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

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어릴적 한주를 끝마치던 교회에서 매주 듣게 되는 인상 깊은 구절이 있다. 주기도문의 한 구절인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라는 한 구절은, 인간의 나약함과, 그것을 파고 드는 시험이라는 고난 자체가 주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고 있기에 이제는 더이상 교회에 다니지 않는 나의 마음에 알게 모르게 파고들어있는 한 구절이 되었다.

도서 '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이라는 제목을 보고, 나쁜것과 오지 않는다는 두 단어의 상관관계를 보고, 앞의 주기도문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고, 양심있게 살아가고 싶지만, 정작 시험의 순간, 나쁜 일들이 닥치는 순간 우리는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질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소설의 첫 페이지를 읽어 나가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띠지의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5위'라는 일본스러운 만연체의 상 이름에 끌려서 사실 책을 읽어 나가게 되었다.

책은 두 친구 사이에서 시작된다. 사에와 나츠코, 둘은 영혼의 단짝인것 마냥 서로의 속 이야기를 하고 사는 친구사이이다. 오죽이면 자기 집보다 나츠코의 집이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사에의 마음에서 두 친구 사이를 단편적으로 볼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서로 열등감과 부러움을 가지고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사에의 남편인 다이시의 외도 사실이 밝혀지고 그가 실종되면서 이야기는 급 진행된다. 다이시 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는 나쓰고는 진실에 대하여 침묵하면서 이야기의 함정과 미스터리로 한걸음 다가선다.

이야기의 반전이나 전환점을 알고보면 시시해지는 점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훌륭한 매체일수록 반전이라는 포인트를 제외하고, 알고 보더라고 흥미롭게 볼수 있다. 다소 흔한 클리셰라고 볼수도 있는 반전이 존재하지만, 이야기 자체의 박진감 덕분에, 반전을 제외하고 하나의 이야기로 바라보더라도 즐겁게 읽을수 있는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출판사, 컬쳐블룸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회계 몰라도 재무제표 본다

나는 회계 몰라도 재무제표 본다 - 재무제표를 볼 수 있어야 돈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이승환 지음 / 경향BP / 2023년 7월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려워 지는 것이 사실이다. 재무제표와 회계 또한 같아서, 복잡한 언어와 숫자, 표들을 배워야만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한것이 사실이다. 유명한 웹툰의 한 컷에서 회계는 경영의 언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학생 때 처럼 기본에서 배우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당장 실무에 쓰일것 부터 공부하자니, 기본이 없이 사상누각으로 지어진 개념들은 언제 무너질지 불안하기만 한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고민 끝에 알기 쉽게 풀어낸 여러 회계와 재무제표 관련된 쉽게 풀어낸 교양서적을 찾아보다가 경양PB에서 펴낸 '나는 회계 몰라도 제무제표 본다.'라는 제목에 끌려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초심자를 위해 어떻게 재무제표 내용 보는 법을 설명할것인지 저자의 고민은 몇가지 해답을 내놓았다. 회계의 개념을 담고 있는 단어에 대한 풀이를 알기 위해, 주석의 내용을 설명하고, 대표적인 재무제표인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에 대한 내용을 알기 위해, 손익과 현금흐름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그 중에서도 자칫하면 넘겨버리기 쉬운 주석에 대한 내용이 뜻깊었다. 사실 방대한 양의 주석 내용가 디테일한 내용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주석이지만, 많은 재무제표의 내용들을 서술적으로 담아내고 있기에 지나칠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방대한 양에 어떻게 봐야할지 감이 안오는 자료들에 대하여, 주석칼럼을 통해 목차와 같이 내용을 찾아 하나씩 찾아본다면, 방대한 주석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 남보다 앞서 더 많은 정보를 활용할수 있을것이다.

 

또 다른 장점은 우리가 한번 쯤은 들어봤을 회사의 실제적으로 재무제표 자료를 통하여 실례를 통한 설명은, 멀게만 느껴지는 재무제표와 숫자 자료들을 좀더 실질적으로 쉽게 곱씹고 소화할수 있도록 돕기에, 그저 어렵게만 느껴지는 재무제표에 대하여, 흐름과 패턴을 찾고, 읽으라고 말하는 저자를 믿고 재무제표와 회계에 대하여 한걸음더 다가갈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기회였다.

컬쳐블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I형 인간의 팀장생활

I형 인간의 팀장생활 -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는 하이퍼리얼리즘 오피스 드라마
권도연 지음 / 현대지성 / 2023년 6월

직장이라는 것이 내 일만 열심히 잘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보다 몇십년 먼저 직장 생활을 시작한 선배 직장인들과의 대화속에서 알게 모르게, 일은 기본으로 당연히 하는것이다. 일이 힘들면 안된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듣게된다. 그저 일 이상의 여러 많은 것들이 직장생활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넌지시 담은 메시지일것이다. 여러 리더들을 만나보면서, 타산지석과 롤모델이라는 여러 감정을 느끼면서, MBTI 성향중 극 I성향을 가지고 있고, 내 일이 아닌 타인의 일에 가질 관심이 없는 내가 시간이 지나고 팀장급의 리더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어릴적 '축복받은 성격'이라는 교과서 안의 글처럼, 내향형 사람만이 가지는 장점이 분명 있겠지만, 사회생활을 할수록 내향형보다는 외향형 성격의 장점이 더 부각되고, 내향형의 장점이 묻히고 퇴색된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I형 인간의 팀장생활'이라는 도서는 사무실 안에서 일어날법한 일들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소설 이야기책입니다. 지시와 비판에 약하고, 타인의 말에 민감한 진서연은 갑자기 신입사원만 있는 팀의 팀장으로 발령이 나고, I형 팀장으로서 고군분투 팀장 생황을 시작하게 됩니다.

