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기초 - 주식, 금리, 환율, 부동산
신성호 지음 / 해피스토리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읽은 기간/ 2017년 8월 8일
/주제 분류/ 투자 일반

읽은 동기_ 투자를 하고 싶은데, 무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깜깜해서 읽어 본 책. 

책의 느낌_ 이 책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보통 일반 책과 다르다. 이 책은 뭐랄까, 프레젠테이션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고 해야 할까. 저자의 간단한 설명과 의견, 스스로에게 던지는 듯한 질문이 적혀 있고, 수많은 그래프들이 그 옆에 나열되어 있다. 

책은 군더더기 설명이 없으며, 각 투자 분야별(금리, 주식, 환율, 부동산) 필요한 데이터를 소개하고, 해석하며 경제 일반과 자산에 속성에 대한 적합한 데이터도 풍부하다.

출판사 소개에도 나와있듯이 
실전 투자자를 위한 데이터의 모든 것. 
데이터가 투자를 성공시킨다. 투자의 기초는 데이터. 
근거 자료 없이 주장을 남발하는 투자 안내서는 위험하다.

그래, 이 책에는 데이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아마도?! 그만큼 그래프로 꽉 찬 책이다. 직접 보면 여러분도 놀라실껄요?!). 설명에 도움이 될 것 같으면 근 90년 전의 1929년 대공황기의 그래프도 첨부해 놓았다. (1929년 대공황을 설명하는 그 어떤 책보다 더 많은 그래프가 수록되어 있을 것 같다. 나 개인적으로 인류 역사상 아주 드라마틱했던 대공황에 관심이 많은데, 이 책에서 대공황을 꽤 자주 인용해서 반가웠다) 

투자를 하기 전에 장기간의 안목이 필요하다. 단기 투자는 보통 투자가 아닌 투기이기 쉬우며, 이런 투기는 운이 좋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보통은 원금까지 잃기 십상이다. 그리고 이렇게 번 돈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싶다. 무릇 투자든 뭐든 돈이라는 것은, 돌고 돌아야 하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갈 때 필시 사회에 편익과 효용을 가져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투기는 마이너스 게임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며, 자기 자신도 피폐해진다. 어쨌든 이 책에 소개하고 있는 대로 투기가 아닌, 장기간의 안목으로 '진정한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은 장기간의 데이터가 필요할 터인데, 이 책은 그에 아주 부합한다. 아까 설명했듯 대공황 시절의 데이터는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1800년 대의 옛날 자료도 수록해 놨고, 당연히 최근의 데이터도 풍부하게 실어놓아, 현재의 투자나 근 미래 투자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장기간의 미래도 그려볼 수 있을 듯. 경제에서의 데이터는, 이 책에서도 설명해놨듯 절대적 수치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니까. 투기가 아닌, 장기간 투자를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도움이 될 책일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느낌도 들 것이다. '분명, 독서를 하는데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것 같아..' 라는. 


책의 수준_ 금리, 주식, 환율은 경제 문외한인 내가 이해하기 조금 어려웠지만 경제 일반이나 자산 속성, 부동산 관련 부분은 이해하기 쉬웠다. 앞으로의 내 계획에 반영시키고 싶은 내용도 있어, 메모도 착실히 함! 

요즘 부동산 때문에 대한민국이 뜨거운데, 부동산에 관심 있는 사람은 이 책의 '부동산' 파트만 읽어도 상당히 유익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양인을 위한 경제사
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 지음, 조준현 옮김 / 다시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책 제목, 『교양인을 위한 경제사』
우선 '교양인'이 무엇이냐는 정의부터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어 본 결과, 교양인이란 "두껍고 잠 오는 책이라도 극기와 인내로 끝까지 읽어 내는 사람"이 바로 교양인인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책은 조금 두껍고, 살짝 잠이 솔솔 오는 그런 책이다. 교양인은 그런 장애를 이겨내고, 끝까지 다 읽는 사람이 교양인이고! 암만~ 물론 말은 이렇게 해도, 경제에 관심 갖고 있는 사람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초반의 고비만 잘 넘긴다면. ㅋㅋ (이 책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아주 차근차근 인류의 경제 활동을 짚어 나가고 있음)

