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ㅣ 문학동네 시인선 184
고명재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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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잘 읽지 않는다. 아니 거의 읽지 않는다. 아니 읽지 못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의미와 공감이 일어나지 않으니, 그저 글자를 눈으로 읽어나가는 것 외에는 하는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시는 접근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예전에는 그래도 시를 읽으며 좋아하는 시들을 공책에 옮겨 적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최근에 시집을 언제 읽었었는지는 정말 기억도 나지 않는데, 추천 도서로 추천한다며 소개되었다. 강렬한 노란색의 깔끔한 표지. 눈에 확 들어온다. 심지어 제목이... 와... 정말 오랜만에 한 번 시를 읽어볼까, 하며 같이 소개된 다른 시집과 함께 바로 구매했다.


  섣부른 도전이었을까. 여전히 어려웠다. 너무 쉽게 도전을 했나 싶어, 중간엔 평소라면 거의 읽지 않던 해설(여기서는 '발제'로 되어 있는) 부분을 먼저 읽었다. 그래도 뭐 별 도움은 되지 않았다. 발제를 쓰신 분이 이 시를 접하면서 느꼈던 그 부분들을 나는 왜 느끼지 못하는 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만 더했다.


  전반적인 내용은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시집을 시작하는 '시인의 말'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와, 시작부터 너무 좋다, 하며 나아갔는데, 거기까지였다. 시집 제목의 시도 기대를 했지만, 이해하기에는 아직 내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았다. 그래도 <비인기 종목에 진심인 편>이란 시가 있는데, 충분히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감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아마도 내가 읽으면서 공감한 유일한 시가 아닐까 싶다. 


  내용은 더 할 이야기 없으니, 다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이 시리즈를 처음 접했다. 시집치고는 다소 크기가 크다. 뭐 시집이라고 해서 책의 크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문학과 지성사'로 기억되는 문지의 시인선이 내게는 가장 유명한 시집 시리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시리즈의 사이즈를 손이 기억하고 있는 듯 했다. 손에 잡혀 읽기 편했던 그 사이즈 보다는 이 시집의 사이즈가 좀 더 컸다. 그리고 종이도 상당히 얇은 편인데, 개인적으로 종이가 얇아서 뒷장의 글씨들이 비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이즈와 종이 질까지 기억에 남는 걸 보면, 깔끔한 표지가 너무 멋지고 마음에 들었었나 보다.


  그나저나 같이 산 다른 시집은 어떻게 해야 하나. 모르는 척 다시 한 번 도전을 해 봐야 하나. 아니면 조금 더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시도를 해야 하나. 연말에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시인의 말

어느 여름날, 나를 키우던 아픈 사람이
앞머리를 쓸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온 세상이 멸하고 다 무너져내려도
풀 한 포기 서 있으며 있는 거란다.

있는 거란다. 사랑과 마음과 진리의 열차가
변치 않고 그대로 있는 거란다.

2022년 12월
고명재 - P5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미래가 빛나서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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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집 - 기억도 마음도 신발도 놓고 나오는 ㅣ 아무튼 시리즈 44
김혜경 지음 / 제철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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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시리즈를 알게 되고 끌리는 제목들을 읽어 보고 있다. 시작이 '술'이었으니, '술집'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 작가도 다르고 엄연히 다른 책이건만, 뭔가 연결이 되는 느낌이 살짝 있었다. 지금까지 각각의 주제로, 이 시리즈가 50권을 넘어선듯 한데, 술과 술집 사이의 간격이 스무권 좀 넘은걸 감안해 보면, 조만간 '안주'와 같은 컨텐츠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니 나의 바람 혹은 소망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분들 마다 스타일이 있는 걸 감안하면, <아무튼, 술>과는 글의 느낌이 다른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더 재밌게 읽었을 것 같은데, 비슷한 컨텐츠라 그런지 자꾸 비교를 하게 되었다. <아무튼, 술> 리뷰에서도 썼지만, 이 책은 <아무튼, 술>보다는 <개와 술>에 가까운 느낌이다. 당연히 재미의 측면에서는 <아무튼, 술>에 가깝지만, 내용측면에서는 <개와 술>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술 혹은 술집과 관련된 경험과 술집에 대한 이야기의 구조인데, 중간 중간 등장하는 주사와 관련된 부분들이 <개와 술>에 대한 기억을 회상케 했다.


