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려 봐! - 어린이 아트 테라피 컬러링북
로랑 모로 글.그림, 권순영 옮김 / 톡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즈음 아트테라피라는 장르의 컬러링 북이 유행입니다. 

오늘 살펴 볼 책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컬러링 북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려봐" 입니다.

프랑스의 각광받는 젊은 화가 로랑 모로의 컬러링 북으로, 감성적인 스토리전개와 절제된 가이드라인이 포인트입니다.



처음 도입부를 보면, 아이로 하여금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그리라고 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창 밖을 내다보면 나무가 보이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버찌 열매도 버찌 씨도 보인다고 안내 해 줍니다.

검정과 파랑으로만 이루어진 색감이 묘하게도 편안함을 안겨주네요.

색깔이 화려하거나 혹은 채워 넣어야만 할거 같은 하얗기만 한 여백이 아니어서인지, 아이도 재미있게 들여다 봅니다.

  

구성을 들여다 보면, 


파란 색으로 간혹 포인트만 주고 색들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예쁜 그림들이 나오는데요,

너무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구성으로 인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 중간중간 '손가락으로 입맥을 따라 그려봐'라거나, '옥수수 스프 위에 포크로 길을 그려봐' 라는 페이지들은 색칠을 멈추고 손으로 직접 느끼게 해주는 색다른 활동도 제시해 줍니다.

마치 살아있는 이파리를 만지듯 아이가 입맥을 따라 여러번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재미있어 합니다.



평소 새를 좋아하는 아이가 제일 먼저 채워 넣은 그림입니다. 찌르레기가 이렇구나 하면서 하나하나 정성스레 색을 채워가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 때론 나가 뛰어 노는것 보다 이렇게 정적이지만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쏟아 붓는 활동도 정서상 좋겠구나 싶습니다.


책 한권 색칠하는 것이 큰 의미를 가져다 주거나 미술적인 능력이 향상 되거나 하진 않겠지만, 요즈음 처럼 바쁜 우리 아이들에게 작은 휴식의 시간이 되줄거란 생각이 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꿀잼쌤 김완일의 한눈에 사로잡는 수학 : 개념편 대반전을 위한 17세의 교과서
김완일 지음 / 들녘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바로 '논리적 사고와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현재 수학교육은 이런 수학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간단히 개념을 공부하면 기본 예제를 풀고, 핵심문제가 나오고 그다음은 심화문제와 서술형 문제가 나옵니다. 누가누가 더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는지에만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오늘 살펴 볼 책은 이러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 현직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의 책입니다. 그 대상을 수학 공부의 개념을 확실하게 잡지 못한 고등학생, 혹은 진학을 앞둔 예비 고등학생, 수학에 흥미를 많이 느끼는 중학생 그리고 수리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선 목차에는, 수의연산을 시작으로, 피타고라스의 정리, 방정식, 집합, 로그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1강 수의 연산

2강 문자의 사용과 식의 연산
3강 피타고라스의 정리
4강 삼각비
5강 함수 : 일차함수와 이차함수
6강 직선의 방정식
7강 일차방정식
8강 복소수와 이차방정식
9강 고차방정식
10강 부정방정식과 연립방정식
11강 부등식
12강 집합
13강 지수
14강 로그


제 7강 일차방정식을 예로 그 구성을 살펴보면, 


우선 도입 부분에서는 그 개념이 처음 나오게 된 유래를 설명하고, 아울러 그 개념을 연구하거나 발견한 수학자들 이야기 또는 실생활에서 그 개념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일차방정식에서는 수학자 디오판토스의 묘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묘비에 적힌 내용을 보면 일차방정식으로 식을 세워 답을 구해야만, 그가 몇살에 죽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정말 수학자다운 묘비가 아닌가 싶고, 아울러 이런 내용을 통해 아이들은 일차방정식은 그저 풀어야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흥미롭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재미를 유발하며 개념속으로 안내를 하지만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모든 개념이나 공식을 증명하고 풀어줍니다. 즉 각 개념들이나 공식들을 그냥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정의되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줍니다.

또 설명이 끝나고 나면 실제로 문제를 제시하고 개념을 응용해 풀이과정까지 보여주며 문제풀이를 해줍니다.