 

누구에게 추천하나요?!
경제를 본디 바탕부터 차근차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지금의 경제는, 경제 전문가라는 사람도 사실 모르는 게 많을 만큼 복잡성이 어마어마하다. 이럴 때는 현재 금융상품이나 경제 제도 같은 걸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이 중요하고, 통찰력이 중요하다. 통찰력을 키우는데 제일 좋은 건 바로 역사다.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달, 성장했는지 그 역사를 읽으면 통찰력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뭔가 경제가 심상치 않은 쪽으로 흘러가는데?!'라는 촉도 자랄 수 있다. '미래 예측', '미래에 대한 촉'을 키우는 데엔 '역사'만한 게 없으니까.

 

 

이 책의 어느 부분이 가장 좋았나요?!
이 책을 읽고 제일 좋았던 부분은 바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경제 부분. 지금 이 시대는 중세나 근현대 시대의 경제 이야기보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경제를 좀 면밀히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금 시대적 흐름이 그러하기 때문. AI, 로봇, 사물인터넷 등으로 어쩌면 근미래에 인간의 노동은 종말을 할 것이라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의 생각은 비관론, 낙관론 등 다양하다. 낙관론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은 이러하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일을 하고, 그리하여 우리 인간은 기본 소득을 받고 살면서 그 무엇에도 속박됨 없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유토피아가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시간을 되돌려 로마 시대 때를 생각해보자. 당시 대다수의 시민(귀족 빼고, 노예 빼고, 외국인 빼고)들은 할 일이 없었다. 원래 시민들이 하던 일들은 이제 노예들이 하게 되었고, '노동'은 천한 것이 되었다. 그래서 시민은 더더욱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 아무 할 일이 없게 된 로마 시민들, 그래서 궁핍해진 시민들은 폭동, 소동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귀족들은 시민들에게 공짜로 오락거리(그러니까 인간이 사자에게 먹히는 것, 검투사들의 잔인한 싸움)을 제공했고, 온천도 무료로 이용하게 했다. 공짜로 놀고먹고, 피비린내 나는 오락을 즐기는 사회가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을까. 전쟁을 그만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노예의 공급과 수요가 어긋나고, 노예제도의 내부적 한계 등등 노예 경제구조는 구조적 한계로 붕괴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노동의 종말, 고도로 복잡해지는 금융 상품과 금융 시스템 등등 지금 이 시대에 그리스, 로마 경제를 되짚어 보는 건 상당히 의미가 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반면교사 삼기에 충분한 시대이다. 어쨌거나 폭주하는 이 시대에, 차분히 역사를 읽고 냉정히 지금과 미래를 생각해보는 건 참 중요하고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의 어느 부분이 아쉬웠나요?!
책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선사시대부터 봉건시대까지의 서유럽 지역의 경제사를 참말 자세히 다루고 있지만(교양인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수준), 점점 근대로 올수록 내용이 빈약하다. 근현대로 다가올수록 다뤄야 할 부분이 더 많은 데도! 이 부분이 참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 경제를 말하다
최병서 지음 / 형설라이프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그대로다. 영화가 경제를 말하고 있다. 직접 화법, 간접 화법. 몽땅 그리 화법으로 영화가 경제에 대해서 말하고 보여준다. 영화 제작진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으나 '경제학자의 눈'에만 보임직한 경제 이야기들도 소개하고 있다는 말! 예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죽은 시인의 사회> , <쇼생크 탈출> 등등도 실려 있다. (당신을 들었나요? 이 영화들이 중간중간 경제도 말하고 있었다는걸?!)

