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간 - 부와 권력을 지배하는 인공지능의 보이지 않는 공포가 온다
해나 프라이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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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데이터, 알고리즘, 인공지능, AI.


4차 산업혁명이 이 세상에 어느 순간 위협적으로 다가와


 인간이 설 자리를 앗아가고 있고 급기야는


인간이 인공지능에 밀리고 있다는 공포 마저 엄습하는 시대.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인간과 기계가 생존을 위해 전쟁을 하는 지금,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똑바로 파악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렇다고 알고리즘과 인간이 적대적으로 맞설 상대라고 말하진 않아요.


결국은 착취당할 것인가,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완벽하게 공생할 것인가!!


주도권을 누가 쥐어야 할것인지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하고 심플합니다.


 

 

 

제목으로 봐서는 왠지 과학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 같은데


전반적으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에 얼마나 침투해 있고


우리가 얼마나 알고리즘의 권력에 무력하게 대응해 왔는지,


독재적이고 오만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에 대해 정확히 알려고 들지도 않고


그저 휩쓸려 간 것에 대해서도 정신 차리게 하는 <안녕, 인간> 이예요.

 

 

관심영역에 들어와 있는 내용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렵게 읽혀지지 않고 알고리즘의 특징들과 사회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일화들을


소개해 주면서 데이터, 알고리즘, 인공지능을 똑바로 인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나는 이 대상들에 대해서 지금까지 어떻게 생각해 왔고,


나도 모르게 얼마나 잠식되어 왔는지 돌아보게 하기도 하구요.

 

이미 싸움은 끝났고 점령 당했다고 자포자기 할 일도 결코 아닙니다.


 

 

 

 알고리즘의 권력에 대한 주도권은 인간이 쥐고 있다는 에필로그 제목이 매우 인상 깊어요!!!


결국은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인간에게 있어요.


 기계가 인간에게 도전하는 듯한 이 형국을 <안녕, 인간> 이라고 제목으로 표현하듯,


인공지능의 도전에 과감히 맞서고 지혜롭게 대처하려는 새로운 인식이


인간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고리즘과 데이터에 대하여 / 알고리즘이 인간 세상에 침투한 이야기 /


알고리즘은 인간의 몸을 알고 있다 / 인간들의 욕망을 보여주는 자동화의 역설 /


경찰관 역할을 하는 알고리즘이 갖는 오류 / 창의성이라는 인간의 영역, 예술에 기계가 관여할 수 있는가 /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이 시대에


인공지능이 독점하고 있고 알고리즘의 권위를 악용하는 일부 인간들의 씁쓸한 모습도 보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성을 얼마나 바꿔놓고 있는지 그 은밀한 힘이 무섭기도 하죠.


인간의 습성을 파고드는 알고리즘은 마치 어떤 살아있는 존재인듯


꿈틀거리며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합니다.


스스로 사유하지 않으면 무기력하게 잠식됩니다.


저자 해나 프라이는 그 권위적이고 오만한 알고리즘 조차 완벽하지 않다고


인간부터 인정하고 의문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수학자이자 대중 연설가인 저자의 담담하고도 냉철한 문체 속에서


인간으로서 우리는 어떤 존재인지,


우리 사회가 어떤 곳이 되기를 바라는지,


머지 않아 닥칠 기술의 권위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인간의 독창적 사고가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하고 있음이 전해졌고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더라구요.


저 또한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데이터들을 편리한 우리의 생활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는 갈수록 그것들에 의지하면서도


그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알고리즘이 갖고 있는 기능과 그 은밀한 힘, 풀지 못한 문제들을 앞두고


알고리즘 자체가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아주 중요한 지점이었던 것이죠!!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범죄자의 수감기간, 환자의 암 치료법, 교통사고시 대응방식 등을


결정하며 우리의 생활에 영향력을 키우는 사이


우리는 알고리즘의 특성 조차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채 신뢰만 했던 것이 


결국은 "위기"라고 인식하는 지금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계속 남아있어요.


인간이 알고리즘의 이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 하지 않은 채 곧이곧대로 믿는 습성에 대해서


저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에는 저 역시 의심을 품게 됩니다.

 

 

 

 


 

인터넷 곳곳에서 조용히 우리를 추적하는 알고리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알고리즘,


사생활 침범은 기본이고 내 성격까지 추론해서


미묘하게 영향을 끼치는 알고리즘에 인간의 생각하는 힘조차 멈춰버린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필요도 느낍니다.




우리는 자신이 제공한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모르며 살아가고 있어요.


지구 곳곳의 최신정보와 지식들을 무료로 누리고 있으면서


그 대신 기업은 우리의 데이터를 확보해


그 데이터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익을 얻고 있는 실상에 눈을 뜨게 합니다.


의문을 갖는 것은 항상 "왜" 로부터 시작하지요.


이 앱이 나에게 이런 것을 공짜로 주는 이유,


이 알고리즘이 실제로 하는 일이 무엇이고


이 거래를 받아들여도 안전할지 한번 더 생각해 보는 일들.



