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끄러미
나카야마 신이치 지음, 정수윤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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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끄러미'는 일상 속 모든 것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한 아이의 시선이 담긴 이야기이다. 우연히 생일날 읽게 된 이 책은 특히나 선물같은 하루를 선사해주었다.

멈춰 서서 물끄러미 바라본 일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소리들이 담겨있다. 휘오 - 오. 찌찌찟. 쏴아아 쏴!
고요하게 바라볼 수록 더 선명하게 들려오는 세상 속 소리들, 그 소리들은 우리에게 평온함과 특별함을 전해준다.

생일만 특별한 날이 아니다. 일상을 들여다보면 특별한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생일선물 같은 책'이 되길 바라던 번역가님 말처럼 '물끄러미'와 함께 잠시 멈춰 서서 선물 같은 일상들을 경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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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ㅣ 머묾 세계문학 자아 3부작
메리 셸리 지음, 이미애 옮김 / 머묾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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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은 자연과학과 화학을 좋아하던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이다. 죽음과 생명을 탐구하던 빅터는, 해부실과 도살장을 뒤져가며 작업을 하여 창조물을 창조해낸다. 그러나 창조물의 기괴한 모습에 빅터는 그 자리에서 바로 도망쳐 나온다.

이름도 없이 버림받은 창조물은 혼자 숨어지내고 사람들을 관찰하고 책을 읽는 등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창조물은 빅터를 찾아가게 되는데, 우연히 만난 빅터의 남동생 윌리엄이 창조물을 보고 괴물이라 칭하며 소리를 질러 죽이게 된다.

빅터와 마주친 창조물은 본인과 비슷한 여성을 만들어 주길 요구하여 빅터가 작업을 시작하였지만 새로운 종족에 대한 두려움에 없애버린다. 이 모습을 지켜본 창조물은 빅터의 소중한 사람들을 하나둘씩 살해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빅터까지 살해하려 했지만, 빅터가 먼저 죽게 되어 복수를 이루지 못하게 된다. 빅터의 시신 앞에서 그의 창조물은 오열하며 울분을 토해낸 뒤에 그대로 사라진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한다. 괴물은 누가 만들어내는 것인가. 빅터가 애초에 괴물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존재를 창조한 것은 아니였다. 그러나 외형적인 모습에 불편함을 느껴 도망친 것을 시작으로, 여럿의 시선이 창조물로 하여금 괴물로 만든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즉,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선입견이 그들을 괴물로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빅터가 창조물을 만들어 냈듯이, 우리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개념으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아기가 성인이 되는 과정까지, 부모와 주변인들의 시선과 교육이 이 아이의 인격체를 만든다. 절대악을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 반대로 괴물이 되지 않게끔 하는 것도 우리이다.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거나 소외시키지 말고, 똑같이 바라보는 힘이 필요하다. 그들도 괴물이 되고 싶지 않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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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ㅣ 네오 클래식
요한나 슈피리 지음, 장은영 옮김 / (주)열림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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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는 고아가 된 하이디가 이모의 손에 이끌려 알프스의 산에 사는 할아버지에게 맡겨지며 시작된다. 산아저씨라 불리는 할아버지는 마을과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어 마을 사람들로부터 걱정의 소리를 들었지만, 사람들의 걱정과는 다르게 하이디를 따뜻하게 돌본다. 하이디는 할아버지와 살며, 오전이면 염소를 모는 페터를 따라 알프스의 여기저기를 다니고, 저녁이면 노을로 물든 풍경을 바라보며 자연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산에 적응하여 잘 살고 있는 와중에, 이모는 하이디를 부잣집에 맡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산에서 데려와 제제만씨 댁에 맡긴다. 하이디는 부잣집 딸인 클라라와 친구가 되고 할머니로부터 글을 배우며 즐겁게 지내지만, 산과 자연을 그리워하며 향수병과 몽유병을 얻게 된다.

의사의 권유로 산으로 돌아와 할아버지와 다시 살게된 하이디는 건강을 되찾고, 산을 방문한 클라라의 건강도 되찾게 하며, 할아버지로 하여금 마을사람들과 화해하여 예전의 일상을 되찾게 한다. 하이디의 순수함과 자연의 생명력이 만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킨 것이다.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을 가진 소녀 하이디는 세상과 담을 쌓고 살던 할아버지의 마음을 열어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낼 수 있도록 변화시켰으며, 클라라와는 우정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어 건강을 회복하도록 하였다. 그 외에도 딸을 잃은 의사로 하여금 다시 살아갈 용기를, 눈이 안보이는 페터 할머니에게는 편안함과 희망을 전한다. 알프스 산이라는 아름다운 자연과, 하이디의 순수함과 긍정적인 태도가 치유로 이어져 어려움을 극복하는 희망을 전한다.