설명이 다 끝나고 나면 그 강을 마치기에 앞서 복습할 수 있는 과정을 통해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무작정 고등학교 수학을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중학교 수학에서 발전하고 심화되어 가는 고등학교 수학임을 고려하여, 중학교 때 배우는 기본개념에서 출발하고, 각 개념을 그냥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증명해 이해하도록 하며, 자세한 문제풀이도 겸하고 있는 개념서입니다. 또 그 개념의 유래와 수학자들을 함께 설명해 놓은 수학사이자 수학교양서이기도 합니다. 


각 개념들은 중학교 1~3학년에 걸쳐 그 기초를 배우는 내용들이기에, 학년별로 맞춰 읽어도 좋을 거 같습니다. 또 예비 고등학생들에게 중학교 전과정의 수학을 정리하고 복습할 수 있는 좋은 교재라고 생각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사성어의 숨은 뜻을 찾아라 1 - 호랑이보다 무서운 게 뭐야? 고사성어의 숨은 뜻을 찾아라 1
김부일.박강륵 글, 이우영 그림 / 길벗스쿨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표지를 보자마자 추억의 만화 '검정고무신'이 떠오릅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공짜 선생님에게 고사성어를 배우는 검정고무신의 기영이와 친구들이랍니다.


고사성어를 배울 수 있는 책들은 많지만, 오늘 살펴 볼 책은 한자어의 뜻풀이에서 그치지 않고 그 고사성어가 나오게 된 유래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설명하고 아울러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알려 주는 만화 학습서입니다.


그 시리즈의 첫번째 책의 목차를 우선 들여다 보면,



자주 들어 잘 알고 있는 고사성어도 있지만, 그 뜻이나 유래가 가물가물한 것들도 있습니다.


목차에서도 알 수 있지만, 고사성어를 접하기에 앞서 힌트를 겸한 풀어 쓴 문장들이 인상적입니다. 

'일일부작 일일불식'에 앞서 적혀있는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고?'라는 문장을 읽으면, 자연스레 고사성어의 한자어도 생각해 보게 되고, 일하지 않으면 먹지 말라는 뜻은 무엇일지? 일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야 하는 것인지? 학생인 아이에겐 일과 먹는것의 의미를 어떻게 본인의 상황에 맞춰 설명해 줘야 할 지 많은 생각이 오갑니다.

그러고보니,고사성어와 거기에 짝지어진 문장을 가지고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독후감 쓰기나 논술공부라는 것이 책을 읽고 요약해 보라고 하고, 글귀의 의미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느낀점을 자신의 생각에 연결하여 써보라고 하는데요, 사실 책읽기는 좋아하는 아이들은 많지만 처음부터 이런 활동이 잘 되진 않습니다. 또 사실 쓰는데 급급해서 아이가 생각할 시간이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볼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도 하고 엄마가 가르치는게 쉽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자성어를 통해 아이의 생각도 물어보고 엄마의 생각도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아이도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연습도 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도 되고, 또 실생활의 요소로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엄마 입장에서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여기까진 목차에서 재미를 느낀 엄마의 바램이었습니다.


이제 그 구성내용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한자어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우선 한글로만 소제목과 고사성어를 보여준 후, 이야기 전개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자어를 노출시킵니다. 그러고보니 목차에도 한자어를 노출시키지 않고 있는데,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생각해 볼 여지를 줘서 참 좋습니다.

정감어린 주인공들 덕분에 그리고 간결한 문장을 통한 전개 덕분에 참 재미있게 읽혀 초등생 전 학년에 걸쳐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사성어의 유래와 한자어를 읽고 나면,


한자어를 한자씩 뜻과 음을 설명해 주고, 유래와 관련된 인물이나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덧붙여 줍니다.

역사적 지식을 함께 쌓을 수 있고 나아가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드네요.

한자어를 한번씩 따라 써볼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주어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살짝 있습니다. 


