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를 화나게 하는 완벽한 방법 ㅣ 나무자람새 그림책 14
가브리엘라 발린 지음,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 그림, 김여진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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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육아라는 것이 있을까. 나의 아이들이지만 가끔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다. 다른 집 아이들도 다 그런 것인지, 우리집 아이들만 특별하게 이런 것인지, 싶을 때가 있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지만, 하루에도 열두번도 넘게 ~할 때가 있게 느껴질 때면, 내가 정말 부모가 맞는 건가 싶기도 하다. 육체적 노동에 가까운 육아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조금 그 육체적 힘듦에서 벗어났다 싶으니까 정신적인 힘듦이 찾아 온다. 벌써 사춘기의 시작인 건가 싶다. 나도 저랬나, 곱씹어 보지만, 아니다, 저랬을리 없다. 완벽한 육아는 없지만, 아빠를 화나게 하는 아이들만의 완벽한 방법은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이 책은 제목에 이끌려 그냥 구매했다. 아이들 책이기 전에, 아이들의 그 완벽한 방법을 안다면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 혹은 대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간절한(?) 마음이 깃들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너희들이 이렇다. 아빠도 원래 화가 많은 사람은 아니란 말이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과 보기에는 좋은 책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려던 아빠의 의도를 전혀 아이들이 못 느낄 것 같았다. 이 책을 학습하고 모방하여 더욱 진화한 화 돋움을 개발하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그래서, 오히려 책 끝에 나와 있는 후속작을 기대해 본다. 그 책이 나온다면 이 책처럼 바로 그냥 구입을 하게 될까? 그것은 또 다른 문제다. 제목에 이끌려 본 모든 육아서에 나온 아이들은 그들의 아이들이었다. 우리 아이와는 달랐고, 나의 대처도 달라야 했다. 개별적인 존재들에게 공통적인 프레임을 씌울 수는 없는 일이다. 그 프레임으로 상처받는 것은 개별적인 아이들의 부모들일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화가 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잘못이 있을 수도 있고, 실수는 더 잦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처음임에 당연한 당황스러움일 것이다. 바르고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베이스로 깔려 있다면, 육아가 힘들더라도 버텨나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지치고 힘들며 울컥하는 그 순간만 잘 지나면 이 또한 지나가는 아주 작은 일들일 뿐인 것이다.


  완벽한 방법으로 화가 나게 하더라도, 완벽하게 지나가고 대처하는 모습을 갖추고 싶다. 간절히 그러고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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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ㅣ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1
염승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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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도 하루가 남았다. 2022년은 나에게 어떤 해였을까. 모르겠다. 벌써 한 해가 갔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뿐이다. 맞아 그런 일도 있었었지, 하는 일들도 많이 없었던,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한 해가 아니었을까. 그나마 매년 1주일에 1권씩 책을 읽어야지, 하는 목표를 세우는데, 그럼 1년에 50권 좀 넘게 읽어야 한다. 작년에 처음 50권을 읽었던 것 같다. 확인해 보인 올 해는 이 책까지 68권을 읽었다. 처음으로 목표를 달성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책 내용과 상관없는 내용으로 시작을 했다. 작년부터 재테크 관련된 책들이 독서 목록에 많이 포함되고 있다. 책장에는 아직 읽지 않는 책들도 몇 권 있다. 매번 리뷰를 남기면서 드는 생각은 어디까지가 '주린이'인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수익률의 개선 시점으로 주린이를 구별하는 것도 아닐테고 말이다(그렇다면 나는 언제 주린이를 벗어날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미 여러 책들을 읽어서인지, 이 책은 훨씬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제목처럼 주린이들에게 필요한 내용들을 77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설명이 친절하고 어렵지 않아 좋은데, 이상하게 끌리지는 않는다. 재밌지는 않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술술 잘 읽히는데 임팩트가 없는 느낌이랄까. 내가 궁금했던 것은 저 77가지 질문에 몇가지나 포함될까를 생각해 보았다. 나 역시 주린이 임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내가 궁금한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 그거였다. 그래서 좋은 책임에도, 술술 잘 읽히는 책임에도 끌리지 않았던 것이다.


