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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전화영어 - “새벽에는 외로우니까요” ㅣ 아무튼 시리즈 83
문보영 지음 / 위고 / 2026년 6월
평점 :
'아무튼' 시리즈를 어쩌다 읽게 되었다. 아마도 김혼비 작가님의 <아무튼, 술>을 읽은 후 였을 것 같다. 그 뒤로도 작가님의 이름으로, 아니면 제목으로 이 시리즈를 선택하고 있다. 문보영 작가님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렇다는 건, 이 책은 제목으로 선택되었다는 뜻이다. '전화영어'에 대한 추억이 있어서는 아니다. 전화영어에 관심을 가진 적은 있으나, 경험한 적은 없다. 요즘은 어플의 시대이고, AI의 시대이다. AI를 이용한 영어 공부 어플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매일은 아니다.
그렇다. 이 책은 오로지 '영어'라는 제목에 방점을 찍었다. 작가님이 '전화영어'를 한다는 것은 아마도 영어를 배우기 위함일 테고, 그렇다면 나와는 어떻게 다르게 공부를 하는지가 1차 궁금증이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이나 기대와 달리 문보영 작가님에게 '전화영어'는 알람의 역할이 컸다. 역시 아무튼 시리즈 답다. 나도 전화 공포증까지는 아니어도 울렁증은 갖고 있다. 메일의 시대에 전화를 걸거나 받는 다는 것은 두려운 관계의 시작인 것 같다.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목소리를 들으며 대화를 하는 것보다는, 쓰고 지우고를 통해 번복할 수 있는 그리고 실시간성이 반영되지 않는 메일을 선호한다.
영어는 울렁증을 넘어 공포를 갖고 있는 쪽에 가깝다. 극복하기 위해 공부 방법을 계속 찾고 뭔가를 조금씩 해보려고 하지만, 꾸준히 공부를 한 것도 아니다. 의지가 약하거나 유인이 없다. 그렇다면 손해는? 영어를 지금보다 더 잘했다면, 내 삶이 조금은, 아니 조금보다는 더 많이 변화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이며 예상과 가정일 뿐이지만, 선택지에서 선택을 하지 않는 것과 선택지에서 아예 배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배제를 했던 많은 선택지들... 그 아쉬움에 계속 영어와 관련된 뭔가를 탐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만난 문보영 작가님의 글은 친절하다는 느낌이다. 문체가 예의 바르다는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영어로 이루어진 대화를 옮길때도 높임말이 없는 영어를, 상대방의 말은 경어로 표현한 반면 자신의 말은 존대어로 옮기고 있다. "매일 서툴게 말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분. 물론 영어로 하는 말이겠지만, 모국어인 한국말도 "매일 서툴게 말하는" 나는, 적어도 말과 글을 친절하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친절하게 전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