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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 "5년 뒤 당신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선대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2월
평점 :
/읽은 기간/ 2017년 5월 27일~29일
/읽은 동기/ 이 책이 출간된 직후 마케팅 덕분인지 시대 분위기 때문인지 내 눈에 자주 띄었다. 무의식 깊숙이 각인, 얼마 전 도서관 책장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꺼내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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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조상님 같은 저자의 이름입니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 정자세로 책을 읽게 됩니다. 한치 앞도 모르겠는 복잡하고 어려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어리석은 저에게 지혜를 주세요! PLZZZ!
는 농담이고, 어쨌든 이 책의 구성은 깔끔하고 간단합니다.
1. 문제 제기 : 이미 시작된 일자리 변화, "5년 뒤 당신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2. 미래 일자리 흐름을 바꿀 4가지
① 저성장
② 인구 감소
③ 기술 빅뱅 - 전기자동차, 자율 주행 자동차, 3D 프린트
④ 로봇화, 인공지능
3. 대응 및 대책
① 기업
② 개인
③ 사회
구성이 깔끔하고, 주제 의식이 분명해서 책을 읽다가 덮을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인간의 막연한 불안을 들추어 겁주는 책도 아닙니다. 지금 당장, 우리 발등에 옮겨붙을 것 같은 불을 잘 파악하고 다루어 보자는 책입니다(어째 이게 더 무서운 것 같기도). 특히, 먹고사는 게 늘 걱정인 중산층 이하 사람, 그러니까 노동을 팔아서 하루, 한 달을 근근이 이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온 정신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책이지요.
일용직 근로자도 아닌데 무슨 소리냐고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계 부채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직장에서 해고되는 즉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자산 구성이 금융자산보다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고, 그 부동산 자산이라는 것도 빚 한 푼 없이 소유한 것보다는 빚을 지고 소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빚을 갚아나가는 매달의 근로 소득이 끊기는 순간,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돈의 흐름, 일자리 흐름, 세상 흐름에 늘 주시하고 있어야 합니다. 15~10년 전 미국은 낮은 금리 때문에 "남의 돈이 내 돈 같아 보이고, 이 집, 저 집이 몽땅 내 집이면!"이란 욕심 때문에 과도하게 투자 아닌 투기를 하다가 사람들이 크게 한 방 먹었습니다. 자기가 날린 탐욕이란 펀치에 자기가 얻어맞은 것이지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든, 서유럽이든, 남유럽이든 빚을 내 부동산을 산 중산층들이 하루아침에 빈곤층으로 전락했죠. 잘 나가던 금융사 직원이 하루아침에 해고되고, 잠 잘 집도 은행 소유로 넘어가고,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무료 급식소에서 밥을 먹다 눈물 흘렸다는 사례가 또 떠오르네요. 고등교육을 받고, 월급도 많이 받던 사람이,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무료 급식소에는 안 가기로 결심했던 사람이, 하루, 이틀 그 이상의 굶주림을 견딜 수 없어 무료 급식소를 찾았다는 이야기. 이 책이 아니라 다른 책에서 읽은 사례입니다. 아무튼 세계 금융위기는 정말 세계인들의 마음에 생채기를 깊이 남겼습니다. 빚을 레버리지(지렛대)로 쓸 수 있으면 빚도 유용한 수단이나, 안전장치가 없는 빚은 사람을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트릴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빚으로 인한 신분 하락은 역사상 끊임없이 언제나 반복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노예들, 조선시대 소작농으로 전락했던 무수한 사람들... 빚은 정말 무서운 겁니다. 역사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됩니다)
10년 전의 세계 위기는 돈 놓고 돈 먹기, 돈 그러니까 빚을 너무 우습게 알다가 당한 위기였죠. 이 위기를 10년 동안 어떻게 잘 넘기나 했는데 이제 또 다른 위기가 인류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두둥!!
이번에는 아직 위기가 들이닥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정황상 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머지않아 이 세상이 크게 변화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세상을 변화시킬 4가지 요인을 꼽고, 그 4가지 요인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세상의 변화 중 하나인 일자리 변화를 집중 파고듭니다.)
일자리에 미치는 4가지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저성장 시대
둘째, 인구 감소
셋째,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3D 프린트로 대변되는 기술 빅뱅
넷째, 로봇, 인공지능.
우선 저성장 시대를 살펴봅시다.