현재 2권까지 책이 나와 있는데요, 시리즈로 출간되어 계속 읽어 나간다면 단순히 고사성어나 한자어를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역사적인 지식도 함께 쌓을 수 있는 독서활동이 될 거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GM 시절 - 앨프리드 슬론의 회고록
앨프리드 P. 슬론 2세 지음, 심재영 옮김 / 북코리아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를 대표하는 경영자 중의 한 명인 빌 게이츠가 ‘가장 좋아하는 경영서’이자 비즈니스 서적을 단 한 권만 읽기를 원한다면 주저 없이 권한다고 말하는 책입니다. 바로 20세기 전반 미국 제너럴 모터스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운 전설적인 경영자 앨프리드 P. 슬론 2세의 GM 시절에 대한 회고록으로, 슬론이 GM 사장에 취임한 1923년 이후 23년간 회사를 경영하면서, 또 45년간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GM을 어떻게 개혁하고 키워나갔는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선 목차를 살펴보면, 1부에서는 주로 GM 발전의 근간이 되는 재무, 제품 등  각 부분에서 주식회사의 기본적 개념들의 유래와 발전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엔지니어링, 유통, 해외사업, 보너스 등의 그가 CEO의 자리에 올라 도입한 기업 경영 기법들을 담고 있습니다.


GM은 윌리엄 C 듀런트가 1908년 ‘제너럴 모터스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창립했으며, 이후 3년간 뷰익, 폰티악, 캐딜락 등 25개 회사를 합병해 덩치를 키웠고 주식시장에 상장했습니다. 

1875년 미국 출생으로 MIT를 졸업한 슬론은 하야트 베어링 컴퍼니를 인수하여 성장시키고 그 후 1918년 회사를 GM에 매각한 것을 계기로 GM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는 유나이티드 모터스라는 GM의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하다가, 이후 GM의 부사장이 되고 사장인 피에르 듀퐁을 도와 경제 불황과 경영위기에 빠진 회사 조직의 혁신을 주도합니다. 


베어링 업체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해 기계, 자동차 등에 전문가였지만 경영에도 탁월한 소질을 가진 그는 가장 먼저 방만한 조직의 개편에 손을 댔습니다. GM을 위한 ‘조직 연구’라는 책을 직접 써가며 조직 개편에 힘썼는데요, 각 부분마다 책임질 경영자를 배치해 통제하의 분권 조직으로 체질 개선을 시작했습니다. 분권화와 집권화의 양극단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조화로운 통제하의 분권화된 운영이라는, 새로운 개념 제시가 그것이었습니다.


하지만 1920년 대공황이 찾아오면서 회사 상황은 극도로 나빠졌고, 곤경에 처한 GM이 대대적인 수술 끝에 새 CEO로 영입한 인물은 바로 슬론이었습니다. CEO가 된 그는 1956년까지 GM을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으로 키워내는데요, 이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경영원리와 기법을 만들고 를 실제 회사 경영에 적용하였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경영기법으로는, 저가 자동차 시장을 장악한 포드의 T모델에 대항하기 위해 가격대별로 자동차 모델을 차별화하여 소비자들에게 추천하는 제품 전략이었습니다. 즉  모든 소득 계층과 용도에 맞는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습니다. 또 가격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도 신경썼는데요, 혁명적 디자인을 도입하고 미술·색상부를 만들어 전문디자이너를 영입하기도 했으며, 여성 디자이너를 업계 처음으로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두번째로는, 재무통제를 중요시 하였는데, 오늘날의 ROI(ROI = 매출이익율 자본회전율) 개념을 도입하였습니다.

세번째로는 새로운 조직도 도입하였는데요, 지금까지의 판매방식은 공장이 생산 가능한 만큼 차를 만든다음 

판매부서가 딜러들에게 그 차를 떠넘기고 대금을 치르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유능한 사람에게자금을 공급하고 딜러를 육성시키는 'Motors Holding Company' 를 통해 새로운 판매방식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외 보너스 제도도 도입 하였는데, 수년동안 월급 이외에 분할하여 보너스를 수여 함으로써 월급 계측 구조를 틀어지지 않게 하면서도 회사에 계속 남도로 유인하는 목적까지 이루었습니다.