"자동화의 역설" 에서는 특히나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일례가 깨달음을 주기도 합니다.


2009년 프랑스로 가는 에어프랑스는  자동운항 시스템으로 비행하고


그 시스템을 조종사는 살피기만 하면 되었는데요.


문제가 생겨 자동운항 시스템에 경고가 울렸고 인간 조종사에게 조종 임무를 넘깁니다.


하지만 경험 부족이었던 조종사는 과잉대응을 하게 되면서 대서양으로 추락해


 228명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이 생기죠.


인간이 자동화 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생기는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일례였고


자율주행 차량도 같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우려가 따르는 지점입니다.


인간의 욕망으로 역량을 높이고자 테슬라의 자율주행 자동차 같이 기계를 개발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동화 시스템이 인간의 역량을 줄어들게 하고 있음을 얘기하는 이 부분은


격하게 공감이 가고 우려도 되는 바입니다.


정신줄 붙잡아야 할듯..... %EB%B0%95%EC%9E%A5%EB%8C%80%EC%86%8C%20%EB%B6%84%ED%99%8D%EB%8F%99%EA%B8%80


 

 

인간의 창의적 사고가 끌어내는 예술의 영역까지도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이 침투할 수 있는가.


자동화가 우리 삶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감정의 교류를 다루는 예술은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저자 역시 이 지점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고 말하고 있어요.


알고리즘도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려면

 

그보다 먼저 우리는 무엇을 예술로 볼 것인가 부터 깊은 고민에 들어가야 하는 숙제도 남겨줍니다.

 

 

 

 


알고리즘의 능력에 분명히 한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자동화하려는 인간의 욕망과


세상의 많은 쟁점을 서둘러 해결하려는 마음에 인간들은 사로잡혀 있습니다.


한 문제를 해결하는 대가로 다른 문제를 얻게 되는 이 사회에서


알고리즘에 일종의 권위가 있다는 생각,


그래서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인식부터 시작해야 할 거 같아요.

 

 

 

 

 

 

그동안 우리는 알고리즘의 힘에 의문을 제기하기를 주저했지만


<안녕, 인간> 을 많은 독자들이 읽게 된다면


아마도 알고리즘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정립되기 시작할거라 믿습니다.


알고리즘과 인간은 상대의 강점은 활용하고


결점은 포용하면서 동반자로 함께 일할 때


알고리즘의 효과는 사회에 바람직한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저자의 확신을 저 또한 믿고 싶어요!!!


 

 

 제 안에 있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에 대한 지식과 정보들,


그리고 이 사회에 기계의 침투가 주는 영향력을 직시할 수 있는 시야는


와이즈베리 인문 사회학 <안녕, 인간> 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뉠 것 같습니다.


인간과 기계, 알고리즘과 인간,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에서


인간이 주도권을 잡고 공생하는 지혜를 도모해야 할 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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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삶 - 사유와 의지
한나 아렌트 지음, 홍원표 옮김 / 푸른숲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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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탐구로 학문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녀의 삶을 바꾸게 한 


굵직한 사건을 경험한 후로는


철학자로 불리길 거부하고 정치이론가를 자처한 한나 아렌트.

 

독일인에 가까운 정서를 지니며 자랐지만 성인이 되어 반유대주의를 접하고는


유대인의 정체성을 자각하게 됐다고 해요.


대학에 들어가 철학과 신학, 그리스어를 공부했고


이 시기에 스승이던 하이데거와 깊이 교류하다 얼마간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다지요.


이후에 현상학의 창시자 에드문트 후설과


실존주의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를 사사했을 정도로


한번쯤 들어봄직한 분들을 스승으로 두며 그녀만의 정치철학 입지를 다져 갑니다.


실제로 한나 아렌트는 히틀러가 집권한 1933년, 그녀가 20대 후반이었을 때


게슈타포에 체포되어 일주일간 감금당하기도 했고


유대인 박해 속에서 망명하는 등 유대인 탄압으로 고초를 겪은 후에


다시 미국 뉴욕으로 망명하면서 지금의 한나 아렌트라는 이름을 확실히 남기게 되죠.





고대 철학가들이 설파한 내용들에 근거해서


한나 아렌트가 중요시하는 정신의 삶에 대해


1부는 사유, 2부는 의지를 중심으로 그녀의 생각들을 펼칩니다.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는 아무래도 아이히만의 재판에 참석했던 경험이었고


그것을 계기로 그녀의 말년에는 사유, 의지, 판단 문제를 탐구하는 데 전념했다고 해요.


 

 

 

 

푸른숲 <정신의 삶> 은 부제가 "사유와 의지" 입니다.


Thinking / Willing / Judging


한나 아렌트가 특히 말년에 집중했던 사유 / 의지 / 판단 이 세가지를


정신의 삶 3부작이라고도 일컫는데요.


