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의 시대 - 일, 사람, 언어의 기록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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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범상치 않은 이 책, 정체가 뭔지 책을 펼쳐보기 전엔


당최 감이 안 오더라구요.


<훈의 시대> 훈.... 하면 한자 문화권에 속한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訓 가르칠훈 이 한자어가 바로 생각이 나긴 했는데


훈의 시대라니.....!


알고 보니 이 낯설지 않은 겉표지, 1972년 문교부에서 펴낸 제2차 교육과정


초등학교 국어 1학년 1학기 표지였습니다.


일단 저부터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세대이지만


이 겉표지는 제 학창시절보다 그 이전의 표지였던걸로 기억해요.


이 또한 가물가물 확실치 않습니다만 ......


저의 어린시절 기억은 지금도 때때로 집안에서 얘기할 때면


기억하는 게 별로 없을 정도로


그냥 시간이 흐르고 저도 그냥 그 시간에 몸을 맡긴채로 살아간거 같아요.


제가 주체적으로 순간순간을 붙잡아 지금처럼


 생각과 감정을 몸소 체험했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너무 어렸고 주변에서 또 삶의 소중함을 깨달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말들도 듣질 못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이 굉장히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우리의 몸을 지배해 온 시대의 언어들"


"일, 사람, 언어의 기록"


"나쁜 훈, 이상한 훈, 우아한 훈"


4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인생을 조금은 알거 같고


그래서 고개를 숙이며 살아가고 있지만


이전까지는, 더군다나 제가 학창시절일때는 더더욱


학교, 회사, 아파트에서 마주하는 시대의 욕망에 대해서


어디 시야에 들어올 나이였나 말이죠.


우리가 이미 살아온 과거의 시간이지만 그 옛날에도,


그리고 그 옛날의 관습들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짚어주고 있어서 저로서는 참 흥미로운 발견이었습니다.


더불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변하지 않는 모습이 있었는가 하면,


반면에 훈 (訓), 언어의 기록들을 통해서 현재에 와서 변화하는 세태들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때는 세상 참 재밌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와이즈베리에서 펴낸 이번 신간 <훈의 시대> 에서는  

크게 학교, 회사, 개인 (아파트) 에서 나타나는 


 개개인이 모여 이룬 총합인 그 사회, 그 시대의 욕망 마주하게 하고


감추어진, 때로는 드러나 있어도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그런 욕망들을 들추어낸것이라고 느껴질만큼


잘 몰랐던 훈의 기록들을 발견하게 해줍니다.


 

 

 

서문에서 김민섭 저자의 생각을 굉장히 솔직담백하게 엿볼 수 있었습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사회> 먼저 발표한 이 두권의 책은 만나보지 못했고


<훈의 시대> 를 처음으로 저는 저자와의 인연이 시작된 셈인데요.


제목 자체만으로든 시리즈의 느낌이 전혀 없었지만


<훈의 시대> 를 저자가 어떤 생각으로 쓰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앞서 발표한 두 권의 책이 깊은 연결고리를 갖고 있었구나 알게 되었어요.


의도치 않았다고는 하나 머리속에 차곡차곡 정리해 가고 있던 큰 그림은 분명 있으셨을 테지요.^^


그렇게 3권의 책까지 연작처럼 긴밀하게 이어가신 것, 얼마나 기쁘실까요.


축하의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ㅎㅎㅎ


나에서 타인, 타인에서 사회로 넘어가는


이 연작시리즈의 세번째 <훈의 시대>를 통해서 비로소


 나와 내 주변을 포함한 이 사회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주름잡았던 "말씀" 들에 주목할 수 있게 해줬어요.




 

 

 

 

 

어린 시절 인지하지 못했으나 많이 들어봤던 여러 담론들이나


학교에서 들었던 것들은 우리의 미래의 삶에 굉장히 큰 실천적 지분을 부여했죠.


