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시절 이야기 ㅣ 비룡소 클래식 62
헤르만 헤세 지음, 정여울 옮김 / 비룡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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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지 나의 내면에서 솟구쳐 나오는 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것은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pg.153)

'데미안'은 주인공 싱클레어의 자아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선과 악, 빛과 어둠과 같이 세계의 대립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도중, 데미안을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하며 세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된다.

싱클레어는 술과 같이 방탕한 생활을 경험하기도 하고, 또 베아트리체를 계기로 매의 꿈을 꾸는 등 나름의 탐구와 성찰의 길로 빠지기도 하며, 어둠과 빛 그 대립의 세계를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우연한 계기로 데미안과 그의 어머니인 에바부인까지 만나게 되는데, 곧이어 전쟁이 일어나게 되며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오로지 기존세계를 깨트리고,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던 싱클레어는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에 깨달음을 얻게 된다.

'새는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누구나 새로 태어나고 싶은 사람은 한세계를 파괴해야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시스다.' (pg.146)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많은 이들이 시도를 하지만 사유의 깊이가 남달라 완독을 어려워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비룡소 출판사의 정여울 버전의 데미안은 문장이 쉽고 고전 특유의 어려운 느낌도 없어 4번째 읽는 데미안 중 가장 가독성이 좋았다. 청소년들이 접하기에도 무리가 없어보일정도로 접급성이 좋은 편이라 데미안을 처음 시도하거나 완독을 포기한 적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추천한다. 쉬운 문장이긴 하나 헤르만 헤세의 정신은 온전히 담겨 있어 사유의 길에 함께하기 좋다.

'우리 모두는 저 깊은 심연으로부터 내던져진 존재이지만, 각자 자신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나아간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만, 자기 삶의 참된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pg.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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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임시 보관 중
가키야 미우 지음, 김윤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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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임시 보관중'은 63세 주부 미사미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다 타임슬립을 경험하며 중학생 시절로 돌아가 다시 인생을 살아보게 된다. 그와 동시에 첫사랑이였던 아마가세 또한 같은 시대에서 같이 과거로 돌아온것을 알게된다.

'귀중한 인생 2회차이다. 타인 시선을 신경 쓸 시간도 기력도 아깝다. 이제 주위에서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지 않은가.' (pg.137)

미사미는 어린시절 미래에 대해 꿈을 꾸며 노력했던 것에 비해 결혼 후 가사위주의 삶인 가정주부의 모습에 회의감을 느낀다. 기존의 결혼과 출산 중심의 생활보다는 자기 자신에 집중 할 수 있는 삶으로 바꾸려고 한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남녀차별이나 사회적 제약 등 많은 한계점을 느끼게 된다. 그와 동시에 직장생활 하는 사람과 남자들의 고충 또한 알게 된다.

'인생은 임시 보관중'은 개인의 꿈과 사회적 시선 및 환경이 부딪히는 현실, 그리고 그 시대의 남녀차별과 부조리 등의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꿈많고 의지 강하던 학창시절과는 다르게 그저 흘러가는대로 사회에 맞춰 살아가는 직장인들 혹은 가정주부들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남녀차별을 포함하여 녹록지않은 가정과 개인의 고민, 사회적 시선 등 너무나도 현실적인 고민들로 가득한 이 책은 더더욱 몰입감과 설득력을 높인다. 미사미와 아마가세의 두번째 인생을 통해 현실을 통찰력 있게 담아낸 이 책을, 인생에 회의감을 느끼시는 분들께 추천한다. 비슷한 고민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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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나라 1 (양장)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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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나라'는 훈민정음 창제 과정을 주로 다루는데, 연구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 그리고 세종의 고뇌와 정치적인 결정 등이 그려진다.

'한글은 민족 정체성의 뼈대이자, 외세 속에서 우리 존재를 지켜낸 견고한 방패이다. 또한 인류사적으로 보아도 문자를 권력이 도구에서 인간의 권리로 이동시킨 문명의 전환점이다.' (pg.5)

'세종의 나라' 1권에서는 양반가 안동 권씨의 규수 권숙현와 선비 한석리를 중점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 숙현은 총명함과 동시에 미모도 빼어났으나 집안이 어려워, 하씨와 윤씨네 중 한쪽과 혼례를 하려고 한다. 선비 한석리는 세종의 명에 따라, 태종시절 역모로 몰린 윤의겸의 비밀을 추적하기 위해 윤씨네 서재를 조사하던 금부도사이다. 숙현과 한석리는 비오는 날 우연히 만나, 연잎우의에 대해 알게되고, 후에 같이 열주머니도 만들게 된다. 그렇게 마음을 키우게 된 숙현은 하씨와 윤씨와의 혼례를 무르게 된다.

'우리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길이 어찌 꼭 원치 않는 집안에 시집가는 길밖에 없단 말입니까?' (pg.53)

그 와중에 명나라 사신은 황제에게 받칠 여인을 내놓으라하여, 금혼령을 내리는 등 세종을 압박하게 된다. 혼례가 무산된 하씨는 복수심에 숙현을 추천하여, 숙현은 명나라로 떠나게 된다.

