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버린 - 김유담 소설집
김유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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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 

 김유담 소설집 / 창비 2020.03 


삶이 징글맞음이 경쾌하게 울린다!

지친 감각을 일깨우는 단단하고 탄탄한 서사의 등장




김유담 소설가의 첫 소설집, 탬버린.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그의 첫 소설집이 더욱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탬버린을 흔들 때마다 징글징글징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는 그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탬버린에 달려 있는 조그마한 종들을 눈여겨 본 적이 있었나

그런 적 없다면 적어도 그것의 존재를 인지한 적은 있었을까.


노래방을 곧잘 가는 편인 나는 학창시절 음악 수업시간에 접하게 된 순간들도 포함하면

 탬버린을 손에 쥔 적은 수도 없이 많은데 단 한 번도 탬버린에 달려 있는 것에는 관심을 둔 적이 없었다. 이런 존재가 어디 탬버린 뿐이겠는가 

가까이 존재하면서도 너무나 당연하게 잊혀진 사물과 사람들이 다 셀 수 없이 많으니.


그러한 사람들이 바로 소설집 탬버린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김유담의 첫 소설집 '탬버린'에서는 저마다의 한숨을 끌어안고 사는 여성 화자들이 등장한다. 

그것도 각자의 상황과 목소리를 하고서.


소설집 ;탬버린'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부분이 넉넉하지 못한 지방 출신의 여성으로 퍼석하고 건조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어딘지 모르게 담담하고 의연하다.  


자라온 환경이나 집안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자기의 능력 안에서 백분 노력하며 서울 소재의 대학에 입학해서 작은 원룸, 여성 고시원, 작은 빌라 등에 살면서 과거보다 더 나은 후일을 도모한다. 여러 번 넘어지고 좌절도 해가면서 말이다. 


'탬버린' 속 화자들은 결코 캔디적이지 않다. 당연한 일이다. 그들의 인생은 그럴 수 없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벗어나고 싶었던 고향과 가족들에게서 도망치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 보다는 현재의 삶에 충실하다. 


각 소설의 화자는 여러 명인 동시에 단 한 명의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소설 속 인물이 아니라 내가 사는 세계에 존재하는 실존 인물들처럼 가까이 느껴지는 그네들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이 삶의 무게쯤은 거뜬히 버틸 수 있을 듯한 기운마저 생긴다.   





"삶의 징글맞음이 경쾌하게 울린다!"

책 뒷표지를 장식한 한 문장이 대번에 와닿는 소설집이다. 



책 한 권으로 인생을 짐작하고 재단할 수 없는 일이지만

 탬버린 속에는 누군가의 가족이거나 혹은 나이거나, 혹은 나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문장이 잦게 등장해서 기억에 유독 오래 남을 듯 싶다.



이러한 삶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준 김유담 작가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그의 다음 책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 목차 / 메모 - 


핀 캐리

공설운동장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탬버린

멀고도 가벼운

가져도 되는

두고두고 후회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



===

===



탬버린, 152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인생이 재미없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재미없었다는 것을 송은 내게 알려주었다.




탬버린, 157

 나 역시 하루하루 버텨내기에 급급했다. 그럼에도 버텨낼 자리 하나도 허락되자 않은 누군가에게는 이렇게 보잘것없는 나조차도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답답할 따름이었다.\




멀고도 가벼운, 198

먼 곳에 있는 누군가에게 다정한 마음과 응원을 보내는 행위는 내 일상에도 약간의 온기를 돌게 했다.




해설, 317

자신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구속하는 모든 조건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열망에 들끓던 여자아이들은 고향을 떠나 청년기를 통과하면서도 뜨겁게 생을 앓는다. 누구보다도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하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기에 그녀들은, 욕망을 매끈하게 성취해내는 데 실패하더라도 괜찮은 척 시치미 떼지 않고, 혹 여전히 결핍을 겪고 있다 하더라도 그런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어쩌면 가장 속된 방식으로 이들은 고유해진다. 이제 우리는 김유담의 소설을 통해 스스로를 한참이나 앓던 인물들의 마음을, 그녀들의 생존기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앓으며 여자아이에서 여성년으로 자라나고, 어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성장통을 겪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탬버린>에 담겨 있다.