  술보다는 장소 혹은 공간에 초점을 맞췄기에 장소나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등장하는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번씩 들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공간들을 모두 검색해서 찾아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한번씩은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었다. 특히 제일 처음 소개되는 청파동 '포대포'랑 저자의 어머니가 계신 망원동의 '너랑나랑호프'(<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등장하는 이 곳을 보면 여느 맛집 소개 프로그램보다 더 식욕과 술욕을 자극한다)는 꼭 가보고 싶다.


  뭐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숙취로 고생한 경험이 한번씩은 있을 것 같은데,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저자의 일상 생활이었다. 어떻게 직장 생활과 함께 술 생활이 가능할까, 싶은 시간적 의문이 아닌, 저렇게 자주 취하면서 생활과의 병행이 가능할까, 싶은 의문 말이다. 그렇게까지 왜 술을 좋아하고, 술을 마시는 걸까, 하는 어리석은 질문은 하지 않겠다. 그저 그렇게 가능한 삶이, 체력이, 가능하게 하는 모든 상황들이 부러울 뿐이다.



누구라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을, 정확히는 ‘괜찮다’는 그 말 자체를 기다렸을 뿐이었다고 말해주길 바란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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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 질서
레이 달리오 지음, 송이루.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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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하는 데 주저했었다. 두꺼웠다. 미리 겁먹기에 충분한 두께였다. 읽을 수 있을까. 도서관에 책이 들어왔다. 어떤 책일까, 궁금한 마음에 잠깐 봤는데, 뭐야 재밌잖아. 잘 읽혔다. 그래서 책을 반납하고 바로 주문했다. 두께는 무서웠지만, 하루에 한 챕터씩 읽자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잠깐 읽었을 때의 재밌음이 이어졌다. 두께는 무서웠지만, 내용은 아니었다. 일 때문에 목표를 못 채우는 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목표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정도의 한 챕터의 분량과 재미가 있었다. 좋은 책이다.


  이 책은 꽤 오랜 시간 동안의 세계 경제 역사서라고 볼 수 있다. 방대하지만 정리가 잘 되어있다. 정리의 기준이 명확하기에 정리가 깔끔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의 원칙을 찾아내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설명하고자 하는 부분도 명확하다. 유명한 투자자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름의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기에 흔들림 없이 투자를 이어나가고 성공을 했던 것이 아닐까. 끊임없이 탐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결과로 반영되어 있는 책이다.


  가장 큰 흐름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 위에서 서술된다. 그 역사 속에서 나름의 법칙을 찾아 내는 과정과 현재의 위치, 미래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단순히 어떤 섹터 혹은 종목에 대한 투자 안내서가 아닌 것이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선택에 앞서 개인들이 가져야 할 방향성이 제시되어 있다.


  물론 모든 부분들에서 다 공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경제의 상황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재와 똑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미국과 중국의 위치가 내가 생각하는 위치와 다른 점이 가장 큰 차이였던 것 같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것인지는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그 차이는 앞서 읽은 <절대수익 투자법칙> 처럼 포트폴리오의 구성(비중)으로 나타날 것이다. 다만 시기 상의 차이일 뿐이지 방향성에서는 차이가 없기에 성과의 크기만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를 시작하고 여러 책들을 읽어 오면서 흐름과 추세를 읽는 일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임을 경험해 나가고 있다. 단기적인 변동에 휩쓸리지 않고 방향성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것이 투자에서 내가 배워나가고 지켜 나가야 할 일임을 알아가고 있다. 아직도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대가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투자하는 것을 볼 때, 게을렀고 안일했음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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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수익 투자법칙 - 투자왕 김단테가 실전으로 증명하는 올웨더 주식투자 전략
김동주 지음 / 이레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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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를 처음 만난 것은 유투브였다. 알고리즘이 무서운게, 투자에 관심을 두고 관련 영상들을 찾아 보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투자 관련으로는 매우 유명한 유투버 중 한 명일 것이다. 최근에는 홍춘욱님이나 오건영님의 책에서 추천도 본 것 같았다. 접한 것은 유투브가 먼저였을 것 같은데, 책을 구입할 때도 추천인과 동일인인줄 몰랐다가 책을 읽고 나서야 매칭이 되었다.


