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좋아지는 스탠퍼드 마인드셋 - 숨겨진 수학머리를 깨우는 진짜 수학 공부
조 볼러 지음, 송명진.박종하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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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 호기심이 향하는 주제도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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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에 대한 실패까지도 감수하겠다는 아량으로 펼쳐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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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대감과는 다르게 저조한 만족도를 주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

이번에 나온 와이즈베리 신간 <수학이 좋아지는 스탠퍼드 마인드셋> 만큼은 

​

내게 정말 적절하기 그지없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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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이 단절되었던 중등 영어강사직을 다시 시작한지 정확하게 일주일이 되었다.

​

요즘 온통 나의 관심사는 초*중*고 영어 교육법과

​

영문법, 그리고 문장 해석 스킬들을 익히는 데 집중되어 있다.

​

영어적 사고방식과 논리 체계를 다시 내 두뇌로 그러모아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

실질적인 영어학습 내용들도 탄탄하고 깊이있게 다져가는 중이다.

​

이런 와중에 스탠퍼드 교육대학원 조 볼러 교수의 수학 교육법이 내게는 신선한 자극이었다.

​

성장 마인드셋이 수학적 마인드셋으로 변화하는 

​

과정의 이로움을 전하고 있는 <수학이 좋아지는 스탠퍼드 마인드셋>은

​

지금의 나에게 풍부한 인사이트를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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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7년에 출간된 <스탠퍼드 수학공부법>의 개정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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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미국 및 영국에서 수학교육이 실패했다고 진단한다.

​

그가 꼽은 실패한 원인들 중 두 가지는 바로

​

수학의 지나친 단순화와 맥락에서 분리된 풀이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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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총체적으로 변환해서 다시 말하면 수학적 마인드셋의 계발 부재​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

수학 수업은 사고력을 키우는 시간이다.

​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있고

​

그렇게 수학이라는 과목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

저자는 이런 사고방식을 수학적 마인드셋이라고 부른다.

​

 이 개념이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진다면 아래와 같은 대립적인 사례가

​

수학적 마인드셋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풀이 방법을 암기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핵심 아이디어들을 관찰하고

 그 사이의 연결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으로 

수학에 접근함으로써

학생들의 근본적인 성취도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저자가 강조하는 수학적 마인드셋은

​

열심히 노력하면 지능이 향상된다는 믿음, 즉 성장 마인드셋을 바탕으로

​

탐험하고 해석하고 추론하며 패턴과 연관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

학습 경험으로 인해 수학적 길이 만들어지고, 또렷해지며 나아가 서로 연결되는 것.

​

이러한 연결성을 탑재한 상태에서 문제 해결을 성공적으로 해 나갈 때

​

수학의 본질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학생들에게 수학은 수와 계산으로만 가득찬, 절차와 공식에 의한 과목에 지나지 않겠지만

​

저자와 같은 수학자들에게 수학은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

숫자 뿐만 아니라 단어와 시각자료, 모델, 알고리즘, 표, 그래프를 이용해

​

움직이고 만지면서 수학을 다차원적으로 배울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고 말한다. 

​

앱과 게임을 공유하는 유큐브드 공간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경로가 있음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

수학에 관한 개방적인 과제와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학생들을 이 안에 참여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

https://www.youcubed.org/

오랜시간 굳어져 버린 수학에 대한 대표적인 고정관념은 대충 이런 것일테다.

​

​

"수학을 잘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정해져 있다."

"수학을 잘 하는 뇌는 따로 있다."

​

​

이런 것이 바로 고정 마인드셋이다.

​

수학 성적은 단순히 문제 풀이 방법을 수동적으로 암기하거나

​

어떤 아이디어의 간단한 버전을 뽑아서 반복적으로 풀라고 연습시킨다 해서 향상되지 않는다.

​

​​

사고방식에 따라 학습 행동이 달라지고,

​

결과적으로 학생의 학습 성과도 달라질 수 있다.

​

높은 수준의 학습을 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하면,


학습 경로가 바뀌고 더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룰 수 있다.

​

이렇게 성장 마인드셋 관점으로 수학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게 참 중요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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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는 전통적인 방식의 수학 수업과 앞으로의 수학 교육법은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

고정된 풀이 방법들의 집합체가 아니라 아이디어의 연관성을 모은 집합체로서의 수학을 봐야 한다.

​

수학공식을 빨리 떠올리게 하는 것이 오히려 수학에 대한 불안감을 야기시키고

​

급기야 수학을 포기하도록 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걸 알아야 한다.

​

전후 맥락없이 학생들에게 수학 공식이 주어지는 교실이 아니라

​

선생님은 수학 지식을 논리적으로 따져서 질문하고

​

학생들은 연관성을 생각하며 수학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

통찰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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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의 일을 돕는 것을 사명이라고 여기는 저자의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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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개 언어로 번역되기도 하였다.

​

그 정도로 수학 교육법에 있어서는 바이블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

실제로 현장에서 활용했던 창의적인 프로젝트와 수업 모델들을 통해

​

수학교육 종사자들 입장에서 바람직한 수학 수업의 인사이트를 제공받게 될 것이다.

​

나아가 부록에서는 창의적인 수학 숙제의 구체적인 사례들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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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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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을 아이들에게 이롭게 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과 믿음에서부터

​

나 역시 중요하게 여겨왔던 성장 마인드셋의 힘이 전해진다.

​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성장에 대한 믿음을 갖고

​

수학적 사고방식과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면

​

이전에는 미처 보지 못하고 체험할 수 없었던 '재밌는' 수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학생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창의적인 과제를 제시함은 물론이고

​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자기 효능감을 탑재하는 기회를 많이 갖게 한다면

​

교실에서부터 완전히 변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적인 생각마저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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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수학적 마인드셋을 나의 상황에 적용해 봐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

학생들에게 영어란 그저 암기해야 하는 하나의 과목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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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체계를 갖춘 하나의 언어라는 것부터 인식할 수 있게 해야겠다.