  리뷰를 쓰기 위해 보니, 2022년 개정판이 나와 있었다. 표지도 완전 같은데, 우측 상단에 빨간색으로 개정판 문구가 들어가 있긴 하다. 어떤 질문들이 더 포함되었을까. 그 질문들은 내가 가진 의문들과 겹치는 부분들이 있을까. 굳이 확인해 보진 않았다. 이 책은 좋은 책이다. 읽어 봐서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다. 나와 같은 주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다. 그래서 여기서 헤어지려 한다. 내가 가진 질문들은 더 공부해서 스스로 찾아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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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ㅣ 문학동네 시인선 184
고명재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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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잘 읽지 않는다. 아니 거의 읽지 않는다. 아니 읽지 못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의미와 공감이 일어나지 않으니, 그저 글자를 눈으로 읽어나가는 것 외에는 하는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시는 접근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예전에는 그래도 시를 읽으며 좋아하는 시들을 공책에 옮겨 적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최근에 시집을 언제 읽었었는지는 정말 기억도 나지 않는데, 추천 도서로 추천한다며 소개되었다. 강렬한 노란색의 깔끔한 표지. 눈에 확 들어온다. 심지어 제목이... 와... 정말 오랜만에 한 번 시를 읽어볼까, 하며 같이 소개된 다른 시집과 함께 바로 구매했다.


  섣부른 도전이었을까. 여전히 어려웠다. 너무 쉽게 도전을 했나 싶어, 중간엔 평소라면 거의 읽지 않던 해설(여기서는 '발제'로 되어 있는) 부분을 먼저 읽었다. 그래도 뭐 별 도움은 되지 않았다. 발제를 쓰신 분이 이 시를 접하면서 느꼈던 그 부분들을 나는 왜 느끼지 못하는 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만 더했다.


  전반적인 내용은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시집을 시작하는 '시인의 말'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와, 시작부터 너무 좋다, 하며 나아갔는데, 거기까지였다. 시집 제목의 시도 기대를 했지만, 이해하기에는 아직 내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았다. 그래도 <비인기 종목에 진심인 편>이란 시가 있는데, 충분히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감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아마도 내가 읽으면서 공감한 유일한 시가 아닐까 싶다. 


  내용은 더 할 이야기 없으니, 다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이 시리즈를 처음 접했다. 시집치고는 다소 크기가 크다. 뭐 시집이라고 해서 책의 크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문학과 지성사'로 기억되는 문지의 시인선이 내게는 가장 유명한 시집 시리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시리즈의 사이즈를 손이 기억하고 있는 듯 했다. 손에 잡혀 읽기 편했던 그 사이즈 보다는 이 시집의 사이즈가 좀 더 컸다. 그리고 종이도 상당히 얇은 편인데, 개인적으로 종이가 얇아서 뒷장의 글씨들이 비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이즈와 종이 질까지 기억에 남는 걸 보면, 깔끔한 표지가 너무 멋지고 마음에 들었었나 보다.


  그나저나 같이 산 다른 시집은 어떻게 해야 하나. 모르는 척 다시 한 번 도전을 해 봐야 하나. 아니면 조금 더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시도를 해야 하나. 연말에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시인의 말

어느 여름날, 나를 키우던 아픈 사람이
앞머리를 쓸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온 세상이 멸하고 다 무너져내려도
풀 한 포기 서 있으며 있는 거란다.

있는 거란다. 사랑과 마음과 진리의 열차가
변치 않고 그대로 있는 거란다.

2022년 12월
고명재 - P5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미래가 빛나서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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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집 - 기억도 마음도 신발도 놓고 나오는 ㅣ 아무튼 시리즈 44
김혜경 지음 / 제철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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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시리즈를 알게 되고 끌리는 제목들을 읽어 보고 있다. 시작이 '술'이었으니, '술집'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 작가도 다르고 엄연히 다른 책이건만, 뭔가 연결이 되는 느낌이 살짝 있었다. 지금까지 각각의 주제로, 이 시리즈가 50권을 넘어선듯 한데, 술과 술집 사이의 간격이 스무권 좀 넘은걸 감안해 보면, 조만간 '안주'와 같은 컨텐츠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니 나의 바람 혹은 소망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분들 마다 스타일이 있는 걸 감안하면, <아무튼, 술>과는 글의 느낌이 다른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더 재밌게 읽었을 것 같은데, 비슷한 컨텐츠라 그런지 자꾸 비교를 하게 되었다. <아무튼, 술> 리뷰에서도 썼지만, 이 책은 <아무튼, 술>보다는 <개와 술>에 가까운 느낌이다. 당연히 재미의 측면에서는 <아무튼, 술>에 가깝지만, 내용측면에서는 <개와 술>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술 혹은 술집과 관련된 경험과 술집에 대한 이야기의 구조인데, 중간 중간 등장하는 주사와 관련된 부분들이 <개와 술>에 대한 기억을 회상케 했다.


