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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이야기 - 작가가 수년간 추적한 공포 실화
이정화 지음, 조승엽 그림 / 네오픽션 / 2024년 7월
평점 :
오싹한 이야기 – 글 : 이정화 / 그림 : 조승엽
나는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한다. 노골적으로 귀신이 등장해서 공포를
극대화하는 타입도 좋아하고, 잔잔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생각하면 할수록 으스스 해지는 것도 좋아한다. 이번에 읽게 된 『오싹한 이야기』는 전자에 해당한다. 다년간 저자가
추적한 공포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열다섯 개의 무서운 이야기가 들어있다.
자주 듣는 공포 라디오들에서는 실화를 제보받아 읽어 준다거나, 무서운
일을 겪은 이가 직접 들려준다거나 하는 종류의 콘텐츠들이 많다. 나 역시 즐겨듣고 좋아하는 콘텐츠다. 공포 라디오를 들을 때마다 몇몇 조회 수가 높은 이야기들을 추려 책으로 내도 꽤 재밌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내 경우, 다른 일을 하면서 들을 때가 많기 때문에 자세히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같은 이야기를 2~3번 듣기도 한다. 책으로 읽었다면 온전히 책에 집중하며 그 이야기에 빠져버렸기 때문에 듣는 것과는 다른 공포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오싹한 이야기』가 딱 그렇다. 짧지만 누군가는 겪었을, 또는 언젠가 겪을지 모르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있는데, 글로 읽기
때문에 그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 표지를 보면 알겠지만 웹툰 느낌의 삽화가 들어있기 때문에 상상으로
그려본 공포의 실체를 더 자세히 그려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삽화가 한 페이지를 차지한다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림은
너무 잘 그렸고, 무서운 그림도 있었지만, 화려한 컬러의
그림이 한 페이지 가득 그려져있어서 인지, 내용과는 별개로 초등학생들이 보는 공포 책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너무 무섭게 그리려다 보니 공포를 반감시키기도 했다. 삽화가
반 페이지 정도로 들어갔거나 흑백으로 그려 독자의 상상력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정도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반대로
나이가 어린 친구들에겐 끌리는 요소일지 모르겠다.
여름은 공포의 계절이다. 수많은 공포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와 이 더위를
식히라고 말하지만, 가끔은 한 가지에 집중하고 싶다. 너무
많은 콘텐츠들로 답답함을 느끼거나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더 어려워지기도 한다. 그럴 때 책 한 권
잡고, 그곳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핸드폰은 잠시 내려놓고
책에 집중하며 진정한 공포를 느껴보는 거다. 올여름의 무서운 이야기는 『오싹한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