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였던 적도 있고 나뭇가지였던 적도 있어. 벌이었던 적도, 늑대였던 적도 있고, 별과 별 사이의 공허를 가득 메운 창공이 되어 그들의 숨결을 엮은 그물로 노래를 지은 적도 있지. 한때는 물고기였고 플랑크톤이었고 부엽토였어.그 모든 게 다 나였어. - P103
블루는 편지를 응시한다. 그러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헛헛하고 밋밋하게. 그러고는 흐느끼다가, 편지를 심장 위에 대고 끌어안은 채 한참 동안 뜯지 않는다. - P112
이겼다. 그렇다, 그녀가 이겼다. 레드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다. 뻔한 결과이지 않은가? - P10
그런데 이곳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크림색 편지지에, 구불구불 이어진 흘림 글씨로, 오로지 이 한 줄만이 적혀 있다.읽기 전에 태워 버릴 것. - P13
내가 원하는 게 뭐냐고? 이해야. 대화야. 승리야. 그리고…… 게임이야. 숨바꼭질이라는 게임. - P69
"간 줄 알았는데.""알아냈어.""뭘 알아내? 가려던 거?""내부자. 누구인지 알아냈어." - P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