1964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제조업자의 바이블'로 지금까지도 경영학 분야의 베스트셀러인 이 책이 50년 만에 국내에 번역되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에 근거한 역사적인 회고록이다 보니 경영학 서적임에도 어렵지 않게 읽히고 아울러 오늘날의 경영기법들이 대부분 그에게서 출발하였다는 사실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혁신이나 발전은 머물러 있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것임을, 남들이 생각지 못하거나 생각에만 그친것을 새로운 발상의 전환으로 생각해 내고 실천하는데서 이뤄지는 것임을 다시한번 깨달으며, 경제경영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도 꼭 읽어보라 권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정 - 정명공주와 광해군의 정치 기술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광해군에 대한 평가는 참 다릅니다.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배운 광해는 그저 자신의 왕위를 지키기 위해 이복동생 영창대군을 죽인 혼군(昏君)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은 중립외교와 대동법을 실시한 현군(賢君)으로 새로운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살펴볼 "화정"이라는 책은 인목대비의 장녀이자 광해의 이복여동생인 '정명공주'를 통해, 진왜란부터 광해군의 즉위와 치세, 인조반정과 두 차례 호란, 효조의 북벌 정책 및 예송 논쟁 등 그녀가 조용히 숨죽여살아온 시대의 주요 사건들을 차례차례 들여다본 책입니다. 



'정명공주'

이 책을 통해 처음 주목하게 된 정명공주는 임진왜란 직후 태어나, 선조-광해군-인조-효종-현종-숙종때까지 83세를 산 인물입니다.

당시로서는 천수를 누린 인물이지만, 동생 영창대군이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고, 서궁에 폐위되어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만 했으며, 광해군이 죽은 후에는 조카인 인조에게 저주의 의혹을 받아 죽음의 문턱까지도 갔었던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생존 자체가 기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화정(華政)"입니다.



'화정'은 해석하기에 따라 두가지로 의미를 가지는데, '번지르르한 정치로 나를 세우기' 혹은 '빛나는 다스림으로 백성 속으로 들어가기'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그녀가 자신의 막내 아들에게 내린 글이나, 그녀의 삶의 방식을 살펴보면 후자가 그녀가 얘기한 '화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은 정명공주가 80세가 되던 숙종 8년에 막내아들 홍만회에게 내린 글입니다.

[내가 원하건데 너희가 다른 사람의 허물을 들었을 때 마치 부모의 이름을 들었을 때처럼 귀로만 듣고 입으로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입에 올리고 정치와 법령을 망령되이 시비하는 것을 나는 가장 싫어한다. 내 자손들이 차라리 죽을지언정 경박하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말이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부모 이름 석 자는 음을 하나하나 새길지언정 자식이 직접 거론하지 않는 것이 도리인 것처럼 남의 허물도 삼가 입에 올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정명공주의 원칙이었습니다.

바로 이 원칙이 그녀의 처세요 숱한 죽음의 고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법이었을겁니다.

그녀는 자신의 권력과 힘을 붕당이 아닌 백성의 안위나 평온에 사용한 자비로운 인물이었고, 어느정도의 선을 그어 그 선을 결코 넘지 않는 신중한 인물로 평가됩니다. 

인조반정으로 인하여 다시 왕실의 주요인사로 화려하게 부활한 때에도 그 겸손함을 내려놓지 않고, 자식들에게 조차 중립을 지키도록 주문하였습니다. 그러나 강화도로 피난을 떠나는(병자호란) 왕족들의 선박중 거의 유일하게 정명공주만이 자신의 패물과 보물들을 내던지고 백성을 태워 목숨을 구해줌으로서, 백성들이 그녀를 진심으로 따랐다고 전합니다. 위의 평이 왜 나왔는지를 보여주는 예이기도 합니다.


요즈음 처럼 자기 목소리만 중요하고 남과의 경쟁만이 생존의 법칙이 되어가고 있는 삭막한 시대에, 책에서 언급한 공생코드 ' 관용, 친절, 배려'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며, 아울러 정명공주의 생존논리였던 '화정(華政)'이 왜 필요한가를 고민해 볼 좋은 기회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역사는 '만일 이랬다면'하고 바꿀 수는 없지만, 다시 같은 상황이 왔을때 그것을 반복하지 않을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정명공주가 겪어내 온 조선의 1/5의 힘겨웠던 역사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이젠 그녀의 '화정(華政)'을 배울 때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