지금 세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계속해서 저성장 기조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1980년 대엔 10% 성장률, 1990년 대 초 중반엔 6~7%, IMF 시절엔 4~5%, 2008년 이후 2~3%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같이 눈부신 성장을 기대하긴 아무래도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가계 부채, 특히 부동산 관련 부채가 너무 많아 가계에서 소비를 못하고 있습니다. 빚 때문에 가처분소득이 낮은 거죠. 소비를 많이 하지 않다 보니, 산업계도 힘들고 그러니 저성장 시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다음 인구 감소.
인구는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합니다. 생산, 소비, 일자리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인구는 정확히 예측 가능한 변수입니다. (물론 인구 변화 효과, 그에 대한 대응책 등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테지만) 나라의 경제는 생산 가능 인구가 늘어야 무럭무럭 성장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인구 분포에서 상당한 차지를 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 때문이지요. 이런 인구 절벽은 연쇄적으로 소비 절벽을 부릅니다. 은퇴 후에 일을 계속한다고 해도 예전만 못한 벌이일 것이고, 기대 수명이 늘어난 상황에서 마음 놓고 주머니를 열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2018 인구 절벽이 온다』라는 책에서 한국 소비가 2020년까지 성장한 후, 수십 년간 내려 갈 것으로 예측했다고 합니다. 교통, 통신, 오락, 문화 등 대부분의 소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단 보건 사업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앞으로 5~10년 이내에 인구 감소, 특히 생산 가능인구 감소의 여파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합니다.
> 저자는 기술 변화, 경제 변동이 자주 일어날 것이므로 평생 교육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그리고 1~2인 가구 증가로(청년층, 노인층 동시에) 대형마트, 백화점보다 온라인, 편의점이 성장할 거라고 하네요.
> 항상 인구 분포에 유의하라고 합니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의 마스다 무네아키 역시 인구 분포 변화와 흐름, 사람들의 니즈를 잘 읽어서 사업에 성공했지요)
> 그리고 창업, 투자, 취업 등 자기만의 기회는 꾸준히 만들되, 리스크는 줄이도록 해야 한답니다. (음, 뭔가 어렵네요.)
세 번째... 이제부터 진짜 무섭고 두려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섭고 두려운 것은 아직까지 제대로 겪어보지 못해서 무지에 의한 두려움입니다.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세 번째 요인은 바로 기술 빅뱅입니다.
>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의 발전이 무시무시하죠. 2017년 말부터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가 대중화될 것 같다고 합니다.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져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죠. 앞으로 나올 모델의 가격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빠른 속도로 내연기관 자동차들을 대체해 나갈 것입니다. 자동차 산업 분야는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일자리 관련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기자동차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에너지 소비가 적고, ② 들어가는 부속품의 개수도 눈에 띄게 적다고 합니다. 줄어든 부속품의 개수만큼 자동차가 고장 날 확률도 그만큼 낮다고 합니다. 또 차가 가벼워서 연비도 좋고요. ③ 가속 시간이 획기적으로 짧다고 하네요.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3초. 엄청 빠르네요.
> 자율 주행 자동차
사물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자율 주행 자동차. 자율 주행 자동차 역시 일자리에 아주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① 우버 등 공유경제 시장이 가파르게 성정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② 이동 시간 동안 소비할 콘텐츠 관련 기술과 스토리텔링 시장 커질 것 같고요. ③ 대신 지금까지 운전을 업으로 했던 분들은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사람이 운전하는 운송 트럭들, 그 트럭들이 자율 주행이 가능하면 트럭들이 기차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로를 달리는 날도 그려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책에서 읽었지만, 이 방식이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스피드 스케이트나 자전거 경주 등 2, 3위가 1위 뒤를 바짝 붙어서 달리는 걸 볼 수 있는데 바짝 뒤에서 달리면 공기 저항이 낮아져서 에너지 소모가 줄어든 다고 합니다.)
사실 인간이 운전을 하는 건 상당히 비효율적입니다. 신호 대기의 비효율성, 꼬리물기, 운전자의 실수, 부주의 등등. 인간이 운전하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도 비용이 많이 들죠. 그래서 자율 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인간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비효율 문제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합니다. 인간보다 자율 주행 자동차가 더 안전하다는 뜻이지요. 문제는, 안정성, 사회 수용성 이런 것보다는 사회, 법적, 윤리적 문제가 더 큰 숙제일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 3D프린터
1인 기업, 협동조합, 가내수공업 확산 가능성 크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3D 프린터에 대해 크게 할애하지 않았네요. (혹은 제가 제대로 안 봤거나.)
