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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골든아워 1~2 세트 - 전2권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8 ㅣ 골든아워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빠른 시간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서
예방이 가능한대도 사망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
예상치 못한 긴박한 상황을 겪는 대부분은 또 안타깝게도
사정이 어려운 노동자들이 주류이기에 중증외상센터에 오롯이 그들의 생을 의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그들을 업(業)으로 주어진 사명감을 외면하지 않고
생과 사를 넘나드는 환자들의 깊고 붉은 심연 속으로 수시로 드나들고 있는 이국종 교수.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의 17년간의 번민이 진하게 녹아있는
흐름출판의 에세이를 만났습니다.
<골든아워> 완전 인기 좋은 책이네요, 현재도.
너무나 반가운 것이 이런 책은 많이 읽혀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거든요.
<골든아워> 서문만 읽어보시면 제 말에 충분히 동의하실거 같습니다.
골든아워 각각 438, 378페이지의 두툼한 두권의 책에
이국종 교수가 중증외상의사로 경험했던 17년간의 기쁨과 슬픔, 희열과 아픔의 순간들을
다 적어내기에도 어쩌면 부족할지 모르겠습니다.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석해균 선장을 치료할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2017년 귀순한 북한 병사의 총상을 치료하면서 국민청원 20만명을 돌파하는
시간의 흐름을 지나오면서
수도없이 정치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꼬임과 회유, 근거없는 이야기들로
중증외상의사 본업에 집중하지 못할만큼의 유명세(?) 도 치뤘을 그입니다.
이런 유명세와 동시에 따라가는 것은 바로 책을 내는 것.
그래서 많은 출판의 요구를 받았지만 역시 예상대로 수도 없이 냉정하게 거절했다고 했었지요.
결과적으로 흐름출판을 통해 그가 기억해내고 메모해둔 17년간의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은 말 그대로
이국종 교수가 아니면 그 누구도 할 수 없기에 사명감처럼
이 분야의 기록을 남기는 일 하나만 보고 책으로 만들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보이지 않은 많은 분들의 설득과 이국종 교수 본인의 선택에 의해
이렇듯 골든아워 두권의 책이 나왔다는 건 정말 의미있는 일입니다.
그 분야의 사람들만 알고 답답해 하던 일들을 이제는 국민 모두가
제대로 알고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사람들의 기본권인 생명존중을 위해서
반드시 변화가 필요한 시점과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하거든요.
끊임없이, 그리고 묵묵히 이국종 교수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을 위해 노력했겠지만 <골든아워> 가 그 흐름에 힘을 실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서문부터 시작해서 몇 가지 에피소드만 읽고도
눈물이 맺혀서 스타벅스에서 눈이 빨개지면서 읽고 있었거든요.
누구든지 생명은 너무나 소중한 것입니다.
그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를 지켜주고자 열악한 시스템에서도
치열하게 자신의 업의 본질을 외면하지 않고
노력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절로 감동하게 되는 책이예요!!!
그 선봉에 선 이국종 교수의 고민과 아픔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앞 부분 조금만 읽다 보면 이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나, 나의 가족이 될 수도 있기에
공동체 사회에서 우리 모두의 기본권을 지킬 수 있는
의미있는 과정으로 우리 모두가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비록 이국종 교수는 수도 없이 이 사회 시스템 앞에서 무릎 꿇으면서 무너졌더라도,
그래서 지금 이 과정들이 무의미하다고 느꼈다고는 해도
이국종 교수 혼자서 사회를 변화시킬 수는 없는 것이기에,
연대의 힘을 믿기에, 기록의 힘을 믿기에 <골든아워> 책을 내기로 결정했으리라 믿습니다.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이 부재하고
엉망인 관계로 앞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을 마주하는 것이 일상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랜만에 접하고 있고
그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과 겹쳐있는 지점에서 화도 나지만
그럴수록 냉정을 찾고 공감대를 함께 이룰 수 있는 흐름출판 에세이 <골든아워>.
전형적인 '이과' 스타일의 이국종 교수는 타협도 없고 융통성도 모르겠고
그저 원칙을 지키면서 일을 하면 모두에게 좋을거라고 믿었지만
사람의 생명만 바라보고 하는 일이
돈을 벌면서 동시에 돈을 잃기도 하는 아이러니의 그의 일상들을 토로할 때는
제3자인데도 가슴 한 구석이 참 답답하더라구요.
정말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짊어져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아서요.
인간적인 연민도 들면서 동시에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단순하지만 확고한 원칙을 밀고 나가고 있고
그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주변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잊지 않는 그의 인간성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네요.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많은 사람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울 것 같은
그의 성격을 알면서도 오롯이 중증외상센터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모으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방송에서 가끔 볼 때마다 엿보이곤 합니다.
그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가는 모습이.....
자신에게 주어진 업, 그리고 달란트를 이 사회에 유익하게 전달하는 모습, 아름답고 눈물겹죠.
이는 어쩌면 2003년 미국 UC 샌디에이고 외상센터와
2007년 영국 로열런던병원 외상센터 연수를 다녀온 후에
불가능하지 않다는 일념으로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 정립을 위해서
더 갈망하고 있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선진국처럼 얼마든지 우리도 노력하면 허망한 사망을 막을 수 있을거라는 희망.
책 뒷페이지에 이국종 교수와 함께 중증외상센터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이름을 남기면서
모두에게 서로서로 힘이 되어주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가명을 쓴 환자들의 삶을 얘기하는 중에
이국종 교수의 치료로 살아서 퇴원했지만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한 어떤 환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사람의 목숨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에
또한 한없이 작아짐을 느낍니다.
아등바등 살 필요가 없는 생의 본질을 또 한번 절감하면서
저도 모르게 그 환자와 가족에 대한 연민과 함께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꼈어요.
<골든아워> 속 에피소드 하나하나는 이국종 교수와 동료들이
한국의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얼마든지 끊어서 읽어도 좋게 구성되어 있어요.
동시에 놀라웠던 건 그 바쁜 일상속에서도 메모해 놓은 것들을
이렇게 글로 완성해낸 그의 필력입니다.
현실과 사실을 얘기하면서 곳곳에 문학적인 수사가 돋보여서 깜짝깜짝 놀라요.
그래서 결코 지루하지 않고 책이 재밌게 넘어갑니다.
책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면서도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 를 마음에 두고
방향을 잡아갔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