해설, 333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가며 흔들릴 때마다, 그 흔들림에 대한 감각은 살아 있음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도 불쾌한 증거로서 역할하곤 한다. 그러나 은수와 반장, 송, 그리고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조금은 다른 종류의 증거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서로가 서로의 삶의 증언자로서 역할해줄 수 있는 '친구'라는 존재처럼 말이다. 이십대 중반에 각자 다르게 징글맞은 삶을 통과하고 있을 세 사람이 가까스로 다시 연결된다면, 어쩌면 이들은 버거운 삶이 마모시키는 감정들을 지켜내고, 함께 탬버린을 흔들면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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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암기법 -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정계원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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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가 쉬워지는 기적을 경험하라. 암기법 하나로 기적을 만든다. 




​기억력은 타고난 거 아닌가?


스스로가 나름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있었던 사소한 일이나 누군가가 한 말들 역시 곧잘 기억해내는 편이다.

주변에서 너 기억력 진짜 좋구나라는 반응은 하도 들어 익숙했다.

기억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기적의 암기법>에서는 그림 암기 비법이 있다고 하는 것 아닌가.

처음엔 순전히 호기심 때문에 기적의 암기법을 읽게 되었다.









<기적의 암기법>의 저자는 정계원으로 


우리에게는 영재발굴단과 더 지니어스의 출연으로 익숙하다.




현재 사단 법인 기억력스포츠협회 대표 이사이자, 


2015 연세대 경영학과 휴학 중이며, 


세계 기억력 대회에 국가 대표 선수로 참여하여 



한국인 최초로 국제 기억력 마스터 타이틀을 획득하기도 했다고.






<기적의 암기법>의 목차이다 



우선적으로 기억의 특성에 대해 소개 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암기법을 차근 차근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 모든 것이 다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그림 자료와 함께 쓰여진 설명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부터 <기적의 암기법>에 나온 팁들 중 일부를 발췌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1단계 원리 : 점과 선으로 시작하는 기적의 암기법


2단계 원리 : 생활이 편해지는 실용 암기법


3단계 원리 : 어떤 시험도 문제없는 암기 공부법




기적의 암기법에서는 가장 먼저 장면으로 떠올리고 연결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의 기억은 연결이 특특한 정보일수록 잘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만약 '우산'이라는 단어와 '커피'라는 단어를 동시에 기억해야할 경우가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두 단어를 단순히 나열해서 암기하는 것보다는 



두 개를 상상하고 결합하여 이미지화 하는 것이 훨씬 기억에 잘 남는다.  



우산을 쓰고 가다가 커피를 맞았다거나, 



우산을 쓰고 커피를 마시고 있다거나 하는 장면들을 그려보자.



이제 이 두 가지 단어는 우리 기억속에 확실히 저장되었을 것이다. 








연결이 어려울 땐 두 가지만 기억하자.



1. 자유롭게 상상하거나



2. 하나로 합치거나






그 다음에는 이 기억을 더 강하게 만들고 싶다면, 감정을 동원해보자.



이렇게 해야 기억에 오래 남는 이유가 존재하는데 


바로 우리 뇌에서 감정의 중추인 편도체와 기억의 중추인 해마가 밀접한 연관을 주고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산 위에 쏟아진 커피의 냄새, 그 때의 촉감이나 온도, 내가 느낀 기분 등 


청각, 시각, 미각, 후각, 촉각 등의 다양한 감각을 총동원하여 느끼고 떠올려보저.



 감각을 더할수록 연결 또한 강해진다. 



장면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다양한 감각을 추가해서 심상능력을 올려보자.



또, 기억의 연결을 강하게 만드는 두 번째 방법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앞서 감각을 통해 연결을 강하게 만들었듯이 이번에는 감정을 통해 연결을 강하게 만들어보는 것이다. 



감정은 기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감정과 함께 형성된 기억이 더 오래 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감정은 강력한 기억의 단서다.







기억의 궁전법





궁전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장소와 관련지어 기억하는 방법이다.



가장 처음에는 우리의 신체 일부를 활용하면 편하다고 말한다. 



익숙해지면 내가 살고 있는 집이나 방, 


또는 내가 자주 가는 장소, 가상의 궁전까지 활용할 수 있다.



맨 처음으로 내 몸을 이용해 기억하는 이유는


나의 몸은 암기가 필요한 순간에 항상 동원되기 때문이다. 



컨닝 페이퍼처럼 꺼내서 외울 필요도 없다. 



여기에 내가 기억하고 싶은 단어나 지식을 결합시키면


아주 훌륭한 기억의 궁전이 된다. 