​

수업 시간에 비로소 알게 된 영어 개념(문법과 독해)은 무엇인지,

​

수업으로 해결되지 않아서 질문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

"수업 돌아보기 숙제"라는 저자의 아이디어는

​

앞으로 수업을 운영함에 있어서 유용한 팁으로써 작용하게 될 것이다.

​

수학이나 영어에 대한 불신을 자신감으로 바꿔주는

​

성장 마인드셋의 강력함이 내게로 이식된 느낌이다.

​

수학 공부법, 수학 교육법에 관한 책인데 한편 자기계발서의 냄새도 풍긴다.^^

​

결과적으로 매우 유익한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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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양장) - 내 삶의 철학이 되는 지혜의 모든 것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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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운명을 긍정하고 사랑하라던 니체의

​

'Amor Fati' 문구를 좋아해서 신용카드에도 새겨둘 정도로 니체를 좋아한다.

​

그런 니체에게 철학적 영향력을 끼쳤던 사람이 바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이다.

​

누가 먼저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

"사는 게 고통이다." 라는 철학적 사유를 접한 뒤로 망치를 얻어 맞은듯한 충격을 받았더랬다.

​

니체가 궁금해서 책을 읽다가 이 문장을 접했고

​

또 언젠가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꽂혀서 찾아보다가

​

비슷한 결을 느끼고는 이제서야 영향을 준 쪽과 받은 쪽을 확실하게 알았다.

​

시대마다 중요한 변곡점을 남기는 경우는

​

현대에 와서는 전쟁이 결정적이지만 그 이전까지만 해도

​

매번 기존의 권위적이고 전통적인 철학적, 과학적 사고방식을 뒤집는

​

새로운 이론이나 사상들이 출현하는 때였다.

​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니체뿐만 아니라 프로이트 역시 많은 영향을 받았었고

​

이들의 사상이 세상에 전파되기 이전의 시대는

​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인 시대였기에 더더욱

​

당시로선 논란의 중심에 서는 철학이 될 수밖에 없었다.

​

그렇다면 지금까지 현대인들은 무슨 이유로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찾으며 또 곱씹는 것일까.

​

그의 철학에는 덮어놓고 긍정하면서 정신 승리하자고,

​

분명히 사는 게 힘든데 그냥 모르는 척 외면하면 좀 나아질 거라고

​

자기최면하는 위선적인 철학과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

독설인거 같은데 그냥 흘려들을 수 없고 희한하게 설득된다.

​

피하면 그 순간은 마음이 편할지 모르겠지만

​

나를 둘러싼 고통은 다시 나를 찾아오고 반복되어 그 고통을 강화시킨다.

​

이렇듯 비록 사는 게 힘들긴 하지만 자유의지가 있는 인간이라면

​

다시 쇼펜하우어가 남긴 아포리즘을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 각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

이러한 인간다움은 후대로 전승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

 


 

 

 

​
 

​

대표적인 염세(厭世)주의자, ​쇼펜하우어​.

​

한자어를 풀어 보면 어렵지 않게 '세상을 싫어하는 사람' 이라는 게 예상이 된다.

​

그렇다.

​

염세주의는 세계나 인생을 부정적으로 보는 철학적 입장을 말한다.

​

여기에 하나 더 보태자면 세상 뿐만 아니라 인간도 싫어한다.

​

그래서 쇼펜하우어를 가리켜 염세주의자,

​

나아가 인간혐오주의자라고까지 살벌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

사실 이러한 표현도 무리는 아니다.

​

그가 말하기를, 인간은 생물 중에서도 가장 어처구니없는 존재라고 했고

​

인간보다 개가 낫다고까지 말했으니까.

​

더 나아가 그는 생은 추악한 것이라고도 하였다.

​

이런 부정적인 말들만 콕콕 집어서 단편적으로 접하다 보면

​

혹여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알고 싶지도 않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

쉽게 쓰여진 인문학 자기계발서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으로

​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조금 더 쉽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

그의 철학에는 체험적 진리가 응축되어 있다.

​

문장 하나하나가 아포리즘으로 다가와 강렬하게 꽂힌다.

​

그래서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모른 채로 인생을 살 수는 있지만

​

한 번만 접하는 것으로 끝나진 않는다.

​

​

​

​

그의 염세주의적, 인간혐오주의적 사상을 갖게 된 연유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

보통 유년시절의 경험과 환경에서 비롯된다.

​

아버지보다 20살 어렸던 어머니는 그야말로 쇼펜하우어보다 더한 독설가로 알려져 있다.

​

(유전이 참 무서워...^^;;)

​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고도 어머니는 문란한 사교계 활동만 할 뿐이었다.

​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받아보지 못한 쇼펜하우어는 갈수록 어머니와 사이가 나빠지면서

​

여성에 대한 혐오가 짙어졌고 결과적으로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였다.

​

아... '헤겔'이라는 이름의 개 한마리를 키우며 살았다고는 한다.

​

쇼펜하우어가 살았던 당시 철학자들 중에 헤겔이 워낙 유명했는데

​

이를 인정할 수 없었던 쇼펜하우어가 개에게 이름을 붙여 화풀이를 했다고도 전해진다.

​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

목차

​

Part 1. 나 자신을 위하여

Chapter 1. 내 안에 숨겨진 이기적 유전자를 깨워라

Chapter 2. 운명의 여신은 두 팔 벌려 맞이하라

​

Part 2. 처세에 관하여

Chapter 3. 슬픔은 어떻게 삶의 지혜가 되는가

Chapter 4. 삶의 무기가 되는 인간관계를 그려라

​

Part 3. 인생에 대하여

Chapter 5. 진짜 인생은 괴로움과 위기를 동반한다

Chapter 6. 철학적 사색을 낳은 죽음에 대하여

세상은 악과 고통으로 가득차 있고

​

인간은 욕망에 사로잡혀 헤어나지 못하는 구제불능의 존재이며

​

인생은 고통(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시계추와 같다고 했던 쇼펜하우어.