자유로움과 행복감을 전하는 하이디의 생활은 실제 우리의 삶과는 다르지만, 현대에서는 볼 수 없는 분위기이기에 '하이디'를 읽을수록 더 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삶의 기쁨을 잃어버린 이에게 잠시 휴식을 취하게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게끔 한다. '하이디' 속 알프스 산맥처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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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그리고 레몬사탕
박소을 지음 / 샘터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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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그리고 레몬사탕'은 시린 얼음과 달달한 레몬사탕이 주는 여름의 이미지를 그대로 담은 시집이다. 미숙하면서도 단향 가득한 저자의 여름의 기록, 그 강렬한 계절이 담긴 만큼 몇번이고 들여다 보게끔 한다.

'삼키기엔 너무 아리고 뱉어내기엔 너무 달콤해서, 그저 입안에서 굴리며 온몸으로 녹여내야만 했던 서툰 시간들. 여름은 내게는 그런 계절이었습니다.' (pg.5)

너를 포함한 나, 라는 뜻의 '우리'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첫사랑과 같은 순수함,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이 어쩌다 보니 빠져들게 되는 사랑이야기의 풋풋함, 한층 성장하기 위해 찾아온 여름감기와 같은 성숙함, 파도처럼 밀려오듯 사랑하고 쓸려가듯 이별하는 아련함, 그리고 깨진 병이 내는 이별의 소리와 같은 날카로움과 공허함 등이 담겨있다.

레몬사탕처럼 환하게 도착하여, 얼음처럼 서서히 녹아, 청량한 바다로 흘러, 서서히 여름을 보내는 '얼음 그리고 레몬사탕'은 여름의 끝자락에 있는 지금 시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 서 있는 지금, '얼음 그리고 레몬사탕'의 따스한 시와 함께 천천히 여름을 떠나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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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ㅣ 머묾 세계문학 자아 3부작
알베르 카뮈 지음, 한수민 옮김 / 머묾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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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가, 잘 모르겠다.' (pg.29)

'이방인'은 강렬한 첫문장처럼, 어머니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가 죽었는데도 슬퍼하지도 않고, 정확한 사인이나 사망 시각, 그리고 실제 나이 등 그 어떤 것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어머니의 장례식 후에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여자와 코미디 영화를 보며, 질 나쁜 이웃 레몽과 친구가 되고, 레몽의 싸움에 연루되어 한 아랍인을 총으로 쏘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뫼르소는 재판을 받게 되는데, 어머니의 죽음부터 그 후의 일들로 인해 결국 사형을 받는다.

뫼르소는 '이방인'의 사전적 의미인 다른곳에서 온 사람, 이라는 뜻처럼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지녔다. 어머니의 죽음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고, 애도의 기간 없이 바로 일상을 즐기고, 여자친구 마리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도 마리가 원한다면 결혼을 한다고 하며, 아랍인을 살해한 이유에 대해 태양이 뜨거워서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 살아가는 뫼르소는 사회에 대해 무관심하며, 본인의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뫼릐소의 재판은 아랍인을 살인한 행위보다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태도에 의해 판결이 내려진다. 보편적인 규범과 사회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장 무거운 판결인 사형을 받게 되는데, 이는 사회적 부조리가 담겨있다.

나는 한때 이방인처럼 살아가던 때가 있었다. 어릴적 외국에서 살았던 경험 덕에 한국에서 받아들여지는 기준보다는 더 개방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이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뫼릐소와는 조금 결이 다르긴 하지만, 한국 사회가 정한 기준과 선에서 벗어난 나의 태도들이 뫼르소가 받았던 시선과는 비슷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다만, 나는 이런 사회에 순응하여 그 기준을 따라가며 살아가게 되었고, 뫼르소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갔다는 점이다.

'이방인'은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의 모습과 개인의 실제 모습의 차이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듯하다. 나처럼 사회의 요구에 순응하는 자가 대부분이겠지만, 이런 세상 속에서도 뫼르소처럼 자신의 모습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가는 우리가 항상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부분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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