이제 기억의 궁전법에 대해 알았다면 더 많인 기억하는 연습을 해보라.


저장소를 늘리면 더 많이 기억할 수 있다.



기억력 마스터인 이 책의 지은이에게는


현재 약 1000개의 장소나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장소가 많은 것도 좋지만


어떤 장소를 선정하고  어떻게  동선을 구성하면 


효과적으로 외울 수 있는가를 알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일 먼저 자신의 집을 기억의 궁전으로 삼아보자.


신발장, 큰방, 작은방, 주방, 욕실, 거실 등등 6개의 장소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이것도 기억을 모두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럴 때에는 방을 하나의 궁전으로 삼아서 


침대, 장롱, 책상, 책꽂이 등으로 나누어 세분화시킨다.


거기에 순서를 매기면 적개는 수십 개부터 많게는 수백, 수천개의 장소들을 만들어낼수 있다.



꼭 공간이 아니어도 좋다.


침대, 컴퓨터, 우산, 책상, 창고 등등


모든 사물들 역시 기억의 궁전으로 탈바꿈할수 있다. 












​이렇게 각 기억법의 마지막 부분에 


저자의 숙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꿀팁들이 대방출되어 있어서 좋았다.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이런 친절한 팁들과 만나니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뒤에는 또 다른 많은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미지화 하는 방법을 기반으로


숫자도 기억할 수 있고


년도와 사건들도 기억할 수 있다.


영어 단어도 외울 수 있으먀


각종 자격증이나 시험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각 기억법을 단순히 주입식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친절한 삽화와 예제를 통해 반복 학습을 할 수 있는 점이다.


나 역시 차근 차근 예제를 풀어보면서 


20가지 넘는 물건들을 나도 모르게 


줄줄 외우고 있는 경험을 하게 되어서 신기했다.



이건 나의 기억력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이 책에 나온 방법들을 익히고 연습했기 떄문이라 더 놀라웠다.



내가 혼자서 순서를 정해서 머리속에서 해결하는 건 어려웠는데


이미지화한 삽화를 보고 나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감이 잡힌 것 같다. 



이 책을 모두 읽은 지금부터가 시작인 듯 싶다.


앞으로 많은 순간에 나에게 도움이 될 기적의 암기법.


살면서 이 비법을 써먹을 날들이 아주 많기를 기대해본다. 















나는 강의나 다른 책에서 '암기'라는 단어의 부정적 뉘앙스를 경계하여 되도록 '기억법'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대중에게 좀 더 폭넓게 익히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책에서는 '암기법'이라는 용어를 혼용했다. 



암기법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기억력스포트 경험자도 새로운 자극을 얻도록 사례를 다양하게 넣고자 했다. 또한 읽으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표현을 사용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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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스티브 잡스가 반한 피카소
이현민 지음 / 새빛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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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가 반한 피카소 NEW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르네상스에서 앤디워홀을 넘어 그래피티 미술까지


명화와 함께 떠나는 명작의 세계

미술은 이제 교양이 아니다.

창의와 상상을 이끌어내는 현대의 보관소다,

창조적 리더 스티브 잡스는 왜 피카소에 열광했을까?


최근 인문교양으로써의 미술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이다.

이전에는 관련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불리던 미술 분야가 대중화되고 보편화됨으로써

각종 영화나 전시, 음악과 미술을 접목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예술에 대한 선호도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열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스티브잡스가 반한 피카소 >역시 새로운 개정 2쇄 버전으로 출간되었다.

미적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감성 예술"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새로운 취미생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힐링 예술",

보다 성숙해진 관람 태도로 작가와 감상자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진 "소통 예술",

다양한 분야로 발돋움하는 "창의 예술"까지.

모든 분야의 예술을 어우를 만한 책이 바로 <스티브잡스가 반한 피카소>이다.




작년 수많은 전시회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미술과 전시 분야 역시 흥행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지만

기대보다는 조금 위축되어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바로 코로나의 여파 때문.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을 새로운 배움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01 영화 《다빈치 코드》와 전인형 인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르네상스 시대

영화 《다빈치 코드》의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진실

모나리자는 여자이며 최후의 만찬에는 여자가 없다

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은 명작인가?