그것이 개개인의 삶에 유리하고 긍정적인 것이었다면 좋았겠으나


형체가 없었던 그 시대의 욕망들은


개개인이 미처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주지 않고


그냥 끌고 간 느낌마저 들죠.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자의 비판적인 사고로 인해 저 역시 인지하지 못하고 흘려보냈던


"나의 시간"들을 나쁜 훈, 이상한 훈에 의해 자각하지 못하고 잃어버렸구나~~~


학창시절에 익혔던 국민교육헌장도 이제는 변해가는 시대인데


예전에는 성실, 슬기, 봉사, 협동, 지혜..... 수 많은 訓 이 제시했던 것으로 인해


전체를 위해 개인을 희생해야 함으로써


개인을 가두는 것은 이제 바람직하지 않아요.


개개인의 정체성과 자율성에 이제는 


우리 모두 과거보다는 좀 더 눈을 뜨지 않았나요?^^



 

분명 우리의 몸을 지배해 온 그 시대마다 언어들은


학교, 회사, 아파트에서 존재했고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도 존재할 텐데요.


지금까지 인지하지 못했던 그 시대의 욕망들을 나타낸 수많은 訓 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할까를 생각합니다.


가려진 것들을 걷어낼 줄 알고,


들추어내서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인간의 거대한 욕망들이 뭉쳐있는 이 사회,


<훈의 시대> 속에서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할 때.


그동안 언어에 의해 규정되었던 삶이었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하겠죠.


언어에 의해 규정되어지는 사회의 모습은 마치 관성처럼 아마도 계속 흘러갈 거예요.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우리는 과거와 달리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책속에서 제시했던 과거 학교에서 보여줬던


교훈과 교가들, 그리고 회사에서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사훈과 슬로건, 기업정신, 경영목표와 같은 수많은 훈(訓) 의 기록들.


한 시대를 포위하고 있고 집단을 하나의 덩어리처럼 움직이게 하는 그 훈(訓)의 힘 속에서


온전한 개인은 존재감을 무시당했던 과거를 떠올리면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시대의 언어들을 잘 걸러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수많은 훈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책에서 예로 들어서


쉽게 와닿았던 거 같아요.


여전히 우리가 사는 이 공동체 속에서도 존재하고 있고


인지하는 순간 바로 발견할 수 있는 일들이죠.

 

 

 

 

 

 

​분명히 시대는 변해가고 있죠.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인지라 쇠퇴하는 것도 있고

예상치 못하게 발전하는 것도 목도하며 살아갑니다.


긍정적인 변화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세태는 참으로 변화를 마주하기에 버거울 때도 있어요.


이럴 때 우리는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저자처럼 개인으로서 제안이라도 해볼 것인가.


책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고백하듯 제안이라도 해볼 수 있는 저자가


어쩌면 용감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드러나진 않겠지만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이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자 소중하고 온전한 개인으로서


앞으로는 비판적인 사유를 하면서 깨어있다 보면


주체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속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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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내 얼굴 슬로북 Slow Book 4
김종광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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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의 책을 처음으로 만납니다.


앗! 아니었네요.


 이벤트 당첨되어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폴의 하루> 임재희 소설집은 제 손안에 들어왔었네요.


완독하진 못했으니 제가 읽은 작가정신 첫 책은


김종광 에세이 <웃어라, 내 얼굴> 이라고 해야 맞을 거 같습니다.^^


동유럽 여행 7박 9일 다녀온 후 오랜만에 저의 독서아지트 스타벅스를 찾았어요.


물론 저희 집에 탐서가 북카페를 멋지게 꾸며 놓았지만


사실 아이들이 하교하고 나면 저의 독서타임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기 때문에


방해받지 않으려면 역시나 카페로 가야 합니다. ㅋㅋ


제가 좋아하는 생크림 카스테라와 라떼 시켜서 5시간은 있다가 온 거 같아요.


그 동안 폰 만질 일도 있었고 했지만


맘 먹고 들고간 김종광 에세이 <웃어라, 내 얼굴> 은 계획대로 완독할 수 있었네요.



 

 

 

 

데뷔 20년차 생계형 소설가.


