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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열면
민소원 글.그림 / 상상의집 / 2014년 5월
평점 :
화이트 바탕에 강렬한 레드의 대비가 돋보이는 책표지.
상상의집에서 나온 깜찍한 그림책 한권이 나왔어요.^^
요즘 참 인기많아서 자주 보이는 인디언텐트라고 하나요?
그 텐트 모양인데 아이들 있는 집에는 간간히 이런 텐트들 보이더라구요.
그게 아니어도 워낙 대세를 이젠 넘어서서 가족나들이로 캠핑나들이 많이들 가시는데
그것도 연상되고 자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주인공 여자아이가 텐트앞에 앉아있는 모습만 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누구나 이 책을 보면
텐트 안에는 과연 뭐가 있을까 호기심 발동하실 거 같아요.
매끈하지 않은 흰 종이 위에 색연필로 무심코 손이 가는대로
그린듯한 일러스트와 글 모두 한명의 작가가 만들어낸 책이네요.
이런 능력 있는 분들 개인적으로 참 부럽습니다....ㅎㅎㅎ
텐트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친구를 보고 들어가고 싶은 민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다 이런 모습이겠죠? ㅎㅎㅎ
바로 다음 장 넘기기 전에
자....상상해 보세요.
바로 넘어가면 아이들의 상상력을 발휘할 시간을 빼앗는 셈이니까요.^^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 민지.
그런데 루돌프와 함께 있어요. 루돌프에게 빨간 코도 받았구요.^^
텐트안에서 아마도 루돌프를 만나서 놀았나봅니다.
텐트는 하나인데 또 다른 친구들도 만났대요.
으리으리한 호박마차도 타고 놀았구요.
그래서 호박가면이 주는 빨간 망토도 받았답니다.
또 들어갔더니 이번에는 양을 타고 달리기 경주도 하네요.
1등을 해서 양에게 귀여운 뿔도 선물받았어요.....
텐트 안으로 들어가니 일러스트 스타일이 조금 다르네요.
아마도 텐트바깥 세상와 안쪽의 세상을 구분짓고 싶었나 봅니다.
물감으로 바탕과 안을 모두 다 처리한 그림스타일도 독특하네요.
텐트를 열고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듯이
책도 펼쳐지는 기법이 쓰였답니다.
양을 타고 달리기 경주에서 1등을 내달리고 있는 민지를 보니
저도 왠지 말이나 어떤 동물의 등을 타고 실컷 달리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텐트 밖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이고,
텐트 안은 아이들이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일들이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세상처럼 보이는데요. 이또한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일까요? ㅎㅎㅎ
친구와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서커스를 즐기는 민지의 모습이 마냥 즐거워 보입니다.
이렇게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고
최고의 놀이터가 되겠지요.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순수한 그 마음을 어른은 따라갈 수 없겠지만
그들의 눈이 되어서 잠시나마 텐트 속 여행을 떠난 기분이예요.
요즘 아이들의 책을 보면 그저 아이들만의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데 할 일이 너무 많아진 어른들이지만
가끔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아이들처럼
순수하게 하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여유롭게
볼 수 있는 그런 시간과 공간이 있음 좋겠다는 생각이요....ㅎㅎㅎ
보는 사람마다 같은 책이어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바로 그림책이 가진 비교불가한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 속에서 민지가 다녀온 곳들 말고도
내 아이들은 어떤 세상을 가보고 싶을까요? ㅎㅎㅎ
그 이야기를 들어만 줘도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서
실컷 캠핑 여행 다녀온 기분을 느끼겠지요.
10살 초등생 큰딸도 동생들만 읽어야 할듯한 글밥 적은 그림책이지만
너무 재밌다고 소감을 남기더라구요.
어쩌면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 동화책을 어른들의 기준으로
정해둔 탓에 아이들이 볼 그림책들의 폭을 줄여놓은건 아닌지
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편견을 내려놓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각자 꿈꾸는 세상이 있겠지요.
그 세상을 이 그림책 속에서 상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