도통 마음을 모르겠는 아랫 직원과의 술자리에서 마음을 트고, 조심스러움의 장점을 마음놓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만일의 사태, 꼼꼼한 체크에 대한 인정은 한사람으로서의 자존감을 높여주기도 한다. 물론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알게 모르게 불합리적인 선택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묵묵히 자기일만 하면, 그 성과는 보이지 않는 자리 또한 존재하고, 자기 업적을 어떻게라도 과시하게 위해, 그저 실무적인 일보다는 상사를 위한 보고서를 만드는데 집중하는 사람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 일상적인 사무실 한구석을 차지하는 디퓨저 향으르 바꾸는 작은 변화에 이르기까지는 한 사람, 작은 사람의 변화에 대한 고민가 용기에서 시작될 것이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들여 생활하는 직장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피할수 없다는 그저 즐기자는 마인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니, 사랑을 담아 조금더 신경쓰는 아인드는, 조금씩이라도, 즐거운 직장을 만들어 갈것이다.

컬쳐블룸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쁜 여름

나쁜 여름
소메이 다메히토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7월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문구가 '나쁜 여름'이라는 책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읽게된 계기였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해서, 달콤하고 먹기 좋은 것은 자꾸 탐닉하게 되지만, 쓰고 어려운 것은 필요한것도 피하게 되기 마련이다. 이런 마음이 속성 때문인지, 사회에서 꼭 논의되어야할 일들은 뒷방 신세가 되기 마련이고 , 결국은 큰 문제가 터진 이후에야 자극적인 언론보도라는 당의를 입고 사람들 사이의 화제에 오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사회파 소설의 장점은, 비록 소설이기에 화제성은 떨어지더라도, 현실의 문제점들은 큰 사건이 터지기 전에 소설이라는 유희적인 장치와 함께 생각해볼 여지를 준다는 점이 것이다.

복지 수혜자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회복지사인 마모루는 미혼모와 함께 야쿠자 등에 연계된 범죄와 연루되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악인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속도감 있게 읽히면서도 일말의 희망을 뒤엎고 구원없는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충격적인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해야하는지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뉴스의 댓글 보면 객관적인 의견 토론보다는 그저 분노 분출구를 찾는 사람들이 넘쳐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범죄자는 일반적인 사람과는 전혀 다른 미친놈이고, 사이코패스가 분명한데 그들의 인권을 위한다 것이 모순적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저는 결코 그들이 개인의 문제만으로 그들이 구렁텅이에 빠졌을 것이라고만 생각할수는 없을것입니다.

사람들이 만드는 정규분포 곡선상 그들은 유전적인 형질으로든, 가족이나 사회의 보살핌으로든 끝부분에 자리잡았고, 부채의 사북자리에 내몰린 그들은 몇없는 선택지를 선택할수 밖에 없었을수도 있습니다. 구원받지 못하고 한번 굴러떨어지면, 주체할수 없이 나쁜 일들이 쌓이고, 소설의 결말처럼 나쁜일이 겹치는 것도 정도껏 하지라는 한탄에, 그들 조차 멈출수 없는 폭주를 시작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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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사회

숫자 사회 -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임의진 지음 / 웨일북 / 2023년 6월

코인열풍, 경제적 자유, 파이어족, 벼락거지, FOMO, 저출산 등. 요즘 나의 뇌리를 스치는 몇몇 키워드들이 있다. 이 키워드들은 그저 파편화되어 각각의 섬으로 내 머릿속 존재하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문득 만나게된 임의진의 '숫자사회'라는 책은 요즘 화두인 키워드들을 하나로 묶고 연결하게 통시적인 시점에서 생각하게 한다.

내가 그럴 나이가 되어서 있을수도 있지만 사실 정말 무관심했던 분야인 부동산이나 집값을 바라보면서 조바심을 가지게 되고, 타인이 소유한 집값을 비교하면서 초조함을 느끼고, 누군가 든 고급 가방이나 손목 위 시계, 자동차를 보면서 내 벌이에는 턱도 없는 작은 사치를 바라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대학부터 자동차, 주택 까지 순위를 매기는 사회에서, 나도 모르게 그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은 점차 잊혀지고 모든것에 순위를 매기는 이른바 숫자사회의 일원으로서, 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아득바득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네가 열심히 노력해봤자 방구석에서 코인 매매하는 사람이 내 평생 근로소득은 아득히 뛰어넘을 돈을 벌었다는 성공담을 마주하면, 그저 열심히 살아야지, 노력해야지라는 생각은 너무 착하고 심지 굳은 고전적인 사고관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많은 저출산의 원인에 대하여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 저자의 통찰력에 일부분 공감할수 밖에 없는 부분 또한 있었다. 계속 누려오던 삶의 기본값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결혼과 육아의 기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그저, 집값, 사교육 이라는 파편적인 원인들 보다 더 문제의 핵심을 지적하는 듯 하여 뜨금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물론 그만큼이나 원론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해답을 제시하고도 한다.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다소 철학적이어보이는 질문에 대하여 돈, 직업, 명예 등 답변이 나올수 있을것이다. 어릴적 총천연색이던 꿈들은 어른이 되어갈수록, 자동차 보험, 은행 이율, 종합소득세 같은 잿빛 단어로 덮여지고, 어릴적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도 가르쳐 주지 않은채 그저 사짜 들어가던 직업을 넌지시 바라던 부모님과 비슷해 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사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점 중 하나가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쓴다는 점이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그저 천편일률적인 틀과 기준에 맞춘 숫자 사회에서 나아가, 다양한 가치가 존중될수 있는 사회가 경제적 풍요를 이룬 현대의 한국 사회에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출판사와 컬쳐블롬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