아들을 키우는 아빠.


부족한 자신과 살아주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남편.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해 자신있게 비판하는 한 사람의 국민.






<웃어라, 내 얼굴> 은 일상의 이야기들을 소설가로서 현학적으로 풀어내지 않고


듣기에 편하고 쉬운 어법인듯 하지만 그 안에


 자신이 살아온 생활과 사회에 대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저자만의 문체와 생각이 또렷하게 전해지는 에세이로 다가옵니다.


 

 

 

 

<등록금> 을 읽고 난 후......


1년간 유치원 교육비에 377만원이 들어간게 현재 들어가는 대학 교육비에 비하면


싼 편이라고 말하는 논리에 저도 모르게 설득당하는 기분 ㅋㅋ


대학을 졸업한 저도 왜 그리 교육비가 비싼지 비판적인 사고도 없이


그냥 저냥 필요하니까 다녔던 거 같거든요.


대학 졸업도 직접적으로 나의 꿈과 진로에 도움이 되었다기 보다는


삶의 과정속에 왠지 수료해야만 좀 더 윤택한 삶이 될 거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나 싶은 생각도 이제서야 해봅니다.


물론 제게 대학졸업은 좋아하는 팝송과 연관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대학시절에 접했던 영미문학과 영어라는 언어에 좀 더 흥미를 느끼게 되면서


현재는 완전한 저의 취향으로 자리잡았기에


저의 인생에서 대학생 시절은 엄청난 지분을 차지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비싼 교육비를 내면서 비교적 만족스러운 대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어쩌면 저자가 말한 377만원의 유치원 교육비가 싸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터무니없고 명분없고 투명함 없는 대학 교육비에 대해서 짚어내는 것도


오랜시간 사회와 생활을 면멸하게 관찰하게 되는


소설가로서의 습관과 태도가 일상과 버무려져서 나왔을리라 저 혼자 짐작도 해보구요.^^







<대출 세계관> 을 보면서는 "대출" 이라는 단어가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일,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일.


모두 대출이라는 말을 쓰는데 아내와 남편은


각자의 세계관으로 하나의 단어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다르게 쓰고 있었던 거죠. ㅋㅋ


아내의 현실적인 세계관과 남편만의 세계관으로


<대출 세계관> 을  읽으면서 이렇게 대화하는 사람들이 어디 이 부부 뿐이겠는가 싶었습니다.


각자 자기만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으로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들도 곡해하기도 하는 요즘 우리의 생활들.




 


 



 

<왜 싸워?> 지금은 아이들이 커서 좀 거리를 두는 삶을 살고 있지만


아이들이 한참 어릴 때 아이 손잡고 걸어가다 보면


이렇게 붙잡는 분들이 간혹 계셨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그분들도 그들 나름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붙잡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특히 관심이 없을 땐 그저 귀찮은 일이 되기도 하고,


잘 몰라서 미쳐 줏대가 서지 않은 부모들에게는 유혹처럼 여겨지는 상황이기도 해요.


하나의 상황속에 각자 다른 사고로 행동하다 보니


당연히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이겠죠.


때때로 서로의 불안요소, 어찌보면 소위 "역린"을 건드리는 경우가 생기는 거 같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상대의 마음에서 한번 더 헤아려 본다면


거절도 정중하게, 제안도 친절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작가정신에 슬로우북 시리즈가 있더군요!


김종광 에세이 <웃어라, 내 얼굴> 을 만나고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속도로 읽는 책"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느라 자신의 속도를 읽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능동적인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며


일상속 혁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간된 시리즈라지요.


제가 세번째로 소개한 <왜 싸워?> 의 내용이 바로 이런 지점을 생각하게 했던 글이었어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내 마음의 속도는 정작 놓치고 있다면


<웃어라, 내 얼굴>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저자의 독특한 책 구성, 참신한 기획이 특히 눈에 띕니다.

모두 4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3부에 <무슨 날> 이라는 주제의 글들이 있는데요.