사유와 의지를 이 한권에 묶어 넣은 것이고


판단에 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조금 차지하게 구성되었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그녀의 정치적 체험에 관한 이야기 전체나


유럽의 사상적 전통 체계를 조명하기 보다는


과거의 역사를 어떻게 공평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를 성찰함으로써


그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데 역점을 두었어요.


 

 

전체주의에 대한 체험과 특히 아이히만 재판은 정신의 삶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정치 철학적 연구를 촉진시키는 직접적 계기가 됩니다.


그렇게 나온 책이 <전체주의의 기원>, 그리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과 <한나 아렌트의 말> 에 이어서 <정신의 삶> 책도 소장하게 되네요.


이 정도면 제가 한나 아렌트에 관심이 많긴 한거 같아요.


아직 제대로 독파하지는 못했지만 시간은 많으니까요. ㅎㅎㅎ


두고 두고 한나 아렌트의 생각을 책으로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하며


설레임을 갖고 언젠가는 독파하겠습니다!!!

 

 

 

 

 

 

 

 

이 책은 인간의 활동적 삶의 관점보다 정신적 삶을 통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는 핵심을 갖고


다방면으로 인간의 사유와 의지에 대해서 접근합니다.


사유의 부재와 악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이히만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고 있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에서 나온 "악의 평범성" 처럼


아이히만은 신기하게도 너무나 정상적이며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그가 악한 사람으로 지금까지 이야기 되는 것은


확고한 이데올로기적 신념이나 특이한 악의적 동기를 갖고 행동한 것이 아니라


사유하지 않음으로 해서 악을 범했던 것입니다.


"사유하지 않음" 이 곧 악의 원인이었던 거죠.


이는 아이히만 이어서가 아니라 어떤 인간이라도


아이히만처럼 사유의 부재가 있을 때는 특정한 환경에서 사악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사실이 참 무서운 것이고


한나 아렌트에 의해 세상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악의 평범성" 이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한나 아렌트의 정치이론이 현실 정치철학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죠.


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은 인간활동의 다양한 의미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


사유하고 의지하고 판단하는 정신 활동을 무시한 삶은


진정한 삶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고 있기 때문에 사유한다.

사유한다는 것은 진정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주의에 대한 체험과 아이히만 재판을 통해 상당한 충격을 받으며


정신의 삶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고

사유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서 죽기 전까지도 파고 들었던 한나 아렌트.


사유의 부재를 통해 전통적인 선악이론을 넘어서는 한나 아렌트의


기저에 있는 사유와 의지, 정신의 삶의 의미를 접할 수 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내용이 많이 어려울 수도 있음을 미리 일러두는 바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렵다는 말이 읽기 불가능하다는 뜻도 아니겠지요?^^

한나 아렌트처럼 파고 들기, 우리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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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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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고고학 교양서를 흐름출판 덕분에 만납니다.^^


아니, 고고학 교양서라는 타이틀로는 사실 이 책을 다 설명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고고학이라는 것이 유물을 발굴하는 그 자체에서 설명이 끝날 수가 없는


매력적인 학문이고 이 안에 참으로 많고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이었습니다.


보통 책 제목에 저자의 이름이 들어간다는 건 이 책을 썼을 때 막대한 지분이 있었을 듯 싶구요.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무덤이나 유물을 발굴함으로써 역사를 새로 쓰고 다시 쓰는 것 이상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강인욱 교수의 입담으로 풀어냈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은 아닐런지....!!


고고학에 대해서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이 엄청 많이 들어 있는 책이더라구요.


가끔은 강인욱 교수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즐거운 순간도 갖게 했던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저는 책을 다 읽고 나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에 출연했다는 정보를 듣고


작년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확실히 영상으로 한번 더 접하니까 좀 더 명확하게 인지되는 지점이 있네요.^^




 

 

유물을 연구해서 과거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나 지식, 문화 등을


밝히는 것이 고고학이고 강인욱 교수 역시 영화 <인디아나 존스> 에 대한 환상으로


고고학자에 대한 꿈을 꾸긴 했지만


영화가 줬던 환상이 고고학자의 시선에서 보면 나쁜 것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인디아나 존스가 누비고 다녔던 곳들은 정확히 보자면 서구 열강의 식민지였던 것이죠.


그들의 땅을 침입하고 그들 조상의 무덤과 유물을 훼손한 장본인.


인디아나 존스 일본판을 떠올리면 일제 강점기때 일본이 조선에서


무자비하게 우리의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면서 훼손했던 일이 연결되기도 하죠.


이렇게 생각하면 더이상 인디아나 존스는 고고학자의 시선으로 볼 때


'신나는 모험이 있는 재밌는 영화' 로만 볼 수는 없을 듯 싶어요.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을 보면서 곳곳에서 고고학에 대한 저자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인류에 기여하는 가치의 중요성, 


그리고 고고학은 알면 알수록 과거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을 저도 덩달아 갖게 된거 같아서 흐뭇함도 생깁니다.

 

 

 

 

 

 

시간여행을 떠나는 고고학자로서 강인욱 교수는

옛날 한국에서 알타이 얼음공주 미라 전시를 했던 계기로 러시아 고고학자와 인연이 닿아

시베리아로 유학을 떠나면서 고고학자의 삶이 시작됩니다.


