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 치는 데에 끌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발을 잘못 들여놓은거지. 이미 들여놓고 난 뒤에는 빠져나올 수가 없다. 몰아치는 상황이 나를 압도해 버린다. 그러고는 삶을 뒤흔들어버린다. 너무 큰 사건이다. 그 속에서는 나도 내가 어떻게 반응하게 될지 모르고 가까운 연인도 그렇다. 너무 얄팍한 관계인가 돌아보게 된다.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 것인가. 좋은 관계란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것인가. ‘전적으로’는 어디까지인가. 그의 말을 모두 통째로 믿는 것인가 가치판단을 하지 않은채? 동등한 관계에서 그러한 신뢰란 가능한가? 역시나 질문을 많이 던지는 이언 매큐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