  술보다는 장소 혹은 공간에 초점을 맞췄기에 장소나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등장하는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번씩 들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공간들을 모두 검색해서 찾아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한번씩은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었다. 특히 제일 처음 소개되는 청파동 '포대포'랑 저자의 어머니가 계신 망원동의 '너랑나랑호프'(<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등장하는 이 곳을 보면 여느 맛집 소개 프로그램보다 더 식욕과 술욕을 자극한다)는 꼭 가보고 싶다.


  뭐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숙취로 고생한 경험이 한번씩은 있을 것 같은데,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저자의 일상 생활이었다. 어떻게 직장 생활과 함께 술 생활이 가능할까, 싶은 시간적 의문이 아닌, 저렇게 자주 취하면서 생활과의 병행이 가능할까, 싶은 의문 말이다. 그렇게까지 왜 술을 좋아하고, 술을 마시는 걸까, 하는 어리석은 질문은 하지 않겠다. 그저 그렇게 가능한 삶이, 체력이, 가능하게 하는 모든 상황들이 부러울 뿐이다.



누구라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을, 정확히는 ‘괜찮다’는 그 말 자체를 기다렸을 뿐이었다고 말해주길 바란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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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 질서
레이 달리오 지음, 송이루.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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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하는 데 주저했었다. 두꺼웠다. 미리 겁먹기에 충분한 두께였다. 읽을 수 있을까. 도서관에 책이 들어왔다. 어떤 책일까, 궁금한 마음에 잠깐 봤는데, 뭐야 재밌잖아. 잘 읽혔다. 그래서 책을 반납하고 바로 주문했다. 두께는 무서웠지만, 하루에 한 챕터씩 읽자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잠깐 읽었을 때의 재밌음이 이어졌다. 두께는 무서웠지만, 내용은 아니었다. 일 때문에 목표를 못 채우는 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목표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정도의 한 챕터의 분량과 재미가 있었다. 좋은 책이다.


  이 책은 꽤 오랜 시간 동안의 세계 경제 역사서라고 볼 수 있다. 방대하지만 정리가 잘 되어있다. 정리의 기준이 명확하기에 정리가 깔끔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의 원칙을 찾아내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설명하고자 하는 부분도 명확하다. 유명한 투자자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름의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기에 흔들림 없이 투자를 이어나가고 성공을 했던 것이 아닐까. 끊임없이 탐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결과로 반영되어 있는 책이다.


  가장 큰 흐름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 위에서 서술된다. 그 역사 속에서 나름의 법칙을 찾아 내는 과정과 현재의 위치, 미래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단순히 어떤 섹터 혹은 종목에 대한 투자 안내서가 아닌 것이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선택에 앞서 개인들이 가져야 할 방향성이 제시되어 있다.


  물론 모든 부분들에서 다 공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경제의 상황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재와 똑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미국과 중국의 위치가 내가 생각하는 위치와 다른 점이 가장 큰 차이였던 것 같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것인지는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그 차이는 앞서 읽은 <절대수익 투자법칙> 처럼 포트폴리오의 구성(비중)으로 나타날 것이다. 다만 시기 상의 차이일 뿐이지 방향성에서는 차이가 없기에 성과의 크기만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를 시작하고 여러 책들을 읽어 오면서 흐름과 추세를 읽는 일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임을 경험해 나가고 있다. 단기적인 변동에 휩쓸리지 않고 방향성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것이 투자에서 내가 배워나가고 지켜 나가야 할 일임을 알아가고 있다. 아직도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대가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투자하는 것을 볼 때, 게을렀고 안일했음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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