현재의 알타이인은 칭기즈 칸의 몽골 제국 때 밀려온 유목민이라고 해요.

사실 이 알타이 얼음공주 미라는 알타이인 들이 정착하기 전에 살았던 미라 라고.

몇 천 년이라는 시간의 숫자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고는 있지만

그 시간의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한데 이렇게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과거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고고학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재밌고 신기합니다. 

 

 

 

 

고고학은 보물찾기가 아니라 유물 뒤에 숨은 과거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고고학을 연구함에 있어서 대표적인 무덤은


산 사람이 죽은 사람에게 보내는 마지막 사랑의 표현이자 선물이라고도 봅니다.


그래서 무덤 안에 잠들어 있는 미라는 물론이고


무덤 속 부장품들을 통해서도 시간대는 물론이고 유물 뒤에 숨겨진


전 세계 네트워크, 지역별 교류까지도 꿰뚫어볼 수 있게 해주는 힌트가 숨어 있지요.

그 힌트를 찾아내고 퍼즐 맞추듯 의문이 풀릴 때까지 연구하는 재미가

또한 고고학의 매력이 아닌가 싶네요.^^



​죽음 이후에 어떤 세계가 있는지는 그 누구도

그 세계에 갔다가 다시 온 사람이 없으니 전해 들을 수 조차 없으나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에서 저자가 얘기하는 이 지점은 굉장히 공감가더라구요.

죽음이라는 미지의 세계와 더불어 옛 사람들이 살았던 그들의 삶이

오롯이 무덤과 과거 유물을 통해 읽혀지는 고고학을 접하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고고학 여행을 통해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

이렇듯 고고학 교양서 그 이상으로 인문학책의 면모를 보여주는 곳들이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속에 많습니다.


 

 

 


​신라의 무덤 형태가 4천킬로미터나 떨어진 카자흐스탄에서 발견되는 이런 예는

고고학에서 볼 때 한 두번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이런 발견들을 통해 고고학은 또한 이 넓은 세계에서 문화 교류도 일어나고 있음을 증명하기도 하죠.


그 문화 교류의 중심에는 유목민족이 있었고

그들의 기동력, 황금 제련 기술 등등 유목민족의 기술과 문화가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까지 전부 뻗어나갔던 것들이 유물과 무덤들을 통해서 증명되어지고 있습니다.

 

 

 

 

유목민족에게 집중하게 되면서 흥미로웠던 건


우리가 알고 있는 실크로드였어요.


실크로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이어주는 유라시아 사막을 비단장수들이 횡단하며


무역의 길로 상징되곤 하는데


사실은 그 옛날 막강했던 유목민족의 초원로드를 피해서


중국이 만든 길이 바로 실크로드라고 합니다.


이동하기 좋은 초원을 두고 다니기 힘든 사막에 돌아가는 길을 만들었던거죠. 


실크로드와 비슷하게 만리장성 역시 중국이 북방이민족들을 경계하며 만든 것이어서


중국인들로서는 사실상 수치스러운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 것.


이민족이 중국을 통일하고 지배했던 역사가 있을 정도로


중국은 유목민족들을 두려워 했다고 하는군요.


실크로드와 만리장성을 통해서 당시 유목민족들의 강력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부분입니다.

 

 

 

 

 

고고학은 모든 첨단과학적 기술이 집약된 학문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과학은 아닌 것.


고고학은 어찌 보면 전쟁이라고 표현하는 이 부분도 많이 공감!!!


전쟁이 서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듯


고고학도 가만히 잘 있는 유적과 유물을 꺼냄으로써 유적을 파괴한다는 점이 없지 않거든요.



​좀 더 나아가 생각해보니 고고학이란 참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유물을 발견하고 연구함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과거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짐작케 하고 후손들에게는 문화유산으로 물려주고자 하는


고고학의 가치를 높일 수 있으려면 발굴을 해야겠고


고고학의 원칙을 얘기하자면 발굴하지 않고 땅 속에 그냥 두는 것이


가장 큰 보존이라고도 하니 이런 아이러니도 없지요.


 

 

 

 

 

4대 문명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의 소멸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더라구요.


 기원전 1500년경에 갑자기 사라진 인더스 문명.


도시는 발달했지만 궁전이나 무덤 같은 유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과거 고고학자들은 인더스 문명의 소멸을 그때 당시 유라시아 초원에서 전차를 타던


아리안족들의 침입과 연결짓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가설 또한 가능성이 약한 게 아리안족이 인더스 문명을 침입했다면


인더스 문명 못지 않은 고도의 문명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전혀 없었다는 거죠.


인더스 문명의 소멸에 대해서 최근에 제기되는 다른 이론은


2500년경부터 서서히 멸망했다는 이론입니다.


갑작스런 기후 변화로 인해 인더스강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각자도생 하다 보니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인더스 문명에 전쟁의 흔적도, 강력한 왕도 없었으니 이것 또한 소멸의 이유가 될 수도 없구요.