시간순으로 쭉~~ 무슨 날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

공감이 가기도 하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런 생각도 들겠다 싶기도 했어요.

당연히 저자와 독자는 생각이 같을 수 없고,

저자의 책 속 내용을 찬양하듯 무조건적으로 따라가는 독자의 책읽기도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이지, 누가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니까

나와 다른 시각, 생각들을 수용하려는 태도로 책을 만난다면

세상을 편협하게 보는 것으로부터는 최소한 자유로워지지 않을까요.^^


 

 


"생각 몰개성" 에 대해 짚어주는 부분에서도 상당히 공감이 갔습니다.^^


누구나 그 사람만의 좋은 생각이 있다고 생각해요.


나와 다른 좋은 생각을 남들도 많이 하기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생각을 조종하고 왜곡하며 자신이 이로운 상황으로 조작하는 일들은


그 사람의 생각의 주권을 빼앗는 일이고, 상당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 상황에 익숙해 지다보면 어느새 "생각 몰개성" 이 일어날 수 있는거죠.


그 누군가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만 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성공한 사람이 될 수는 없더라도


생각 좀 하고 사는 사람은 기필코 될 수밖에 없다.




때로는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논리 또한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이들도 없지 않지만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그 본질을 고민하고 판단이 섰다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저 또한 나는 왜 책을 읽는가......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문장이었어요!


 

 

 

 

 

 

인상깊은 문장들과 생각의 편린들을 부족하나마 헤르만 헤세의 노트에 남겨봅니다.^^


작가정신, 작정단으로서 만난 김종광 에세이 <웃어라, 내 얼굴>,


첫 만남의 느낌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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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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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하면 따라오는 작품 <장미의 이름> 상하편을 읽을 요량으로


진작에 사두고도 아직 전면책장에만 꽂혀 있는데


그보다 더 최근 소설을 만났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그의 마지막 소설 <제0호>.


이탈리아 소설에 분류되어 있지만 그러기에는 움베르토 에코의 세계관과


시공간을 다루는 능력이 너무 방대하죠.


작가로서의 유명세만 접했지, 실제로 소설을 읽으면서 움베르토 에코라는 작가를 만나긴


<제0호> 가 처음이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순간순간 드는 생각들과 느낌들을 필사노트에 적어가면서


읽게 되었던 소설이었어요.


 

 

 

 

 

<제0호> 가 아니더라도 움베르토 에코의 책은 허구의 소설과


사실적인 역사가 수시로 교차함을 느끼게 합니다.


페이지 아래에 보충설명이 따르는 주석 하나가 전체적인 소설의 흐름 속에서


독립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을 만큼


에코의 소설은 허구인지, 사실인지 가끔 헷갈리게 할 정도로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인간군상들의 모습에 많이 닿아 있어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중세 철학과 문학을 공부한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이 췌장암에 걸린 걸 알면서도 이 작품을 써나갔다고 하죠.


이탈리아에서 그간 있었던 정치적 이슈와 저널리즘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냉철하게 비틀고 빈정대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그 진위가 무엇일까 궁금하게 만들고


그저 맹신했던 저널리즘에 대해서 의심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좋은 저널리즘보다 나쁜 저널리즘을 찾기가 더 빠를 정도로


요즘은 기사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자극적이면서


그들에게 이로운 프레임만 주입하는 경향이 너무 짙어졌어요.


움베르토 에코의 <제0호> 를 읽으면서 이런 일이 비단 이탈리아에만 해당되는 일이겠나 싶습니다.


전 세계의 작가이자 사상가인 움베르토 에코의 이번 소설은


그가 전하는 메시지의 힘과 영향력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0호> 의 마지막 장면.


이세욱 역자도 직접 이곳 산 줄리오섬에 다녀왔다는 에피소드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발행인의 의뢰에 따라 일간신문 『도마니』 를 발간하려고 하고


그 신문사에서 인연을 맺은 주인공 콜론나와 마이아.


 기자로서의 업에 정체성 혼란을 함께 겪으며 삼촌 조카뻘의 연인이 되요.