 

     경제학은 크게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미시, 거시, 국제.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경제학자들이 이 세 분야의 좁은 틀을 벗어나 '인간의 선택'과 관련된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 됐든 모든 걸 연구하기 시작했다. 검사가 죄수와 형량을 흥정하는 것도, 남자와 여자의 만남, 선거, 투표 등등 몽땅! 무엇이 됐든 '이기적인 주체'가 '선택'하는 것이라면 뭐든 간에 경제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도 고전적 경제학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소재의 영화를 뽑아(내가 볼 땐 저자가 좋아하는 영화) 경제학적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간간이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 저자의 선호, 혹은 경제와 상관없더라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싣고 있다.

 

     그래서 책이 좀 산만하다. 곁가지를 쳐나고 경제 이야기에 보다 집중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문제나 어젠다를  독자에게 툭 던져주었더라면 참 재밌고 맛깔난 교양 경제 서적이 됐을 텐데 아쉽다.

 

     요즘 내가 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인문 서적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러 책들을 비교하게 된다. 역시 독서량을 늘리니, 책을 보는 눈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 같다. 아직 비교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역시 질을 높이기 위해선 양이 받쳐줘야 함)

 

     내 생각에, '좋은 책'이란,

 

① 이해하기 쉬운 책 (이 말은 저자가 자신이 다루고 있는 주제, 대상을 거의 완전히 이해했다는 말.)
②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
③ 그래서 독자들을 사유하도록 유도하는 책

 

     이 세 가지가 충족된 책인 것 같다.

 

     많이 아는 것과 좋은 책을 쓰는 건 별개의 문제,
     말 잘하는 것과 글 잘 쓰는 것도 별개의 문제,

 

     좋은 책을 쓰려면 최대한 자의식은 줄이고, 자신이 아는 것을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것인지 고민하고, 자신이 쓰고자 하는 주제와 대상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뭐든지 생각해 볼 만한 문제가 꼭 있는데, 그것을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고, 질문을 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정말 좋은 책이다. 고전이라는 책들은 다 이런 책인 것 같다. 이 요건을 충족해야 고전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어쩌다가 교양 경제서 리뷰를 쓰다가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 대해 쓰게 됐다. 왜냐하면 이 책이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 하게끔 만들어 줬기 때문. 꾸르륵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 "5년 뒤 당신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선대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은 기간/ 2017년 5월 27일~29일

/읽은 동기/ 이 책이 출간된 직후 마케팅 덕분인지 시대 분위기 때문인지 내 눈에 자주 띄었다. 무의식 깊숙이 각인, 얼마 전 도서관 책장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꺼내 읽기 시작했다. 




뭔가 조상님 같은 저자의 이름입니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 정자세로 책을 읽게 됩니다. 한치 앞도 모르겠는 복잡하고 어려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어리석은 저에게 지혜를 주세요! PLZZZ! 


는 농담이고, 어쨌든 이 책의 구성은 깔끔하고 간단합니다. 



1. 문제 제기 : 이미 시작된 일자리 변화, "5년 뒤 당신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2. 미래 일자리 흐름을 바꿀 4가지

   ① 저성장

   ② 인구 감소

   ③ 기술 빅뱅 - 전기자동차, 자율 주행 자동차, 3D 프린트

   ④ 로봇화, 인공지능

3. 대응 및 대책

   ① 기업

   ② 개인

   ③ 사회



구성이 깔끔하고, 주제 의식이 분명해서 책을 읽다가 덮을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인간의 막연한 불안을 들추어 겁주는 책도 아닙니다. 지금 당장, 우리 발등에 옮겨붙을 것 같은 불을 잘 파악하고 다루어 보자는 책입니다(어째 이게 더 무서운 것 같기도). 특히, 먹고사는 게 늘 걱정인 중산층 이하 사람, 그러니까 노동을 팔아서 하루, 한 달을 근근이 이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온 정신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책이지요.