거대한 홍수와 극심한 가뭄을 수 차례 겪으면서


기후와 환경의 변화가 원인일거라는 추측이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이 있다는군요.


고고학이 문명까지 손을 뻗으니 이 책 속에 다루는 이야기의 스펙트럼이 참으로 넓습니다.^^


 

 

 

유물에게 인간은 여러 가지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지요.


 고고학자는 인간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최전선에 있구요.


하나의 유물은 하나의 관점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고고학입니다.


새로운 유물이 발견되기도 하고 그에 따른 해석이 바뀌기도 하구요.


이렇듯 과거가 때때로 바뀌어가는 고고학은


매일 바뀌어가는 일상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되는 우리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다 는 


문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유물을 통해 과거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 인문학책을 보면서


현재의 삶, 미래의 후손을 생각해 보면


고고학의 가치, 참으로 소중한 것이예요!!



 

 

 

 

​큐알코드로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을 생동감있게 만나볼 수도 있더라구요.^^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제가 꺼낸 것들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EB%B0%95%EC%9E%A5%EB%8C%80%EC%86%8C%20%EB%B6%84%ED%99%8D%EB%8F%99%EA%B8%80

​어렵거나, 또는 잘못 알고 있었던 고고학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바로 잡아주고 호기심을 불어 넣어 주기에 충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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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구라치 준 지음, 김윤수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추리소설, 미스터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제 독서취향에도 불구하고


작가정신에서 새로 나온 이 소설은 한번 읽어봐야겠다 싶어


카페에 들고 가기를 여러번....^^


역시.....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나봐요......


​짝꿍은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타출판사 패밀리세일 때도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몇 권 사왔지만


같은 문학이라고 해도 제가 좋아하는 소설의 범주에는 아직 추리소설은.... 쩜쩜쩜 ㅋㅋ

추리소설은 제게는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문학이라기 보다는

이야기의 재미,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하는 그 스토리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소설과 친해질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걸로.....!!

그래도 생각보다 저같은 미스터리 초보도 볼만한 작품들이 모여 있는듯 해요.

6편이 다 제각각 작가의 장기가 다양하게 발휘된 단편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을 쓴 작가에 대해서


미스터리계의 교과서, 유머 미스터리의 거장으로 불린다 하는군요.


미스터리계의 대표적인 중견 작가로서

 

이번에 발표한 이 미스터리 단편소설집은 저같은 초보자도,


미스터리 매니아들도 모두 스펙트럼이 넓은 6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단편소설은 저는 순서대로 보지 않고 제목을 보고 끌리는 순서대로 보는 편이라서요.


가장 먼저 독특한 표제작인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부터 봤어요.


 

 

 

 

 

두부 모서리에 사람 머리가 부딪히면 설마 죽겠습니까? ㅋㅋ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누구나 의심하게 되는 이 제목​에 분명히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반전이 있겠지 하는 호기심이 생기더라구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나가노현 마쓰시로에 있는 육군특수과학연구소를 배경으로

밀실상황에서 발생한 의문의 괴사사건을 다룬 단편인데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연합국들에 맞서 전쟁중인 일본의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배경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역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부분은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로 일본군 특공대 가미카제가 존재했다는 것에 대해서

제주도 알뜨르 비행장을 방문했을 당시 관련 홍보만화가 있어서 읽으면서

참 기가 막혔는데 이 내용안에도 가미카제와 비슷하게

일본 해군의 '인간 어뢰' 라고 불리는 자살 공격단 얘기가 나오더군요.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폭격장치를 발명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여러 대목들을 보면서

전쟁이 주는 참혹함과 황폐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나는 전율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 군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혹시 패하는 걸까, 이 전쟁은.


......

본토에서 결전이 펼쳐지면 연합국 군대가 직접 이 땅을 유린하게 된다.

완전히 절망적인 미래다.

나는 앞날이 걱정되어 암담해질 뿐이었다."

 

 


추리소설이고 미스터리한 사건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이지만

저는 역사적인 사실과 사건에 더 관심을 두고 읽게 되더라구요.

같은 작품을 접해도 수용하는 지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 결말을 보면서 전쟁이라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싶은 생각에

잠시 무력함도 느끼게 되구요.

아직 추리소설을 만끽할만한 내공은 아니었지만

표제작은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미스터리 초보는 이 표제작 보다는 다른 작품이 더 재밌더라구요 ㅋㅋ


 

 

 

늦은 밤 어둠속에서 한 곳을 응시하는 고양이의 행동이 내내 신경쓰여서


가만히 고양이 미코를 예의주시하는 주인공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 같은 방향을 보며 앉아 있으니까


고양이 미코를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무언가 비밀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사람과 고양이, 종은 달라도 고양이라는 동물이 갖는 영험함을


가족들은 믿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이 단편이 흘러갑니다.


사람이 그렇잖아요.


어떤 대상에게 신뢰를 갖고 있으면 그 대상이 보여주는 말과 행동에도


어떤 이유가 있을거라는 가정을 하게 되듯이요. 