하지만 이 두 남녀주인공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제0호> 소설속 주된 흐름은 발행인의 의도에 따라 신문에 낼 기사를 궁리하는데


그 의논하는 내용들이 정상적인 저널리즘의 방향으로는 보이지 않아요.


"뉴욕타임즈" 매 호의 왼쪽 상단에 실린다는 이 한 문장을 보여드릴께요.


"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


-인쇄하기에 알맞은 모든 뉴스-


저널리즘의 모범과 다르게  『도마니』 에서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닌데도


마치 그런 일이 일어난 것처럼 기사를 만들라고 합니다.


어떤 관념, 경보, 주의를 주는 신문이 아니라


어떤 일에 있어서 수상해 보이게 만들고 (조작),


독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론을 내리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의도에 맞게 신문 내용을 몰고 가는 것 (왜곡) 이죠.


권력이 머무는 곳과 마찰이 생기는 걸 피하기 위해


기사 제목도 타협하는 모습들은 작금의 시대에 불특정 다수의 신문사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은 합리적인 의심마저 들죠.


의혹만 퍼트리면 되고 나중에 돌아올 이익을 기대하며


소신있는 저널리즘은 찾기가 어려운  『도마니』.


 『도마니』 를 이렇게 설정하고 소설을 풀어가면서


움베르토 에코는 나쁜 저널리즘의 진정성을 비틀며 풍자의 힘을 드러냅니다.


"진정성"이란 상식적이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있고 그렇게 믿는 것이니까요. ㅋㅋ


나쁜 저널리즘은 펼치는 그들에게도 진정성은 있었을 거예요.^^;;


의롭지 못한 일에 타협하고 합리화시키면서 진심을 진정성이라고 포장하는......


처음과 다르게 시간이 흐를수록  『도마니』 에서 일하는 기자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기자로서의 저널리즘을 펼치게 되고,


그 중 한 인물이 살해되면서 그간  『도마니』 편집부에서의 굴욕적인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계기를 만들게 되죠.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속 주인공의 입을 통해


살아오면서 지켜봤던 일련의 역사를 고발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이 부분은


소설가라기 보다는 제게 사상가의 일침으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이런 착각이 들게 하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기에


사상가의 일깨움을 얻은듯한 느낌에 개인적으로 소설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습니다.


이래서 움베르토 에코, 움베르토 에코 하는 거구나!!!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같은 그리스로마 고전과


이탈리아의 파시즘을 언급하며


1900년대 중후반 유럽의 현대사를 움베르토 에코의 탄탄한 지식체계와 버무려


허구의 소설과 절묘하게 사실적인 역사적, 정치적 이슈들을 접목시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은 언제나 주제를 따라가는 문체를 취하고 있어서


사건이 긴박하게 돌아간다기 보다는 오히려 무미건조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비틀기와 풍자를 통해 소위 편향된 의식과 불순한 의도를 갖고


기사를 써가는 '기레기' 들의 나쁜 저널리즘에


관심을 갖고 의심을 품으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보여지는 것과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날것의 진의, 그 사이에는 분명


께름칙한 속내가 있을것이라는 의심.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고정관념, 환상을 뒤흔들고


전율과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

 

 


이것이 진짜 저널리즘의 살아있는 기능이 되어야 할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을 의견과 구별하는 안목을 키워야 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도 가져보구요.


뭐 늘 그래왔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제0호> 를 읽고 나니 더더욱!!!

 

재미를 능가하는 소설의 깊이는 제게는 역시 깨달음과 영감이 더 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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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7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동네 책방에 "사마천의 사기" 강연 들으러 갔다가 발견하고

참 반가웠던 와이즈베리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시리즈>.

먼저 나온 4권과 함께 이번에 나온 3권도 함께 보이더라구요.