슬픔을 뒤로한채 계속해서 윤의겸 비밀을 파헤치던 한석리는 책 두권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글자의 뿌리, 근본, 원리, 정체성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에 세종은 나아가 소리를 글자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한다.

'관찰은 단순히 본다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었다. 무엇을 보려는 욕심도, 무엇을 알고자 하는 기대도, 심지어 내가 옳다고 믿는 생각조차 모두 내려놓아야했다.' (pg.296)

'세종의 나라' 첫번째 책은 한글 창제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로맨스로 시작하여 시선을 사로잡으며 한글 탄생 배경의 가장 기본이 되는 시초에 대해 풀어낸다. 또, 허구인물인 한석리를 통해 자연스레 관찰에 대한 포인트를 집는 것이 흥미로웠다. 2권을 위한 완벽한 도약이라 느껴지는 1권 덕에 더더욱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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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구 타이드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39
이경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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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지구 타이드' 는 지구 멸망 71년 후, 95%가 액체로 뒤덮인 두번째 지구인 타이드로 이주하기 위해 장기동면을 선택한 선발대 내추럴과 일부 기계화된 후발대 프랑켄이 우주선 애로우를 착륙하며 시작된다. 이동과 착륙과정에서 많은이들이 사망하고 우주선도 일부 손실되어 이들은 한정된 자원과 인력으로 살아가게 된다.

얼굴을 제외하고 전체 기계로 개조한 프랑켄 아인은 장기동면 과정에서 기억상실 부작용이 나타나 이전 기억이 없는 채로 라이와 함께 후발대 커멘더로 일하고 된다. 희망을 꿈꾸고 타이드에 착륙하였지만 타이드의 폭풍으로 여러가지 피해를 입는 와중에 친하게 지내던 라이도 잃게 된다. 라이의 석연치않은 죽음 뒤로, 내추럴과 애로우 그리고 프랑켄 사이의 비밀들을 알게된다.

'두번째 지구'는 sf 장르소설로 일반적인 설정에서 벗어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 편, 우리 인간들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끔한다. 나는 과연 멸망한 지구릉 떠나 우주선과 새로운 행성에 날 정착할 수 있을지, 또 이들처럼 주체적으로 생각하며 설어갈 수 있을니 말이야.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인간과 프랑켄의 태도이다. 이들은 한정된 자원과 예측불가한 새로운 환경 속에서, 각자의 장점과 역할이 뚜렷한 와중에도 상생과 공존보다는 서로를 견제하고 대립하게 된다. 이는 우리의 추악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독특한 설정, 애로우와 프랑켄 아인의 정체에 대한 비밀과 반전, 그리고 프랑켄 화신과 제이드의 배신과 행보 등 많은 재미난 요소를 지닌 '두번째 지구 타이드'는 Sf 붐이 일어나는 올해, 많은 소설들 중에서도 단연코 눈에 띈다. sf 장르 러버라면 푹 빠져서 읽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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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지옥
김인정 지음 / 아작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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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지옥'은 동양, 서양, 시대극, 판타지 등 다양항 요소들이 들어가 있는 8편의 단편이야기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봄같은 간질간질한 사랑과는 다르게, 어딘가 애틋하면서도 처절하고 위험하면서도 안타까운 사랑들이 그려져있다.

각각의 단편들이 전부 매력이 있지만, 특히 마음속에 깊이 남은 작품이 바로 '화선'이다. 동해 용궁에 속한 거북이 설자유는 용왕녀에게 은가위를 전하려 이승으로 가는데 이승을 빨리 떠나려는 자유의 모습에 이유를 묻는다.
자유는 선인의 힘으로 해당화아씨와 약조를 하는데, 인간이 되어 정인의 반려가 되는 일이였다. 그러나 그 약조로 인해 아씨의 불행한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며 이승의 일에대해 죄책감과 회의감을 느낀다.

'화적'은 서향아씨를 연모하는 마음으로 서향화를 애지중지 키운 스님 헌오의 이야기이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는 곳에서, 서향아씨 또한 같은 마음이였다며 다가와 둘은 함께하게 되나 불행한 일들이 계속해서 겹치니 헌오는 꿈이길 바라게 되고 그렇게 꿈으로 남게 된다. 헌오에게는 꿈처럼 지나갔지만 서향화는 실제로 겪은 일로, 사랑과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게 된다.

여운이 많이 남은 '누마의 여름'은 미래를 예지하는 사제 국통 누마의 이야기이다. 군대 출정이나 승패 등 나랏일에 관한 예지몽을 꾸다가 어느날 사내 청여해와의 입맞춤 꿈을 꾸게 된다. 전혀 연이 없던 사내의 꿈을 시작으로 눈길이 가게되어 둘은 얽히게 되는데, 결국은 현실또한 예지몽처럼 흘러가게 된다.

'우리는 왜 실패가 예정된 사랑에 매혹되는가!' 라는 문구는 '다정한 지옥'이라는 제목을 가장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열린 결말로 끝나는 8편의 단편들은 사랑과 애정의 다정함과 그럼에도 실패로 끝나는 지옥같은 현실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 서늘하고 기이한 사랑을 맛보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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