만능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르네상스시대

02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세계 최초의 자유미술경제시장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평범함을 회화에 담은 베르메르

17세기 네덜란드 ‘세계 최초 자유미술경제시장’ 시대에 태어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03 영화 《카미유 클로델》과 불운의 연인 카미유가 흠모한 로댕의 조각 사랑

영화 《카미유 클로델》과 19세기 프랑스 여성 예술가의 이루지 못한 꿈

인간의 마음을 조각하다

로댕의 연인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

불운의 연인 카미유가 흠모한 로댕의 조각 사랑

04 영화 《누드모델》과 마네의 누드 스캔들

영화 《누드모델》은 본질과 과정 미학을 말하고 있다

보티첼리의 인간이 된 비너스

앵그르의 여체에서 찾은 이상미

마네의 스캔들 <풀밭 위의 점심>

05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와 만인의 연인 인상주의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의 명화 사랑과 부자놀이

대륙을 넘나드는 인상주의 인기

다양한 개성의 총체 ‘인상주의

인상주의는 최초의 국제적 미술양식이고 현대적 미술운동이다

06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와 마티스의 춤추는 색채 힐링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와 힐링을 넘어 행복 시대로 가는 대한민국

마티스의 색은 직관적 표현이다.

야수파는 색의 도발로 20세기 미술사를 열었다.

07 영화 《타이타닉》과 스티브 잡스가 반한 피카소

2012년 타이타닉호 침몰 100주년을 기리며

피카소는 왜 유명하지?

입체파를 탄생시킨 <아비뇽의 처녀들> 뭐가 그리 대단한가?

스티브 잡스가 말하는 창의력의 원천 ‘미술’

스티브 잡스가 반한 피카소

08 영화 《파리의 미국인》과 라울 뒤피의 수채화 빛 무대

영화 《파리의 미국인》이 그림처럼 꿈꾸는 세상

꿈의 무대를 대신한 명화

이미지 시대를 열다

09 영화 《베트맨》과 1차 세계대전 후 다다의 이상세계

슈퍼히어로 배트맨과 스타악당 조커

다다이즘, 제1차 세계대전의 실망과 전통거부 반예술의 아방가르드

마르셀 뒤샹의 <변기>가 어떻게 예술작품이야? 또 그는 왜 유명하지?

10 영화 《취화선》과 서양에서 오는 동양 바람 타시즘

최우수감독상으로 55년 칸영화제 `무관의 한'을 풀어준 영화 《취화선》

대량소비사회에 대한 비판적 엘리트 의식의 아방가르드 추상미술

파울 클레‘예술이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

으로 만드는 것이다’

11 영화 《폴락》과 미국의 시대를 연 현대미술 ‘액션페인팅’

미국의 신화 잭슨 폴락

뉴딜정책의 공공미술사업과 나치를 벗어난 현대미술의 수도 ‘뉴욕’

미국 신화를 만든 잭슨 폴락 ‘우연 같은 추상적 질서의 극치’

‘이젤화의 종말’ 자유의 액션페인팅

12 영화 《아르테미시아》와 1970년대 재발견된 여성화가

영화 《아르테미시아》와 1600년대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 최초 여성화가 이야기

왜 위대한 여성미술가는 없었나?

재발견된 멕시코 최고의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

13 영화 《바스키아》와 앤디 워홀의 후예 검은 피카소

영화 《바스키아》와 미국영웅이 된 최초의 흑인 천재화가

평범함을 고차원의 예술로 이룬 팝아트의 ‘예술과 삶의 결합’, 이젠 시각미술이다

바스키아의 멘토였던 스타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

공동체 예술이 된 거리의 낙서화 그라피티

14 영화 《인사동 스캔들》과 도난, 복제 및 예술품의 가치와 보존

2000년대 한국미술시장 파티와 2009년 한국영화《인사동 스캔들》

복제와 진품, 복원과 도난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2013년에 보는 예술품의 가치와 보존






이 책의 차례를 보면 알겠지만 고전시대, 르네상스 시대부터 거슬러 올라와서

현대의 디자이너들까지 다루는 것을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한 번에 여러 갈래, 여러 시대를 배울 수 있는 총집합적인 교양서이다.

또한 미술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누구나 알 만한 소재와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입문자가 읽어도 난해하거나 어렵지 않도록 만든

그야말로 친절한 책이다.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누구나 알 법한

영화들과 화가를 접목시켜 설명한 점도 인상깊다.

나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모나리자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고.

모나는 이탈리아어로 부인을 의미하는 단어이고

리자가 이 초상화 속 인물의 이름이란다.