일용직 근로자도 아닌데 무슨 소리냐고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계 부채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직장에서 해고되는 즉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자산 구성이 금융자산보다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고, 그 부동산 자산이라는 것도 빚 한 푼 없이 소유한 것보다는 빚을 지고 소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빚을 갚아나가는 매달의 근로 소득이 끊기는 순간,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돈의 흐름, 일자리 흐름, 세상 흐름에 늘 주시하고 있어야 합니다. 15~10년 전 미국은 낮은 금리 때문에 "남의 돈이 내 돈 같아 보이고, 이 집, 저 집이 몽땅 내 집이면!"이란 욕심 때문에 과도하게 투자 아닌 투기를 하다가 사람들이 크게 한 방 먹었습니다. 자기가 날린 탐욕이란 펀치에 자기가 얻어맞은 것이지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든, 서유럽이든, 남유럽이든 빚을 내 부동산을 산 중산층들이 하루아침에 빈곤층으로 전락했죠. 잘 나가던 금융사 직원이 하루아침에 해고되고, 잠 잘 집도 은행 소유로 넘어가고,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무료 급식소에서 밥을 먹다 눈물 흘렸다는 사례가 또 떠오르네요. 고등교육을 받고, 월급도 많이 받던 사람이,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무료 급식소에는 안 가기로 결심했던 사람이, 하루, 이틀 그 이상의 굶주림을 견딜 수 없어 무료 급식소를 찾았다는 이야기. 이 책이 아니라 다른 책에서 읽은 사례입니다. 아무튼 세계 금융위기는 정말 세계인들의 마음에 생채기를 깊이 남겼습니다. 빚을 레버리지(지렛대)로 쓸 수 있으면 빚도 유용한 수단이나, 안전장치가 없는 빚은 사람을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트릴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빚으로 인한 신분 하락은 역사상 끊임없이 언제나 반복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노예들, 조선시대 소작농으로 전락했던 무수한 사람들... 빚은 정말 무서운 겁니다. 역사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됩니다)  


10년 전의 세계 위기는 돈 놓고 돈 먹기, 돈 그러니까 빚을 너무 우습게 알다가 당한 위기였죠. 이 위기를 10년 동안 어떻게 잘 넘기나 했는데 이제 또 다른 위기가 인류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두둥!! 


이번에는 아직 위기가 들이닥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정황상 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머지않아 이 세상이 크게 변화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세상을 변화시킬 4가지 요인을 꼽고, 그 4가지 요인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세상의 변화 중 하나인 일자리 변화를 집중 파고듭니다.) 


일자리에 미치는 4가지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저성장 시대

  둘째, 인구 감소

  셋째,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3D 프린트로 대변되는 기술 빅뱅

  넷째, 로봇, 인공지능. 


우선 저성장 시대를 살펴봅시다. 

지금 세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계속해서 저성장 기조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1980년 대엔 10% 성장률, 1990년 대 초 중반엔 6~7%, IMF 시절엔 4~5%, 2008년 이후 2~3%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같이 눈부신 성장을 기대하긴 아무래도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가계 부채, 특히 부동산 관련 부채가 너무 많아 가계에서 소비를 못하고 있습니다. 빚 때문에 가처분소득이 낮은 거죠. 소비를 많이 하지 않다 보니, 산업계도 힘들고 그러니 저성장 시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다음 인구 감소

인구는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합니다. 생산, 소비, 일자리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인구는 정확히 예측 가능한 변수입니다. (물론 인구 변화 효과, 그에 대한 대응책 등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테지만) 나라의 경제는 생산 가능 인구가 늘어야 무럭무럭 성장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인구 분포에서 상당한 차지를 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 때문이지요. 이런 인구 절벽은 연쇄적으로 소비 절벽을 부릅니다. 은퇴 후에 일을 계속한다고 해도 예전만 못한 벌이일 것이고, 기대 수명이 늘어난 상황에서 마음 놓고 주머니를 열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2018 인구 절벽이 온다』라는 책에서 한국 소비가 2020년까지 성장한 후, 수십 년간 내려 갈 것으로 예측했다고 합니다. 교통, 통신, 오락, 문화 등 대부분의 소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단 보건 사업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앞으로 5~10년 이내에 인구 감소, 특히 생산 가능인구 감소의 여파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합니다. 