​

그런데 하나하나 그의 철학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부정할 수 없는 인생의 본질들을 쏟아낸다.

​

욕망이 뭔가?

​

자기 자신만의 기준이 아닌 세상의 부조리한 잣대를 하염없이 갈구할 뿐이고

​

밑빠진 독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끝끝내 충족되지 않는 고통으로 인간을 힘들게 한다.

​

하지만 이 정체를 인간은 정작 인식하지 못하고 평생 가스라이팅을 당할 뿐이다.

​

고통의 원인을 대부분 바깥에서 찾는데 이 또한

​

우리 자신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자기 자신을 탓하고 책망하라는 것이 아니다.

​

욕망의 근원을 외면하지 말고 직시하라는 것으로 읽었다.

​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분별력이 선명해진다.

​

그러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해진다.

​

인간은 고통이나 걱정이 없는 건 잘 느끼지 못하면서

​

조금만 있어도 그것을 확대 해석하고 과거의 나쁜 기억과 미래에 대한 예측을 부정적으로 확장시킨다.

​

평소에 행복한데도 잘 느끼지 못하다가 불행할 때가 되서야 비로소

​

행복을 떠올리게 되고 상기시키는 한계가 있다.

​

개인적으로 이 지점에서 유의미하게 다가온 문장은 바로 이것이었다.

​

​

​​

 

​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라."

​

​

​

쇼펜하우어는 행복이나 쾌락을 추구하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

재앙이나 슬픔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진정 현명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

나아가 나를 슬프게 했던 것이 알고 보니

​

가치가 없는 것임을 알게 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

그런 슬픔과 고통이 없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살아볼만한 것이니까.

​

어차피 채우는 행위는 인간에게 끝도 없다.

​

하나를 만족하고 나면 또 다른 것을 채우기에 급급하여

​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인 것이니까.

​

​

 

​
 

​

애정하는 나의 독서 공간 스타벅스에서

​

쇼펜하우어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압축된 짧은 문장들,

​

그의 아포리즘들을 하나 둘 적어 보았다.

* 인간은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데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

* 지배적인 힘의 원천은 지혜와 힘과 행운이다.

​

* 현명한 사람은 기쁨을 찾기보다 슬픔이 없기를 요구한다.

​

* 세상을 살아가려면 많은 주의와 관용을 필요로 한다.

​

* 사람이 욕구를 갖는다는 것은 대단히 번거로운 일이다.

​

* 인간이 동물보다 고통이 많은 것은 인식능력이 높기 때문이다.

​

* 인간에게 죽음이 없었다면 철학적인 사색은 없었을 것이다.

​

* 자연은 삶과 죽음 사이에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

* 세상을 살아가려면 많은 진심과 관용을 필요로 한다.

​

* 인간은 매우 주관적이며 흥미있는 것은 오직 자신 뿐이고

그 밖에는 아무 흥미도 느끼지 않을 정도이다.

인간은 우선적으로 자기 자신부터 생각한다.

​

​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중에서

특히 마지막 문장은 정말 너무 딱 맞다!

​

인간의 본성과 세상의 악함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던 쇼펜하우어는

​

우선 이것부터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남은 생이라도 지혜롭게 살 수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서재에 유일하게 걸려 있었다는 사진이 바로 쇼펜하우어였다고 한다.

​

사상가에 가까운 소설가 톨스토이 역시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와

​

삶의 진리에 대한 통찰이 예리했던 작가였기에

​

니체와 프로이트에 이어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영향력을 입은 사람들 명단에 이름을 얹어야할 듯 싶다.

​

읽는 사람마다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들이 다른 것들로 각인될 것이다.

​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자기계발서로도 손색없을

​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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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 - 생명과학의 최전선에서 풀어가는 삶과 죽음의 비밀 ㅣ 서가명강 시리즈 35
이준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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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탄생, 진화, 유전, 노화, 죽음.

​

예전에 히트한 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

그저 문학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

한 마디로 로맨스 드라마를 위해 지어낸 제목이라 여겼는데

​

알고 보니 정말 인간은 별에서 온 생명체였다.

​

지구별에 정착한 모든 인간은 어김없이 수정란 하나에서 탄생하고 노화를 겪다가

​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생명 현상의 법칙에 따라 하나의 생을 산다.

​

인생의 궤적 안에는 우주만큼 신비한 생명현상의 법칙들이 혼재되어 있다.

​

이 광대한 궁금증은 짧은 시간에 개인이 풀어낼 수는 없는, 집단지성의 영역이겠지만

​

아이디어와 추측이 사실로 드러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은 과학자만이 누릴 수 있는 희열이며

​

그래서 과학자로 산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저자의 진심에

​

<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에 더욱더 몰입하며

​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

​​

 

​

2019년에 인류에게 닥친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게 한 mRNA 백신 개발도

​

생명과학의 연구 덕분이었음을 짚으면서

​

생명의 다양성을 보존해왔기 때문에 그나마 지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역설한다.

​

지구별 생명체는 물론 나름대로의 다양성을 품고 있지만

​

그 안에서도 동일한 유전정보를 갖고 다양한 기관을 만들어가는 신비한 법칙들이 있다.

​

반면에 그 중에서도 불완전한 돌연변이 개체 하나가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핵심이 되기도 한다.

​

이렇듯 생물학은 생명체의 기능, 구조, 발생, 발전, 유전 등을 연구함으로써

​

생명체의 생존과 진화, 환경과의 상호작용, 유전적 다양성, 세포 구조와 기능을 밝히는 역할을 한다.

​

모든 동물은 수정란 하나에서 출발하지만 어떤 수정란은 닭이 되고 어떤 수정란은 인간이 된다.

​

이러한 생명현상은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가

​

어떻게 다양한 세포를 가진 복잡한 개체로 만들어지는지 그 발생과 진화의 과정을 추적한다.