그러니까 직역하자면 모나 부인 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품인 것이다.

그 밖에도 모나리자의 그림 속에 담긴 비밀과

모나리자가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

미술사적인 기술의 총집합체라는 점도 새로 알게 되었으며

또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모나리자 도난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도 알 수 있다.



최근 '문화 크로스'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오뚜기사의 진라면은

'호안미로'와 협업하여 익숙한 이미지를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시키고

더 이상 어렵거나 전문적인 분야가 아니게 되었다.

작가는 말한다.

시각 예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경험하고

우리의 일상과 연결되어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이 문장 하나 하나가 깊이 와닿는 요즘이다.

책 한 권으로 인문과 교양, 미술까지.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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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홍시뿐이야 - 제12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김설원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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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리뷰를 써야 할지 잠깐 고민이 되었다. 책 소개 위주의 리뷰를 쓸까 나의 감상을 적을까 그러다가 생각나는 대로 한 문장씩 써내려갔더니 줄거리와 나의 소감이 어느 정도 섞인 글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사실 별다르게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이 <내게는 홍시뿐이야>는 한 번 책표지를 넘기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게 되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처음에는 홍시라는 단아와 대안가족이라는 단어 때문에 읽게 되었지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에는 마지막에 수록된 김설원 작가와 윤성희 작가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서른 살에 문예창작과에 입학해서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이 당선되었던 김설원 작가는 최소한의 경제 생활만 하면서 독서실에서 7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단다. 그러면서 매일 20매씩 소설을 써내려갔고 그 사이 삼십 대였던 나이는 사십 대가 되었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천천히 그리고 견고히 쌓아 온 근력이 그를 버티게 했단다. 이 이야기를 보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하고 말았다. 나도 그처럼 더 치열하고 열심히 살고 싶어졌다. '내게는 홍시뿐이야'라는 소설은 이런 작가 밑에서 탄생했구나 하는 생각에 이 책을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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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홍시뿐>

나에게는 누군가가 떠오르는 제목이었다.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 바로 홍시다. 친구가 홍시를 좋아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SNS로 친구의 소식을 접하면 자연스레 마주하게 되는 존재였다.

창비 블로그를 통해 <내게 홍시뿐이야>라는 책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에는 친구에게 이 책의 존재를 알려 줘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책 소개를 읽을수록 더 궁금하고 기대가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줄거리>

열여덟 아란의 엄마는 임대아파트에서 나와야 할 형편이 되자 돈을 빌려주었던 지인의집에 아란을 맡기게 된다. 그렇게 남의 집에 얹혀 살기도 1년 쯤, 그 집 역시 계속되는 사업 실패와 경제 악화로 망하게 되면서 열여덟살 고등학생인 아란은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집이 망해 딸과 흩어져 제각기 살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면서도 아란의 엄마는 시종일관 당당하고 꿇릴 것 없는 태도로 일관한다. 처음에는 용돈도 보내주고 곧잘 연락도 닿았지만 그것마저 끊겨버리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 엄마마저 부재한 상황에서 아란이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도모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다른 이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희망이 보이는데...


<엄마를 찾아서>

'엄마를 찾아서'라는 주제는 어딘지 모르게 우리들에게 친숙하다. 어릴 적 보던 소년만화 은하철도 999에도 그렇고 엄마찾아 삼만리라는 유명한 만화도 그렇고. 플란더스의 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등. 우리가 어릴 적 즐겨보던 동심을 자극하는 만화영화 속에서 어려움과 시련을 이겨내며 엄마를 찾아가는 내용의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내게는 홍시뿐이야 역시 이런 '엄마를 찾아서'적 서사가 등장한다. 흔한 소재라고 하여 지루하거나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반갑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읽는 내내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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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파산선고. 마냥 낯선 단어만은 아니다. 무작정 아란의 엄마나 또와 아저씨를 탓할 수도 없다. 살다보면 누구나 겪는 감정이다. 삶이 얼마나 고되고 팍팍한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나고 싶은 순간은 또 얼마나 많은지. 물론 아란이 고등학생 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조금은 혹독하게 느껴지기는 한다만 말이다.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편으로는 얼마나 아란이 어련히 알아서 잘 살 것 같아 보였으면 그랬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홍시'라는 단어에 눈길이 갔다. 그 다음에는 책의 소개글을 읽으면서 '대안 가족'이라는 단어에 매료되었다. 요즘 소가족 핵가족 시대를 넘어서 여러 갈래의 대안 가족들이 등장하고 있다. 전형적인 현연 관계나 혼인 관계로 이어진 가족들이 아니라 상호 필요와 서로에 대한 믿음 등으로 이루어진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테면 동갑내기 친구인 여자 둘에 고양이 넷이 함께 살고 있는 집 같이 말이다.

