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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빛 ㅣ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5
이누이 루카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찌는 듯한 여름의 더위 속엔 끝내주는 여름만의 빛이 있다. 여름의 빛처럼 힘들고 지치는
삶 속에서도 희망이라는 한 줄기 빛이 있기에 인생은 살만할지도 모른다. 총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집 [여름 빛]은 신비로운 비극과 슬픔,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각 단편의 인물들은 한가지씩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책 제목과 같은 <여름 빛>에선 타인의
죽음을 예측할 수 있는 소년이 등장하며, <바람, 레몬, 겨울의 끝>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냄새로 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능력 끝엔 꼭 작은 희망이 존재한다. 내 상황이
힘들고 어려워도 어딘가에 꼭꼭 숨어있는 희망은 아직 그대로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받는 기분이었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비극이 눈 앞에 펼쳐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마치 슬픈 선율의 피아노 곡이
나의 뇌를 자극시켜 슬픔에 빠져 있지만 그 음악을 멈추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이런 독특한 단편집을
읽은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단순히 호러 단편집일꺼라 예상했지만 참 신비로운 이야기들이었다.
<이(tooth)>처럼 더없이 그로테스크한 단편도 들어있다.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이>의 문체는
'호러 여왕의 강림'이라는 책의 카피와 제대로 들어맞는다. 전체적으로 호러 소설보단 환상 소설이
더 어울리지만 <이>만은 말 그대로 호러 소설이다. 처음은 흥미롭게 진입하지만 끝은 식은땀이
흐르는 소설이라고나 할까. 이누이 루카의 반전이 흥미롭다.
이미 이 세상엔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직도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일본 호러 소설은 일본만의 신비하면서도 기이한 그만의 분위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만 일본의
소설을 찾게 된다. 그런 일본 호러만의 성격의 이누이 루카만의 서정적인 표현력이 더해진 작품이
[여름 빛]인 것 같다. 짧지만 강렬한 그녀만의 이야기 보따리는 내게 그녀의 존재를 각인 시키기엔
충분했다.
무더운 여름, 하지만 어디선가 흘러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