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염유희 ㅣ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5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4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인[감염유희]는 각각 다른
에피소드의 단편인듯했지만 사실은 서로 얽혀있는 에피소드이다.
전직 고위 관료가 살해된채 발견되고 그는 15년전 살해당한 제약 회사 직원의 아버지로
밝혀진다. 그리고 또 한명의 전직 고위 관료가 살해당하며 또 다른 관료는 작은 폭행사건의
피해자가 된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전직 고위 관료라는 것인데 피의자들은 이들의
개인 정보를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감춰진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모든 사건은
하나의 뿌리에서 이어져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1975년, 일본 후생성은 혈장을 수입하는데, 그 혈장을 원료로한 혈액을 수혈받은 사람들이
에이즈에 걸린 '약해에이즈'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이 이 책의 소재가 되었는데 읽다보면
우리나라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나 원전 비리 사건과도 겹쳐진다. 피해자들은 사망하거나
고통속에 살지만 해당 관료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무 문제없이 퇴직한 후 관련 직종의 임원으로 다시 들어간다. 아무래도 비슷한게
많은 일본과 우리나라이다보니 이런 것들까지 비슷한가보다.
이밖에도 연금 문제, 인터넷의 무분별한 정보 공유, 사회의 부조리 등이 함께 뒤섞여 하나의
큰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현실에서의 우리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부정부패와 많은 사회악들을
알고도 모르는 척 해야하는 일반 시민이다. 하지만 [감염유희]에서는 바이러스처럼 퍼지는
분노로 인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고, 그 분노를 극단적인 방법으로 풀고
반복한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또 다른 피해자와 가해자를 생산하는 뫼비우스의 띠를
만들어내는 씁쓸한 이 사회의 모습을 그려낸다.
히메카와 레이코 시리즈 중 [감염유희]가 가장 현실적이고 사회에 대한 단면이 제대로
반영된 것 같다. 읽으면서도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난 어떤 편에 서서 박수를 칠 것인지
고민하기도 했고, 진정한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해서 골또히 생각해보기도 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심판할 권리가 있는 것일까? 나쁜 짓을 저질렀다면 벌을 받아야겠지만 그로 인해
상처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다시 생겨나는 어쩔수없는 모순은 영원이 없어지지 않겠지.
[스트로베리나이트], [시머트리]도 재밌었지만 [감염유희]는 이중 최고같다. (소울 케이지 아직)
레이코가 활약하지 않은 작품을 최고라고해서 좀 미안하긴 하지만 카쓰마타, 쿠라타,
하야마의 활약이 백점이니 넘기기로 하겠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카쓰마타를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