> 저자는 기술 변화, 경제 변동이 자주 일어날 것이므로 평생 교육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그리고 1~2인 가구 증가로(청년층, 노인층 동시에) 대형마트, 백화점보다 온라인, 편의점이 성장할 거라고 하네요. 


> 항상 인구 분포에 유의하라고 합니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의 마스다 무네아키 역시 인구 분포 변화와 흐름, 사람들의 니즈를 잘 읽어서 사업에 성공했지요) 


> 그리고 창업, 투자, 취업 등 자기만의 기회는 꾸준히 만들되, 리스크는 줄이도록 해야 한답니다. (음, 뭔가 어렵네요.)


세 번째... 이제부터 진짜 무섭고 두려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섭고 두려운 것은 아직까지 제대로 겪어보지 못해서 무지에 의한 두려움입니다.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세 번째 요인은 바로 기술 빅뱅입니다. 


>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의 발전이 무시무시하죠. 2017년 말부터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가 대중화될 것 같다고 합니다.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져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죠. 앞으로 나올 모델의 가격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빠른 속도로 내연기관 자동차들을 대체해 나갈 것입니다. 자동차 산업 분야는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일자리 관련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기자동차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에너지 소비가 적고, ② 들어가는 부속품의 개수도 눈에 띄게 적다고 합니다. 줄어든 부속품의 개수만큼 자동차가 고장 날 확률도 그만큼 낮다고 합니다. 또 차가 가벼워서 연비도 좋고요. ③ 가속 시간이 획기적으로 짧다고 하네요.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3초. 엄청 빠르네요. 

  

> 자율 주행 자동차

사물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자율 주행 자동차. 자율 주행 자동차 역시 일자리에 아주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① 우버 등 공유경제 시장이 가파르게 성정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② 이동 시간 동안 소비할 콘텐츠 관련 기술과 스토리텔링 시장 커질 것 같고요. ③ 대신 지금까지 운전을 업으로 했던 분들은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사람이 운전하는 운송 트럭들, 그 트럭들이 자율 주행이 가능하면 트럭들이 기차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로를 달리는 날도 그려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책에서 읽었지만, 이 방식이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스피드 스케이트나 자전거 경주 등 2, 3위가 1위 뒤를 바짝 붙어서 달리는 걸 볼 수 있는데 바짝 뒤에서 달리면 공기 저항이 낮아져서 에너지 소모가 줄어든 다고 합니다.)


사실 인간이 운전을 하는 건 상당히 비효율적입니다. 신호 대기의 비효율성, 꼬리물기, 운전자의 실수, 부주의 등등. 인간이 운전하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도 비용이 많이 들죠. 그래서 자율 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인간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비효율 문제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합니다. 인간보다 자율 주행 자동차가 더 안전하다는 뜻이지요. 문제는, 안정성, 사회 수용성 이런 것보다는 사회, 법적, 윤리적 문제가 더 큰 숙제일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 3D프린터 

1인 기업, 협동조합, 가내수공업 확산 가능성 크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3D 프린터에 대해 크게 할애하지 않았네요. (혹은 제가 제대로 안 봤거나.) 

  


이제 마지막입니다. 미래 인간의 일자리를 변화시킬 네 번째 요인. 바로 로봇과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 아주 무섭습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어디까지 발달, 발전할 수 있을지 인간은 알 수 없으니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인공지능은 세상의 온갖 지식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어쩌면 벌서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를 한물가고, 능력도 없는 조상님쯤으로 보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인공지능은 단순히 일자리 변화뿐만 아니라 인류의 존재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를 멸종시킬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이 책에서는 일자리와 관련해서 설명을 합니다. 