위대한 사상가 책의 엄청난 두께를 보고 또 한번 놀라고.... ㅎㅎㅎ

전에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인문교양서 <우리가 몰랐던 섹스> 를 읽고

서평을 남겼었는데 그야말로 잘 몰랐던 사실들에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더해진 책이었고

또 한권 <끌림> 역시 기대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스타벅스에 책 읽으러 올 때마다 들고 왔던 <끌림>.


사람들이 단박에 알아차리는 매력이 아닐수도 있는데요.


이 책에서 알랭 드 보통이 전하고자 하는 건 강인함만을 강조하는 이 경쟁사회 속에서


착한 사람은 매력도 없을 거라는 편견을 선량함 이라는 가치로


우리의 의식을 전복시킵니다.


우리가 너무나 잊고 살았고 평가절하 되다시피 했던 선량함의 가치를


자선을 베푸는 법, 용서하는 법, 솔직해지는 법, 상대에게 위안을 주는 법들과 함께 전하고 있어요.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인문교양서 <끌림>


"자비심" 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수많은 악이 판치는 와중에도 여전히 미덕이 존재할 수 있음을 기억하는 마음.


심각한 상황을 누그러뜨리는 데 신경 쓰는 마음.


자비심을 말하는 이런 정의와 더불어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부분은


상대방의 행위를 '해석하려는 자선'을 베푸는 것에


현대인들은 대체로 인색한 편이라는 지점이었습니다.


'동냥하는' 처지에 놓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려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바로 바보 또는 실패자로 낙인 찍는 경향이 많다는 걸 우리는 부정할 수가 없거든요.


자선을 우리는 금전을 초월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큰 깨달음을 얻으며


시작하는 이 책, 앞으로 남은 내용들도 모두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인문교양에 관한 넓고 깊은 통찰을 통해서 각자 깨달음과 영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인상깊은 구절들이 너무 많아서 뽑는데 좀 어려웠어요.^^;;


이 외에도 나의 삶의 경험에 비추어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는 건 굳이 비밀로 하진 않겠습니다. ㅋㅋ



 

 

 

 

 

 

우리가 겪는 우정의 문제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목적의식 부재에서 비롯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도 여기에 있다.


우정 나누기가 겉도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우정의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는 데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고 친구를 사귄다는 생각이 떨떠름한 이유는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을 미심쩍게 보고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목적이 있다고 해서 우정이 손상될 이유는 없다.

.......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관해

크게 다섯가지로 살펴보자.​ 




중요한 지점은 바로 가장 마지막 문장.


인맥을 쌓는다.


위안을 얻는다.


재미를 즐긴다.


생각을 정리한다.


과거와의 끈이 되어준다.




이 다섯가지 경우가 아닌 우정은 알랭 드 보통이 표현으로 "유사 친구".


그 누군가와 나는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 놓으며


위안을 얻지도 못하고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나누지도 않는다면


조금은 냉정하게, 우정이란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해 보는 타이밍~~!!


잠시라도 내 곁에 있는 외로움을 못 견뎌 곁에 두는 것 보다는


약간의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어도


관계 정리는 필요하다는 것에 저 역시 진작부터 생각했던 바, 공감하는 지점이었어요.


이렇게 또 어느 한 부분에 있어서는 인생 설정을 잘 해가고 있구나 하고


알랭 드 보통의 <끌림> 을 통해서 위안을 삼습니다.^^

 

같은 책이어도 사람에 따라 기억에 남는 내용이 다른 법이죠.


저는 책 속의 내용들을 통해서 위안과 힘, 그리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때


책을 읽은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책의 종류마다 그 양과 정도의 깊이는 다르겠지만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시리즈는 확실히 철학인문교양서로서


독자들에게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던 삶의 통찰을 깨닫게 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영감을 얻게 해준다는 점은 확실해요.^^



​그가 나를 괴롭히는 이유 / 공손한 사람 vs. 솔직한 사람 / 과잉 친절의 심리학 / 수줍음을 극복하는 방법


기분 좋은 유혹을 하라 /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 이유 / 따분한 사람이 되지 않기


자기에 관해 이야기하기 / 약하게 보이기의 매력 / 어린아이에게 배우기



​우정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는데


이 내용들 말고도 <끌림> 에서 ​하지 않은 내용들이 엄청납니다 ....