​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일이다.

​

이 뜻깊은 소명을 성취하기 위한 시작은 매력적인 모델 생물을 발굴하는 것이다.

​

작은 동물이더라도 생명의 신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인간과 침팬지가 네 가지 염기 순열의 순서가 굉장히 비슷하고

​

그 다음으로 생쥐도 상당히 비슷하다.

​

그리고 절반 정도의 유전자가 인간과 비슷한 곤충이 하나 있는데

​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가 발견한 뜻밖의 생명체가 바로 예쁜꼬마선충이다.

​

​

​

2021년 1월에 이미 JTBC 차이나는 클라스 강연을 통해 화제가 되었던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는

​

이미 이 방송에서도 예쁜꼬마선충을 소개한 바 있다.

​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모델생물을 연구한다는 것까지는 알겠고

​

그렇다면 모델 생물이 될 수 있는 자격은 어떤 걸까.

​

인간에게 있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침팬지나 생쥐보다 이준호 교수가 예쁜꼬마선충에 주목한 이유는

​

생명의 보편성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에 있어서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

첫째, 빠르게 세대를 이어 번식할 수 있어야 한다.

​

둘째, 번식하는 일이 쉽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야 한다.

​

셋째, 인간과 유전정보가 충분히 유사해야 한다.

​

결국 모델 생물은 빠르고, 값싸고, 정확해야 한다.

​

물론 예쁜꼬마선충 외에도 초파리, 제브라피시, 생쥐도 알려져 있지만

​

이준호 교수는 예쁜꼬마선충에 유독 더 마음이 갔나보다.^^

​

근데 나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예쁜꼬마선충이라는 생명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

보면 볼수록 왠지 정이 가고 자꾸 보고 싶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물론 실험 대상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지만 과학자들이 갖게 되는 애정이 이런 것일까 싶기도 하다.

​

초파리나 제브라피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나

​

바다 가시고기와 민물 가시고기의 생활 환경에 따른 신체적 변화를 예로 들어

​

생존에 유리한 선택을 하는 진화론적인 관점들을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지만

​

여기서는 이준호 교수가 주목하는 예쁜꼬마선충을 중심으로

​

세포의 분화과정을 밝히며 생명현상의 법칙들을 하나 둘 풀어간다.

​

​
 

성충이 되어도 약 1mm에 불과한 투명한 다세포생물인 예쁜꼬마선충은

​

대부분 암수 한몸인 자웅동체이고 드물게 수컷 예쁜꼬마선충도 있다.

​

예쁜꼬마선충의 생애주기는 탈피를 네 번 하고 성충이 되기까지 3일 정도 소요되며

​

2주 살면서 자손을 300마리 가량 출산한다.

​

생애주기도 짧고 번식력도 좋고 비용도 적게 드니 이만한 모델 생물도 없다.

​

흙 속에서 박테리아를 잡아먹지만 썩은 사과에 있는 대장균들을 특히 더 좋아한다.

​

그래서 이준호 교수팀 박사과정 학생들이 예쁜꼬마선충을 채집할 때는

​

과일을 키우는 비닐하우스를 찾아 썩은 과일 주변을 탐색하며

​

썩은 과일은 물론이고 주변에 있는 곤충까지 같이 채집해 온다.

​

이유는 예쁜꼬마선충의 독특한 행동양식이 곤충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걸 이해하려면

​

예쁜꼬마선충의 다우어(휴면 유충) 단계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

알에서 유충 단계로 넘어가자마자 예쁜꼬마선충은 생애 첫 중대한 선택을 한다.

​

자신이 살아갈 환경이 좋지 않음을 인지할 때, 이를테면 고온이거나 개체 밀도가 높은 경우

​

먹이 부족과 같이 환경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체적인 발생단계로 넘어가려고 하는 습성이다.

​

다우어가 되면 먹지도 않고 죽지도 않은 상태로 6개월까지 견딜 수 있으며

​

예쁜꼬마선충의 독특한 행동양식인 닉테이션 행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단계이기도 하다.

​

곤충을 같이 채집하는 이유는 바로 예쁜꼬마선충의 닉테이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함이다.

​

예쁜꼬마선충, 특히 다우어 유충의 닉테이션에 대해서

​

이준호 교수팀은 두 가지 질문을 설정하고 답을 찾기위한 실험에 돌입했다.

​

다우어 유충은 닉테이션을 어떻게 하는가.

​

다우어 유충은 왜 닉테이션을 하는가.

​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외부 자극을 받은 특별한 신경세포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함으로써

​

근육이 수축 또는 이완되며 닉테이션 행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이렇게 '어떻게'에 관한 답은 확인을 했고 그 다음은 '왜'에 대한 답을 찾는 실험이 이어졌다.

​

과학 실험은 언제나 가설을 먼저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한 과정으로 진행된다.

​

"다우어 유충의 닉테이션은 히치하이킹이다."

​

대조군 플레이트에는 얌전히 누워 있는 예쁜꼬마선충을 두고,

​

실험군 플레이트에는 몸을 세워 흔들고 있는 다우어 유충을 두었다.

​

그리고 각각의 플레이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대장균이 노랗게 깔린 플레이트를 두었다.

​

예쁜꼬마선충은 냄새로 먹이를 탐지한다.

​

당연히 대장균이 있는 플레이트로 촉이 향하겠지만 이동 가능한 조건을 추가해야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

예쁜꼬마선충이 히치하이킹을 할 수 있도록 똑같이 초파리를 넣어두었고

​

약 여섯 시간이 흐른 후 확인한 결과 놀랍게도 몸을 세워 흔들고 있던 다우어 유충 일부가

​

대장균이 있는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해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

반면에 닉테이션을 할 수 없는 예쁜꼬마선충은 대장균이 있는 플레이트로 옮겨가지 않았다.

​

이 실험을 통해 예쁜꼬마선충이 왜 닉테이션을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냈다.