  우선은 '투자를 해 봐야 겠다' 싶은 마음을 가진 다음 책을 읽기 시작한게 아니라, 가장 먼저 한 일은 계좌를 트고 주식을 산 것이었다. 바로 손실. 그리곤 우연히 한 종목을 샀는데, 상한가. 와우 대박. 나 소질있나. 투자 금액을 늘렸다. 계속 손실. 투자는 잠시 멈추고 관련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이것만 파기 시작한 것도 아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급하게 하는 투자는 손실이 따르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지식이 동반되지 않은 투자는 더더욱이 말이다.


  이 책은 포트폴리오 투자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다. 유투브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레이 달리오라는 분의 투자 철학과 방법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에 읽기 시작한 레이 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 질서>라는 책도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이 책과 함께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올웨더 투자전략을 소개하고 있는데,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면서 느꼈던 점이, 내게 맞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투자를 해봐야지, 하면서도 관련 서적들을 파고드는 것도 아니었다. 올 해의 리뷰 목록들을 보면, 투자 관련 서적들이 작년에 비해 많아지긴 했지만, 역시 뭔가 제대로 시작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게으르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사람은 게을러서는 안된다. 종목에 대한 분석을 게으르게 하는 순간 수익률은 하락하게 되어 있다.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나와 맞았다. 게을러서는 물론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종목 투자처럼 매일 들여다 보며 종목을 변경해 나갈 필요도 없다. 리밸런싱 할 때만 신경을 더 써주면 된다. 투자 방법에 대한 큰 방향성 설정에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라는 말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빨리 돈을 벌고 싶었고, 분산과 몰빵에서의 수익 차이는 컸다. 물론 수익이 있을 경우에 말이다. 그런 단기적 욕심이 투자가 아닌 투기로 나를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투자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투자 성향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이제는 투자를 시작할 때이다. 물론 게으르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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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2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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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이 재밌었으니, 당연히 빨리 2권이 보고 싶었다. 1권보다 빠르게 2권을 읽어 나갔다. 역시 재밌다. 마지막 빌런처럼 여겨지던 총제작총괄(역시 외국 소설은 사람 이름이 입에 붙지도 기억에 남지도 남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저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이 사라지고 무언가 풀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는 희열과 환희마저 느껴지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다만 아쉬운 점은 내가 종교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에번스의 친구인 목사(역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ㅠㅠ)의 고민에는 많은 공감을 했다. 나 역시 내가 갖고 있는 기독교와 하나님에 대해 막연하지만 강렬한 믿음을 가지고 있을 뿐, 이따금씩 품게 되는 종교적인 의문점들과 회의감 같은 것들에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강렬한 믿음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신실함으로 인해 고민의 깊이가 깊지 않다는 점이 또다른 문제이긴 하다. 다시 돌아와서, 최종 빌런은 올세인츠 보육원은 대주교가 아니었나 싶다. 강렬한 믿음을 갖고 있는 기독교도 잘 알지 못하는데, 가톨릭은 잘 알겠는가. 가끔 종교에 의문이 들 때면, 같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니까, 교회에서 성당으로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해보곤 했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의 대주교의 모습은 뭐랄까,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와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비단 이 모습이 전체의 모습은 아니겠거니 하면서도 나의 강렬한 믿음은 무언가 금기시되는 되는 무언가를 접한듯 불안했다. 이 역시 해답에 대해서는 나의 고민으로 남겨둘 참이다.


  책으로 돌아와서, 2권은 1권에 이어 본격적으로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조트의 모습이 이어지고, 어떻게 본래의 자기의 위치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과정이 그려진다. 그 과정 역시 순탄치 않고, 우여곡절이 많다. 그 과정들을 조트가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어느 지점에서 멈췄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멈추지 말았어야 했다. 변하지 말았어야 했다.


  실화인듯 끝에 짧게 이어진 조트와의 인터뷰도 마지막까지 유머를 잃지 않으려는 저자의 의도가 느껴져서 좋았다. 가장 마지막에 있는 옮긴이의 말도, 그 어느 책에서 읽었던 옮긴이의 말보다 공감하며 읽었다. 어느 정도의 타협, 소설과 현실의 차이 등. 그게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재미가 아닐까 싶었다. 모두가 읽으면서, 왜 저렇게까지, 저렇게 해서 뭐가 바뀔까 등등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러지 않고 해피 엔딩을 만들어 가는 환타지에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은 다시 변화를 꿈꾸고 행동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 그것이 이 소설의 힘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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