인공지능 역시 나머지 세 요소처럼 우리 일자리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사회 구조를 양 극단으로 밀어붙일지도 모르겠네요. 자본과 기계를 가진 사람들은 부유하게 잘 살고, 노동을 파는 사람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 큽니다. 당연하게도 부유하게 잘 사는 사람은, 아주아주 극 소수일 테고, 빈곤층은 너무나 많을 것입니다. 


>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소멸 순서 

① 중급기술직업군 (화이트칼라: 매뉴얼화된 일반 사무, 행정 업무/전문직이나 단순 판례, 자료 찾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변호사, 변리사도 급격히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② 하급기술직업군 (블루칼라: 화이트칼라보다는 늦게 사라지겠지만 로봇의 가격이 인건비보다 더 저렴해지면 사라질 것입니다) 

③ 상급기술직업군 (경영, 사업, 재정운용, 컴퓨터, 수학 등. 전략, 기획, 판단을 하는 직업군은 대체 어려움 있음) 

  



종합하여 몇 년 후 전반적 상황을 예측하자면 이렇습니다. 


  ① 일자리 개수 줄어든다.

  ② 일자리 수명도 짧아진다.

  ③ 그러나 인간 수명은 길어진다. 

  ④ 개인 욕구가 세분화될 것이다. 

  ⑤ 기계, 로봇과 차별되는 창의성, 고차원적 사고 능력이 중요해진다.

  ⑥ 비효율적 분야에서 효율화 높아질 것이다.

  ⑦ 스펙, 라이선스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그럼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요? 저자는 기업, 개인, 사회를 나눠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이 대비해야 할 것만 간추려서 올려보겠습니다. 


> 개인의 대비

  ① 일과 직업 자체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고 점검하기

  ② 데이터를 보고 통찰을 이끌어내는 실력 키우기 

  ③ 변화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기회 잡기 

      (자신에게 꾸준히 투자하기, 늘 미래의 흐름에 주목하기)

  ④ 자기 내면에 귀 기울이기 - 성취감, 만족감

  ⑤ 창업, 스타트업에 관심 가지기. 적극적 창업 마인드 

      (이용 가능 : SNS, 3D 프린트, 크라우드 펀딩 등)

  ⑥ 여러 번의 생애전환기 대비 

      (개인 능력 지속적 발전 필요, 전문가가 되어야 함)

  ⑦ 지혜, 통찰력, 전문성 꾸준히 쌓기

  ⑧ 기계와 차별화하기 - 창의적 사고, 생산적 상호작용

  ⑨ 자산구조와 소득구조 바꾸고 금융 지능 키우기


> 개인에게 필요한 스킬

  ① 디지털 스킬 (IT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이해 필요)

  ② 명민한 사고 능력 (큰 흐름을 읽고 판단하는 능력)

  ③ 의사소통 능력 (외국어 습득 및 문화적 감수성) 


이 책에서 말하는 중요한 것은, 대략 이 정도입니다. 저자는 다른 걸 더 중요히 여겼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미래 예측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아 잃어버린 시대로 들어갈 거라 했는데 아직까지 부동산 거품은 꺼지지 않고 어떻게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을지 아닐지 사실 이건 미지수이죠. 이것도 다 특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성장, 인구 감소, 기술 빅뱅, 인공지능 모두 특이점이 언제일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미 특이점을 지나 위기 상황 속에 접어든 것일 수도 있고, 조금 남았을 수도 있고, 혹은 생각보다 영향이 미미할 수도 있고, 반대로 어마어마한 후폭풍에 시달릴 수도 있겠죠. 


어쨌거나 저자가 미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4가지 요소는 기정사실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지능이 있고, 행동력도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개인의 노력, 집단 및 사회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너무 미래에 겁을 먹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읽은 책, 『세계와 나』에서 제러미 다이아몬드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듯이, 진짜 인간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건 '매일의 샤워', '죽은 나무 밑에서 자기' 뭐 이런 거라고 했으니까요. 