​

닉테이션은 바로 먹이가 없을 때 새로운 서식지로 옮겨가기 위한 생존본능이며

​

나아가 종의 확산을 위함이었다.

​

 

 

​

​

실험 과정을 책으로도 봤지만 알수록 흥미로워서 자발적으로 관련 동영상도 찾아봤다.

​

과학자들이 느끼는 희열과 재미가 이런건가 싶었다.^^

​

하나의 아이디어가 팩트임을 증명해낼 수 있는 순간이 주는 희열.

​

관찰 생물학에서 실험 생물학으로 바뀌는 시기에 모델 생물로서

​

1900년대에 초파리가 생물학계에 나타났고 예쁜꼬마선충은 196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되었다.

​

이렇듯 인류는 작은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통해

​

돌연변이를 찾고 이를 연구해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 지구별 생명의 신비를 파헤쳐가고 있다.

​

그 소명에 생물학이 끈기를 갖고 과학적 발전에 기여하며

​

후대에 지속가능하게 연결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니 과학자들의 존재가 달리 보였다.

​

예쁜꼬마선충의 삶의 방식은 인류의 삶과 죽음의 신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원동력(모티브)이 되었다.

​

신경세포 번호나 DNA 이중나선 구조 이런 건 사실 봐도 모르겠지만 (ㅋㅋ)

​

얕았던 생물학 지식에 또 한 번의 이정표를 만들어준

​

<매주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과의 만남이 감사했다.

​

생명현상의 비밀을 푸는 생명과학의 이로움을 비로소 발견한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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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김기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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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다움'을 말하기 전에 확인하고 싶은 기준이 있을 것이다.

​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려 할 때 인간다움이란 어떤 품성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

 

​

​

인간이 다른 동물들을 지배하는 위치에 있긴 하지만

​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한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

인간이 동물 계열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보는데는 대부분 동의하면서도

​

다른 동물에 비해 지능과 협업능력이 탁월하다 보니

​

동시에 연속 선상에 있지 않은 특별한 종이라는 착각도 일으키곤 한다.

​

인간이 별종이라는 그 착각이 결국 지구 안에서 인간중심적인 사상을 부추기게 되었고

​

나아가 환경을 훼손하는 결과까지 초래한 지금이다.

​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삶은 날로 풍요로워지고 있지만

​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 관계로 정신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

이렇게 가다간 결국 영혼을 상실해가는 생명체로만 남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인간다움'을 큰 덕목으로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을 마주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

한편으로는 인간도 동물과 다를 바 없다는 인간다움에 대한 냉소적 태도만 확장될 수밖에 없다.

​

인간다움에 대한 믿음과 인간다움에 대한 반발이 공존하며 대립하는 이 상황이

​

바로 인간다움에 대한 '인지부조화' 상태인 것이다.

​

현대인은 바로 이러한 인지부조화 상태에 놓여있고

​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서울대 철학과 김기현 교수가 <인간다움>에서 안내하고 있다.

​

이 책은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훈서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

우리의 열망을 담고 있는 '인간다움'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

이 생각은 어떤 변화의 압력을 받아왔는지 시대순으로 조근조근 강연하듯 풀어놓았다.

​

인간다움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분석해 보고

​

세상의 변화에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에 대해서 겸손하게 의견을 제시한다.

​

인지부조화를 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남겨진 바로 그 '인간다움'보다 좋은 척도는 없다는 것이다.

​
 

짐승과 구분되는 인간의 어떤 품성을 '인간답다'고 말할 때

​

그 인간다움이라는 성품을 구성하는 3가지 재료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

문명이 시작되기 전, 아주 오랜 과거에 형성된 공감​,

​

기원전 7-8세기 경 세상의 이치를 스스로 파악하는 능력이자

​

이유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 정당하다고 검증된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하는 이성,

​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다움의 가장 어린 자산으로 14세기 무렵에 형성되었고

​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능력인 자유(자율)를 들 수 있다.

​

저자는 이 세 가지 재료를 가리켜 인간다움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이라고 말한다.

​

공감과 이성, 그리고 자율성이 바탕을 이룬 인류의 자산이 있었기에

​

현재까지 인간다움, 즉 인간의 도리를 수호해왔다.

​

현재 그 인간다움에 대한 도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

지금이 바로 인간다움에 대한 애착을 끌어올리기에 적시라는 생각이 든다.

​

이렇게 본질적이고도 핵심적인 내용들을 입문에서 다룬 이 책은 그래서 버릴 문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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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필사하며 느리게 읽는 독자로서 완독하기까지 참 오래 걸린 책이기도 하다.

​

필사한 페이지가 지금까지 거의 넘버원 수준...^^;

​

반지성주의가 판치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

이를 극복하는 데 많은 독자들에게 좋은 각성제가 되어줄 것이라고 감히 추천해본다.

​

정말 중요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입문에서 이미 다 풀어놓았다고도 보는데

​

가장 유의미하게 읽을 대목은

​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기준이나 인간다움의 중심을 이루는 부분이었다.

타인의 즐거움과 고통에 공감하기.

​

타인의 삶 존중하기.

​

나의 만족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지 않기.

​

이런 최소한의 도덕성만 갖춰도 인간다울 수 있다는 것.

​

다른 동물에게서 찾을 수 없는 '인간의 능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

이와 같은 '인간다운 능력'이 중요한 것이다.

​

​

이어서 고대, 중세, 근대, 현대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서

​

인간다움의 세 가지 재료들이 겪었던 나름의 고난과 역경,

​

그 변천사를 만나볼 수 있는 지점들이 흥미로웠다.

​

나아가 미래 인간다움까지 조망해본 전체 흐름을 간략히 짚어보려고 한다.

​

이 과정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면서 부족한 나의 글을 보는 이들에게

​

유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지만 시작해보려 한다.

 

 

​
 

모든 피조물의 주인 노릇을 하며 다스리는 최고의 지위를 지닌 존재를 우리는 '영장'이라고 일컫는다.