흥미로운 사람에 대한 정의도 거부감 없이 다가오더라구요.


누구나 인정하는 흥미로운 사건을 경험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흥미로운 사람자기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며


미세한 변화와 떨림을 읽어내고 정직하게 반응하며 살아온 사람.


그리하여 인생이라는 드라마와 자신이 겪은 희로애락과 낯섦과 당혹감을


꾸밈없이 표현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제가 또 한번 놀라웠던 부분은 잘 들어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대화의 방향이 잠시 다른 곳으로 빠지더라도 다시 의미있는 곳으로 돌아오게 하면서


관심을 갖고 듣기 때문에 그냥 귀를 열어두고 듣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


만남을 갖게 될 때 제가 이런 경향이 있어서 속으로 놀랐거든요....ㅋㅋ


의미없고 목적의식 부재한 대화로만 시간을 보내기에는


나와 너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지금 이 시간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은 대화들은 과감히 방향을 틀곤 합니다.^^


물론 표현은 완만하게. ㅎㅎㅎ





잘 들어주는 사람은 우리의 어리석음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훈계하지 않으며,


스스로 비정상이라고 고민하는 상대방에게


자기 자신의 약한 모습을 고백함으로써


인간이란 본래 불완전하기 짝이 없고 알쏭달쏭한 존재임을 확인시켜 준다.



인간이란 본래 완벽할 수가 없다는 인식을 늘 하고 있는지라


우리 모두 같다, 너만 실패자가 아니다, 함께 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은 생각으로


이런 말들을 하곤 하죠.


기본적으로 이런 스탠스를 갖고 인간관계를 꾸려 가지만


대상에 따라 가끔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이 느껴질 때도 있어서


아직도 가다듬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관념으로만 갖고 있던 저만의 인간관계 노하우를 이렇게


알랭 드 보통은 문장으로 명쾌하게 알려주네요.


인생학교 교장 답습니다~~~

 


관념에 머물러 있는 정의를 이렇게 글자로 명쾌하게 알려주는 알랭 드 보통이


참 대단하다 싶고 고맙기도 합니다.^^


대다수 현대인이 이미 충분히 자기를 비판하고 있다는 걸


마음이 열린 사람들은 알고 있으니


더 격렬하고 혹독하게 상대방을 두고 비판하지 말자.


더욱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모두에게 절실한 것은


용기를 가지도록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격려하는 것.


"우리 모두 자기 안의 고결한 자아를 격려하자."


이 한 문장만 얻어도 이 책을 읽은 가치는 다했습니다, 제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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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섹스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5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로 손에 꼽히는 스위스 출신 영국작가, 알랭 드 보통.


저도 그의 책 몇권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불안> 아직은 두 권 뿐이지만 그래도 읽은 건 읽은거죠.^^


잔잔한듯 삶의 통찰을 보여주는 면면이 엿보이는 책들을 쓰는 작가여서


저 역시 신간이 나오면 눈여겨 보게 되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나온 신간은 두배로 더 반가웠어요.


알랭 드 보통이 어른들에게도 학교가 필요하다며 "인생학교" 교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걸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나온 신간이 바로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시리즈거든요.


전에 나왔던 걸 모르고 이번에 처음 만나보니 이미 4권이 나와 있었더라구요.


2017년 12월에 나왔던 위대한 사상가 / 평온 / 소소한 즐거움 / 관계에 이어서


2018년 10월에는 우리가 몰랐던 섹스 / 인생 직업 / 끌림이 나왔습니다.



 

 

"삶의 지혜와 통찰" 이라는 인생학교의 모토와


"섹스" 사이에 어떤 교집합이 있을까~~~!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과연 어떻게 읽어내야 할까 싶었습니다.


개개인이 살아가는 이 공동체 사회 속에서


모두 다 그렇듯이 밖으로 드러내어 이야기하기 편하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에서는 진짜 어른들의 속 깊은 연애, 섹스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더 놀라운건 가감없는 일러스트!!!


