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편지
이머전 클락 지음, 배효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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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까운 가족이라곤 하지만 알지 못한 과거의 이야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가장 가깝고 한 집에 살기에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한편으론 자신의 치부이기에 밝힐수 없는 비밀이 있기 마련인데, 주인공 카라는 알츠하이머인 아버지를 돌보면서, 다락방 속 낡은 편지 속에서 가족의 과거 이야기를 만나게 되고,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와 이모로부터 여러 과거의 이야기를 알게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병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고, 다른 사람의 결혼식에서 타인을 빛내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일하는 카라의 삶에서 그녀가 주인공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낯선 편지에 숨은 가족의 뒷이야기들을 파헤칠수록, 속이 답답해지고 분노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런 여러 비밀들에 대해서 카라에게 알려주지 않은 가족들에게 섭섭함을 느끼게도 하고, 알지 못했던 진실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끓임 없는 굴곡진 삶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따뜻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굴곡진 삶과는 반대로 아무것도 모른채 젖을 빠는 아이들을 내려다 보며, 자신있게. "걱정마, 나는 여기 있으니까"라고 말할수 있는 것은 반면교사를 삼기도, 때로는 드러낼수 없던 상처를 가지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깨달은 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태도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독립출판에서 입소문을 통해서 한국에까지 출판된 소설답게 흥미롭게 이야기의 비밀을 풀어내면서도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휴머니즘적 감동을 잘 담아낸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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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너머 한 시간
헤르만 헤세 지음, 신동화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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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정 너머 한시간, 오늘과 내일이라는 시간이 겹쳐 흘러가는 센티멘털한 그 때, 헤르만 헤세의 새벽 감성이 담긴 산문들은 소설처럼 정제되지고 않고, 새벽 날것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낸듯 합니다. 작가로서의 꿈을 펼치기위해 여러 글을 써내던 습작들처럼, 추후 데미안이나 수레바퀴 아래서와 같은 그의 대표 소설들의 싹을 볼수 있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특별함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에서 그는 고독과 마비, 공허와 함께 내면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수 있는 눈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공허의 밤 그가 쓰기 시작한 한편의 산문은 매혹과 사랑의 세계에서, 정신적으로 탈진한 새로운 의식에 대해서 직시하게 된다. 이는 데미안의 초입부, 평화롭고 따뜻한 집이라는 세계와 대비되는 바깥, 그리고 하인들의 공간을 마주하면서 불안하고 변화하게 되는 한 소녀의 내면을 담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새로운 사람이 된 그는, 새로운 세상과 재산의 주인이 되었다는 깨달음과 동시에, 그중 가장 값진것은 아직 알지 못한다는 현실자각에 빠지게되어, 새로운 세상의 시작 이후 새로운 시작에 대해서 더 기대를 갖게도, 불안을 품게도 한다. 작품 전반에 이런 두가지 양가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데, 아득하고 고요할것만 같은 저녁, 그는 그 저녁과 오늘 저녁중 무엇이 현실이며, 지상의 달빛을 내리받아 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부인의 편지속에서 그 심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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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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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된 선택지를 택하는 하나의 인간의 모습에서 허탈함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의 레슨과 교훈을 찾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에 한 인간의 인생을 되돌아보듯 애정의 시선으로 소설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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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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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술을 마시고 무언가 마음속 끓어오를때마다, 아버지는 늘하는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였다. 그 이야기들은 대부분, 어릴적 가난했던 이야기로 결국 결말은 열심히 살아야 한다거나 하는 식의 뻔한 교육적인 메시지로 끝이 나곤 했다. 아버지의 인생을 웅축한듯한 교훈적인 메시지 이지만 나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진 않았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여러번 반복해서 들었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 교훈적인 이미지가 고리타분하고 뻔한 이야기였기에,



만화 주인공처럼 나에게 특별한 재능이나 매력이 있기를 상상해왔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주하는 것은 평범한을 넘어서는 모자람뿐이었는데, 특별하지도, 그렇다고 뛰어나지도 않은 나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나도 모르게 지속적으로 마음속에서는 던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중 도서 ‘레슨’은 작가 이언 매큐언의 자전적인 소설에는 나같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답답함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교훈적인 레슨을 담고 있다.


 

소설 속 롤런드의 삶에는 여로 인생 굴곡이 있는데, 피아노 레슨 선생님과의 은밀한 애정행각과, 집작으로 인한 삶의 노선 변경, 그리고 아내의 가출 등, 무난하지 않은 인생의 굴곡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굴곡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인 사건으로도 존재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은 주체적인 선택을 하는지 아니면, 그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선택을 당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롤런드는 피아노 레슨 선생님의 집착으로 피아니스트의 삶을 포기하게 되는데, 만약에 선생님을 만나지 않고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을 살았다면이라는 만약의 선택이 롤런드의 삶을 따라 다닌다.

우리는 항상 선택하지 못한 길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처럼 말이다. 소설가 이안 매큐언은 롤런드가 자신이 했을법한 또다른 선택을 한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고 하는데, 평행우주 멀티버스안의 또다른 나의 모습에서 현실의 나보다 조금은 더 행복하거나 불행한 하나의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주체적인 선택보다는 강요된 선택지를 택하는 하나의 인간의 모습에서 허탈함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의 레슨과 교훈을 찾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에 한 인간의 인생을 되돌아보듯 애정의 시선으로 소설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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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연구 일지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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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젠 너무 일상적으로 쓰이게 된 인공지능에, 누군가는 이제 곧 특이점에 도달하고 대부분의 인간이 할수 있는 일을 인공지능이 대체할것이고, 기업들이 신규직원을 더 이상 뽑지 않는다는 섬뜩한 전망과 소식들이 들려온다. 인공지능이 가장 정복하기 힘들것이라던 예술분야에 대하여, 이젠 너무 흔하게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들이 여러 매체와 광고등에도 사용되는 것을 종종 확일할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설 ‘등장인물 연구일지’의 인공지능 이브와 같이 실제에서도 어색하게나마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 또한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렵게만 느껴지는 사실들이 현실이 된 미래, 모든 소설들을 학습하고 소설을 써내는 이브이지만, 소설의 내용이 빈약하고 모자라다는 말을 많이 듣고, 인공지능은 현실로 나아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루에 책 몇페이지 읽기 힘든 인간으로서, 또한 그 대부분을 잊어버리는 한계를 가진 인간의 시선에서, 모든 소설을 학습한 인공지능 이브는 전지전능해보지이만, 오히려 개성없고 빈약하다라는 질책을 받은 인공 지능은, 인간으로 가장하여 병원의 실제 사람들을 소설속 등장인물처럼 관찰하기 시작한다. 0,1로 만들어진 컴퓨터이기에 숫자로 인물들을 평가하지만, 관찰을 거듭할수록 숫자로 표현할수 없는 감정들을 느끼게된다.


 

소설의 흐름은 다소 뻔하게도, 인공지능이 대체할지 못할 인간의 무언가에 대해서 강변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위협받을 직업의 미래에 대한 조그만 위로를 주기도 하는데, 소설가의 실제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소설가를 충분히 대체할수 있고, 그렇기에 더욱더 소설가 자체의 개성있는 글쓰기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는 소설가의 고뇌를 엿보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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