​

원시부터 중세 사이에 이미 인간은 스스로를 지배자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

불과 도구, 언어를 사용했으며 높은 지능과 손가락의 형태, 그리고 직립보행 방식이

​

인간이 지배자가 되는데 기여한 능력들로 나열한 지점이 놀라웠다.

​

채집생활을 하는 인간은 사실 물리적으로 야생동물들보다 힘이 약했음에도

​

선조들의 협동능력으로 생존경쟁에서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아 자연계의 영장이 되었다.

​

인류는 군집생활에 의해 가족 중심의 유대관계가 형성되었고

​

고대 도시국가 형태로 역사가 발전하게 된다.

​

이 역사적 발전은 조상에 대한 믿음이 신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

종교적 의식을 치르며 신화가 형성되다가 신 중심 세상에서 인간을 주인공으로 끌어올려준 이성이 출현한다.

​

신의 명령에 따라 수동적이고 운명론적이었던 태도에서

​

이성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원리를 파악하려는 방향으로 인간의 노력이 이어진다.

​

인간이 이성을 발휘하면 인간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생각들이

​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에 의해 확장되고 강화되어 간다.

​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들은

​

그래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

그 중에서도 성찰을 강조한 소크라테스의 유지가 인상적이었다.

​

"좋은 삶은 성찰을 통해 영혼을 돌보는 일이다."

​

이 문장은 <인간다움>에 대한 나의 책리뷰의 결말과도 일맥상통하다는 지점이 개인적으로도 소름!

​

​

​

​

고대 그리스 철학은 본능적 욕망과 이성을 선악으로 구분하며 이성 중심주의를 취하지만

​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유기체론적 세계관이 관념의 또 다른 축을 이루며

​

개인의 사적영역을 인정하지 않는 채로 중세로 넘어간다.

​

현대까지도 고대 그리스의 철학은 인간의 삶을 본질적으로 바라보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되어주긴 하지만

​

자율과 자유를 갖는 개인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

이 점을 감안하고 볼 때 중세시대에 '개인'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기에는 여전히 요원한 일일 것이다.

​

'개인'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 공동체의 조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하는 수단에 불과했고

​

그저 공동체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했다.

​

그러하니 당연히 개인적 욕망과 쾌락같은 사적인 것은 사회 평화와 안정에 장애요소가 될 뿐이고

​

인간다움으로 가는 길에 사적 영역은 불온한 것으로 비춰지게 된다.

​

중세 시대에 인간다움에 도달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그래서

​

유기체론적, 나아가 전체주의적 세계관을 넘어서는 일이었다.

​

'개인'이 형성되어야 인간다움에 대한 논의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

​

​

​

사상적인 배경을 안고 당시 아테네 중심의 델로스 동맹과 스파르타 중심의 펠로폰네소스 동맹이

​

30년 동안 치른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통해 그리스는 지역의 주도권을 상실하며 결국 패하게 된다.

​

그 즈음 그리스 북동쪽에 위치한 마케도니아의 국력이 커지면서 알렉산더에 의해 제국이 건설되고

​

이어 그리스와 아시아 문화가 결합된 헬레니즘 문화가 탄생하게 되었다.

​

마케도니아가 쇠락할 무렵에는 로마 제국이 영토를 확장하면서 세력을 키우게 되고

​

두 제국간 전쟁으로 혼란의 시대가 지속된다.

​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다 보면 인간은 종교를 통해 심신이 편안한 세계를 동경하게 되고

​

반작용으로 이성의 역할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

이 때 배타적인 민족 종교였던 유대교가 예수의 출현으로

​

율법보다 복음이 구원에 이르는 핵심이 되면서

​

모든 인간을 위한 구원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보편 종교로 전환,

​

유대교도 기독교로 발전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

이러한 기독교는 로마 제국에 의해 313년 밀라노 칙령이 공포되었고

​

기독교와 그리스도가 유럽 세계관을 지배하게 되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

이후 1000년에 걸쳐서 평등주의 사상이 확산되면서

​

근대의 존엄한 개인이 만들어지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

이성은 사실 고대에 잉태되었지만 중세의 유기체론적 세계관에 막혀

​

개인의 평등한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었다.

​

중세에 묻혀 있던 평등 의식과 개인의 내면 세계는 근대에 들어오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색, 휴머니즘, 인본주의 운동이

​

인간다움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된 것이다.

​

​

​

​

문학과 예술을 향유하는 존재라는 걸 인식하게 해준 르네상스,

​

기존의 가톨릭에 대한 도전과 인간의 저항을 보여준 종교개혁,

​

14세기 왕권에 밀린 교황청이 프랑스 남부 아비뇽으로 옮겨져

​

70년간 유폐된 사건 아비뇽 유수는 모두

​

교회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가는 결정적인 역사적 고리를 이룬다.

​

부패하고 비도덕적인 사제들이 개인을 구원해준다는 믿음에서 불신으로 바뀌었고

​

전통과 계급주의적 권위주의에 의해 형성되었던 고정관념으로부터

​

세계에 대한 지식을 해방시킴으로써

​

개인의 판단력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인식이 커져간다.

​

이러한 근대에 등장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경험론과 르네 데카르트의 인식론은

​

방법의 차이일 뿐 권위주의를 배격한 개인주의 선언이었다.

​

나아가 개인주의에서 출발해 새로운 사회적 규범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으로

​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존 로크의 사상이 출현하기도 하였다.

​

16-18세기에 걸쳐 평등하고 자유로운 계몽 시대 속에서 이성에 대한 반발로

​

쾌락과 욕망을 아우르는 정념이 이성보다 더 우월하다고 강조하는 데이비드 흄과

​

더 나아가 욕망의 영역이 도덕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공리주의까지

​

공감에 주목한 철학자들의 주장이 등장하면서

​

이성과 신앙에 의해 통제되었던 당시로서는 '악의 축' 같았던 욕망의 영역이

​

근대에 들어와 죄의식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줌으로써

​

이성과의 위상에 도전장을 던졌던 근대를 지나간다.

