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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집 - 기억도 마음도 신발도 놓고 나오는 ㅣ 아무튼 시리즈 44
김혜경 지음 / 제철소 / 2021년 6월
평점 :
'아무튼' 시리즈를 알게 되고 끌리는 제목들을 읽어 보고 있다. 시작이 '술'이었으니, '술집'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 작가도 다르고 엄연히 다른 책이건만, 뭔가 연결이 되는 느낌이 살짝 있었다. 지금까지 각각의 주제로, 이 시리즈가 50권을 넘어선듯 한데, 술과 술집 사이의 간격이 스무권 좀 넘은걸 감안해 보면, 조만간 '안주'와 같은 컨텐츠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니 나의 바람 혹은 소망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분들 마다 스타일이 있는 걸 감안하면, <아무튼, 술>과는 글의 느낌이 다른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더 재밌게 읽었을 것 같은데, 비슷한 컨텐츠라 그런지 자꾸 비교를 하게 되었다. <아무튼, 술> 리뷰에서도 썼지만, 이 책은 <아무튼, 술>보다는 <개와 술>에 가까운 느낌이다. 당연히 재미의 측면에서는 <아무튼, 술>에 가깝지만, 내용측면에서는 <개와 술>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술 혹은 술집과 관련된 경험과 술집에 대한 이야기의 구조인데, 중간 중간 등장하는 주사와 관련된 부분들이 <개와 술>에 대한 기억을 회상케 했다.
술보다는 장소 혹은 공간에 초점을 맞췄기에 장소나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등장하는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번씩 들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공간들을 모두 검색해서 찾아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한번씩은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었다. 특히 제일 처음 소개되는 청파동 '포대포'랑 저자의 어머니가 계신 망원동의 '너랑나랑호프'(<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등장하는 이 곳을 보면 여느 맛집 소개 프로그램보다 더 식욕과 술욕을 자극한다)는 꼭 가보고 싶다.
뭐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숙취로 고생한 경험이 한번씩은 있을 것 같은데,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저자의 일상 생활이었다. 어떻게 직장 생활과 함께 술 생활이 가능할까, 싶은 시간적 의문이 아닌, 저렇게 자주 취하면서 생활과의 병행이 가능할까, 싶은 의문 말이다. 그렇게까지 왜 술을 좋아하고, 술을 마시는 걸까, 하는 어리석은 질문은 하지 않겠다. 그저 그렇게 가능한 삶이, 체력이, 가능하게 하는 모든 상황들이 부러울 뿐이다.
누구라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을, 정확히는 ‘괜찮다’는 그 말 자체를 기다렸을 뿐이었다고 말해주길 바란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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