뭔가 무시무시한 상황이 상상된다 하더라도 우리 인간은 늘 명랑함을 유지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명랑함이 인류를 구원할 지니. 조급해하고 두려워하기보단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직시하고 할 수 있는 건 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깨끗하게 포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했듯이, 이제 우리는 정말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이 보일 때까지 걷기 - 그녀의 미국 3대 트레일 종주 다이어리
크리스티네 튀르머 지음, 이지혜 옮김 / 살림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읽은 기간/ 2017년 5월 13일-22일 (아, 이 기간 동안 이 책만 읽은 건 아니에요. 책이 상당히 두껍지만, 간결한 문체에 도보 여행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서 몰입한 채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주제 분류/ 외국 에세이, 여행기
/읽은 동기/ 작년에 읽은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의 그 두근거림을 또 한 번 느껴보고 싶어서. 





미국에 3대 트레일이 있다. 하나는 미국 동부에 종으로 위치하고 있는 애팔래치아 트레일(appalachian trail), 그다음 미국 중서부 로키 산맥을 따라 길이 나있는 콘티넨털 디바이드 트레일 (continental divide trail), 마지막으로 서부 태평양 연안을 따라 솟아 있는 두 산맥을 연결한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pacific crest trail). 

이 세 트레일 중 제일 먼저 개발된 트레일은 동부에 위치한 애팔래치아 트레일(AT)이고 그다음은 서부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마지막으로 트레일이 개발된(지금도 되고 있는) 건 중서부의 콘티넨털 디바이드 트레일(CDT)이다. 

세 개의 트레일 모두 광활한 미국 대륙을 종으로 가르고 있는 트레일이라, 종주하기 위해서는 보통 5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평탄한 지역도 5개월 내내 걷는 일은 힘들 터, 이 산들은 해발도 높고, 중간중간 깎아지른 절벽에 위험한 계곡은 물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메마른 사막이 펼쳐져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트레일 종주에 도전하지만, 하나라도 종주하는 건 만만치 않다. 그러나 하나를 종주해 내면, 결코 2개까지 종주할 수 없고, 세 트레일 모두 종주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중견기업의 임원으로서 기업 회생 분야에서 능력이 뛰어난 30대 중반 여성이었는데 어느 날 해고당하고 만다. 집으로 돌아와 실컷 울다가, 그냥 감상만 젖어 있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금 현재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하고 싶은지 곧바로 생각한다. 그러다가 떠오른 건, PCT 종주. 이때가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곧바로 PCT 종주를 계획한다. (중간에, 저자의 친구가 마흔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뇌졸중이 와서 그 멋지던 명품 양복과 고급 차량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 것은 물론, 지금 먹는 것조차 제 손으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저자는 더더욱 PCT 종주 계획에 열을 올린다) 

저자는 운동이란 젬병, 트레킹도 생활에 안정이 접어든 다음 종종 하던 취미이긴 했지만 그냥 미국 3대 트레일 종주에 비하면 그냥 안락하고 안온한 나들이에 불과했다. PCT 출발점에 도착하고 두려워하던 순간들, 나약한 마음이 몇 시간에 걸쳐 이어졌는데 흥미롭게도 막상 걷기를 시작하고,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이런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냥 도보여행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자기 속도에 맞춰 PCT를 찬찬히 걸어나간다. 그러는 동안에 만난, 수많은 스루하이커들. 저자는 그들과 때로는 같이, 때로는 각자 걸으면서 소속감을 느끼고, 즐겁고 재미난 순간들을 함께 한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PCT 종주 때는 서로 인연을 맺었던 스루하이커들과의 교류가 저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두 번째로 도전했던 CDT. 이번 종주엔 먼젓번 PCT에서 만나게 된 밥이라는 남자 스루하이커와 함께 종주를 시작했다. PCT 때 다른 여자 도보여행자의 남친이었지만, PCT 종주를 마치고 그들은 헤어진 상태. 2년이 지난 후 함께 걷게 된 저자와 밥은, 외롭고 고독했기에 함께 걸었고 사귀게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갈등의 연속. 저자는 더 이상 밥과 함께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헤어지자고 했지만, 남성적이고 강해 보이던 밥은, 연약했고 고독에 취약했다. 그래서 끝까지 그 둘은 함께 걸었다. 서로 싸우고, 감정이 상할 데로 상하는 건 부지기수. 어쨌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싸우더라도 고독 앞에서는 인간은 한없이 나약하니까. 

