 것인가, 의식의 흐름에 몰입하다
PART 3. 초월적인 존재를 사랑하게 되다
PART 4.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25쪽_Lock up your libraries if you like; but there is no gate, no lock, no bolt that you can set upon the freedom of my mind.
원한다면 도서관은 잠궈도 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자유로운 나의 사유를 가로막을 문도, 잠금쇠도, 나사도 없습니다.

128쪽_Change was incessant and change perhaps would never cease. High battlements of thought, habits that had seemed as durable as stone, went down like shadows at the touch of another mind and left a naked sky and fresh stars twinkling in it.
변화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아마 절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생각의 높은 성벽, 돌처럼 내구성 있어 보이는 습관들이 다른 사고에 닿으면 마치 그림자처럼 사라지고 벗겨져 드러난 곳에는 새로운 별들이 반짝이기 시작합니다(변화는 끊임없는 흐름과 기존의 관념을 무너뜨리는 영감의 영향력의 원천임을 의미)
이 소설 <올랜도>의 중심을 차지하는 '올랜도'는 사실 버지니아가 열렬히 사랑한 여성 작가 비타 색빌웨스트를 모델로 한 인물입니다. 버지니아는 비타와 가장 친밀했던 시기가 지나갈 무렵, 더이상 연인으로 지낼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함께했던 시간을 기리기 위해 이 소설을 썼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비타의 아들 나이젤 니콜슨은 비타에게 헌정된 이 작품을 "문학사상 가장 길고 멋진 연애편지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올랜도가 남녀 양쪽의 성별을 경험하며, 성별과 정체성의 관념을 탐구하는 과정은 자아 성립의 자유를 신비롭게 보여줍니다. 올랜도가 자신의 길을 찾고, 자기를 이해하며, 운명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버지니아는 우리가 간절하게 소망하는 삶을 방해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버지니아 울프의 글과 그에 대한 저자의 인문학적 해설을 담은 도서.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한다면,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면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도 추천드립니다.
☆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저의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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