 

 

​고양이 미코가 밤마다 쳐다 보던 그 곳을 급기야 확인해보기에 이르렀고

자세히 알고 보니 미코가 맡은 냄새의 진원지에서는

집의 뒷마당 구석에 폭 60cm, 길이 1미터 반 정도 크기로


흙이 볼록해진 지 얼마 안 된 흔적이 있던 거였어요.


사람 한 명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땅을 팠다가 다시 덮은 것 같은 모양으로.

이 사건의 진실은 어머니앞으로 나오는 연금을 계속 받아내기 위해 어머니를 죽인 사실도 숨겼던

 아들의 패륜적인 악행이었어요....ㅠㅠ

그것을 고양이 미코는 정말 영적인 기운을 갖고 있었던 듯 귀신같이 찾아낸 것이고.

 

 

 


"그래, 고양이 눈에는 마음 아픈 사람이 다 보인단다.


그래서 위로해주려고 하지.


그래서 고양이는 사람과 같이 있는 거란다."




아들에 의해 땅 속에 묻혀 말이 없는 가엾은 어머니를 위로해 주려고


고양이 미코가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닌지....


정말 영험한 고양이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밤을 보는 고양이> 였어요.


임종을 지켜주는 고양이도 있다던데

죽음의 기운과 닿아있는 고양이라는 동물이 미스터리와 제법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고

고양이의 특징을 잘 아는 집사분(^^)들이 더욱더 흥미롭게 읽을 만한 단편 같기도 하구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도 같은 제목이 있더군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ABC 사건>을 바탕으로 작가는 새롭게 패러디하고 소름 끼치게 변화를 준


단편이었는데 그야말로 추리소설의 직접적이고 영원한 소재, 살인사건을 다룹니다.


 

 

 

 

사람을 죽이고 싶다.


누구든 상관없다.


이유도 딱히 없다.


그냥 죽이고 싶다.


속이 후련해질지도 모르니까. 그게 다다.



​섬뜩함을 주는 짧은 문장들이 점점 다가오듯 시작하는 <ABC 사건> 은


A지역에서 머리글자 A인 사람, B지역에서 머리글자 B인 사람이 살해되자


완벽한 살인 계획을 세워가는 주인공 '나' 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이코패스의 광기는 이 공동체 사회에서는 정말 암적인 존재.

 

그들의 인생 또한 수많은 결핍으로 인해 고통과 슬픔이 있었을거라 짐작은 하지만


 죄없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보상 받으려는 심리는 절대로 


그들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일이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도 이런 사이코패스 들이 잠재적으로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사건이 발생한 후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니라,


사회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합니다.


이유도 없는 살인,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소설 속에서 주인공 '나' 가 들려주는 말들 하나하나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더욱더 섬뜩하게 다가오네요.


진정 추리소설이 주는 서늘함을 이 작품에서 느꼈던 거 같아요.  


이래서 추리소설은 더운 여름에 읽게 되는가 봅니다.

 

추리소설 매니아 분들, 맞나요? ㅎㅎㅎ





광기에 어린 연쇄 묻지마살인에 대해서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보여준 세상 사람들의 반응까지 섬뜩함을 더해주더라구요.

사이코패스에게 희생된 살인자가 내 가족, 내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공감능력은 온데간데 없고

마냥 가십거리처럼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나와 관계없는 일인듯 재밌어 하는 모습들이

정말 소름 끼치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품은 저주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

그 살벌함을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나' 도 얼핏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소설이 끝나요.

적잖이 현실사회의 일면을 꼬집어 반영한 이 소설, 무시무시하네요.

개인적으로 표제작보다 <ABC 사건>이 가장 재밌었어요!!!

 

 

​묻지마 살인의 사회적 문제, 현대 기술의 맹점, 전쟁의 황폐함, 사이코패스의 광기,


고양이를 통해 보여준 죽음의 영험한 기운 등


이야기의 넓은 스펙트럼과 현실적인 주제들을 미스터리와 결합한

6편의 단편모음집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초반에는 사실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한 사람으로서

 재밌어서 빠져드는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ABC 사건>, <밤을 보는 고양이> 의 이야기 맛을 느끼고 부터는


미스터리 초보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추리소설은 아직 더 친해질 시간이 필요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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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추억의 시한부 러브스토리 였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던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ㅜㅜㅜ


고백합니다..... 저 소설 보고 이만큼 눈물이 앞을 가린 적이 정말 몇 년 만이예요....ㅠㅠㅠ


그 옛날 영화 러브스토리로 상징되는 시한부 사랑이야기는


어쩌면 이제는 거론하기 조차 귀찮을 정도의 식상함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거 뻔한 로맨스이면 읽은 시간이 아까워서 어쩌나.....


읽을 책이 지금 내 앞에 쌓여 있는데..... 요런 약간의 경계심과 걱정을 하며 읽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며..... 소설 읽다 말고 눈물이 앞을 가리는 무장해제 상태.....


