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 기억의 순간들’에서는 열병으로 인해 앓아 누운 폴이 책속에 꽃혀있던 쪽지를 찾아내고, 과거, 기억의 순간들을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병으로 인하여 약해진 자아 때문인지, 내 삶속의 수많은 다른 사람의 삶을 떠오르는데, 도무지 어떤 삶이 본래 삶인지 착란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나의 자아는 물러나고 자잘한 순간들이 중심을 차지하는데, 책에서는 이런상태를 용서의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과거의 여러인물들을 떠올리는데, 엄마 또한 그저 명칭이 아닌 하나의 이름으로 관찰의 대상이 된다.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무래도 어머니라는 존재가 아닌가, 비르기테가 가지는 불안에 대한 관찰과 그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통찰이, 어쩌면 그의 글쓰기의 시작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의 성정을 떠나서, 가끔 꺼내볼수 있는 하나의 순간의 중요함을 이야기하는데, 비슷한 일상에서, 그리고 많은 책을 읽어도 실제로 기억나는 것은 일부분이기에, 우리의 뇌리에 남길 기억의 한순간의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물론 뇌리의 남는 한순간이 취사선택할 수는 없지만, 일부러라도 남길 찬란한 한순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