​

​

​

​

근대에 들어와 개인이 탄생하면서 공감, 이성, 자율이 어우러져 주목을 받게 된다.

​

인간다움의 개념이 모습을 갖추어가게 되었지만

​

18세기 후반 다시 이성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공격을 받기 시작한다.

​

과학적으로 발전하면서 산업사회를 이루었지만

​

일부의 개인은 가난해져서 그 이전시대보다 더 살기 어려운

​

인간성 상실의 시대, 인간의 존엄성 붕괴의 시대를 살아야했다.

​

과학 발전으로 모두가 행복할 거라는 계몽 시대의 꿈은 빛이 바래지고

​

이성이 가져다준 과학과 산업에 대한 회의감만 깊어진다.

​

이쯤에서 인간은 특별할 것이 없으며 이성에 대한 의심을 강화시켜준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고

​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니체는 이성을 부정적으로 것으로 묘사하기에 이른다.

​

다윈의 진화론에 대해서도 늘 관심이 많지만 여기서는 언급만 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

다만, 현대에 와서 새로운 사상적 패러다임을 만든 이론으로

​

다윈의 진화론과 니체의 사상, 프로이트, 그리고 마르크스주의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짚고 간다.

​

​

​

​

니체는 일반적 원리나 보편성이라는 틀에 인간의 고유함을 묶어두는 것에 반대하며

​

이성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인간의 삶은 근원적으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

고통을 존재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니체의 사상에

​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동의했던 바이기도 하다.

​

고통과 갈등으로 인해 모든 인간은 괴로워한다.

​

절대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

고통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

정도의 차이일 뿐, 인간은 모두 고통을 느끼지만

​

니체는 이러한 고통이 때로는 인간을 성장시키고 개인을 탁월하게 인도하는

​

긍정의 디오니소스적 입장이라라는 점에 개인적으로 한번 더 주목하게 된다.

​

인간의 윤리와 도덕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

이러한 고통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사랑하라고까지 했었다.

​

Amor Fati!

​

(나의 신용카드에 새겨진 문구이기도.)

​

고통에 굴하지 않고 도리어 힘을 키워나간다?

​

평범한 인간으로선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도덕과 계율을 넘어서면

​

위버멘쉬, 초인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도 하였다.

​

문득 이러한 궁극의 인간, 탁월한 인간을 내 주변에서 과연 죽기 전에 볼 수 있을까?

​

싶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

니체는 기존의 고정관념과 도덕 체계에 그야말로 망치를 든 철학자가 아닐 수 없다.

​

이성에 대한 반발로 프로이트 또한 인간 행위와 삶을 지배하는 동력으로

​

이성이 아니라 무의식과 성적 본능에서 찾았고

​

마르크스는 도덕과 이념의 근원을 인간의 이성이 아니라

​

경제적 구조에서 찾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

​

​

​

마르크스는 자유가 모든 개인에게 선물로 주어진 것 같지만

​

사실은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아 자유롭다고 환상을 가질 뿐이라고 말한 지점에서

​

그의 통찰력이 이 정도였구나 사실 개인적으로 감탄하면서 읽었다.

​

실제로는 부정의한 사회구조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노동자)은

​

부르주아와 자본주의의 노예로 전락했다고 보았다.

​

간섭이 없는 소극적 자유만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은 자본을 가진 유산계급만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이고

​

노동자 대중은 그저 부르주아 생산자들에 의해 노예화되어

​

급기야는 삶이 비참해질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

(너무 정확한 거 아닌가...ㅠㅠ)

​

<자본론>을 편집했던 엥겔스 역시 개인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

​

소극적 자유를 강조하다 보면 자본주의만 강화시키게 되고

​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고도 했었다.

​

현재를 살면서 주변을 둘러 보니 이들의 예언에 부동의할 수 있는 '용자(용기있는 자)'가 있을까 싶다.

​

부르주아는 이기적인 계산만 할 뿐이고 인간과 노동의 가치는

​

인격적인 것에서 멀어지며 교환의 가치로 전락되었음을 목격하고 있으니 말이다.

​

그래서 마르크스의 주장은 자신의 삶에 대한 자율적 통제권, 즉 적극적 자유를

​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노동자를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사회주의를 주장했지만

​

안타깝게도 자유주의, 자본주의와의 경쟁에서 무참히 패배하고 말았다.

​

마르크스와 그의 사상도 나의 영원한 관심사였는데

​

김기현 교수의 <인간다움>이 불을 지폈다...!

​

이 책 끝내고 나서 조만간 내 책장에 있는 마르크스 관련 책들을 모조리 소환해야겠다.

​

​

​

​

이성, 공감, 자유가 이렇게 현대에 와서 다윈, 니체, 프로이트, 마르크스를 통해

​

다방면에서 공격을 받게 되었고 현재는 인간다움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

​

우리 모두가 인지부조화 상황으로 몰려 있는 상태인 것이다.

​

무한 경쟁, 탐욕주의, 물질의 노예, 인간성 상실, 지배에 종속된 인간...!

​

모두 자본주의의 폐해로 언급되는 키워드들이다.

​

지금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모습들이어서 여전히 마르크스의 비판이 울림을 주나보다.

​

자본주의 체계 속에서 사회구조의 부조리는 여전하고

​

실체는 점점 교묘하게 뒤에 숨어서 인간의 존엄성을 갉아먹는다.

​

​​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떠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까?

​

개개인에게 주어진 소명을 이야기하면서 이 책은 끝난다.

​

인간다움을 보존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

중요한 것은 How.

​

타인도 나만큼 존엄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연대하는 가치를 인식하고 강화하는 것.

​

그래서 <인간다움>에 대한 논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

인지부조화를 넘어서는 방법은 존중의 태도, 역지사지의 태도로 가야 한다는 것을.

​

​

​

​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되냐고?