이렇게 잔잔한 로맨스, 사랑이 이렇게 아름답기도 하구나 오랜만에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어요.


자극적이거나 작위적이지 않은 시한부 러브스토리였고


작년에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을 쓴 저자의 또 다른 소설 <오늘밤, 로맨스 극장에서> 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개봉하게 되면서 내한하기도 했을 정도로


로맨스 소설과 각본가로는 나름 국내에서도 인지도 있는 작가였더라구요.


섬세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그 무엇이 이 소설에 있어요!!

 

 

 

 

 

 

 

 

 

"벚꽃 빛깔 같은 그녀"가 한 남자의 마음 속에 어느 순간 혜성처럼 깊히 들어왔고,


그녀를 대하는 모든 순간들이 너무나 조심스러웠고, 걱정스러웠고, 조바심이 났고,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겠다 고,


 수줍은 한 남자가 그때 만큼은 용기내어 말할 정도로


진심을 다해 마음을 주었던 하루토.


책 표지도 정말 벚꽃이 흩날리는 효과를 주는 반짝이가 있어서 그런지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이야기 속으로 일찌감치 이입되는 기분이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마지막 장은 새로운 계절.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는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은 하루토미사키

딱 이만큼의 시간동안 사랑을 했어요.... 끝났지만 끝났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랑.

​어릴 때 사진에 매료된 순간이 있었고, 아버지가 준 오래된 사진기 하나 들고


도쿄로 와서 사진작가의 꿈을 막연히 키워가던 하루토.


하지만 그는 아직 미사키를 만날 때만큼 비디오 가게 아르바이트생이었어요.


어릴 때 술집 딸이라는 놀림을 받았지만 든든한 오빠가 있어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남매가 꿋꿋이 살아왔고,


우연히 미용실에서 예쁘게 머리를 자르고 나서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


자신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바램으로


미용사의 꿈을 꿨고 실제로 하루토를 만났던 당시

막 어시스턴트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올라갔던 때.

그 둘은 미사키의 미용실에서 손님과 미용사로 처음 만납니다.

그 전에 하루토는 미사키를 지켜보면서 점점 마음 속으로 사랑을 먼저 키워가고 있었구요.

마침 벚꽃이 한창 예쁘게 피던 시기에 벚꽃을 핑계로

데이트 신청을 하겠다고 멘트도 연습해서 미사키에서 머리를 자르던 날,

대화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미사키가 하루토의 귀를 다치게 하고 피가 나는.....;;

이쯤 전개될 때는 에이 뭐야....ㅋㅋㅋ

어떻게 머리를 자르다가 손님 귀에 상처를 내고 꼬맬 정도로, 피가 떨어질 정도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은데 하루토가 미사키의 첫 손님이라고 하니 뭐 그럴 수도.... ㅎㅎ

그들에겐 어이없는 이 사건이 생기고 미사키는 하루토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무엇이든 하겠다 하고, 하루토는 그 때 고대했던 그녀와의 데이트를 소원으로 ㅋㅋㅋ

첫 데이트가 성사되는 과정은 물론 자연스럽지 않았고, 동상이몽 이었지만

이걸 계기로 연인들이 그렇듯 연락 부재에서 오는 약간의 오해도 주고 받으며

점점 서로의 마음이 커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죠.

 

 

 

물론 하루토는 이미 처음부터 미사키에 대한 마음이 너무나 컸고 너무나 간절했고 진지했고

미사키가 하루토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같은 여자가 보면서도 저렇게 남자가 진심을 느끼게 하면

마음이 안 갈수가 없지....하는 생각도 들고....


겉으로는 아니라고 해도 모든 사람은 상대방의 진심에 약하답니다.

특히 여자는 더 그래요!!

아닌 사람도 있다는 반론이 있겠지만 그렇게 보이는 사람도 진심은 느낄 거예요.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일뿐.

하지만 미사키는 하루토의 진심을 선택하지요.

그 선택이 둘을 연인이 되게 했고 이후에 예기치 못한 일로 둘 다 가슴아픈 사랑을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둘이 사랑하게 된 것이 '다행' 이다 싶을만큼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이었어요.

아팠지만 이렇게 간직할 수 있는 이런 사랑이라면 ​행복할 거 같은.


 

 

 

 


​미사키가 미용사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아 보였던 하루토는

반면에 무기력하고 꿈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해 보이면서

한편 자극이 되었던 것도 같아요.

그렇게 사랑은 다시 한 남자를 깨어나고 일어나게 합니다.

사랑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죠.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부분에서는 팝송 "You raise me up" 이 떠오르더라구요.



