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롤런드의 삶에는 여로 인생 굴곡이 있는데, 피아노 레슨 선생님과의 은밀한 애정행각과, 집작으로 인한 삶의 노선 변경, 그리고 아내의 가출 등, 무난하지 않은 인생의 굴곡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굴곡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인 사건으로도 존재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은 주체적인 선택을 하는지 아니면, 그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선택을 당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롤런드는 피아노 레슨 선생님의 집착으로 피아니스트의 삶을 포기하게 되는데, 만약에 선생님을 만나지 않고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을 살았다면이라는 만약의 선택이 롤런드의 삶을 따라 다닌다.
우리는 항상 선택하지 못한 길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처럼 말이다. 소설가 이안 매큐언은 롤런드가 자신이 했을법한 또다른 선택을 한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고 하는데, 평행우주 멀티버스안의 또다른 나의 모습에서 현실의 나보다 조금은 더 행복하거나 불행한 하나의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주체적인 선택보다는 강요된 선택지를 택하는 하나의 인간의 모습에서 허탈함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의 레슨과 교훈을 찾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에 한 인간의 인생을 되돌아보듯 애정의 시선으로 소설을 읽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