​

질문에 대한 답은 책 속에 있는 이 두 문장으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

​

개인 스스로가 자율적 성찰을 통해 이성을 발현함으로써 공존의 윤리에 도달해야 한다.

​

인간다움은 그럴 때만 이루어진다.

​

누가 시켜서 하는 성찰이 아니라 '자율적'이어야 한다.

​

스스로 자기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

인간다움의 세 가지 재료는 모두 갖고 있을 것이다.

​

다만 그것이 발휘될 수 있게 깨우느냐, 잠들게 내버려두느냐의 차이이지 않을까.

​

​

​

​

​

2024년 연초부터 올해 최고의 책이 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 본다!

​

서가명강 서포터즈가 되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이었다.

​

앞으로 김기현 교수의 신간도 주목할 것이고

​

지인들에게 선물하기에 좋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

단연코 나는 <인간다움> 이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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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오버 - 국가, 기업에 이어 AI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조용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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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이 이미 인간의 삶에 스며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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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에 크고 작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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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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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문자와 긴 글을 읽어내기 위해 필요한 인간의 능력을 활용하고 발휘하기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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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시각적 콘텐츠들에 물들어서 편의와 강한 자극에만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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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 더 오래 살고, 더 부유해지고, 더 좋은 교육을 받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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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이 좀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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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관련한 발명들이 꼭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해줬다고 말하기에는 논란의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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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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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행동을 미세하게 변화시키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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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무서운 것은 그 영향력이 매우 '비강압적'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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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이 스스로 원하는 것이며 자기 생각이라고 느끼게 한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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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인 자연질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파괴하는 시스템을 갖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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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을 우리는 '인류세'라고 칭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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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류세의 두드러진 특징이 '의식없음 mindlessness' 이라고 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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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지금 이 시대는 스스로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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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들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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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이자 저자인 데이비드 런시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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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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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가 아니라 사실은 '기계세'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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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계세'라는 어휘를 접했을 때의 그 낯섦에 선뜻 개념이 잡히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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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가면서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은 이미 우리가 기계세에 살고 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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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로 제시한 내용들에 설득되어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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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간 세상에 침투하여 일자리를 빼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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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상실을 우려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위기의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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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공공연하게 퍼져 있던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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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나 기업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는 인식은 사실 너무 가까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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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이라고 믿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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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살았던 시대의 동시대인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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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간다움을 위협하는 것으로 인공지능이 으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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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핸드오버>의 저자는 이 책의 주제로 인공지능을 중심에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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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핸드오버(Hand Over)"인 것을 대략 미루어 짐작해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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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저기로 옮겨갔다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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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인간을 통제하는 그 중심축이 이동했다는 걸 말하고자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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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공지능으로 이동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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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무엇에서 이동했다는 것인지, 그리고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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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을 통제하는 그 중심에 무엇이 있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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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보면 '국가'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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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제목 '인간보다 오래 사는 대리인들'은 바로 국가를 다르게 표현한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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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반에 걸쳐서 국가의 기능과 정체를 다각도로 짚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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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자주 섬뜩함을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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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국가와 기업이 복제 가능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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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세와 국가&기업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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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홉스의 저서 <리바이어던(1651)>에서 언급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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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기계' 즉 국가를 지칭하는 말에서부터 풀어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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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다 보니 저자가 힘주어 쓰는 부분이 어디인지 이제는 대략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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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목차를 훑어보고 서문과 첫 장, 그리고 나가는 글을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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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첫 장에서 토마스 홉스가 <리바이어던>에 정의했던 국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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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국가 개념을 절묘하게 엮어서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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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서, 더 안전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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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들을 만들었고 물론 성공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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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기계들이 이제는 너무 강력해져서 확실하게 인간의 통제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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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수 있다고 보장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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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존재해야 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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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려 인간의 삶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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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집단정신이 모여 집단체가 되었고 집단적 힘은 지녔을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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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인간보다 국가에 더 큰 의사결정권이 쥐어져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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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을 제한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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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봉사하도록 만들어졌지만 인간을 파괴할 능력도 가지고 있는 국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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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인가, 아니면 단순히 실행만 하는 기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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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든 가능성들을 끌어올린 저자는 그래서 국가와 기업을 괴물이라고 표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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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괴물들은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강대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이라고 분명하게 지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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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국, 인도, 중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 인도의 다국적 기업 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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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아마존, 테슬라, 스페이스엑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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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대표되는 생각하는 기계와 국가&기업 사이의 유사성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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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부터 멜서스의 덫을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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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의 중요한 길목마다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변화를 주도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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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가와 기업들의 역사를 짚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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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을 통해 미래의 모습을 탐구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된 책이 바로 <핸드오버>이다.

"국가, 기업, 로봇" 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중심으로 이 책을 펴낸 데이비드 런시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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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인공 인격'이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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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신의 일을 더 오래, 더 조직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할 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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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된 것으로 보았으며 국가와 기업은 스스로 생각할 순 없지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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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보다 더 오래 기능할 수 있는 인공 대리인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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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권력, 지속성, 복제가능성이 두드러질 것이라고도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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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국가와 기업같은 인공 인격을 인간화하는 과정도 진행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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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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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나 기업을 비롯해서 우리의 행동방식을 결정하는 온갖 비인격적인 시스템에 속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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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제, 시장, 자본주의, 가부장제들을 가리켜 인간이 만든 사회적 기계들이라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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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 중 일부를 구성하고 이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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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어쩌면 이런 인위적인 메커니즘들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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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 상태라고 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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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진지하고 통렬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통제의 중심이 인간 주도의 의사결정 시대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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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괴물과 기계가 주도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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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그에 맞는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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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현재에 익숙해져 있어서 우리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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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전과 비교할 때 거대한 인공 생명체(국가와 기업, 그리고 AI까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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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압도하는 지금 이 세상은 충분히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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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점을 감지하고 스스로 식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핸드오버>가 각성시켜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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