 When I am down and, oh my soul, so weary
When troubles come and my heart burdened be
Then, I am still and wait here in the silence
Until you come and sit awhile with me


내가 힘들어 내 영혼이 너무 지칠 때에
괴로움이 밀려와 내 마음이 무거울 때에
당신이 내 옆에 와 앉으실 때까지
나는 고요히 이 곳에서 당신을 기다려요.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 위에 우뚝 설 수 있고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어요.
당신의 어깨에 기댈 때에 나는 강해지며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하지요.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 위에 우뚝 설 수 있고
당신이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어요.
당신의 어깨에 기댈 때에 나는 강해지며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하지요.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소설 한 편에 팝송까지 연상되고


완전히 이입해서 읽었나봐요.^^

 

 

 

 

 

 

 

하루토가 이렇게 사랑하는 미사키는 보통 사람들보다 몇십 배는 빨리 늙어 가는

난치병에 걸려서 23-24살의 한창 예쁠 나이에 흰 머리가 생기는 전조증상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병원의 확진판정을 받고 나서는 정말로 서서히 주름이 늘어가고 깊어지고,

얼굴과 몸 전체 탄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뼈에 구멍이 숭숭 골다공증 약도 먹어야 했고 백내장도 오고

급기야는 이도 빠져서 죽 밖에 먹을 수 없는 , 총체적인 노화가

무섭게 진행되는 고통을 혼자 견뎌내야 했어요.

하루토에 대한 마음이 커져 갔고 하루토가 청혼을 하던 날,

미사키는 청혼을 받을 수 없는 아픔을 참으며

자신의 병을 밝히지 못하고 거짓말로 하루토에게 이별통보를 합니다.

당연히 하루토는 받아들일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미사키의 결심은 확고했고, 자신의 난치병을 하루토와 함께 하며 극복하려는 것 보다는

그와 함께 할 수 없는 자신을 스스로 격리시키는 것을 택하게 되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는 자신은

결국은 피해를 주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당연히 받아들이기에 너무나 어려운 일일거예요.

 ​

하루토는 미사키의 난치병은 모른 채로 그냥 원망하고 자포자기 하며 보내다가

미사키의 병을 알게 되고 놀랐지만 다 제껴두고 무조건 미사키부터 만나고 싶어서 달려갑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된 24세의 미사키가 하루토를 마주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럴 용기는 정말 힘들 거 같아요.

그렇게 하루토가 미사키를 볼 때마다 내 눈에는 귀엽다고 했던 말이 맴도는데

미사키가 하루토 앞에 자신을 드러내 보이기가....ㅠㅠㅠ

​완전 감정이입 제대로 되는 소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같은 로맨스 소설과는

또 결이 다른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입니다.


​국적은 달라도 같은 시대를 살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이런 지고지순한 사랑을 주는 남자와

그 사랑을 온전히 받을 수 없는 가엾은 여자의 운명이 참 슬프네요.

오랜만에 이런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읽었나봐요.

 눈물이 앞을 가려서 글씨가 뿌옇게 보였던 순간이 3번은 되었나봐요....

책 읽다가 이입되서 눈물 흘리고 있는데 다른 누군가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은.....

창피해서가 아니라 이 감정이 깨지는 게 싫었던 거 같아요.

오랜만에 소설에 푹~~ 빠졌던 시간이었습니다.

 

 

 


​거의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미사키는 하루토를 만날 용기를 내고

하루토는 미사키와 함께 했던 장소를 사진작품으로 남겨서

사진전을 통해 미사키에게 보여줍니다.

그 사진들을 보며 자신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모습으로 변했지만

하루토와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장소들은 변하지 않았고

하루토를 향한 자신의 마음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절실히 느끼게 되죠.

 

 

 

 

정말 슬펐던 장면은..... 자신의 사진전에 미사키가 왔다는 걸 알게 되고

찾아 다니다가 결국 하루토와 미사키가 마주하게 되는데,

너무나 늙어버린 미사키를 하루토가 못 알아봐....ㅜㅜㅜ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못 알아보면 그건 어떤 기분일까요.....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깨닫게 되면 기분이 어떨까요......

하루토 역시 자괴감으로 한참을 힘들어 하면서도

미사키를 만날 수조차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또 느껴졌어요.

각자의 입장에서 독자로서 너무나 안타까웠던 그 장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벚꽃 같은 나의 연인> 이 소설 심하게 여러번 이입되게 만듭니다.

 

 

 

미사키는 난치병이 시작되고 이듬해에 벚꽃이 피기도 전에 다른 세상으로 가고

하루토는 그 사실 또한 나중에 알게 되요.

할머니가 되어버린 미사키를 못 알아본 것을

그녀가 죽고 나서 그녀의 방을 둘러보다가 니트 모자로 알게 되구요.

 

 

 

 

 

그리고 발견한 그녀의 편지.....

하루토는 사진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그녀를 떠올리며

사진을 찍겠다고, 미사키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생명이 붙어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라고.....ㅜㅜㅜ 

 이 로맨스 소설, 시한부 러브스토리 보고 여자들은 안 좋아할 수가 없다.....

벚꽃처럼 짧지만 찬란했고 순간을 영원처럼

 사진을 찍으면서 벚꽃 같은 사람, 벚꽂 같은 그녀를 잊지 않으려는 하루토의 사랑,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 소설 <벚꽃 같은 나의 연인> 도 ​영화화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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