경제적으로 독립한 상황도 아니고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평범한 열여덟살 아란이 이 각박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나가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란이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는 나까지 멘붕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해서 읽어나갔다.

맨 처음으로 엄마에게 찢어져 살자는 통보를 받고, 그 다음에는 얹혀 살던 집에서 망했으니 각자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학업비가 없어서 다니던 학교도 관두고, 갈 곳이 없어서 찜질방을 전전하고. 아란의 인생은 평범한 고등학생과 비교하자면 참으로 기구하다. 기구하다는 단어로는 부족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좀 가혹하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했던가. 열심히 지역 소식지를 보면서 일자리를 찾던 도중, 동네 작은 치킨집에서 일하게 된다. 게다가 헐값에 나온 독채방까지 구하게 된다. 그야먈로 굳세어라, 아란아! 이다. 아란의 사연을 알고보면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었지만 그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쉽사리 이해하기는 어려운 상황. 치킨집과 월세방에서는 자퇴한 고딩이 아니라 휴학한 대학생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보호자 없는 삶을 꿋꿋하게 견디고 있는 아란은 일자리와 집을 마련한 후 엄마에게 이제 자신과 같이 지내자며 문자와 전화를 여러 번 넣지만 이미 한참 전에 연락 두절이 된 엄마와는 아무런 연락이 닿지를 않는다. 엄마가 즐겨 먹던 홍시만이 아란의 월셋방에서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한다.

한 편 아란이 일하는 치킨집에서 일 하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하나씩 들고 있다. 아버지의 재혼 이후 독립을 했다가 다시 고향으로 내려 온 사람, 부모의 부재로 인하여 오갈 데 없던 사람, 저를 두고 남편을 간병하려 자신의 나라로 훌쩍 떠나버려 홀로 남겨진 사람, 마지막으로 단둘이 살던 엄마와 흩어져 혼자 삶을 도모하는 사람인 아란까지. 그들은 저마다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며 서로를 친구삼아 가족삼아 그렇게 지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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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 스마트폰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망가뜨리는가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박종대 옮김 / 더난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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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포비아 :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스마트폰은 어떻에 우리의 뇌를 망가뜨리는가







노모포비아 [Nomophobia]

케임브리지 사전이 선정한 '2018년 올해의 단어'로, '노 모바일폰 포비아(No-Mobile Phone-Phobia)'의 줄임말이다. 이는 스마트폰이 없을 때 초조해하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뜻한다. 







우리는 어쩌다 스마트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됐을까?

세상 똑똑한 줄 알지만 사고할 줄 모르는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의 저자는 만프레드 슈피처로 독일에서 저명한 뇌과학계 박사이다. 현재는 올름대학교 정신병원장이자 신경과학과 학습전이센터 원장으로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특히 그가 쓴 저서'디지털 치매'는 독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나라에 번역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나도 스마트폰에 중독 된 사람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막상 뚜렷하게 자각을 하거나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는데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구나 싶었다. 그도 그럴것이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잃은 건강과 얻은 질병들이 명명백백하게 존재함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 했던 것부터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만큼 <노모포비아 스마크폰이 없는 공포>를 읽으면서 많은 충격과 자극을 받았다. 


