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알바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하루하루가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매일이 똑같다고 여김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공허함과 허무, 즉 자비로운 허무를 순순히 받아들이게 되면서 고통으로 마음이 갈가리 찢기지 않을수 있었다.
그렇다. 마음속의 증오심만으로는 단연코 잔인한 솔직함만큼 해를 줄 수 없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 악랄한 진심과 살짝 스치기만 했는데도 그의 살갗에는 아물기 힘든상처가 남고 말았다. 혈관으로 불쾌한 이물질이 흐르는 듯했고, 그 느낌이 귀신에 씐 것처럼 소름 끼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생생했다. 그건 바로 그녀의 진심이었다.
"우리가 아는 자신의 삶은 실제 우리가 산 삶과는 다르며 이제까지 우리 스스로에게 들려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어쨌든 우리 모두 각기 다른 지점에 가 있었지만 사는 게 비슷해 보이는 나이에 이르렀고 또한 비슷한 내리막길을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