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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 사과와 링고
이희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같은 유전자풀을 타고난 형제, 자매라도 사람마다 성향이 극도로 나뉘기 마련이다. ‘2025년 이효석 문학 수상집’의 수상작인 사과와 링고는 전혀 닮지만은 않은 두 자매, 사라와 사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라탕도 커피도 마시지 않을채, 월급쟁이로 꾸준하게 돈을 모았지만, 동생 사야의 한번만이라는 푸념에 돈을 빌려주는 이야기는 시작부터 발암을 유발한다. 아끼지 않고 외식을 한다던가, 한잔에 6천원 짜리 커피를 수시로 마시고, 네일에 성형, 고양이까지 돈을 아끼지 않는 사야는 코로나로 인하여 승무원이라는 꿈을 접고, 예쁜 얼굴의 인플루언서로, 또 한편으로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는 듯 하다.
검소하게만 보이는 사라이지만, 그는 꽃힌 뮤지컬, 더 라스트를 여러번 관람하는 조그만 사치를 누리기도 하고 동생을 모질게 거절하지 못하여 학원비를 내주고, 돈을 빌려주는 것은 물론, 이사까지 도와주기도 한다. 사야가 키우는 고양이는 ‘사과와 링고’는 사야의 인스타의 글속에서 귀여운 사진 한컷으로 남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등골브레이커로서, 사야가 빌린 돈을 비싼 사료와 간식으로, 병원비로 야금야금 털어먹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사과와 링고, 한국어와 일본어로 같은 존재를 가리키는 명사는 한편으로는 서로 막연히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한 처지에 놓인 두 자매를 닮은 듯하다. 동물이 아니라 주인을 만나야 된다는 핀잔, 한편으론 동생이 남의 돈을 털어먹는 재능이 있으니 꽃뱀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라는, 빌려준 천오백이라는 돈때문이었는지, 인스타그램속 돈퍼먹는 고양이들을 독살한다.
가족들 등골을 빼먹으면서 사치와 꾸미기, 고양이를 키우는 사야, 동생의 빚과 처지에 대한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고양이 독살을 선택한 사라, 서로 달라보이지만 비슷한 결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자매를 보면서, 서로다른 이름이지만, 동일한 존재를 가르키는 소설의 제목처럼 그 다른점보다는 비슷한 점을 곱씹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