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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을 위한 경제사
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 지음, 조준현 옮김 / 다시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책 제목, 『교양인을 위한 경제사』
우선 '교양인'이 무엇이냐는 정의부터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어 본 결과, 교양인이란 "두껍고 잠 오는 책이라도 극기와 인내로 끝까지 읽어 내는 사람"이 바로 교양인인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책은 조금 두껍고, 살짝 잠이 솔솔 오는 그런 책이다. 교양인은 그런 장애를 이겨내고, 끝까지 다 읽는 사람이 교양인이고! 암만~ 물론 말은 이렇게 해도, 경제에 관심 갖고 있는 사람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초반의 고비만 잘 넘긴다면. ㅋㅋ (이 책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아주 차근차근 인류의 경제 활동을 짚어 나가고 있음)
누구에게 추천하나요?!
경제를 본디 바탕부터 차근차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지금의 경제는, 경제 전문가라는 사람도 사실 모르는 게 많을 만큼 복잡성이 어마어마하다. 이럴 때는 현재 금융상품이나 경제 제도 같은 걸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이 중요하고, 통찰력이 중요하다. 통찰력을 키우는데 제일 좋은 건 바로 역사다.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달, 성장했는지 그 역사를 읽으면 통찰력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뭔가 경제가 심상치 않은 쪽으로 흘러가는데?!'라는 촉도 자랄 수 있다. '미래 예측', '미래에 대한 촉'을 키우는 데엔 '역사'만한 게 없으니까.
이 책의 어느 부분이 가장 좋았나요?!
이 책을 읽고 제일 좋았던 부분은 바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경제 부분. 지금 이 시대는 중세나 근현대 시대의 경제 이야기보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경제를 좀 면밀히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금 시대적 흐름이 그러하기 때문. AI, 로봇, 사물인터넷 등으로 어쩌면 근미래에 인간의 노동은 종말을 할 것이라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의 생각은 비관론, 낙관론 등 다양하다. 낙관론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은 이러하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일을 하고, 그리하여 우리 인간은 기본 소득을 받고 살면서 그 무엇에도 속박됨 없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유토피아가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시간을 되돌려 로마 시대 때를 생각해보자. 당시 대다수의 시민(귀족 빼고, 노예 빼고, 외국인 빼고)들은 할 일이 없었다. 원래 시민들이 하던 일들은 이제 노예들이 하게 되었고, '노동'은 천한 것이 되었다. 그래서 시민은 더더욱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 아무 할 일이 없게 된 로마 시민들, 그래서 궁핍해진 시민들은 폭동, 소동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귀족들은 시민들에게 공짜로 오락거리(그러니까 인간이 사자에게 먹히는 것, 검투사들의 잔인한 싸움)을 제공했고, 온천도 무료로 이용하게 했다. 공짜로 놀고먹고, 피비린내 나는 오락을 즐기는 사회가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을까. 전쟁을 그만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노예의 공급과 수요가 어긋나고, 노예제도의 내부적 한계 등등 노예 경제구조는 구조적 한계로 붕괴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노동의 종말, 고도로 복잡해지는 금융 상품과 금융 시스템 등등 지금 이 시대에 그리스, 로마 경제를 되짚어 보는 건 상당히 의미가 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반면교사 삼기에 충분한 시대이다. 어쨌거나 폭주하는 이 시대에, 차분히 역사를 읽고 냉정히 지금과 미래를 생각해보는 건 참 중요하고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의 어느 부분이 아쉬웠나요?!
책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선사시대부터 봉건시대까지의 서유럽 지역의 경제사를 참말 자세히 다루고 있지만(교양인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수준), 점점 근대로 올수록 내용이 빈약하다. 근현대로 다가올수록 다뤄야 할 부분이 더 많은 데도! 이 부분이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