일러스트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게 할 확률 10000000%


 "이 책은 읽어야 해" !!!


moon_and_james-8


물론 일러스트가 전부는 아닙니다.


흥미유발은 분명할 거지만요. ㅎㅎㅎ


아~~~


책을 읽으면서 조는 일? 그것도 이 책을 통해서는 녹록치 않을겁니다.


정신이 말똥말똥..... 알다가도 모르는 게 나이고 남이기에


알랭 드 보통이 말하고자 하는 <우리가 몰랐던 섹스>는 그 본질이 소통이거든요.


성적 자아와의 만남, 나와 타인 사이의 감정적 소통과 정신적 교감의 중요성,


타인을 받아들이고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용기.


분명 제목은 "섹스" 인데 그것에 현혹되지 않게


알랭 드 보통만의 차분하고 진지한 담론들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몰랐던 섹스> 를 처음 펼치면서 그 시작은 참 흥미로웠습니다.^^


읽어가면서 이내 경험하게 되었어요.


잘 몰랐지만 막연하게 그렇게 느껴온 것들을


문장을 통해 공감하게 되니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구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 등장해서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읽고 싶어서 사둔 책이라 언젠가는 봐야지 벼르던 건데


<우리가 몰랐던 섹스> 책에서 알랭 드 보통에 의해 접하게 될 줄이야~~!!!


읽고 나서 더더욱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알랭 드 보통이 말하고자 하는 섹스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려고 보니


이 작품이 딱 맞았던 거예요.


섹스를 하면서 모욕적 언행을 즐기는 모습은 얼핏 들으면


굉장히 이상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사람들이 많겠지만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섹스란 이런 것입니다.


상대와의 감정적 소통과 정신적 교감을 통해서


아무리 모욕적인 말과 행동을 해도


은밀한 섹스 상대 앞에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열망의 표현이고,


고상한 모습 뿐만 아니라 추잡한 모습까지 보여줘도


상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은 열망을 상징한다는 것!


그래서 프루스트가 보여주는 작품 속 인물을 통해


알랭 드 보통이 말하고자 하는 섹스의 본질을 전할 수 있었던 거죠.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시리즈의 매력, 좀 전달이 되었나요?^^



제복을 입은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사람들의 반응들.


이것 못지 않게 우리가 안다고 했지만 진짜 몰랐던 섹스에 대해서


인간의 성적 욕구를 자세히 들여다 보는 2부의 내용들도 재밌습니다.


몰입과 집중 제대로 되실 걸요. ㅋㅋㅋ


키스, 얼굴 붉히기, 옷을 입고서 하는 사랑 게임, 야외에서 하는 섹스,


오럴 섹스, 항문 성교, 욕설 하기, 낯선 이의 시선,


근친상간 판타지, 어린 나이가 되는 역할극, 양성애, 자위, 포르노,


레즈비언의 유혹 등등.


이걸 직접 경험하고 싶다 뭐 이런 것이라기 보다


인간으로서 갖는 아주 기본적인 호기심.


인간의 성적 욕구가 물론 또한 전부가 아닙니다.


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구 후에


알랭 드 보통이 말하고자 하는 <우리가 몰랐던 섹스> 에 대해서


이 책을 읽은 이후로는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말을 감히 해 봅니다.


 

 

오늘 마침 영화로 만났던 프레디 머큐리도 떠오르고,


어떤 영화도 떠오르고,


나는 섹스에 대해 얼만큼 알고 있었고 어떤 스탠스로 살아왔던가 되짚어 봤어요.


금기시했던 섹스에 대해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 지는 것도 바람직하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나 자신에 대해 숨기지 않고 당당하며 자신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몰랐던 섹스> 로부터 생각의 전환을 이끌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유익하고 의미있는 책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욕구 충족, 흥미 유발로만 이 책을 얘기하기엔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삶의 지혜와 통찰, 놓치기에 너무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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