마지막으로 도전한 AT. 저자는 두 번째 종주의 경험으로 혼자 종주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혼자여서 좋았지만, 종주의 맛은 반감되었고, AT는 구간이 짧고 상대적으로 다른 두 트레일보다 쉽다고 할 수 있었지만 결코 쉬운 트레일이 아니었다. 꽤나 오랫동안 두 발이 아닌 네 발로 기어 다녀야 함. 하지만 그것보다 더 힘들고 두려운 건 AT가 인구 밀집 지역인 동부를 가로지르고 있다는 것. 조심해야 할 것은, 방울뱀과 회색곰, 흑곰이 아니다. 바로 인간이었다. 곰을 보면 잠시 주춤해 있으면 되지만, 인간을 보면 일단 경계부터 하고 여의치 않으면 도망가야 한다. ㅋㅋ 1.3km 마다에 있는 산장은, 종주에 관심 있기 보다 노는데 관심 많은 젊은이들로 북적이며 밤이 되면 술과 마약의 파티장이 된다. 이런 건 전혀 저자의 취향이 아니기에, 혼자 산장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텐트를 치고 밤을 보냈다. 어쨌건, 혼자 한 종주여서 그런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많이 느껴진 트레일이어서 그런지 다른 두 트레일과 달리 재미는 제일 덜했다. 인간에 대한 두려움만 내게 남기고. ㅠ_ㅠ

첫 번째 PCT 종주 이야기에선 어떤 희망, 가능성이 느껴져서 좋았고 (자기도 몰랐던 도보여행자 DNA, 다음 종주에 대한 기대), 두 번째 이야기는 남자와 투닥투닥 거리는 모습이, 저자 본인이야 힘들었겠지만 이야기 읽는 나로서는 꽤 흥미로웠겠다. '나도 언젠가 남자친구와 이런 여행을 하면 이럴까', 혹은 '이런 성격의 사람을 만나면 피곤하겠다', 또 '나의 상당히 좋지 않은 인성이 여행으로 드러나겠구먼', 뭐 이런 생각을 해보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세 번째 AT는 작년에 읽었던 빌 브라이슨의 책과의 차이점, 이런 것에 주목하며 읽었고. (빌 브라이슨은 천상 이야기 꾼, 글쟁이이다) 

삶에는 정답이 없고, 이렇다 할 정해진 길이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가는 아주 넓은 길이 있지만, 이 길 옆에는 작고 좁은 수많은 길들도 존재한다. 혹은 길이 없어서 누군가는 스스로 길을 내어가며 걸어가기도 한다. 

저자는 30대 중반에 도보여행을 시작으로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아를 계속해서 여행하고 있다. 도시에서 멀어진 곳, 숲이나 들판, 사막의 길 위에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그리고 생의 본능, 살면서 아주 작은 것에 웃고 울 수도 있는 상황들에 직접 몸을 던져서 살아 있음을 느끼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그런 길을 가고 있다. 이런 길을 가면서도 자신이 옳았나, 틀렸나를 수없이 생각하고, 좋았다가 우울했다가 화가 났다가 오락가락할 테지만, 자기가 선택한 길, 그 길 위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저자가 선택한 길은, 자유였던 것이다. 

저자는 좋은 집, 명품 옷/가방, 값비싼 차를 받는 대신 자신의 시간을 저당잡히고, 자신의 노동을 파는 대신 하루하루 자유롭게 한발씩 디뎌나가는 삶을 택했다. 

당장에 자신의 상황에서 벗어날 순 없겠지만, 자유를 느끼고 싶고 그 길을 걸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