이제 마지막입니다. 미래 인간의 일자리를 변화시킬 네 번째 요인. 바로 로봇과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 아주 무섭습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어디까지 발달, 발전할 수 있을지 인간은 알 수 없으니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인공지능은 세상의 온갖 지식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어쩌면 벌서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를 한물가고, 능력도 없는 조상님쯤으로 보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인공지능은 단순히 일자리 변화뿐만 아니라 인류의 존재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를 멸종시킬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이 책에서는 일자리와 관련해서 설명을 합니다.
인공지능 역시 나머지 세 요소처럼 우리 일자리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사회 구조를 양 극단으로 밀어붙일지도 모르겠네요. 자본과 기계를 가진 사람들은 부유하게 잘 살고, 노동을 파는 사람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 큽니다. 당연하게도 부유하게 잘 사는 사람은, 아주아주 극 소수일 테고, 빈곤층은 너무나 많을 것입니다.
>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소멸 순서
① 중급기술직업군 (화이트칼라: 매뉴얼화된 일반 사무, 행정 업무/전문직이나 단순 판례, 자료 찾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변호사, 변리사도 급격히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② 하급기술직업군 (블루칼라: 화이트칼라보다는 늦게 사라지겠지만 로봇의 가격이 인건비보다 더 저렴해지면 사라질 것입니다)
③ 상급기술직업군 (경영, 사업, 재정운용, 컴퓨터, 수학 등. 전략, 기획, 판단을 하는 직업군은 대체 어려움 있음)
종합하여 몇 년 후 전반적 상황을 예측하자면 이렇습니다.
① 일자리 개수 줄어든다.
② 일자리 수명도 짧아진다.
③ 그러나 인간 수명은 길어진다.
④ 개인 욕구가 세분화될 것이다.
⑤ 기계, 로봇과 차별되는 창의성, 고차원적 사고 능력이 중요해진다.
⑥ 비효율적 분야에서 효율화 높아질 것이다.
⑦ 스펙, 라이선스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그럼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요? 저자는 기업, 개인, 사회를 나눠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이 대비해야 할 것만 간추려서 올려보겠습니다.
> 개인의 대비
① 일과 직업 자체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고 점검하기
② 데이터를 보고 통찰을 이끌어내는 실력 키우기
③ 변화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기회 잡기
(자신에게 꾸준히 투자하기, 늘 미래의 흐름에 주목하기)
④ 자기 내면에 귀 기울이기 - 성취감, 만족감
⑤ 창업, 스타트업에 관심 가지기. 적극적 창업 마인드
(이용 가능 : SNS, 3D 프린트, 크라우드 펀딩 등)
⑥ 여러 번의 생애전환기 대비
(개인 능력 지속적 발전 필요, 전문가가 되어야 함)
⑦ 지혜, 통찰력, 전문성 꾸준히 쌓기
⑧ 기계와 차별화하기 - 창의적 사고, 생산적 상호작용
⑨ 자산구조와 소득구조 바꾸고 금융 지능 키우기
> 개인에게 필요한 스킬
① 디지털 스킬 (IT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이해 필요)
② 명민한 사고 능력 (큰 흐름을 읽고 판단하는 능력)
③ 의사소통 능력 (외국어 습득 및 문화적 감수성)
이 책에서 말하는 중요한 것은, 대략 이 정도입니다. 저자는 다른 걸 더 중요히 여겼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미래 예측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아 잃어버린 시대로 들어갈 거라 했는데 아직까지 부동산 거품은 꺼지지 않고 어떻게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을지 아닐지 사실 이건 미지수이죠. 이것도 다 특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성장, 인구 감소, 기술 빅뱅, 인공지능 모두 특이점이 언제일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미 특이점을 지나 위기 상황 속에 접어든 것일 수도 있고, 조금 남았을 수도 있고, 혹은 생각보다 영향이 미미할 수도 있고, 반대로 어마어마한 후폭풍에 시달릴 수도 있겠죠.
어쨌거나 저자가 미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4가지 요소는 기정사실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지능이 있고, 행동력도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개인의 노력, 집단 및 사회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너무 미래에 겁을 먹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읽은 책, 『세계와 나』에서 제러미 다이아몬드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듯이, 진짜 인간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건 '매일의 샤워', '죽은 나무 밑에서 자기' 뭐 이런 거라고 했으니까요.
뭔가 무시무시한 상황이 상상된다 하더라도 우리 인간은 늘 명랑함을 유지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명랑함이 인류를 구원할 지니. 조급해하고 두려워하기보단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직시하고 할 수 있는 건 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깨끗하게 포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했듯이, 이제 우리는 정말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