스마트폰이 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 건 불과 10여년 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기계 하나가 한 사람을, 사회를, 세상을 너무나도 많이 바꾸어 놓았다.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에서는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 는 특정한 질환이나 개인 및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은 아직 신체가 다 자라지 않은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에는 더 쉽고 더 민감하게 이런 부정적 측면에 노출된다는 사실이다. 저자 역시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보급화 이후 청소년들의 근시율이 높아진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는 어린이들이 야외활동을 하고 자연에서 뛰노는 시간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상당 부분 스마트폰으로 오락이나 여가활동을 즐기는 일로 대체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 아이들의 눈은 작다. 특히 안구의 앞뒤 길이가 너무 짧다. 그래서 먼 곳의 사물을 볼 때면 망막 위의 상이 원근 조절 없이는 흐릿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먼 곳의 사물을 볼 때 이미 원근 조절을 해야 한다. 물론 아이들은 그것이 가능하다. 어린 시절 눈의 수정체는 다른 모든 조직과 마찬가지로 무척 유연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눈은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성장하고, 안구도 점점 길어진다. 그렇다면 먼 곳의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는 바로 그 시점까지 안구가 성장한다고 할 수 있다. (중략)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로 야외에서 머물면서 먼 곳을 바라보면 방금 언급한 매커니즘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눈의 발달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의 진화 과정을 돌아보면 대부분의 시기가 그랬다. (중략) 책을 읽을 때처럼 주로 가까운 것에만 눈의 초점을 맞추면 눈은 너무 길어진다. 화면의 광선은 망막 한참 뒤쪽에 맺힐 뿐 아니라 선명하게 보일 때까지 눈이 길어지는 과정도 훨씬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중략)


 오늘날엔 더 이상 책이 문제가 아니다. 대신 새로운 문제가 나타났다. 디지털 미디어, 그 중에서도 스마트폰이 가장 큰 문제다. 스마트폰은 다른 디지털 미디어에 비하면 화면이 작아서 눈에 가깝게 대고 보아야 한다. 책만큼, 아니 책보다 훨씬 가깝게 말이다. 게다가 젊은 친구들은 스마트폰을 하루에 5시간 이상 사용한다. (중략)

-본문 중에서-




노모포비아의 문제점은 시력뿐만이 아니다. 공부를 하거나 또는 무언가에 집중을 해야 할 상황에서 벨소리가 울려서 낭패를 본 경험이 다들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공공 장소나 영화관, 강의실에서 이런 불쾌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 이는 단지 사소한 실수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사람들의 주의력과 집중력을 저해시키는 행위이다. 또한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책상 위에 올려놓거나  바지 주머니 속에 넣어두는 것만으로도 양질의 공부를 할 수 없게 만든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벨소리 크기를 낮추거나 아예 진동으로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도 별 효과가 없다. 방해하는 기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의 학습 능력은 침해되기 때문이다.(중략)"


스마트폰이 단순히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계속해서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이는 어떤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흰 곰을 생각하지 마!"하고 요구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당신이 지금 편지나 리포트를 쓰고 있다고 가정해보라. 그런데 당신에게 추가적인 과제가 주어진다. 중간 중간에 5분씩 흰 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요구가 그것이다. 이 과제의 핵심은 무언가를 하지 말라는 것이 처음엔 별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 과제로 인해 글에 대한 당신의 집중력은  떨어진다. 추가 과제에 신경 쓰느라 당신의 사고 능력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중략)





 위에서는 어린 연령층의 시력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어른이라고해서 괜찮은 것이 아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건 결국 어른들이며 많은 분야의 교육 또는 생활 인프라를 디지털화한 국가들 역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회의 문제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공동체 속에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감소하고 지능 지수도 하락하며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 책의 전부를 보고 나서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노모포비아의 현 상황이 '어느 세대'만의 문제도 아니며, '어느 나라'만의 문제점도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깨달게 될 거다.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산물을 뒤로 하고 이전의 문맹시대로 복귀하자는 뜻이 아니다. 개인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고 침해하는 행위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스마트폰 기반의 서비스와 상업활동 그리고 무분별하고 무자각한 사용들을 재빠르게 인지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규제를 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앞으로 헤쳐나아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 



스마트폰은 단 10년 만에 놀라운 속도로 60억 인류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어떤 이는 스마트폰이 새로운 생각의 기준이 된'포노 사피엔스'라는 인류를 낳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스마트폰이 애초에 사고의 기능을 앗아갔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포노 사피엔스는 점점 복잡하고 귀찮은 사고 과정과 인간 관계를 포기하고 디지털 세상을 손가락에만 의지한 채 홀로 부유하고 있다. 그 결과 디지털 치매와 지능 지수 하락, 공감과 배려의 상실, 우울증, 여론의 극단화, 민주주의의 위기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위험은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IT기업들은 아예 아랑곳하지 않고 뒤쳐지면 생존의 위협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현대인의 위기의식을 잘도 이용하고 있다. 이제 하울 좋은 혁신과 첨단이라는 환희에서 깨어나 현실을 냉엄하게 바라볼 때다. 이렇게 계속 스마트폰에 인생의 주도권을 맡기겠는가?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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