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경제를 말하다
최병서 지음 / 형설라이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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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그대로다. 영화가 경제를 말하고 있다. 직접 화법, 간접 화법. 몽땅 그리 화법으로 영화가 경제에 대해서 말하고 보여준다. 영화 제작진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으나 '경제학자의 눈'에만 보임직한 경제 이야기들도 소개하고 있다는 말! 예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죽은 시인의 사회> , <쇼생크 탈출> 등등도 실려 있다. (당신을 들었나요? 이 영화들이 중간중간 경제도 말하고 있었다는걸?!)

 

     경제학은 크게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미시, 거시, 국제.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경제학자들이 이 세 분야의 좁은 틀을 벗어나 '인간의 선택'과 관련된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 됐든 모든 걸 연구하기 시작했다. 검사가 죄수와 형량을 흥정하는 것도, 남자와 여자의 만남, 선거, 투표 등등 몽땅! 무엇이 됐든 '이기적인 주체'가 '선택'하는 것이라면 뭐든 간에 경제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도 고전적 경제학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소재의 영화를 뽑아(내가 볼 땐 저자가 좋아하는 영화) 경제학적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간간이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 저자의 선호, 혹은 경제와 상관없더라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싣고 있다.

 

     그래서 책이 좀 산만하다. 곁가지를 쳐나고 경제 이야기에 보다 집중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문제나 어젠다를  독자에게 툭 던져주었더라면 참 재밌고 맛깔난 교양 경제 서적이 됐을 텐데 아쉽다.

 

     요즘 내가 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인문 서적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러 책들을 비교하게 된다. 역시 독서량을 늘리니, 책을 보는 눈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 같다. 아직 비교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역시 질을 높이기 위해선 양이 받쳐줘야 함)

 

     내 생각에, '좋은 책'이란,

 

① 이해하기 쉬운 책 (이 말은 저자가 자신이 다루고 있는 주제, 대상을 거의 완전히 이해했다는 말.)
②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
③ 그래서 독자들을 사유하도록 유도하는 책

 

     이 세 가지가 충족된 책인 것 같다.

 

     많이 아는 것과 좋은 책을 쓰는 건 별개의 문제,
     말 잘하는 것과 글 잘 쓰는 것도 별개의 문제,

 

     좋은 책을 쓰려면 최대한 자의식은 줄이고, 자신이 아는 것을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것인지 고민하고, 자신이 쓰고자 하는 주제와 대상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뭐든지 생각해 볼 만한 문제가 꼭 있는데, 그것을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고, 질문을 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정말 좋은 책이다. 고전이라는 책들은 다 이런 책인 것 같다. 이 요건을 충족해야 고전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어쩌다가 교양 경제서 리뷰를 쓰다가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 대해 쓰게 됐다. 왜냐하면 이 책이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 하게끔 만들어 줬기 때문. 꾸르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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